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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혼자서 상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울릉도 혹은 강원 산간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기상 악화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일정대로 회사에도,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거죠. 회사에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고, 집에서는 부모님께서 걱정하시기에 마음은 불편하겠지만 그것도 잠시, 갑작스럽게 주어진 휴식시간은 꿀맛일 것만 같습니다.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2014.10.14. 쉼)』를 펼쳐든 순간부터 내 머릿속은 온통 홋카이도로 떠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눈 덮인 홋카이도의 풍광이 담긴 사진은 그곳이야 말로 바로 내 상상 속 꿈이 이뤄질 도시라고 소리치는 것만 같았거든요. 게다가 살인적인 무더위를 견디느라 지칠 대로 지쳐버린 몸과 마음이 눈 속으로 향해 성큼 뛰어가더란 말입니다.
작가는 ‘북해도’라고도 불리는 홋카이도 중에서 세 도시, 오타루와 삿포로 그리고 하코다테를 소개합니다. 과거 무역의 중심지였던 오타루는 전성기 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현재의 모습과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어쩐지 발전의 뒤안길로 밀려난 쓸쓸함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오타루에서 오르골 가게를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신선했고 세계에서 가장 큰 증기 시계(p.53)를 보러 오타루에 방문하고 싶어졌습니다. 오타루보다는 도시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삿포로는 제일 먼저 화려한 철골 탑이 눈에 띕니다. 11월부터 1월까지 열린다는 일루미네이션 축제가 기대되며 삿포로의 미소라멘 맛도 궁금합니다.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의 마지막 여행지인 하코다테는 유달리 눈 쌓인 도심 사진이 많습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변덕스럽다니 제가 찾는 최적의 겨울 도시가 바로 하코다테가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오타루와 삿포로도 도심의 화려함보다 바다와 눈이 도심과 어우러진 특유의 스산함이 느껴지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요. 하코다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된 전차가 도심을 지나다니고 역사가 느껴지는 상점들이 들어선 거리가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올 겨울, 눈이 수북하게 쌓인 하코다테 거리를 걸으며 겨울 매력을 느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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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이야기를 남긴다. 이야기는 추억을 남기고 추억 속에는 사람이 숨어있다. 작가의 숨겨둔 이야기 속에서 여행은 더 강한 기억을 남기게 한다. 그림과 사진 그리고 이야기를 읽으면서 책장을 넘겼다. 작가의 이야기 속에 몰입되다 보니 오타루, 삿포로, 하코다테 각 여행지 마지막의 작가 이야기에 홀딱 빠져버렸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남자 도대체 몇 명의 여자가 있었던 거야? 추억할 만한 여자가 오타루는 부인이고, 삿포로는 헤어져 떠난 연인이고, 하코다테에서는 결혼식 몇 주 전 세상을 떠난 여자야?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홋카이도에 얽힌 추억과 기억이 그렇게 많은 데 모두 다른 여자였던 거야? 다시 읽어 본다. 분명히 다른 여자 세 명이 등장한다. 이젠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바람둥인가? 다시 찬찬히 읽어 본다. 에고 구석에 한 단어를 빼먹고 읽었군. 꼼꼼하지 못한 읽기가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다니, 작가님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작가의 사진과 이야기는 장면의 추억을 담는다. 직설 화법이 아닌 은유법이 가져오는 여운과 느낌을 담을 수 있다. 일본 최북단의 섬을 돌아본 작가의 여행 노트는 그렇게 풍경과 눈과 사람들 그리고 음식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느 여행 책자와 다른 점은 에세이를 담은 글들과 작가의 글 솜씨가 빼어나다. 그리고 놓치지 않는 매력과 관찰도 있다. 저자는 빨간 우편배달차를 오타루, 삿포로, 하코다테에서 조우를 놓치지 않는다. 시계 아래로 흘러가는 그녀의 시간이 가을처럼 붉다. (77Page)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한 여인의 사진 머리가 하얀 이 여인을 작가는 이렇게 묘사한다. 꼭 시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어디가면 뭐가 있고요, 저기 가면 뭐가 맛있어요. 이곳에 가시면 여기는 꼭 들러 가셔야 하고, 한 번쯤은 체험을 꼭 하세요. 하는 여행가이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오타루의 스시집이 즐비한 거리를 뒤로하고 작가가 찾아간 조그마한 스시 집에 대한 소개는 주인장의 스시 담는 모습과 길거리 풍경으로 대신한다. 그리곤 초밥왕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쯤인지는 절대 안 가르쳐 준다. 더 궁금하게 말이다. 에세이 같은 여행 책, 역사와 문화 그리고 풍경을 같이 볼 수 있는 에세이를 접한 것 같은 여행 가이드, 그리곤 여행을 가지는 않았지만 여행에 대한 추억을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접했다. 