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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어떤 종교를 믿냐고 물으면 나는 ‘특별히 믿는 종교는 없어요’라고 말한다. 내가 건방진 건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이런 나에게 많은 사람이 그래도 나이 들수록 종교가 있는 게 좋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아직은 ‘노’다. 사후 세계를 믿는 것도 아니고 죽으면 그냥 끝난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고, 현재를 충실히 그리고 열심히 살면 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환생하는 건 너무 끔찍할 것 같고. 이런 나에게 어떤 큰 아픔이나 좌절이 찾아온다면, 결국 종교를 찾게 될까?
소설은 평온하고 평범한 삶을 사는 단노 가족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단노 가족은 조류원을 운영하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가온과 가나타로 구성된 4인 가족이다. 부자는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어느 날 초등학생인 아들 가나타가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다. 슬픔에 젖은 단노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런 단노 가족에게 합창단이 다가온다. 의심하는 아버지와 달리 엄마는 딸 가온과 함께 합창단에 가입하면서 평온을 찾아가는데..
나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그걸 믿는다고? 그게 가능한 얘기야? 라는 의문을 갖는다. 누가 봐도 이상하고 의심스러운데 어떻게 심취하고 그에 빠질 수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고 아프면, 뻔히 보이는 거짓된(?) 행동에 열광하는 것일까? 영원히 자신의 아이를 볼 수 있다고 믿는 것. 현실적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누군가는 그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것이겠지? 그래도 뭐랄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아닌 건 아닌 건데.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예측 가능한 내일이 기다린다는 것.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밤새 안녕하셨냐는 말. 나이 들면서 그 의미를 알기에 밤새 안녕한 오늘을 감사해하며 산다.
가족이란 뭘까? 요즘 들어 더욱 그런 생각을 한다. ‘화목’이라는 정형화된 틀을 만들어 놓고 그게 ‘화목’이야 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을 키워보니, 커 갈수록 너무 다른 이 녀석들이 같이 뭔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우리 가족이 화목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또 그렇다고 엄청 화목하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우린 꼭 다 같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모임에 빠질 수 있고, 빠진다고 해서 서운해하지도 않는다. 각자에게 우선의 순서는 아를 수 있으니까. 가족이 제일 먼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모습이 그 가족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가족이 어렵다. 가족이지만 너무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 두기. 어쩜 적당한 거리 두기가 가족을 화목하게 만드는 지름길인지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가족이라면 단단한 사람들이겠지. 몸이 떨리는 감동이 기다린다고 했지만,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하는 생각. 그래도 읽어 볼만은 하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9086350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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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간혹 뉴스에서 아이들이 피해자로 나오는 경우를 본다. 성인이 묻지마살인을 당해도 내 가족이 왜? 라는 의문이 계속 들고 내가 뭘 잘못했을까? 범인은 왜 그 사람을 죽여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게 마련이다. 어린 아이가, 그것도 자식이 그런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면 그 후유증은 꽤 오래 갈 것이다. 부부와 아이까지 삼인으로 구성된 가족이라면 아이가 그런 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뜬 후 부부가 서로 헤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기 단노 가족은 어떠했을까. 이야기는 피해자 가나타의 아빠인 미치오와 엄마인 교코 그리고 누나인 가온의 입장에서 차례대로 그려진다. 같은 시간의 일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계속 흐르고 그 가족에 변화가 생긴 일을 차례대로 그려내고 있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 가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조류원을 운영하는 미치오. 그는 그날 아이를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범죄를 목격했다. 분명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충격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말이다. 하지만 늘 말하듯이 산 사람은 그 몫의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야만 한다. 살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이 아니던가. 더구나 그에게는 지켜야 할 남은 가족들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해서라도 이겨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내인 교코는 노래로 힘듦을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 다 좋다. 노래도 좋고 모임도 좋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거기에 가져다 바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무슨 재벌도 아니고. 그래서 그들의 행테를 의심하게 된다. 미치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상담사를 찾아가는 등 교코를 구하려고 해보지만 아예 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가와무라 겐키의 소설은 전에 두 권을 읽었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과 [4월이 되면 그녀는]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전작은 이 서평으로 북카페에서 인정을 받은 적도 있어서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영화를 제작한 작가라서 그럴까 시각적인 효과가 꽤 뛰어나다. 