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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는데, 요새 운전하면서 화 내는 일이 많아졌다. 길이 막히거나 1차선에서 천천히 가는 차를 보면 꼭 꽉 막힌 내 상황이 가시적으로 펼쳐진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곤 했다. 당연히 잘 될 거라 생각했기에 딱히 플랜B 같은 걸 짜지 않았었던 일은 어이없을 정도로 꼬여 가고, 성사 직전이던 일이 이유도 모른 채 엎어지기도 했다. 망할 세상이 날 두고 몰래카메라라도 찍고 있나, 나보다 잘나지도 않은 오히려 더 못난 거 아닌가 싶은 녀석이 한참 앞에서 쭉쭉 나가고 있는데 그 뒷모습이나 보고 있으려니 스스로 한심해져서 한밤에 집에서 튀어나가 무작정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걷기도 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기에 더 답답하고 시간은 나에게만 멈춰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 '무너진 틈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는 부제에 끌려 이 책을 접했다. 책에서 말하는 여러 상황이 현재 내 상황과 너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고, 당장 보기에 불행처럼 보이는 게 사실은 운이 좋아지는 과정 중 나타나는 필연이라는 설명에는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운은 요행이 아니라 기회이며, 급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와 컴퓨터를 포맷하듯 리셋되는 인간관계, 그로 인한 고독 등이 대운이라는 봄을 맞이하기 위한 차디찬 겨울이란 설명에 내 마음에도 봄이 오는 듯했다. 대학생 때 IMF를 겪었다. 대학생이 된 아이가 아빠가 겪었던 것과 비슷한 경기침체와 저성장, 불경기를 지나는 중이다. 하지만 사람도 사회도 거대한 운의 흐름 속에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다는 걸 읽고 알았기에 버틸 힘을 얻었다. "내 인생은 대체 언제쯤 술술 풀릴까?"라 자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