맨 뒷장을 보니 시리즈로 홋카이도가 열일곱 번째라고 한다. 직접 여행하기 힘든 사람에게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자를 만난 것은 참 오래간 만인 것 같다. 멀지 않은 곳, 그리고 북적거리는 일본이 아닌 시골의 일본 같은 곳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리고 일본의 개화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세계 3대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우리나라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라멘을 먹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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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란 장소가 아니라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다. 헨리 밀러-
며칠 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행 가고 싶은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장소는 작년부터 가자고 말한 홋카이도 샷포로로... 솔직히 여행이 너무 가고 싶기에 단숨에 그래 가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옆지기와 아들의 허락을 얻어야 하기에 이래저래 눈치만 보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시리즈가 벌써 17번째인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가 나왔다. 홋카이도란 곳이 어떤 모습일지 막연하게 일본 북쪽에 위치해 있다고만 알았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는 영화 러브레터를 통해서다. 인상적인 여주인공의 1인 2역에 잘 지내냐는 긴 여운을 울리는 마지막이 인상적이라 언젠가 한 번 홋카이도로 여행을 꼭 가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던 중에 만난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 하얀 눈 속에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모습은 자꾸만 여행 가방을 싸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비밀이 많고 수줍은 소년 같은 오타루란 표현에 맞게 오타루를 담아낸 사진 중 하나는 가 본 적은 없지만 흔히 보아왔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사진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운하의 도시답게 오타루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은 자연스럽게 운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게 되다보니 베니치아와 비슷한 사진도 담겨 있다. 오타루는 과거에 국제 무역항으로 지정되면서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로 발돋움 했지만 석탄 사업의 쇠퇴와 함께 경제 중심이 삿포로로 옮겨 갔다고 한다. 오타루 사람들에게 지난날의 영광이 얼마나 그리울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여전히 아기자기한 매력을 가진 오타루..
삿포로하면 눈과 삿포로 맥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삿포로 박물관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 깊은 삿포로 맥주의 맛은 서울에서 마시는 것과 삿포로 현지에서 마시는 것은 확실히 다를 것이다. 맥주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지만 눈 밖에 보이지 않는 삿포로의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하코다테란 지명은 사실 낯설다. 비슷비슷한 도시들의 모습을 가진 경우도 많지만 항구도시인 하코다테는 항구도시란 모습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사진 속 풍경들이 다 예쁘게 느껴지지만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치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아름답지 않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옛시간이 가진 모습을 쉽게 버린다. 헌데 일본은 옛시간이 가진 불편함이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들도 기꺼이 도시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아낀다. 100년이 넘은 낡은 전차가 아직도 운행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만약 우리나라에 이런 낡은 전차가 시내 한복판에 있다면 다른 자동차에 방해가 된다면 당장 철거를 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을 거 같다.
짧은 글과 많은 사진들은 홋카이도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알려준다. 가이드북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자극하는 책에 더 가깝다. 나 역시도 이 책을 보면서 홋카이도로의 여행을 빨리 떠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바쁘게 구경하는 여행이 아닌 따뜻한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천천히 내가 상상하는 여행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일본 결코 멀지 않은 나라다. 그럼에도 일본이란 나라에 가진 선입견과 이런저런 요소로 인해 여행이 쉽지 않다. 사진 한 장에 담겨진 그 곳이 어디쯤에 있을까 찾아보고 싶은 홋카이도... 당장은 힘들지만 조만간 홋카이도로 여행을 떠나 직접 사진 속 장소에 가보고 싶다. 특히나 3대 야경은 꼭 보고 싶다.
