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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접했던 김숨 작가. 처음 접했을 때 김숨 작가는 글 잘 쓰고, 사람 간의 관계에 있어 깊은 고찰을 하고, 보이는 것 이면의 내용들을 잘 끄집어 내는 작가였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에 대한 고민과 성찰, 문학의 역할 등에 더해 역사적 소명의식이 드러나는 것 같다. 마치 자신의 문학적 종착지가 바로 그 역사적 소명의식을 완성함에, 특히 그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저변을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기억에 있다고 말하는 듯 의미있는 작품 행보를 계속 해오고 있다. 동일한 시대를 겪어왔고 또 겪을 것이기에 더 큰 공감을 하는 것도 있겠지만, 활발한 집필 활동 중에도 놓치지 않고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우리가 겪었던 시대에 대한 아픔과 그 속을 살아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고난과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있어 더더욱 큰 공감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김숨 작가는 1980년 중후반 민주화 운동의 들불이자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故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를 재현한다는 것, 그리고 단순한 작업이 아닌 소명의식과 역사적 윤리 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깊이 있게 다뤘던 「L의 운동화」를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목소리들을 통해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 속에 외면하고 있었던 분들을 다시금 기억속으로 소환한 「한 명」을 거쳐, 태어나고 살아온 고향을 떠난 중앙아시아로 향하는 열차에서 조선인들이 내뱉는 목소리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처절함을 보여주었던 「떠도는 유령」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대한민국의 역사를 일궈 온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내면의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나의 청년시절을 강하게 지배했던 ‘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조정래 작가처럼 이제는 작가로서의 역사적 소명의식을 김숨 작가가 받아 안아 전개하고 있는 듯 여겨진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고집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늘 진실된 성찰과 열린 마음에 기반한 글쓰기를 통해 나의 중년과 장년의 시기를 지배하고 압도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번 작품 「잃어버린 사람」은 해방 후 모든 것이 불안정한 시대, 부산을 배경으로 1947년 9월의 어느 날 하루에 펼쳐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방대한 분량으로 이것이 과연 단 하루에 벌어진 일들이 많나 싶지만, 또 우리 역사를 구성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이야기와 사연들을 생각해보면 또한 이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소설 속 부산에는 해방을 맞아 중국에서, 만주에서, 일본에서 고향을 등지고 멀리 떠났던 사람들(귀환 동포들), 가난했던 시절 전국의 여기저기에서 일거리와 먹을 거리가 넘쳐난다고 소문났던 부산으로 생활 공간을 옮겨온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원래부터 부산과 그 인근에 터전을 잡고 생활하고 있던 정착민들, 식민 시대 일본에서 이주해 와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서 떠도는 일본인들 등 수많은 사람들이 넘쳐나던 공간이었다. 각자 각자가 시대적 아픔과 함께 개인사적 아픔을 안고 살고 있으며, 누군가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또 떠나간 누군가를 기다리며, 끝끝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그리며 지쳐 쓰러진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김숨 작가가 ‘이것이 바로 역사다’라고 말하고 있듯, 작품의 곳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픔과 상처를 안고서 바깥으로 밀리며 주목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늙은이가 수박 꽃을 땅에 떨어뜨리며 읊던 말의 뜻을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알았단다. 남의 죽은 몸에 영혼을 담아 새로운 생명을 얻는 다는 뜻이더구나.” <본문 中> 그리고 끝끝내 그러한 삶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질기게도, 모질게도 살아내 가는 것이 바로 역사의 전진이고, ‘지금 이 순간’을 이루고 있는 근감임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의 처절한 아우성, 누군가의 상처를 기억하고, 누군가의 몫을 대신하며, 묵묵하고도 지루한 한걸음 한걸음씩 내딛는 것이 바로 역사라고 일깨워 주고 있는 듯 하다. 