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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정성을 들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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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소설은 기발한 상상력과 문장들 속에서 타고 흐르는 재치가 멋드러지다는 점일 것이다. 원서가 아닌 번역된 내용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원문의 재미와 느낌을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그에 최대한 가깝게 번역해 주는 것은 번역자와 출판사의 의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원가는 몇 백원도 안 되고 연습장으로도 재활용이 불가능한 종이뭉치에 만 원이라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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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소설은 기발한 상상력과 문장들 속에서 타고 흐르는 재치가 멋드러지다는 점일 것이다. 원서가 아닌 번역된 내용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원문의 재미와 느낌을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그에 최대한 가깝게 번역해 주는 것은 번역자와 출판사의 의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원가는 몇 백원도 안 되고 연습장으로도 재활용이 불가능한 종이뭉치에 만 원이라는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젤라즈니가 썼음에도 젤라즈니다움을 찾기는 매우 힘든 소설이다. 역시나, 60년대에 쓰여진 내용이라고 생각하기엔 기발함이 넘치는 소재들이 가득하지만 어설픈 초짜 번역자의 덕택으로 말은 넘치지만 이야기는 전혀 매끄럽지 않게 진행되고, 게다가 이해하고 넘어가기 힘들 정도로 많은 오타(대체로 권당 10개 내외의 오타는 ''인간이 만든 것이니...''하고 넘어가게 마련이다.)들은, 번역자가 타자쳐서 보낸 것을 그대로 인쇄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재번역후 재출간을 권장하는 바이다.
e****7 2006.12.0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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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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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이후 엉망이 되어버린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처음 몇 페이지는 잘 안읽혔지만 낯선 용어를 적당히 넘겨가며 읽는데 익숙해지자 금세 몰입할 수 있었다  기괴한 외모에 먼치킨스러운 능력치를 갖고있는 주인공은 탁월한 신체능력과 오래 산 자 특유의 경험치와 지식을 기반으로 다사다난한 투어를 잘도 이끌어나간다  투어에 참가한 개개인이 죄다 딴 속셈을 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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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이후 엉망이 되어버린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처음 몇 페이지는 잘 안읽혔지만 낯선 용어를 적당히 넘겨가며 읽는데 익숙해지자 금세 몰입할 수 있었다  


기괴한 외모에 먼치킨스러운 능력치를 갖고있는 주인공은 탁월한 신체능력과 오래 산 자 특유의 경험치와 지식을 기반으로 다사다난한 투어를 잘도 이끌어나간다  


투어에 참가한 개개인이 죄다 딴 속셈을 품고 있어서 사이에 낀 주인공만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지진까지 성대하게 터져버리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지  


하지만 덕분에 오래전 잃은줄만 알았던 반려견(?)과도 재회하고 오랜만에 아들과 회포도 풀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무사히 만났으니 모든게 다 잘 풀린 셈 아닌가  


부디 물려받은 유산을 잘 굴려서 지구에 거주하는 인류의 부흥기를 맞으시길

r***i 2018.08.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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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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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너무 외로울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마도 칼 세이건일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그런 가정에 따라 외계인의 존재를 다루려고 하는 SF 소설은 많습니다. 이 장르에서 외계인의 존재를 상상할 때는, 그것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든지 (외계인 침입!) 아니면 안에서 밖으로 나가서 발견하든지 (미지의 행성에서 외계인 발견!)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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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너무 외로울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마도 칼 세이건일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그런 가정에 따라 외계인의 존재를 다루려고 하는 SF 소설은 많습니다. 이 장르에서 외계인의 존재를 상상할 때는, 그것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든지 (외계인 침입!) 아니면 안에서 밖으로 나가서 발견하든지 (미지의 행성에서 외계인 발견!)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우주로 향하는 인류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도 전에 상대성이론이라는 벽을 만난 이후로 진지한 SF에서 외계인 발견을 이야기하기는 무척 어려워져버렸죠. 아니, 가장 가까운 항성도 4광년이 걸리고 그 마저도 딱히 외계 생명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우리 인류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언젠가 다른 외계 종족이 살고 있는 행성에 도착하는 일이 일어날 확률은 있지만 마침 그게 지금 현세대들이 살아 생전에 일어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는 것이지요. 그냥 산술적으로 지금 보다 우주선의 속력을 몇배씩 더하면...이라는 순진한 계산에 상대성 이론이 지적 파산을 선언해 버린 거지요.


