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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로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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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고르다 어린이 사회 코더 앞에서 난민에 관한 책을 한 권 보았다. 푸른 책 기둥을 손으로 기울여 빼 내었더니 빼곡하게 머리가 채워진 배 한 척이 파란 바다 위에 그려져 있었다. 머리가 아팠다.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을만큼 알고 싶은 동시에 어른인 나조차도 어려운 주제였다. 책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자리에 다시 끼워넣었다. 종종 뉴스를 읽을 때 마주치지만 제대로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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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고르다 어린이 사회 코더 앞에서 난민에 관한 책을 한 권 보았다. 푸른 책 기둥을 손으로 기울여 빼 내었더니 빼곡하게 머리가 채워진 배 한 척이 파란 바다 위에 그려져 있었다. 머리가 아팠다.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을만큼 알고 싶은 동시에 어른인 나조차도 어려운 주제였다. 책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자리에 다시 끼워넣었다. 종종 뉴스를 읽을 때 마주치지만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넘겨버리는 주제였다. ‘난민’ 그 단어는 내게 너무 버거웠다. 알아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게 마음에 있어 마음은 더 무거워져 갔다.


<지중해의 끝, 파랑>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난민을 둘러싼 현실을 바라볼 용기가 생길 수 있었을까? 


바다로 가득한 표지는 차갑고 짙고 무섭다. 우리가 주로 떠올리는 파랑과는 거리가 멀다. 평온하고 고요한 바다는 때론 무섭다. 그 곳에는 자유와 광활함이 있지만 동시에 슬픔과 우울도 있다. 책의 시선은 그러한 정서적인 상징성 위에 물리적이고 현실적인 무게를 더한다. <지중해의 끝, 파랑>은 분명한 사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작가인 이폴리트는 지중해의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 호를 타고, NGO, SOS 메디테라네 소속의 구조대들의 구조 과정을 그림과 글,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 1년 간의 기록을 순수하게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에는 지옥도 천국도 있다. 희망도 좌절도 있다. 기쁨과 죄책감이 공존한다. 짙고 푸른 바다 위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그는 피부로 느끼고 매 순간 깨닫는다. 스스로 걸어 오른 배 이지만 이런 결과를 예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파란 지중해에 담긴 현실은 지나치게 차갑고 매섭다. 

난민, 자유를 향해(자유라는 말은 그들에게 사치처럼 들린다. 그저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가 맞을 것 같다) 무모한 바닷길을 시작하는 사람들,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 자체가 참혹하다.


바다 위에서 그들이 겪는 현실은 지독하리만치 격렬하고 처절하다. 그러나 바다라는 그 광활함 앞에 인간들의 이 고통스러움이 얼마나 사소해져 버리는지, 알 수조차 없는 그 수많은 사람의 숫자가, 마치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얼마나 쉽게 바다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지. 바다에서 마주하는 안타까움과 무력함이란 이 곳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수준의 것이리라.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외면과 방치는 바다 안에서 만나는 거대한 벽과 같다. 인간의 존엄보다 더 상위의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끝없는 싸움 속에서 이들은 기다릴 뿐이다. 코로나로 인한 난민들의 고립과 통제는 틈이 벌어진 인간성에 더 큰 균열을 낸다. 그들은 더 기다려야 하고, 더 외면받고, 더 버려진다. 이런 상황을 눈 앞에서 겪는 구조자들, 눈 앞에서 구조를 놓친 이들, 눈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남는 것은 죄책감. 각자가 품을 그 죄책감의 바다는 너무도 깊고 넓다.


38p

”아, 방금 소식이 들어왔는데 배가 격리됐대요.“

”그런 건 누가 결정해요?“

”이탈리아 당국이죠“

... ”2018년에는 우리 첫 구조선, 아쿠아리어스가 29개월 동안 2만 9천명을 구조하고 운항을 금지당했어요.“

”왜요?“

”당국이 선원 쓰레기통에서 난민들의 물건을 발견했다는 이유로요.... 법령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식이에요. 상상초월이라니까요.“ 


50p

7월21일, 승무원들의 격리가 끝나고, 선박은 다시 사람을 구하러 나갈 수 있게 됐다. 드디어. 하지만 어젯밤,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배가 시칠리아에서 발이 묶였다. 이탈리아 당국이 내세운 이유는? "이선박은 화물선의 안전 인증서상 허용된 인원보다 많은 승객을 태웠다“는 것.