거대한 정치담론과 주목받고 영향력이 큰 사람들로 인해 움직이는 역사가 아니라, 큰 물줄기 저변을 이루는 작은 물방울들과 정체된 듯 보인 미묘한 움직임들이 바로 ‘역사’라는 큰 강물을 흐르게 하는 힘이라고 힘줘 말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인생이, 한 시대의 역사가 들숨과 날숨처럼 얽혀 사방에서 들려온다. 아우성 같기도 하고 속삭임 같기도 한 그 소리는 실은 누군가 돌아오는 소리고 누군가 돌아오지 못하는 소리이기도 하다. (…) 모서리가 다 닳아버린 사람들, 남은 게 이야기밖에 없는 사람들. 웅장한 것은 사람과 역사를 향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시선 때문이고, 경이로운 것은 그들을 향한 마음 때문이다.” <김인숙 소설가 ‘추천의 말’ 中> 특히,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희망의 공간이 되어야 할 해방 이후 공간이 배고픔과 상처, 혼란과 고통이 혼재해 있었음을,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어떻게 그 상황을 견뎌왔고 살아갔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담담함이 더 가슴 아플 수 있음을, 말하지 않고 꾹꾹 눌러 담고 있는 마음이 얼마나 쓰라리고 고통에 차 있는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깊은 슬픔 속에서도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작가는 비참한을 견뎌내는 사람들의 삶의 재치와 날카로움, 예리함 등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저 아무렇게나 대해도 좋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현상과 상황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고(실제로는 경험적으로 느끼는), 누구보다 통렬함을 지니고 있지만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처절하게 살아내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임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식민과 전쟁은 그들에게서 그들 자신의 삶을 빼앗아 갔다. 식민과 전쟁이 끝난 뒤에도 빼앗긴 삶을 찾을 수는 없었다. (…) 결국엔 노래가 되는 김숨의 소설은 ‘문학적’ 관점을 가진 역사적 인간의 존재들을 증명하는 인류의 텍스트이다.” <박혜진 평론가 ‘추천의 말’ 中> 바로 이 지점이 김숨 작가가 계속해서 역사적 소명의식을 지니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핵심이라 생각한다. 힘든 현실의 삶 속에서, 고통밖에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 현실 속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주변으로 밀려 있지만, 그럼에도 묵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역사적 인간들’의 생생한 생존기가 바로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가 기억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승우 작가의 ‘소화전의 밸브를 돌리자 물이 쏟아졌다’라는 작품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어떤 반복은 기원이고 부름입니다. 지우는 것이 아니고 새기는 것입니다.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불러내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 시대를 살아온, 지금의 바탕을 이룬 이름 모를 누군가를 기억해야 하고, 새겨야 하고, 불러내야 함을 김숨 작가도 말하고 있다. 그러한 기억이야 말로 바로 역사가 발전하는 힘이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철저한 성찰을 통해 진정으로 역사가 발전해 나갈 수 있음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잃어버린 사람」에서 김숨은 한 명인 동시에 모두인 목소리를 완성한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뒤 문학적 태도를 가진 역사적 인간으로서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 역사는 중요한 오늘을 기억하지만 소설은 ‘깃털처럼 무수한 날들 중 하루일’ 오늘을 기억한다. “때가 되면 다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사라질 것을 기억하는 데에서 기억의 역사는 출발한다.” <박혜진 평론가 ‘추천의 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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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람 책을 읽고
잃어버린 사람 책을 구입해서 읽는 순간에 맘이 닿았다. 일제시대부터 어렵게 사는 이들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했고, 가슴 아픈사연도 많지만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 위해서 희생을 한 것과 다름없다. 슬픔과 연민에 빠져 있는 사람들 보면 맘 아프지만 그래도 잃어버린 사람을 찾으려고 한 사람들도 있다. 잃어버린 사람 책 보면서 맘이 짠한 내용도 있다. 누군한테 꼭 소개해 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김숨 장편소설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우리가 몰랐던 역사들이 하나씩 나온 건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