여행이야기도 좋았지만 짧은 소설 3편의 이야기도 저자의 실제 이야기일까? 아님 진짜 소설일뿐인가 궁금증을 안고 읽었을 정도로 흥미롭다. 아르골에 얽힌 추억, 마음으로 자식을 죽인 남자와 실제로 자신의 몸에서 아이를 꺼내 죽인 여자 이야기, 부부란 특별한 인연을 맺고자 했던 한 남자에게 생각지도 못한 신부의 죽음.. 그녀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세계 3대 야경이라 불리는 신혼여행지를 찾은 이야기...
답을 찾기 위한 여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행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오직 또 다른 질문뿐이기에. -p172-
개인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을 좋아하지만 선뜩 밖으로 나서는 데는 한참 걸린다. 그럼에도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홋카이도의 여행을 책으로나마 미리 할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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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본에 다시 갈 수 있을까? 반드시 가야할 일이 아닌 바에야, 그리고 그 반드시 가야할 일마저도 피하고 싶어질 만큼 나는 일본이 방사능 사고 이후 안전하지 않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생각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결국 일본 방사능 이후 쏟아져 나온 온갖 진실과 거짓 속에 무엇을 믿어야 좋은지 판단이 서지 않는 마당에 무지를 선택한 셈이다. 따라서 일본에 발을 딛지 않겠다는 결심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을 다시 갈 일 없는 나라로 저만치 밀어낸 후 가장 안타깝고 아쉬움이 컸던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나 우리와 비슷한 외모에 꽤나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이 낯설지 않은 나라를 나는 딱 한 번 다녀왔는데, 그 때의 그 좋은 느낌이 평생 잊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일본의 많은 도시들 중에서 가고 싶은 곳이 참 많다. 이제는 진작 좀 다녀올 걸 하며 후회해도 소용없고, 그래서 소심하게 나는 책으로 일본을 여행한다. 결코 채워지질 않을 허기를 달래듯이. 이번에 만난 곳은 꿈에서나 그려본 홋카이도의 오타루, 삿포로, 하코다테였다. 수집하다시피 모으는 가치창조의 In The Blue 열일곱 번째 이야기이고 제목은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 이곳을 다녀온 여행자는 문지혁이었다. 그와는 동 출판사의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으로 이미 일면식이 있었는데, 어쨌든 뉴욕 편에서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문 작가의 글을 이 책에서 비로소 다시 보게 되었다. 그만큼 홋가이도 편에서 문지혁 작가의 글은 여행지만큼이나 빛났고, 홋가이도의 풍광과 분위기를 잘 녹여내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그의 글과 사진을 보며 가본 적도 없는 홋가이도가 너무도 그리워졌으니 말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오타루라는 도시 이름을 듣자마자 자동적으로 영화 ‘러브레터’를 연상하게 될 것이다. 나도 인상 깊게 본 작품이라 이 영화를 나중에 생각하긴 했지만 그 보다 최근의 기억이라 그런지 2012년 방영됐던 드라마 한 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당시 미모의 중년 여배우와 열 살 연하의 꽃미남 배우가 멜로 주인공인 드라마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여기서 두 주인공의 사랑이 싹트는 곳이 바로 일본 오타루였다. 믿기 어려울 만큼 새하얀 설원, 영화 ‘러브레터’에서 봤던 시계탑, 셀 수 없이 많은 오르골 중 하나의 오르골이 만들어 내는 단 하나의 멜로디가 귓가에 머물던 오르골당, 그리고 색색의 불빛이 찬란했던 밤의 오타루 운하 등 두 사람의 만남이 이어지는 장소들이 모두 그야말로 오타루의 움직이는 관광지도나 다름없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인 잊고 있던 그 오타루의 낯익은 모습들을 보자 TV로나 봤던 겨울의 오타루가 더욱 생생히 기억이 났고, 의외로 책에서는 다른 계절의 오타루만 보여 아쉬움 반 새로움 반이었다. 오타루의 운하로 유유히 흘러가는 물처럼 그렇게 오타루를 여행하다보면 어느새 떠나야 할 시간이 찾아온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함이었을까. 소설가인 저자는 미니 픽션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며 한 도시에서의 여행을 마무리 짓는다. 이 부분이 또한 이 책의 백미이다. 불과 몇 쪽에 불과한 짧은 소설인데 방금 돌아본 여행지와 무관하지 않는 그 내용이 전하는 여운은 여행지에서의 인상만큼이나 강렬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이 짧은 소설로 오타루에 대한 기억을 일갈하고 다음 여행지 삿포로를 다시 비어진 마음으로 또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삿포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노란 별, 그리고 맥주 이야기는 뒤에서나 나오게 처음 삿포로를 맞이한 건 예상치도 못한 삿포로 텔레비전 탑이었다. 