조류원이라는 독특한 장소를 배경으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일본에서는 자주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자주 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서 더욱 그러하다. 새들의 소리라던가 새들만이 가지고 있는 알록달록한 색들을 연상하게 된다. 그 새소리는 교코와 가온이 부르는 노래와 어우러져서 더욱 귓가에 쨍하게 들려온다. 동생을, 자식을 잃은 가족들이 저마다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왜곡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단순하게 극복 과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단 종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기독교적인 특성을 끌어 내면서 화합을 이룬다. 신곡이라 하면 당연히 단테의 신곡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동명의 제목을 내세운데는 분명 자신만의 강점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주장했을 것이다. 신곡. 새로운 노래. 단노 가족의 새로운 노래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으려나. #일본소설 #장편소설 #묻지마살인 #신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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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갑자기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나에게 큰 충격이고 아픔과 슬픔이다. 특히 가족이 불의의 사고나 범죄로 사망하게 되는 경우 그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는 가슴에 묻는다고 하듯이 어린 초등학생 아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신곡>에서는 묻지마 범죄로 가족을 잃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단노 조류원을 운영하고 있는 미치오는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새를 확인한다. 조류원은 창업한 지 70년쯤 되는 곳으로 부모님때부터 운영했다. 미치오는 8년 전 교코와 선을 봤고 데릴사위로 교코와 결혼하면서 조류원을 맡아서 운영해왔다. 그런 미치오와 교코 사이에 아들 가나타가 초등학교 앞에서 벌어진 묻지마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 어린 아들의 죽음을 미치오, 교코, 딸 가온까지 모두 힘들어했다. 가나타를 그렇게 만든 범인은 한동안 이름이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고 나중에 가도쿠라 쇼헤이라는 40대의 독신으로 오랫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남자라고 했다. 가도쿠라는 신변을 정리하듯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등의 기계를 모두 깨끗하게 지운 후 칼을 들고 초등학교로 가 범죄를 저질렀다.
가족은 장례를 치르고도 가나타의 물건을 치우지 못했고 중학생인 가온은 동생과 함께 사용하던 이층침대를 그대로 썼다. 가족들의 일상은 여전히 가나타와 함께였다. 그러던 어느날 교코는 '영원의 소리'라는 합창단에 나가 노래를 부르고, 미치오는 범죄 피해자 유족 모임에 나가 상처를 치료하려고 한다. 교코는 점점 사이비 종교인 영원의 소리에 빠져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며 영원님을 향해 노래하면 영원의 나라에서 가나타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고쿄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가온 역시 음악을 좋아했고 신앙심을 가지고 노래를 하면서 영원의 소리에 빠지게 된다. <신곡>은 범죄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사이비 종교였다.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에겐 마음에 큰 구멍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단노 가족이 그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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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라도 언제든 사고의 희생자가 될 수가 있고 그중에는 내가 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이 작품 속에선 주인공인 미치오와 교코 부부 그리고 딸 가온이 그렇다. 부부에겐 가온 말고도 아들이 있었지만 그 아들이 묻지마 살인을 당한다. 도대체 내 아들이 그런 일을 당했을까, 도대체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분명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 아버지는 아들의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했고 그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테지만 나머지 가족들이 있기에 버티고 살아내야만 했다. 그런 가운데 아내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이겨내려 하는데 누군가의 지옥에 갇힌 듯한 아픔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려는 존재들도 있구나 싶어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 가족에게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적인 사건 속 가족 구성원이 그 사건의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려는 방식은 제각각이고 그 모습을 보면서 단지 소설일 뿐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어느 가정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그 가족을 하나로 뭉쳐 서로를 보듬고 그 아픔을 함께 이겨내도록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로 작용해 결국 가족이 해체되기도 하니...한다는 점에서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될까 싶은 우려에 마음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던것 같다. 