”아빠, 그들이 승객이었어?“

구조된 이들은 ’승객‘이 아니다. 배는 몇 명을 구하고, 몇 명을 바다에 남겨둘지 고르지 않는다. 생명을 구하지 못하도록, 어떤 권력이 벽을 세우는 것만 같다. 보이지 않는 벽. 바다의 속삭임 만큼이나 감지하기 어려운.


134p

탈출을 꿈꿨던 이들이 오션 바이킹 바로 옆을 스친다. 돌아간다. 난파 흔적을 쫓아 배 뒤편으로 향한다. 납작해진 플라스틱 조각 하나가 주황색 부표 몇 개를 이끌고 떠다닌다. 작은 배였을 것이다. 사람과 아이들, 이야기와 희망을 태운 배.


71p

”여기는 자기가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와요. 유능하고, 의욕 있는 사람들... 하지만 막상 투입되면... 너무... 저는 첫 임무를 마치고 감정적으로 회복하는 데 거의 6개월이 걸렸어요. 도저히 못하겠다고 중도에 하차하는 구조대원들... 전 충분히 이해해요. 이게 참...“




<지중해의 끝, 파랑>의 후반부, 오션바이킹 호가 구조에 성공하고 하선까지 결정된 순간의 기쁨이 사진으로 담겨 있다. 아이들이 울음으로 살아남았음을 알리고, 어른들이 안도하고 눈물짓는 그 순간, 모두가 기다리던 하선의 항구와 시점이 결정되어 환호하는 순간을 이폴리트는 생생하게 남겨두었다.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것의 경이로움과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엄청난 파도처럼 밀려왔다. 


바다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어떤 동물이 여러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어딘가로 활기차게 헤엄쳐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대자연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의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 보장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바다에 뛰어들어 자연적 역경과 사회적 수난을 이겨내고 결국 살아남은 이들을 보니, 감동과 벅참에 압도되었다. 

그들의 앞으로의 삶이 바다를 건너 온 과정만큼이나 쉽지 않겠지만 그들은 이 순간 살아남아 있다.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생들이다. 삶의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고, 견뎌내어 삶을 이어갈 기회를 쥔 사람들. 인간의 생명력,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한 희망과 연대에 어느 누가 감격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폴리트가 담아낸 그들의 눈빛, 표정, 몸짓, 놀랍게도 읽는 우리까지 그 순간 그 갑판 위에 있게 한다. 기꺼이 이 책을 넘겨온 이들을 위한 선물같다. 


143p

첫번째로 아이가 품에서 품으로 전해진다. 눈물으르 터뜨린다. 세 살쯤 됐을까. 이미 천 번은 본 장면을 찍고 있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 여행 가방처럼 생긴 것. 아기 바구니다! 물에서 건져 올린다. 이제 막 시작된 삶 하나가 들어있다.  

...

어서 와요! 눈물, 기쁨, 충격, 달수, 탈진. 몇 시간, 며칠, 몇 달... 얼마나 된 걸까. 견뎌낸 지. 각자의 사연은 아직 알 수 없다. 모두 같은 길을 지나왔다는 것. 뒤돌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만 알 뿐.


170p

소식은 갑판 위로 빠르게 퍼져나간다. 차례차례 울려퍼진다. 온몸을 타고 벅찬 기쁨이 넘쳐 흐른다. 모두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하고, 눈물을 흘린다.

누군가 젬베를 꺼내온다. 손에서 손으로 넘어갈 때마다, 각자의 심장박동이 울려퍼진다.


174p

아기의 이름은 텔마. 부모는 카메룬 출신이다. 그 이상 묻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기뻐해야 할 순간이니까.