에펠탑이나 도쿄타워와는 비교할 바가 안 되더라도 비슷한 형상을 한 채 삿포로의 전망을 책임지고 있는 이 탑이 왠지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일본과 썩 어울린다. 또 한 편의 미니 소설 이후 한 때 홋카이도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하코다테를 만날 수 있다. 오타루와 삿포로는 알았어도 하코다테는 낯선 이름처럼 생경한 도시였다. 이 하코다테에서 드디어 홋카이도의 겨울 풍광이 펼쳐질 줄이야. 그리고 하코다테산에서의 그 눈부신 전망을 품고 있는 도시인 줄 진정 몰랐다. 또 서로 다른 명칭으로 불리지만 결국 그 믿음이 가서 닿는 곳은 같을 서양식 교회들의 각기 다른 모습이 그런 한편 군집을 이루며 어우러진 모습이 무척 이채롭다. 여행자의 눈에는 이런 풍경도 색다른 볼거리로만 지나쳐지지 않는다. 여행에서 풍경은 사색이 되고 철학이 된다. 아직 혼자서 멀리 여행을 떠난 적 없는 내게 이런 여행기는 큰 자극이 된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는데, 금세 갖가지 핑계들 뒤로 숨어버리는 겁쟁이인 나를 또 발견하고야 말았다. 나홀로 여행을 떠나본 친구가 언젠가 말했다. 일단 저지르고 보면 그 다음부터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시간은 흐르고 어느 순간 겁쟁이였던 자신이 거침없는 여행자가 되어 이곳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 있을 거라고... 그런데 그 시작이 정말 쉽지가 않다.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한 거라면 그 때는 과연 언제 찾아올 것인지 속수무책 기다릴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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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으로 마음을 채워주는 책, 번짐 시리즈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내 코드에 맞는 책이다. 가본 곳에 대해서는 그리움의 향수가 생기며 멈춰서서 바라보게 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해서는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책이다. 그림으로 그려진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이번에는 홋카이도를 담았다. 그곳에 가본 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 마음을 물들이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여행지의 분위기를 그림과 사진으로 느껴보고 싶은 때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을 흔들어줄 감상적인 여행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 『혼자가 아닌 시간 홋카이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지혁. '누군가 여행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망설일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훌쩍 떠나는 상상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이라는 소개가 인상적이다. 흐릿한 사진과 서툰 여행의 아름다움을 믿는다는 그의 생각은 책을 보며 느끼게 되는 솔직담백하고 투박한 정서로 나타난다. 그를 따라 서툰 여행객이 되어 느릿느릿 여행지를 살펴보는 시간이 된다. 바삐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자 서두르는 여행객이 아니다. 한두 가지 덜 보아도 되고, 천천히 내 마음을 끌어내는 여행을 하게 된다. 마음에 머무는 무언가를 강조하며 여행이 진행된다.
'마음 속에 풍경 하나쯤 그리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프롤로그 中) 저자에게 그런 곳은 홋카이도라고 이야기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가본 적이 없는 곳이어도 상관없다. 이 책을 통해 충분히 간접적으로 여행을 상상하는 시간이 될 테니까. 오타루OTARU, 삿포로SAPPORO, 하코다테HAKODATE 이 세 곳을 이 책을 보며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보게 된다.
운하의 도시 오타루. 그곳에서 그는 그림을 그리는 초로의 사내를 만난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시 원본인지를 물었더니, 웃으며 고개를 흔드는 사람, 제법 '화가같은' 포즈를 취해준 그 사람을 사진에 담았다. 천천히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오타루를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느낌이다. 오르골당 앞에 서 있는 커다란 증기 시계도 보고, 영화 <러브레터>의 기억도 더듬어본다. 어떤 사진은 마음으로 먼저 찍힌다는 말을 보며, 나에게 마음으로 먼저 찍힌 사진이 무엇이었던가 생각해본다.
