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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잠깐 멈추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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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힘들 때바다를 건너다죽을 만큼 힘이 들어섬에 내려앉은 제비야얼마나 힘들었니? 위험한 도로에서꼼짝 못하는 제비가기운 차릴 때까지 세상의 모든 것들이잠깐 멈췄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새 중에 철새와 나그네새가 80%를 넘는다. 번식하기 좋은 장소로 장거리 이동하는 새가 대부분인 것이다.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새들은 중간에 기착하기도 하는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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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힘들 때



바다를 건너다

죽을 만큼 힘이 들어

섬에 내려앉은 제비야

얼마나 힘들었니?


위험한 도로에서

꼼짝 못하는 제비가

기운 차릴 때까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잠깐 멈췄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새 중에 철새와 나그네새가 80%를 넘는다. 번식하기 좋은 장소로 장거리 이동하는 새가 대부분인 것이다.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새들은 중간에 기착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서해안의 먼바다에 있는 섬들을 주로 이용한다. 일주일 남짓 쉬지 않고 때로는 맞바람을 거스르며 날아온 새들은 지친 몸으로 섬에 도착한다. 섬에 도착했지만 탈진해서 숨이 끊어지기도 하고 고양이한테 잡아먹히기도 한다. 무리 지어 섬에 도착한 제비 중에 탈진하기 직전의 새가 있었나 보다. 위험한 도로에서 꼼짝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 제비를 보며 기운 차릴 때까지 세상이 멈추면 좋겠다는 시인의 마음이 절절히 다가온다.


시인은 새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다. 새들이 한창 이동하는 봄철에 오로지 새를 보기 위해 어청도 섬에서 한달살이를 남편이랑 하고, 겨울 철새가 많은 천수만에서는 두달살이를 할 정도로 새를 보려는 열정이 각별하다. 그렇다 보니 시집에는 전국의 여러 곳에서 본 새들 이야기로 풍성하다. 특히 새들이 내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해석하려는 마음이 깊이 다가온다. 이를테면 “아들과 손자들 왔어요”라며 “깍깍 깍깍” 소리치는 대전 현충원 비석 위의 물까치 통신병의 소리를 들려주거나(「물까치 통신병」), “낚싯줄 매달고 / 소리치고 있”는 “민물가마우지”(「낚싯줄에 감겨서」)의 고통을 다룰 때 그렇다.

YES마니아 : 로얄 g*******g 2026.09.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