삶은 어둠과 빛이 뒤엉킨 곳이다. 빛만 보려 눈의 반은 가리고 세상을 본다면 우리가 알 수 있는 진실은 반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어떤 현실은 가려져 있어 들추어 내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알아가는 과정은 괴롭고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시해야 하는 아픔들이 있다. 삶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 몰라서 혹은 외면해서 한 선택들로 부끄러움을 쌓아가고 싶지 않다. 난민에 대한 것 역시 그렇다. 용기를 낸다면 <지중해의 끝, 파랑>에 담긴 담담하지만 섬세하고 다정한 시선이 좋은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h******4 2025.07.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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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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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시작도 끝도 힘들고 아팠던 책.제목과는 너무나도 반대인 지중해의 끝....지중해라고 하면 우리는 무엇부터 떠올리게 되나요?그리스 바다가 보이는 예쁘고 푸르른 아름다운 건물들과 배경들.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이 생각날거예요.하지만 이 지중해의 끝, 파랑은 [난민]들과 그 난민들을 구조하는 구조대원들의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제가 서평단 신청을 했었고, 읽고 보는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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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시작도 끝도 힘들고 아팠던 책.
제목과는 너무나도 반대인 지중해의 끝....
지중해라고 하면 우리는 무엇부터 떠올리게 되나요?

그리스 바다가 보이는 예쁘고 푸르른 아름다운 건물들과 배경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이 생각날거예요.
하지만 이 지중해의 끝, 파랑은 [난민]들과 그 난민들을 구조하는 구조대원들의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제가 서평단 신청을 했었고, 읽고 보는 중에도 참 생각과 많은 시간들이 필요했고, 또 신중하고 집중해서 보게 된 책입니다.

♧그래픽 노블 이라고 아시나요?
직역하면 '그림 소설'이라는 뜻으로 만화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시더라도 내용은 단순한 만화의 그림체가 아니예요.
어렵고, 다가가기 힘들 뻔 한 내용들을 좀 더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그림으로 풀어놓은 듯한 책이예요.
그림들은
상황과 너무나도 맞아떨어지고ㅜㅜ 잘 표현해 주셔서 글과 그림을 보는 내내 먹먹하고 감동적이었어요.

✒ P29
2020년 6월 27일.
오션 바이킹호는 코로나 이후 첫 임무에서 중앙 지중해의 난민 180명을 구조했다.

태양은 몸과 희망을 불태운다.
생명이 버거워질 정도로.

다섯명이 자살을 시도했다.
두 남성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
배 안의 상황은 이미 통데가  불가능하다.

✒ P50
하지만 어젯밤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배가 시칠리아에서 발이 묶였다. 이탈리아 당국이 내세운 이유는?
" 이 선박은 화물선의 안전 인증서상 허용된 인원보다
많은 승객을 태웠다"는 거.

배는 몇명을 구하고, 몇명을 바다에 남겨둘지 고르지 않는다.
생명을 구하지 못하도록, 어떤 권력이 벽을 세우는 것만 같다.
보이지 않는 벽.
바다의 속삭임만큼이나
감지하기 어려운.

♧ 이 책의 내용 시작은 코로나 팬데믹 시점에 구조되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난민을 구조하는 사람들에게도,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들에게도 이 시간은 정말 지옥과도같은 끔찍한 시간이었을 것예요.

♧이 책에서 제일 감명깊고 잊을 수 없던 첫번째 아이가 구조되던 순간.
진짜 너무 눈물이났어요. 실 상화에 몰입해서 였을까...
✒P143첫 번째로 아이가 품에서 품으로 전해진다. 
눈물을 터뜨린다.
세살쯤 됐을까.
익숙한 장면을 처음으로 겪는다.
반사적으로 셔터를 누른다 쉴 새없이.
아기 바구니다!
물에서 건져 올린다.
이제 막 시작된 삶 하나가 들어있다.

♧374명을 구한 그 날
작가인
이폴리트는 구조원 에릭에게 이 일(난민구조)을 왜하는지 묻습니다.