붉은 별이 빛나는 계획도시, 삿포로. 바쁘고 분주한 장년의 이미지인 그곳에서는 할 것도, 볼 것도, 먹을 것도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떠날 때면 늘 놓친 것들이 생각나 아쉬워지는 도시. 여러 번 만났지만 아직 그 속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한 것만 같은 도시. 저자에게 삿포로는 그런 도시다. '삿포로'하면 '맥주'가 떠오르는 나에게 이 책에서도 삿포로 맥주 박물관 이야기를 해준다. 1987년 7월 개관한 이래 2004년 12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사진에 담긴 삿포로의 야경을 보며,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본다. 여행지의 야경이기에 아름다웠을까, 그곳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편안해서 아름다워보이는 것일까? 여행할 때의 마음을 떠올려본다.
황홀한 야경을 품은 도시 하코다테. 눈쌓인 항구도시, 그곳의 먹거리 몇 가지도 함께 살펴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하코다테산이라 불리는 산 정상으로 올라갈 때 담은 사진도 바라본다. 이 도시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고요하게 빛나기 때문. (269쪽) 사진과 그림으로 접하는 야경을 바라보며, 사람 사는 에너지를 느껴본다. 멀리서 바라볼 때 고요하고 정적인 모습, 가까이서 보면 불빛 아래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며 분주할지도 모를 사람들의 일상을 떠올린다.
이 책을 보며 여행에 대해 생각해본다. 여행은 단순히 공간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낯선 공간에 던져진 내 모습을 보며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나의 과거 시간과 그에 대한 감상까지 끌어내는 의식이다. 다른 여행자의 글을 보며 나의 여행을 되짚어보는 것 또한 여행의 일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여행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여행은 팔 할의 우연과 이 할의 행운이 만들어 내는 마술. (311쪽) 반복되는 여행을 통해 나는 배웠다. 시간은 우리 주위를 공전하고 삶은 여러 겹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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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일본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 어느 곳을 가든지 무엇을 볼 것인지 정해놔야 시간을 헛투로 보내지 않는다. 일본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겨울과 온천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운하가 있는 오타루...그곳에 추운데도 자리를 잡고 운하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느 여행지에 가더라도 화가는 늘 존재하는 법..이들이 있기에 추억이 되고 기억할 수 있가 있다.
삿포로의 겨울은 영화나 사진을 보는듯 하다. 한국에서도 강원도나 다른 지역에서도 눈이 내리면 엄청 나게 쌓인다.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눈 자체가 사람에게 주는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 또한 맥주하면 이곳이라고 하니 애주가라면 이곳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일본 하면 라면을 빼 놓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는 라면 ... 국물 맛을 독특하고 특히, 자신만의 맛을 만들어 내는 일본 라면은 관심이 많다. 일본 여행을 한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문화를 알려면 '음식'이 먼저 이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홍콩과 나폴리와 함께 세계 3대 야경으로 유명한 하코다테이다. 도대체 무엇을 볼 것이 있나 싶은데 사진을 본 순간 멋지다 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바다와 경계로 되어있는 곳 저녁에 화려한 불빛과 바다가 서로 어깨동무를 한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까? 때론 무섭기도 하고 양쪽을 바다로 가운데 도시가 있는 사진은 위험 속에서도 이들은 꿋꿋하게 살아가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까? 사진과 수채화를 본 이곳을 직접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 자리에 서면 나 역시 하코다테의 야경에 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잊지 못하고 또 다시 찾아갈 수 있을까?