 그렇다면 남은 것은 외계인이 갑자기 인류에게 다가온다는 가정인데, 바로 이 가정에서 가장 많은 소설을 쓴 대가가 아서 C. 클라크 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그보다 진취적이어서 인류의 발전이 극에 달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다고 상상하지만 대신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가정했죠. 문제는 어느 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건 이 두 대가의 상상력과 과학적 토대를 뛰어넘기는 무척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로저 젤라즈니의 첫 장편 내 이름은 콘래드는, 일단 외계인이 침입한다는 사실을 기정사실화 하되,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가정은 아서 클라크의 가정에 기대게 됩니다. 즉 외계인은 지구의 멸망이 목전에 도달한 순간에 인류 앞에 나타나 인류를 제압햇고, 인류를 노예처럼 부린 것은 아니지만, 지구인의 영속을 위해 어느 정도 제재를 가했으며, 인류 이상의 과학을 가지고 인류의 미래를 지들 멋대로 정해주려 한다는 가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의 논리를 만들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에 무척 편리해지지만, 대신해서 보여줄 무엇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 지점에서 로저 젤라즈니가 택한 것은 다른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그의 이러한 솜씨가 절정에 달한 것은 물론 '신들의 사회'입니다만, '내 이름은 콘래드'에서 그는 콘래드란 주인공을 SF란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유머러스하면서 비밀을 숨기고 있는 음유시인처럼 묘사해내는데 성공합니다. 여유와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숨기고 여행하는 자란 컨셉은 아더왕 이야기나,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같은 수많은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아더왕에서 숨기고 있는 신의 계시란 힘이나, 가르강튀아에서 거인이라는 속성처럼 콘래드는 불사의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사의 존재를 가지고 역사적인 존재를 만들어내는 것은 보르헤스의 '죽지 않는 사람' 같은 작품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젤라즈니는 콘래드에게 그처럼 장대한 운명을 준비하지는 않습니다. 콘래드의 나이는 아마도 200살이 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 나이면 살아 있는 어떤 사람들보다 나이가 많긴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필요는 없는 나이죠. 콘래드는 외계인이 나타나는 순간에도 존재했고 외계인에 반대하는 싸움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지구의 문화재를 관리하는 부서를 만들어서 그 책임자로 살고 있습니다. 그가 너무 늙고 지쳐서 본인의 뜻을 꺾고 은퇴한 것은 아니고 다만 외계인에 대한 그 자신의 생각이 조금 더 관조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인 모양인데, 이런 상황에서 그는 한 지구를 여행하려는 베가인을 안내해서 명승지를 보여주라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여러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된 이 여행은 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만들었던 반외계인 조직의 암살 음모에 휩싸이게 되고, 그는 그 자신의 후계자와 그 자신의 동료이자 한때는 적이었던 자와 기타 여러 관계들 사이에서 이 베가인을 지켜내고자 결심합니다. 재미 있는 것은 이 많은 관계들에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콘래드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그 반외계인 테러조직을 만든 것이 바로 그 자신이니까요. 그렇지만 그가 불사의 존재다운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의 과거와 마주 대하면서 전혀 고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혀..라고 까지 할 건 없겠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 방침을 선택하며 그닥 과거의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과거의 그와 다른 사람이며 그의 주의주장에 동조했던 사람들은 그와 헤어지고 난 후 (그가 계속 살아 있을 꺼란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자신의 입장들을 만들어 갔으니 전혀 다른 의견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과연 오래 산 존재답게 그는 섣불리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도 설득을 시도하지도 않죠. 