과연 이 가족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싶은 우려에 마음을 졸이며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큰 상실과 아픔 속 이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 그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신곡 #가와무라겐키 #소미미디어 #리뷰어스클럽 #일본소설 #장편소설 #묻지마살인 #책 #독서 #도서리뷰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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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는 국경을 막론하고 수많은 형태의 신이 존재하고 그 존재를 믿고 의지하며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가기도 합니다. 범죄 스릴러 소설을 찾던 중에, 상당히 묘한 특색을 가진 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가와무라겐키 작가가 쓴 #신곡 이라는 책인데요, 신의 노래? 범죄피해자 가족? 이 둘은 어떻게 이어지고 훗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이러나? 라는 강한 호기심과 걱정이 들어 책을 펼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저랑 같이 가시죠. 신의 노래를 만든 신곡의 어머니이자 아버지 #가와무라겐키 작가를 우선 알아야겠습니다. (김상중 아저씨 버전ㅎㅎ) 1979년 일본 요코하마 출신의 #가와무라겐키 작가는 요즘 mz세대들에게 매우 핫한 <스즈메의 문단속>, <너의 이름은>의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로, 2011년도에는 뛰어난 영화제작자에게 주는 상인 '후지모토 상'을 일본 역사상 최연소 수상자가 된 엄청난 능력자시네요!!! 18년도에는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작품인 <Duality>가 칸 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분에 출품되는 엄청난 저력과 내공을 가진 전천후의 예술적 능력을 가지고 있군요.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영화들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능력이 다양하니 골라보고,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ㅠ_ㅠ!!!! #신곡 은 처음부터 범죄피해자의 유가족이 되어버린 '단노' 성씨를 가진 '단노 패밀리'(3명)가 나옵니다. 보통 범죄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까지를 쭉 서술할 것 같은 범죄 소설의 전개 방식과는 다르게 이미 범죄 피해를 받고, 피해자(가족의 아들이자 남동생이었던 초등생)는 저 세상으로 갔고, '단노 조류원'(새를 파는 가게)를 운영하는 단노 가족이 각자의 입장과 시각에서 서술해나가고 묘사해나가는 그 세밀함이 압권입니다. 일본인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한 감정선이 돋보이는데 트라우마로만 일관된 자기 연민의 말들로 채워진 책이 아니라 미묘한 각자의 심리변화들이 도처에 깔려서, 마지막으로 가면 갈 수록 '이것이 트라우마 인지, 또다른 인간의 변화인지, 피해자가 또 다른 가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등 독자들을 상당히 혼란스럽고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이미 가족을 잃은 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란, 연민같은 것만 쓰여진 거 아닐까? 라는 저의 착각을 보기좋게 비웃어주는 소설이라 감사(?)했습니다. 범죄 자체보다 범죄피해자 입장에서 쓴 심연과 무수한 형태의 마음의 변화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갈 수 있는지 치열하게 추적하고 싶은 분들, 아무생각없이 일상을 보내다가 문득, 귀기울여 듣고 읽고 싶은 이야기를 절실하게 찾아헤메이는 분들, 소설속에 마치 군데군데 보물찾기하듯이 숨어있는 주옥같이 빛나는 섬광같은 명문장들을 많이 찾아보고 꼭지를 접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소설을 적극적으로 강추합니다. 미소 짓는 얼굴이 너무나 순수하여, 오히려 그것이 무서웠다. <신곡> 122p 중에서 여러분에게, 신의 노래를 선물합니다. 이제 같이 이 노래를 읽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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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영화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가와무라 겐키. 그가 소설가로 풀어낸 세계는 한 편의 영화처럼 시각적으로 펼쳐지면서도, 활자 속에서만 가능한 깊이와 감정의 밀도를 함께 품고 있다. 『신곡』은 그가 만들어낸 강렬하고도 충격적인 세계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가와무라 겐키의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책을 덮고 나니, 이유는 수없이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그 감정의 무게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소설은 학교 건널목에서 벌어진 무차별 살해 사건이라는 충격적인 현실로부터 시작된다. 뉴스에서 몇 줄로 소비되고 잊혀질 법한 사건. 하지만 가와무라 겐키는 그 중 한 명, 피해자 단노 미치오의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의 촘촘한 망을 짠다. 아들을 잃은 가족이 겪는 고통, 분노,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 이 책은 죽음이 아닌 남겨진 자의 삶을 조명하며 이야기의 본질을 파고든다. 아들을 잃은 엄마는 처음엔 모든 게 혼란스럽고 허무하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부모들의 모임에 참석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 모임은 치유의 장이기도 했고, 때로는 또 다른 갈등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그는 임상심리사를 찾아 심리 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슬픔을 언어로 꺼내어 본다. 하지만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말로 다 털어낼 수 있는 고통이 아니다. 슬픔은 언제나 균열 속에서 솟아오르고, 고요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놀라웠던 건, 피해자 가족의 곁을 파고드는 사이비 종교의 존재다. 영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노래를 통한 위안을 설파하는 이들은 구원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만, 실상은 연약한 자를 포섭해가는 함정이었다. 교코는 그런 합창단에 참여하면서 점점 다른 길로 향한다. 영원의 소리라 불리는 합창이 위로가 될지, 또 다른 굴레가 될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이 장면들 속에서 신에 대한 질문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믿음이란 무엇인가, 구원이란 무엇인가. 작가는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질문하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음 장면은 어떻게 전개될까'라는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사건은 깊어지고, 인물은 더 입체화된다. 