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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그리 세상에 사는 안나 로사라는 소녀의 성장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었다. 안나의 나이대를 훨씬 벗어난 나 또한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웃다가도 금새 눈물을 글썽일만큼 공감대가 큰 이야기였다. 안나 또래인 십대 소녀들에게는 더 친근하게 다가갈 것 같다. 1,3,4,5장의 경우 읽으면서 상황마다 공감이 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종이가 모자라서 글을 쓰지 못하는 부분이나 진짜 아버지가 등장하는 부분, 철거반들의 폭력에 구아리오 오빠가 안타깝게 생을 달리하는 부분은 사회적인 상황이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다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느끼고 안타까워할 수는 있지만 다소 거리감을 두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인 안나 로사의 눈에서 쓰여진 글답게 풍부한 감수성이 넘쳐 나서 글을 읽고 난 지금도 마음 한 켠이 촉촉하게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인상깊은구절] "바다를 만나기 위해선 도중에 바위를 부드럽게 흘러 넘어야 한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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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로사는 신기한 생각들로 머릿속을 채우고 새로운 시를 계속해서 써대는, 어른이 되면 작가가 되겠다는 비밀을 가진 열두살 소녀이다. 열두살 소녀의 꿈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작가’라는 그녀의 꿈은 (안나로사 아빠의 표현을 빌어) 대통령만이 책을 쓸 수 있는 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비밀이 되어야만 했다.
안나로사에게는 그녀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엄마와 몽상가 아빠, 잘생긴 식당 웨이터 구아리오 오빠 그리고 로베르토 오빠와 엔젤라 언니가 있다. 언제나 미래를 간절히 원하는 구아리오 오빠는 안나로사의 글쓰기를 향한 ‘몹시도 간절한 원함’을 이해하는 든든한 오빠다.
안나로사는 그리그리 나무에 올라가 몇 시간씩 앉아서 주변을 살펴본다. 마을사람들은 안나로사를 별난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안나로사에게 그리그리 나무는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꿈의 장소다.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아무말도 하지 않고 몇 시간..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안나로사가 보았던 바다괴물과 바다괴물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안나로사의 열두 살엔 글과 그리그리 나무와 메렝게에 맞춰 춘 춤과 오빠의 친구 엔젤이 있다. 그렇다. 그녀는 춤추고 꿈꿀 수 있는 소녀이다!
선거가 있는 해, 마을엔 권력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구아리오 오빠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은 권력에 저항한다. 사실 그들은 그들의 집을 가정을 고향을 지키겠다는 것뿐, 다른 어떤 욕심도 없었다. 안나로사에게 그리그리 나무를 지키려 하는 것이 욕심이 아니듯이.. 안나로사는 그녀의 은신처 그리그리 나무에서 이 모든 것을 꿈처럼 내려다본다. 그녀의 미래를 사랑해 준 사람, 구아리오 오빠는 그녀의 꿈을 지켜주려 양팔을 활짝 펴, 날개 달린 천사가 되었다. 구아리오 오빠는 미래라 불리는 꿈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꿈꾸고 그것을 간절히 원했던 안나로사의 미래를 오빠는 사랑했다. 안나로사는 천사가 되어버린 오빠로 인해 그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날개를 갖게 되었다.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생겼고 써야만 하는 이유를 가졌다. 그녀의 열세번째 생일선물은 구아리오 오빠가 이땅에 남긴 미래였다.
언젠가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구아리오 오빠겠지.. 내가 어린 시절 만났던 ‘빨간머리 앤’과 닮아 있지만 앤보다는 조금 더 일찍 자라버린 안나로사. 지금은 여러 사람이 걸어 이미 길이 되어버린 그 길을 처음 걸었던 그녀. 꿈꾸는 일이 버거워지고 살아가는 일에 숨이 차올 때 다시 그녀를 찾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구아리오가 우리에게 말했단다. 네 미래를 위해선 이게 필요할 것이고 이걸 너에게 선물해주기 위해 모두 함께 일해야 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