 베가인의 존재나 그들의 크신 계획, 그리고 인류의 반항 같은 일들은 오히려 콘래드의 큰 배포에 비하면 그닥 별일 아닌 일이 되고 맙니다.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그런 것에는 큰 관심이 생기지 않을 꺼에요. 그보다는 불사의 존재가 자신이 살던 행성의 쇠락을 마주 했을 때의 관조적이고 여유 있는 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불교와 힌두교의 대결을 SF 장르적 상상력에서 펼쳐냈던 신들의 사회에서처럼, 내 이름은 콘래드는 도가적인 인물상을 내세워 인류의 미래를 지켜보게 한 듯한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e****e 2014.11.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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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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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SF룰 넘나드는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항상 읽는 즐거움을 주어왔던 작가인 로저 젤라즈니. 이 책은 그가 발표한 첫 번째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이 책 역시 그의 그러한 특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전쟁 이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지구, 다른 우주의 인간들의 등장과 다시 신화의 지배를 받는 지구를 배경으로, 한 신화적인 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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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SF룰 넘나드는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항상 읽는 즐거움을 주어왔던 작가인 로저 젤라즈니. 이 책은 그가 발표한 첫 번째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이 책 역시 그의 그러한 특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전쟁 이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지구, 다른 우주의 인간들의 등장과 다시 신화의 지배를 받는 지구를 배경으로, 한 신화적인 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역시 고전이라고 할만한 가치를 지닌 이야기...


c******e 2011.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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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위에 덧씌워진 SF, 그리고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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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라드'는 젤라즈니의 SF소설로서 거의 '고전'으로 추앙받는 명작 중에 하나이다. 그 만큼이나 익히 들어왔던 명성은 항상 '내 이름은 콘라드'를 접하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약간 걱정 섞인 불안감을 가지게 했다. 항상 이런 '최고의 명성'을 누리던 작품은 워낙 기대감이 높아서 그 만큼의 '만족감'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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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라드'는 젤라즈니의 SF소설로서 거의 '고전'으로 추앙받는 명작 중에 하나이다. 그 만큼이나 익히 들어왔던 명성은 항상 '내 이름은 콘라드'를 접하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약간 걱정 섞인 불안감을 가지게 했다. 항상 이런 '최고의 명성'을 누리던 작품은 워낙 기대감이 높아서 그 만큼의 '만족감'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이름은 콘라드'의 경우에는 이미 한 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더욱 꺼려지지 않았나 싶다.

분명 '내 이름은 콘라드'는 멋진 책임에 틀림없다. 신화와 SF의 크로스 오버적인 모습도 그렇고, 작품 내에서의 콘라드가 말하는 '식민'에 가까운 사회 현상에 대한 심도적인 이해도 그렇고, 문화에 대한 젤라즈니의 시선 또한 뭐 하나 쉽게 버릴만한 것이 없다.

신화와 SF의 교묘한 크로스오버에 성공한 '내 이름은 콘라드'가 보여주는 모습은 현대의 상황을 미묘하게 빗댄다. 한쪽 발을 절고 불을 다루는 '콘라드'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신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게다가 여행자의 가이드 일을 하며 '콘라드'가 겪어야 하는 계속되는 '고난'은 헤라클레스의 그것을 노골적으로 상징한다. 그 뿐만 아니라 핵전쟁으로 오염된 지구 위에서 돌아다니는 돌연변이들은 신화에서 표현하는 '괴물들'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해서 너무 익숙하다. 게다가 신화가 '현실'을 비유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생각하면, '내 이름은 콘라드'에서 보여주는 신화적 유연성은 현실을 대변하는 SF라는 것을 반증한다.

젤라즈니가 구사하는 작품 내에서의 문체는 평범한 SF에서 볼 수 없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유려하다. 그렇기에 매우 '불친절한' 작품의 진행 내내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읽어나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실제로 2~30페이지 정도 본 이후에 이 책을 다 읽으려면 1주일은 넘게 걸리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1권 짜리 장편소설을 읽는데 2~3일이면 충분하다는 현실을 보면 '매우 길게 잡은' 것인데, 결론적으로 '내 이름은 콘라드'는 이틀 만에 독파해버렸다) 그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상태의 표현이나, 사건 묘사적인 점에 있어서 젤라즈니가 보여주는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압도한다.

식민사회에서의 '콘라드'가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한 결정은 꽤 재미있는 모습을 보인다. 콘라드는 몇 세기를 이어져 계속해서 살아오는 이른바 '절대자'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름을 계속 바꿔가며 몇 개의 '다른 삶'을 지닌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의 삶에서 콘라드는 식민 사회에 대한 폭력적 저항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과거의 콘라드'는 저항 조직을 조직했고, 그런 저항조직은 사회에 깊게 남아서 현실의 콘라드를 압박한다. 그러나 콘라드는 단지 저항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식민사회'에서 살아가는 콘라드의 모습은 사실상의 '식민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도 크로스오버되며 흥미로운 메세지를 남긴다.