오토바이를 처음 산 날 아버지를 뒷자리에 태우고 가던중 차사고로 아버지를 잃었고,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나라와 집을 잃고 바다위를 떠도는 난민들을 구하기 시작했던가 봅니다.이폴리트에게도 그런존재. 사랑하는 아들이 있었어요.

이 두 사람에게는 모두
'구하고 싶은 존재' 였던것이 아니었을까요?

♧2주 후 다시 배에 올라 이틀만에 조난선 네 척을 구조하고 423명을 구하는 오션바이킹의 신기록의 현장에 함께하게 됩니다. 이들은 두달만에 800명여명의 난민들을 구조했고 많기도 하고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요.
♧난민들의 힘든  절망적인 순간들이 너무나도 와닿았고그 현장을 구조하는 대단하고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있는 책.
소장각으로도 너무 멋진 책입니다.

접하기 어려운 내용을 그래픽노블로 읽어보는지중해의 끝, 파랑.
추천해요♡♡

@baram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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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k*******1 2025.07.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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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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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인간다움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묻는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서 누군가는 구조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구조를 향해 나아간다. 생명을 구하는 일에 ‘허락’이 필요한 현실, 항구는 닫히고 시간은 흘러간다.『지중해의 끝, 파랑』은 단순한 구조 기록이 아니다.그 안에는 분노와 무력감, 그리고 그럼에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연대와 희망이 있다. 책 속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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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인간다움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묻는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서 누군가는 구조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구조를 향해 나아간다. 생명을 구하는 일에 ‘허락’이 필요한 현실, 항구는 닫히고 시간은 흘러간다.

『지중해의 끝, 파랑』은 단순한 구조 기록이 아니다.
그 안에는 분노와 무력감, 그리고 그럼에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연대와 희망이 있다. 책 속 구조대원들은 피로와 위협,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구조선 위에서 매일 반복되는 상황 속, 우리는 “왜 이 일이 반복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말한다. 직접 그 손을 붙잡아보지 않고는, 이 문제의 무게를 알 수 없다고. 실제로 겪은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으로, 문장으로, 고스란히 살아 있다. 지중해 난민의 현실과 구조 활동의 생생한 순간들이 촘촘히 얽힌 이 책은
읽는 내내 묵직한 울림을 준다. 그래픽노블이 이렇게 강한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 멀리 있다고 외면해선 안 될 현실.
『지중해의 끝, 파랑』은 그 바다를 함께 바라보자고, 우리를 초대한다.

#도서제공 #서평단 #지중해의끝파랑 #이폴리트 #바람북스
c******0 2025.07.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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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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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생명과 기본권에 대한 위해를 피해서 떠난 사람들은 도달한 국가에서 보호를 요청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매우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음... 생명과 기본권...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그것이 침해당하고 위협에 처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그곳을 피해 나왔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곳을 피해 나와 도움을 요청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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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생명과 기본권에 대한 위해를 피해서 떠난 사람들은 도달한 국가에서 보호를 요청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매우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음... 
생명과 기본권...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그것이 침해당하고 위협에 처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그곳을 피해 나왔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곳을 피해 나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건 당연한 요청이고 요청을 받은 국가는 그들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것... 
다시 이렇게 풀어서 쓸 필요 없이 당연한... 

SOS 메리테라네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말한다. 

"우리 일은 단순해요." 
"바다에 나가서 구조하고 하선시키는 거죠." 

그러나 

각국의 정치상황과 여론에 따라 너무 단순한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단순하게 구조하고 하선을 시킬 수 없는 것이다. 
단순한 진리는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너무 쉽게 흔들리고 흩어지고 가라앉는다. 

누구는 에어컨이 나오는 35유로짜리 저가항공을 타고 쉽게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이동한다. 
하지만 
누구는 2000유로를 내고도 리비아에서 어딘가에서 출발해서 뭍에 도착할 보장 없이 그저 배라고 해야 하나 고민스러운 것에 수십, 수백 명이 타서 바다 위 유전에 켜 있는 불빛을 향해 그저 나아간다. 용케 유전을 지나면 그다음은 다시 운에 맡기고 다시 앞으로... 안전하게 어디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을 보장받지 못하는 여행이다. 