가와무라 겐키 특유의 서사는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간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 때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고, 다 읽은 뒤에도 한동안 멍하니 책을 바라보게 된다. 정제된 문장,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애틋한 정조가 뒤섞인 이 소설은 신과 인간, 믿음과 회의, 상실과 회복이라는 거대한 질문을 끌어안고 있다. "나를 구원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뿐이다." 이 책이 도달하는 결론은 비관도 낙관도 아니다. 살아가는 사람의 자세에 가깝다.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타인을 향한 분노를 견디며, 그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 『신곡』은 종교와 인간, 가족과 슬픔, 그리고 구원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진다. '신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까?'라는 문구가 책띠지에 적혀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이 있다면, 그는 우리 곁에 있는 고통을, 함께 끌어안아 주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그래서 이 소설은 무너진 마음 위에 놓이는 다리처럼 다가온다. 가와무라 겐키의 필력은, 그 다리를 건너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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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와무라 겐키 저자(이진아 옮김)의 <신곡> 이 작품은 초등학생 아들이 묻지마 살인을 당하게 되면서 평온했던 가정의 일상이 무너지고, 그 아픔을 회복하는 과정 속 사이비 종교를 믿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조류원을 운영하는 단노 가족,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학교 앞에서 묻지마 살인을 당한다. 그 비참한 사건으로 인해 가족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져내린다. 이렇게 슬픔에 힘들어하는 단노 가족에게 이상한 합창단이 찾아오고, 엄마 교코와 딸 가온은 노래하는 것으로 점차 평온을 되찾아간다. 소설은 아빠 단노 미치오, 엄마 단노 교코, 딸 단노 가온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드님을 위해 노래하게 해주세요.” 목차 제1장 단노 미치오 제2장 단노 쿄코 제3장 단노 가온 이 작품은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분노〉 〈악인〉 등 흥행작을 연출하고,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4월이 되면 그녀는〉 〈백화〉 등 소설의 저자로도 유명한 가와무라 겐키의 신작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인상 깊게 봐서 이 작품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좋은 기회를 얻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작품은 비참한 사건 이후 가족의 아픔과 상실, 그리고 회복의 과정에 주목한다.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이비 종교라고 부르는 ‘영원의 소리’를 통해 인간의 감정, 믿음, 선택, 희생 등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며, 그 순간순간마다 중요한 포인트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결말에 이르러서는 철학적 사유까지 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비극 앞에서 무너지는, 사이비 종교에 맹목적인 믿음을 갖게 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픔과 상실을 회복해 나가고, 희생을 통해 가족들을 지키는 인간의 강인함도 보여주고 있어 인상 깊었다. 작가님께서는 아마도 이 작품을 통해 믿음, 삶의 의미 등을 심도 있게 고찰해 봤으면 하는 취지로 쓰신 것 같다. 나 또한 정말 괴로운 순간에 마음이 나약해지고, 무너져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이 소설의 이야기처럼 사람들은 그럴 때 종교의 힘에 기대곤 한다. 그렇다면 나는 그동안 그런 순간들이 생길 때마다 어떻게 이겨냈는지 되돌아 보고, 더 나아가 앞으로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이 작품을 통해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결말 부분에는 용서와 이해, 그리고 치유의 살짝 희망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으니, 367p의 방대한 분량이더라도 꼭 끝까지 읽어보셨으면 한다. #도서제공 #신곡 #가와무라겐키 #이진아 #일본소설 #장편소설 #묻지마살인 #소미미디어 #리뷰어스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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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신곡>은 사이비 종교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붕괴와 회복을 그린 이야기다.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한 소설은 많지만, 신곡은 그 가운데서도 특별한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영원의 소리라는 이름의 종교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붕괴와 회복을 그리며, 독자에게 종교, 가족, 죄, 회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묻는다. 단노 가족은 조류원을 운영하며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 초등학생 아들 가나타의 비극적인 죽음을 겪는다. 사랑하는 아이를 억울하고 비참하게 떠나보낸 상황에서,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가족은 서로를 붙잡는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감당하려 애쓴다. 특히 엄마 교코는 그 상실의 아픔을 종교를 통해 회복하고자 하지만 그것이 다름 아닌 사이비 종교였기에 가족의 슬픔은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소설은 아버지 미치오, 어머니 교코, 딸 가온의 시점을 교차로 구성하여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각자의 내면과 감정을 드러낸다. 이 구성이 세 인물의 감정과 판단이 어떻게 다르게 흘러가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엄마는 아들의 죽음을 감당하기 위해 종교에 의지하지만 그 신앙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선 광신의 모습으로 변질되고, 딸 가온은 그런 어머니를 보며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슬픔과 상실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회복하는 데 있어 신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들이 인상적이다. 