그러나 '콘라드'를 읽기 위해선 꽤 많은 것이 필요하다. 뜬금 없이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연관성 없는 대사를 남발하며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사건들이 만들어내는, 젤라즈니의 유려한 문체를 화려하게 뛰어넘어 버리는 '혼란스러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고, 그 이후에도 '콘라드'가 그려내는 그리스 신화의 재현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며, 식민 사회와 피식민 사회가 가지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이 '콘라드'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른바 장르소설로서의 SF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콘라드'는 그야말로 '안 되는' 책이다. 어렵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들을 구비하고 읽는 '콘라드'는 압도적이다. SF매니아들이 감히 '고전'이라고 추앙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는 법이기도 하니까. 그만큼 '콘라드'라는 작품은 단순히 상상력만이 난무하는 평범한 SF와는 다르게 심도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접근과 개개인의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이끌어 낸다. 그 뿐만 아니라 '콘라드'가 보여주는 세상은 일반적인 SF 이상으로 짜임새 있으면서도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는 읽기가 매우 힘들다는 거... 이게 중요한 것이다.
e*******a 2010.06.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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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즈니의 첫번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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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콘래드는 지구의 예술 유적 문서 보존국장으로 연인 카산드라와 휴가를 보내다가 위에서 내린 임무로 그녀 곁을 떠난다. 당시 지구는 핵전쟁으로 페허가 된 상태였고 살아남은 대다수의 지구인들은 다른 행성에 이주해 외계종족인 베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베가인은 지구인보다 고도지성을 가진 존재라서 지구인은 대개 사회의 하부구조를 맡을 수 밖에 없었고 그런 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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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콘래드는 지구의 예술 유적 문서 보존국장으로 연인 카산드라와 휴가를 보내다가 위에서 내린 임무로 그녀 곁을 떠난다. 당시 지구는 핵전쟁으로 페허가 된 상태였고 살아남은 대다수의 지구인들은 다른 행성에 이주해 외계종족인 베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베가인은 지구인보다 고도지성을 가진 존재라서 지구인은 대개 사회의 하부구조를 맡을 수 밖에 없었고 그런 걸 마땅치않게 생각한 사람들 중심으로 지구로 돌아오자는 귀환주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구로 유적여행을 떠나는 베가인 작가 미슈티고를 호위하는 게 콘래드가 맡은 임무였다. 시인 필과 귀환주의 그룹 레드폴에 고용되어 일행에 합류한 하산 등 지구인들도 여행을 함께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내용이다. 처음엔 하도 미슈티고가 필을 약올리길래 뭐 이런 사람이 다있나 싶었는데 끝까지 다읽고 그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다. 보통 외계인하면 지구인을 식량으로 삼거나 적대하고 싸움을 거는 작품을 많이 봐서 미슈티고 역시 좋지 않은 일을 꾸밀거라 생각했지만 그와 그의 종족 베가인은 의외로 호의적이고 고차원적 사고를 가진 외계인이었다. 결말에선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젤라즈니 소설의 주요테마인 연인을 잃어버림으로 인한 상실감과 존재의 불멸성, 신화의 차용은 이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주인공 콘래드는 몇백년-어쩌면 몇천년-을 살고 있었고 중간에 연인 카산드라가 죽은 걸로 알고 크게 좌절하기도 했다. 한 작가가 고집하는 특정한 주제란 게 대부분 있게 마련인데 작가가 자신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게 좋은건지 아닌지는 역시 작품만이 말해줄 뿐이다. 이 작품은 첫장편이라서 그런지 풋풋한 맛도 있었고 아직 치밀하게 위에서 말한 주제를 밀고 나가지는 않는 듯하지만 경쾌한 분위기라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구성에서 가장 큰 흠은 오자가 엄청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에 이렇게 오자가 많이 나오는 건 처음 봤다. 출판사에서 제대로 교정은 본걸까 의문이 들 정도다. 그리고 함께 실린 단편 <프로스트와 베타>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단편집에도 실려있어서 이미 본 거라 좀 실망했다.

 

재밌었던 부분

 "그럼, 진지한 질문 한 가지만 하겠네. 자네의 파괴 취미에 대해서……."

 그가 말했다.

 "질문이 뭡니까?"

 "그것도 '정말'예술인가?"

 "뒈져요."

271쪽

a****o 2009.03.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