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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적은 목차를 보면 바로 알겠지만 대학에서나 공부할 만한 내용들이 잔뜩 나오는 관계로 음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로군.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는 책. 그러나 천천히 이 책의 구 성이 익숙해지자 읽는 속도가 나면서 독서할 만 했음
재미난 부분 몇 군데를 적어 보겠습니다. 43쪽 금나라 시대 여진 사람의 관성 습속은 거란 사람들로부터 이어받은 것(거란 사람들은 원래 관성 하지 않았는데 건국 후에 처음 관성하게 되었다)이며 그와 동시에 한명과 한성을 전용하게 되었다. 한편, 명나라 시대 여진 사람은 오히려 몽골어로 이름을 붙이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면, 청 태조 누르하치의 6세조 맹가첩목아는 몽골식 이름이다. 이러한 풍조는 원나라 시대 100여 년에 걸친 통 치의 영향이며 명나라 시대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한층 더 보급된 것이 확인된다.
31쪽 따라서 여진이라는 명칭은 당시 만주 지역에 생활하던 모든 만주/퉁구스 계통에 속하는 사람들 에 대한 총칭으로 그 가운데에는 오늘날의 만주족의 선조도 포함되거니와 퉁구스 여러 민족도 포함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진어는 이들 종족이 사용한 언어와 방언, 즉 오늘날의 만주/퉁구스 제어 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35쪽 해서여진이 여진 문자를 사용한 전통을 대략 명나라 5대의 황제 영종 시대까지 지속되었다. 정통 9(1444)년, 송화강 연안의 해서여진의 현성위 지휘사 살승하 타타무트루가 현지 40개소 위소의 여진 사람 가운데 여진 문자를 읽는 사람이 이미 없으므로 조정에서 칙서를 내릴 때 몽골 문자로 고치도록 상주했다(명실록 정통 9년 2월 갑오조)는 사실은 현존하는 사이관 여진역어에 수록된 79통의 내문(여 진 사람 진공 시 상주문)으로도 방증을 얻을 수 있다. 이들 내문이 상주된 시기는 명나라 영종 천순 연 간부터 명나라 세종 가정 연간(1457~ 1566)에 집중되어 있다. 내문은 여진문과 한문의 대역이라고 하 지만, 여진문 부분은 여진 사람이 쓴 것과 같지 않고 모두 한어 문법에 따라 여진 어휘를 늘어놓았을 분인 사이관 통사의 작품이었다.
37쪽 금나라 시대 여진어는 대량의 고대-퉁구스어의 요소를 보존하고 있는 한편, 거란 문화의 영향을 받아들였다. 요나라 초기에 제작된 거란 문자는 금나라 장종 명창 2(1191)년에 폐지될 때까지 사용되 었다. 금나라 시대 여진어에 포함된 몽골어족의 동원어 대부분은 거란어를 경유하여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39쪽 금나라 시대 여진 사람과 명나라 시대 여진 사람은 이렇게 각각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 지만, 전자가 거란 문자 습득을 전제로 여진 문자를 제작한 과정과 후자가 몽골문자습득을 전제로 만 주 문자를 제작한 과정은 매우 유사하다. 금나라 시대의 여진 문자는 한자와 거란 문자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는데 명나라 시대 여진 사람이 만력 2791599)년에 만주 문자를 만든 것은 몽골 문자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67쪽 나의 여진 역사에 대한 탐구는 거란사와 같이 언어문자를 기반으로 하여 시작되었다. 그러나 명나 라 편찬인 여진역어에는 한어 대역이 있어도 상당히 많은 어휘와 문자의 음과 뜻이 틀려서 정확하게 복원될 수 없는 것이므로, 우선 여진 문자 자료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을 도모해야 했다. 미쓰비시 재단 인문과학연구조성에서 두 번 연속으로 채택된 덕분에, 기존에 발견된 여진대자를 모두 디지털화할 수 있었으며 그것과 해독이 이루어진 거란대자와의 비교 연구에 노력하였다.
369쪽 더구나 명나라 성립 이후 반세기 가까이 동안 요동에서 흑룡강 하류 구역에 걸치는 광대한 지역에 사용되고 있었던 여진 문자의 융성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고, 여진 문자에 의해 전달된 여진 문화를 명 나라 시대 여진사와 동북아시아사의 관련성을 의식하면서 탐구하면 지금까지 밝히지 못했던 성과를 올리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조선시대에도 여진족은 괄시 또는 무시를 받았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성계의 최측근 이지란이나 금나라 요나라 청나라를 만든 사람들이 어디 출신인지를 생각한다면 여진족을 가 볍게 보는 것이 우습게 느껴집니다. 무얼 근거로 사람을 가볍게 또는 무식한 야만인으로 생각할 수 있 었던 것인지 저 자신의 상식이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일반론을 함부로 확장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 면서 이런 류의 책도 읽은 것이 참 좋았습니다.
<이 책의 목차>
제1장 원나라와 명나라 시대의 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