정작 운 좋게 도움을 받아 구조선에 옮겨 탄다 하더라도 육지에 발을 딛지 못하고 허가를 기다리며 마냥 배에서 머무르거나 배에서 배로 옮겨타야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육지 수용소에서 머무르면 또 미래가 밝지 않기에 여럿이 한꺼번에 담을 넘는 시도를 한다. 

이게 뭐지 싶다. 
그들이 뛰어든 바다의 상황은 이러한데 이런 바다로 뛰어들 정도라면 그들이 발을 딛고 있던 그 아프리카, 리비아 일대의 상황은 도대체 어느 수준의 지옥이란 말인가? 

유난히 구조해야 할 보트를 많이 발견한 날... 
수십, 수백 명을 연이어 구조해 내는 경우가 있다고 작가는 글과 그림으로 증언한
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생명을 구한 기쁜 눈물이기도 하고 더 구하지 못한 생명들이 생각나서 흘리는 눈물이다. 
구조선에 오래 머문 이들의 표정은 그래서 보통 무표정하다. 
커피 한잔, 담배 한 개비 꺼내 물고 있는 모습의 무표정 
알 수 없는 눈물처럼 도통 알 수 없는 표정이 수십 명을 구한 기쁨과 더 구하지 못한 슬픔으로 답을 구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게 되는 듯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알 수 없는 표정과 달리 그들은 절대 이 구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그들이 멈춰 세우는 원인에는 그들 스스로의 결정은 없다.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모를 답답한 현재 인류가 아마 그들을 멈춰 세울 원인일 것이다. 
방향 감각을 잃은 인류 말이다. 
인류가 공유하는 근본적인 감정을 잃은 인류만이 그들을 멈춰 세울 것이다. 
인류가 공유하는 근원적인 감정이 늘 깨어있는 그들은 어느 항구에 멈춰서 있는 그 답답한 시간을 또 깨뜨려 지중해 몰타와 리비아 해상 유전 람페두사 어딘가에 표류하는 우묵한 나무속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을 구하러 떠나겠지. 멈추지 않고... 

#도서협찬 #바람북스 #지중해의끝파랑 #이플리트 #안의진 #난민 #보트피플 #지중해 #책추천 #세계지리
이달의 사락 c*******e 202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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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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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막을 지나 위험한 바다를 건널 수 밖에 없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육지에서 건너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아닌 바다를 건널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그려진 영화가 인상 깊었다.'지중해의 끝, 파랑'도 그런 시선에서 쓰인 책이다. 지중해를 건너오는 이민자들을 구조하는 SOS메디테라네의 이야기를 따뜻한 일러스트로 담았다. 전쟁과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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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막을 지나 위험한 바다를 건널 수 밖에 없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육지에서 건너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아닌 바다를 건널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그려진 영화가 인상 깊었다.

'지중해의 끝, 파랑'도 그런 시선에서 쓰인 책이다. 지중해를 건너오는 이민자들을 구조하는 SOS메디테라네의 이야기를 따뜻한 일러스트로 담았다. 전쟁과 빈곤을 피해서 혹은 학대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마다 다른 이유로 바다를 건너지만 결국 모두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다.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바람일텐데 이들에게는 그 당연한 것이 목숨을 걸어야하는 위험한 도전이 되어버렸다. 

오션바이킹호의 구조대원들은 한시라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그들 앞의 바다는 넓고 깊고 짙푸르다 못해 검어보인다. 잠깐의 순간에 수백명을 실은 배를 놓칠수도 있다.
밤새 구조한 사람은 374명. 작은 고무보트에 수십명, 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타고 있다. 파도가 조금이라도 치면 금방 뒤집힐 것 같은 보트에 몸을 싣고 이 바다를 건널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걸까. 