가족의 삶을 파고든 신의 존재는 그들을 천국과 지옥 사이를 오가게 만들며 이 이야기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문제작으로 다가온다. 특히 아래 문장은 마음에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어쩌면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힘들고 불편 신곡은 가족의 희생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소설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자로 하여금 깊은 공감과 생각거리를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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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습니다. 그 상실의 모성은 어떻게든 치유받고 보상받아야 합니다. 어머니의 그런 상처가 특별한 누군가의 접근, 특이한 요법, 나아가 비정상적인 신앙에 의해 어루만져진다면, 이 역시도 권장되고 양해되고 격려받아야 하는 걸까요? 이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꼭 상처받은 어머니뿐 아니라, 어떤 개인에게도 종교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부양하기 위해, 최소한의 정신적 건강은 스스로 유지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단노 교코는 용모가 아름답고 마음씀도 착한 여인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들 가나타와의 부당한 이별, 어느 정신이상자의 만행에 의한 희생을 도무지 인정할 수 없어서, 잘못된 믿음에 빠져들어 환각 상태에서 엉뜽한 자를 성장한 아들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데릴사위로 들어온 남편 단노 미치오는 어떻게든 아내를 예전의 그 착하고 정상적이었던 여인으로 돌려놓으려 하지만 그 노력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갑니다. 아내의 믿음은 그만큼 완강했으며, "영원"을 숭배하는 교코는 남편의 성의와 노력을 왜곡하여 3자적 입장에서 냉소하기까지 합니다. 독자를 섬뜩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p92에서 미노리카와가 주장하는 바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기성 종교가 사람들의 마음을 낫게 만드는 데 큰 힘을 쓰지 못하니 이런 사이비가 그 틈을 타 발호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읽히며, 논리적으로 접근하여 약물의 치료를 통해 마비된 뇌신경을 풀어 준다는 특유의 방식도 타당합니다. 에비사와 사토시 변호사가 사린 살포사건 이후 일본의 사교가 어떤 형식으로 변형되어 사람들 사이에 침투했는지 설명하는 대목(p74)도 그럴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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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젠가 종교를 가질 때가 있을까. 항상 생각하는 질문이지만 아직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대답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크게 믿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생각과 관념 등이 그나마 자주 되새기는 주제들이다. 나 하나 믿기도 힘든 세상에 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신이 계신다면 마음 아픈 참사나 인간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주지 않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가와무라 겐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국에서도 몇 권의 소설을 낸 작가로 알고 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로맨스부터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장르를 쓴다는 게 흥미로워서 선택한 책이다. 유명한 단테의 <신곡>과 동명의 제목이어서 눈길이 간 것도 있다. 일본 작품을 자주 읽는 독자 중 한 사람이고, 출판사에서 발간한 작품들도 꽤 괜찮았던 터라 크게 부담이 없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단노네 가족이다. 아버지인 미치오는 장모님의 가게를 물려받아 조류원을 운영하는데 평화롭게 지내던 가족에게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무너진다. 심지어 미치오는 아들이 범인으로부터 칼에 찔려 죽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아픔을 가지는 이들에게 아들의 노래를 불러 주겠다는 영원 종교가 접근한다. 미치오는 불신했지만 쿄코와 가온은 이 종교에 빠져든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요즈음 종교를 주제로 했던 소설을 읽었던 터라 더욱 몰입해서 읽었다. 특히, 바로 전에 읽었던 작품이 너무 어려워서 상대적으로 조금 쉽게 다가온 느낌도 있었다. 새의 종류나 특징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를 깊게 알지 못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이고, 현실감이 많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370 페이지 정도의 작품이었는데 두 시간 반에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사이비 종교를 비추는 방향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동안 그것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종종 읽었는데 종교를 믿고 집안이나 사회가 몰락하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가족 개인의 감정에 치중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 영원을 믿는 종교에 발을 딛게 되지만 각자 생각은 너무도 달랐다. 특히, 이 가족 자체가 생각했던 보통의 가족이 아니어서 더욱 이해관계가 복잡하지 않을까 싶었다. 읽는 내내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사실 그 영화는 사회 계급을 다루는 내용이고, 이 작품은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없는데 이상하게 결이 맞다. 특히, 마지막 장을 읽는 순간 그 강렬한 느낌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영화를 만드는 프로듀서라는 이력을 가진 작가의 작품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의 파노라마처럼 상상이 된다는 게 뇌리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