책을 읽는 내내 '인간적인 것'에 대해 생각했다. 
세상은 각박하고 서로에게 차갑고 잔혹해질 때 마다 무엇이 인간다운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는 이들을 외면하기도 하고 최대한 항구에 늦게 정박시키기 위해 법령을 바꾸기도 하고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종교나 신념, 인종, 피부색 등으로 구분짓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다위에 떠 있는 한 생명을 지키려는 마음, 그들의 가진 희망에 응답하려는 마음,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그 자리에 있어주는 일, 이런 마음이야 말로 가장 인간적인것이 아닐까. 

제가 20년 뒤에도 여기 있지는 않겠죠. 그때까지 아무것도변하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을 구조해야 할 거라고는.. 생각하기 싫거든요. 
그런 생각이 들면 정말, 숨이 막혀요. (71p)

20년 후에는 과연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시간이 흘러 그때는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향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기를.
당연한 것이 당연하고 서로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수 있는 세상이기를.
지중해의 끝이 희망찬 파랑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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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l********5 202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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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다시 환대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 《지중해의 끝, 파랑》(그래픽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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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다시 환대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지중해의 끝, 파랑》이폴리트 글·그림안의진 옮김 [바람북스] (2025) 인간의 역사는 늘 사랑과 미움, 전쟁과 평화가 공존해 온 역사다. 지중해 역시 이곳을 무대로 기록된 역사에 숱한 전쟁이 있었지만, 내게는 무엇보다 ‘환대의 전통’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바다였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만이 아니라 《아라비안나이트》
"지중해, 다시 환대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 《지중해의 끝, 파랑》(그래픽노블)" 내용보기



지중해, 다시 환대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 《지중해의 끝, 파랑》



이폴리트 글·그림

안의진 옮김 [바람북스] (2025)




인간의 역사는 늘 사랑과 미움, 전쟁과 평화가 공존해 온 역사다. 지중해 역시 이곳을 무대로 기록된 역사에 숱한 전쟁이 있었지만, 내게는 무엇보다 ‘환대의 전통’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바다였다. 《일리아스》《오뒷세이아》만이 아니라 《아라비안나이트》와 같은 오랜 이야기에는 늘 먼 곳으로부터, 혹은 공동체 밖으로부터 방문한 나그네들이 누군가의 환대를 받고, 그들의 사연이나 경험을 들려주는 전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 상대의 정체를 알기 전에 이미 음식을 대접한 후 눈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듣던 전통을 떠올려보게 된다. 고대인들에게는 이러한 의례의 과정이 상대방의 삶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유구하고 훌륭한 문화가 이제는 쉽게 발견하거나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 된듯하다. 특히 환대의 전통을 떠올리게 해 주었던 지중해에서는 오히려 침묵만이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이폴리트는 이런 현실을, 그래픽노블의 형태를 빌어 인상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림과 더불어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책 《지중해의 끝, 파랑》에서 다루는 주제는 현재 지중해에서 발생하고 있는 난민/이주민 문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대부분 아프리카 북부의 리비아에서 목숨을 걸고 보트로 탈출하여 지중해를 표류하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구조선 ‘SOS 메디테라네’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저자 이폴리트가 함께 승선하여 취재한 ‘SOS 메디테라네’의 운영비는 98%가 개인의 기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루 필요한 운영비의 액수도 놀랍지만, 바다 위를 표류하는 이들을 구하는 구조대에게는 무엇보다 ‘시간은 돈’이라기 보다, ‘시간은 생명’이었다. 지중해 주변 국가들에 의해 구조선이 억류되어 발이 묶인 시간만큼, 바다 위에서 표류하는 수많은 생명이 실시간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과는 그 무게감이 상당히 다르게 전해졌다. 특히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전 세계인들이 고통을 받았던 ‘코로나 봉쇄’기간이었기에 그렇다. 우리가 겪은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는 취약한 이들의 삶을 더 무겁게 내리누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의 삶이 예기치 않게 제약을 받거나 위기에 처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이들은 무엇에도 기댈 곳이 없는 이들이었다. 저자가 저널리스트로서 취재 노트에 해두었을 법한 메모가 구조팀의 존재 이유를 말해준다. “국가들의 무책임은 SOS 메디테라네가 존재하는 이유다.”(108)라고.


특히 지중해 연안의 지역 혹은 국가들, 이를테면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비롯한 아프리카 북부의 국가들은 이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침묵과 무반응으로 대응하고 있다. 난민 구조팀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이러한 냉담과 침묵인 것같다. 이는 문제의 원인을 직시하거나 해결하기를 회피하는 행동이다. 문제가 해결될 리가 없으니, 문제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게 문제가 눈앞에 있을 때, 이를 외면하고 침묵하는 일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에 참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실 국제 사회에서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의 인도적 도움을 요청하는 호소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서유럽에 중심을 두고 있는 서유럽의 EU 회원 국가들(비교적 부유한 국가)이 이탈리아나 그리스, 리비아와 같은 지중해 국가에 거액의 지원금을 주고 지중해로부터 유입될 수 있는 많은 난민을 막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책에 소개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나 섬이 많은 그리스의 여러 섬에는 열악한 상황의 난민 캠프가 조성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이 지중해 지역의 난민 캠프는 서유럽 국가들에 유입되는 난민들을 막는 중요한 관문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지중해 주변, 혹은 유럽 국가들의 침묵과 냉담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가 이런 행보를 보이는 부유한 서유럽 국가들을 비난할 처지는 못 된다. 고작 한 차례의 난민을 받을 것인가를 두고 국론이 분열되고, 난민을 외면하고 내친 적이 있는 우리가 이 국가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적어도 이들은 상당수의 난민/이주민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모여있는 난민들의 인구 밀도가 과도하게 높고 시설은 열악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결속력이 상당히 강한 공동체이긴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타자에 대한 관용도가 그만큼 낮은 건지도 모르겠다. 어김없이 존재하는 문제는, 난민/이주민들은 지금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자신들이 태어난 곳을 떠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외면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는 결단코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이 품고 있는 현실, 혹은 내가 책에서 건져 올린 질문은 이렇다. ‘사람들은 왜 떠나야 할까?’ 혹은 그들은 ‘왜 떠날 수밖에 없는가?’와 같은 질문들이다. 누구는 빈부를 극대화하는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자본의 탐욕을 이야기할 것이다. 또 누구는 보다 보편적으로 인간의 탐욕을 언급할 지도 모르겠다. 자본 자체가 탐욕을 품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결국 난민/이주민 문제는 어느 기득권 세력의 현상 유지, 혹은 이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대다수를 희생하게 만들어버린 시스템의 구조 속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하나는, CNN이 취재하여 보도한 리비아의 노예시장에 관한 언급이었다. 무엇보다 ‘판매 대상’이 된 난민 당사자들이 처한 조건을 상상해 보게 된다.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온전히 타인에게 맡겨진 상황이라면, 타인의 몸에 대한 권한을 손안에 쥐고 있는 자는 어떤 행동도 할 가능성이 주어지는 것이다. 바다에서 구조된 어느 여성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하겠다고 말문을 닫아버린’침묵의 언어가 구체적인 언어 표현보다 더 많은 것을 내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나는 시리아의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자신의 몸값으로 거액을 내고서야 풀려난 후, 다시 목숨을 걸고 바다로 탈출했던 여성 나딘의 삶을 떠올려보려 했지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임신 8개월이었기에 더 큰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나와야만 했다. 그녀가 구조선에 오르기까지 겪어야 했을 삶의 여정을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


또 수감된 남편을 뒤로 하고 딸 아이샤를 살리기 위해 거친 바다로 나온 마타의 사례도 기억난다. 큰돈을 뇌물로 제공하고 나서야 감옥에서 딸과 자신의 몸을 풀어낼 수 있었던 그녀는 돈이 부족하여 남편을 감옥으로부터 구출할 수 없었다. 언젠간 남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SOS 메디테라호가 지켜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저자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저자가 취재한 실제 구조 현장의 사진도 눈에 들어온다. 구조 당시 현장의 혼돈과 흥분을 반영하듯 그림과 사진이 번갈아 등장한다. 마치 저자의 아름다운 그림 속에만 머물던 캐릭터가 실제로 인간의 모습으로 육화하여 내 앞에 나타난 것 같았다.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지닌 존재들이다. 이폴리트가 “하나하나의 담요 아래엔 하나의 몸,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삶이 있다.”(165)라고 말하듯 개별적인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어떤 숫자나 분석의 언어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오늘날 지중해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해상 이주 경로’라고 인식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지중해 바다 어딘가에선 출렁이는 바다에 몸을 맡긴 채 리비아의 해안 경비대가 아니라 ‘SOS 메디테라네’와 같은 이들에게 구조되기를 기다리는 ‘보트피플’이 있다. 《지중해의 끝, 파랑》에서 느낀 것은, 난민/이주민 문제가 단지 지중해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지중해는 인류애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고향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던 이들은 과연 무엇때문인지 많은 독자를 비롯한 현대인들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코 개인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서 내게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구조된 이들이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항구에 하선하는 풍경이 지나간 후 이폴리트가 아들과 통화하는 장면부터다. 인도적으로 난민을 구조하는 활동을 널리 알리고자 저널리스트로 참여한 그였지만, 그 역시 가족이 있는 가장이기도 하다. 구조 현장에서 몸을 가누지 못한 아이들을 품에 안아 돕기도 했던 그는 “내 손은 아기 바구니가, 내 팔은 요람이 된다.”(156)는 심경을 남겼다. 아들과 통화한 후 자신이 머물던 방과 창문을 통해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전면으로 그려놓은 장면이 특히 인상 깊다. 갑자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침묵의 풍경 속에서 천천히 방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저자의 시선처럼 느껴져서다. 자신이 머물던 빈방의 풍경에는 아들을 향해 가고 싶은 마음과 함께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을 저자의 마음이 가득 채우고 있는 듯했다. 이 순간 이폴리트가 중얼거렸을 단어는 이 말이었을 것 같다. “안디아모 뚜띠(Andiamo Tutti, 다함께 가자)!”라고.




[책 속으로]

[1] “함께 간다. 함께 살아간다.”

     “나는 언제나 거기에 있다.”(14)


[2] “관광에는 열려 있지만, 인간에게는 닫혀 있는 바다.”(46)


[3] “낭비되는 시간만큼, 생명들이 사라지는 거예요.”(49)


[4] “그날 놀라울 만큼 많은 생명을 구하고도, 한 번의 실패가 그의 마음을 전부 움켜쥐고 있었다.”

      “그럼에도, 닿지 않을 손을 뻗는다. 모두가 외면하지만, 삶을 행해 발버둥치는 그들을 위해.”(79)


[5] “안디아모 뚜띠(Andiamo Tutti, 다 같이 가자고!)”

     “이곳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외면한다.”(80)


[6] “국가들의 무책임은 SOS 메디테라네가 존재하는 이유다.”(108)


[7] “내 손은 아기 바구니가, 내 팔은 요람이 된다.”(156)


[8] “이 아이들을 전부 품에 안을 수 있으면 좋겠다.”(157)


[9] “하나하나의 담요 아래엔 하나의 몸,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삶이 있다. 파도는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배가 출렁이고, 우리의 마음도 휘청인다.”(165)


[10] “우리는 문명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인류의 요람이 우리의 존엄을 묻는 무덤이 되게 해선 안 됩니다.”(203, 교황 프란치스코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하는 말)


[11] “2014년 이후 중앙 지중해에서는 22,631명이 사망했다.”

“중앙 지중해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해상 이주 경로다.”(221)




YES마니아 : 로얄 n****o 202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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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 속 작은 파장을 일으키게 하는 것  
이것이 작은 시작이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셔서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글입니다 

#지중해의끝파랑  #이플리트글그림  #안의진옮김
#바람북스  #난민 # 미등록이주민  #그래픽노블  
h******4 202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