여행지와 함께 짧은 픽션은 홋카이도를 기억하게 했고, 저자가 겪은 소소한 이야기로인해 이 책을 읽는데 감성을 더욱 자극시켜 주었다. 여기에 삶 속에 있는 사랑과 애정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그냥 이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제주와 일본을 만났다. 이제 그 다음에는 어느 나라를 만나게 될지 기다려진다. 삶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여행 책 '감성 여행 시리즈' 이번 책 역시 여행자 피를 들끊게 하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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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온 친구가 자신의 고향으로 가는 길에 나를 데려간다면 어떨까? 추억이 켜켜히 쌓인 장소들을 소개하면서 친구는 아마도 조금 설레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조금 감상적이 될 것이 분명하다. 바로 그런 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여행하는 듯한 분위기를 이 책을 읽으면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늘 그리워하듯 살고 있는 곳, 늘 다시 가고 싶은 곳을 홋카이도라고 밝힌다. 그리고 늘상 다녀서 알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 눈에 선하게 그리웠던 풍경들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 예전의 번영은 사라지고 다시 고요해진 운하를 거닐며 그 곳의 시간을 그리는 화가를 만난다.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은 뒷골목의 초밥집을 일부러 찾아가서 초밥왕 만화 속의 진짜 '쇼타'를 만난다. 오타루의 눈밭에서는 '오겡끼데스까'라는 이츠이의 외침이 자신을 향해서인 것 같아서 마음이 흔들렸던 스무살의 자신과 만난다. 그렇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따로 사람들은 먼 곳을 여행하면서 가장 가까운 자신의 마음 속의 풍경을 알게되는 법이니까. 오타루-사뽀로-하코다테 순으로 그의 발걸음은 이어지지만, 그의 시간은 자신이 그곳을 방문했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지난다. 순백의 눈이 아름다운 장소는 순백의 풍경을 보여주고, 단풍이 아름다운 철길에서는 단풍의 시간을 보여준다. 그가 선택한 아름다운 순간들은 시간이 정지한 듯 고요하고 무겁다. 이 정지된 듯한 순간 위로 그리운 이를 향한 고백같은 독백, 자신을 향한 질문같은 말이 쌓인다. 사진보다 말을 아끼지만, 도시의 주요 역사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해결할만하게 이야기해주고 있고, 각 도시 이야기 끝에 실린 3개의 미니 픽션은 저자의 또다른 재능을 느끼게 해준다. 사진과 일러스트로 소개되는 그 수많은 풍경들 속을 헤매다 오면 어느새 홋카이도를 여행한 듯 참 많은 곳을 본 것 같지만, 그 아름다운 풍경들 속을 직접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여행에 관한 책은 많지만 아직도 여행책이 또 출판되는 이유는 그 곳이 저마다에게 보여주는 풍경이 달라서가 아닐까 한다. 홋카이도에 관한 여행책들은 저자들이 본 풍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가 그 곳을 여행한다면 또다른 풍경들과 마주하게 될 것 이다. 여행책이 여행을 대신할 수없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 속에서는 조금은 고독한 풍경들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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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는 영화 <러브레터>를 통해 겨울의 도시로 알려진 홋카이도가 소설가 문지혁, 그에게는 어떻게 비추어졌을까? 그가 바라본 홋카이도. 새하얀 모래사장의 도시 오타루, 붉은 별이 빛나는 계획도시 삿포로, 황홀한 야경을 품은 도시 하코다테까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밀이 많고 수줍은 소년 같은 오타루. * 새하얀 모래사장의 도시 오타루 하코다테는 잘 알지 못한 곳이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활홍한 야경을 품고 있는 도시라는 걸 알게 되었고 눈으로 쌓인 전경들이 너무나 좋아서 책장을 넘기는게 쉽지가 않았다 보면 볼수록 하코다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닌 도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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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만난지도 어언 일년. 각각의 책이 가진 매력을 구구절절이 말 할 필요는 없는 일. 이번 훗카이도 편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추억이로구나!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내게 여행은 나이 들어 더 이상 여행가방을 끌고 다닐 힘조차 없어졌을 내 노후에 과거를 돌아보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행복한 노년의 시간을 보내도록 해줄....마치 감성의 보험같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훗카이도 편을 읽으면서 가본적도 없는 훗카이도에서 마치 이 가을을 통째로 보내고 와 이거면 충분해! 라는 포만감을 느낄만큼의 추억을 만들어 온거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시리즈의 다른 책과 같은 포맷이다. 사진이 있고, 그림이 있으며,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있고,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이 책에서는 추억을 연상하게 된 것일까? 바로 작가가 가진 여행지에 대한 추억이 내게 떠오르게 한 사람이 있어서겠지. 내가 아는 훗카이도에 관한 것은 대체 뭐가 있나 책을 들추기 전에 생각해 보았더랬다. 즐겨 마시는 맥주 하나라니 너무하는군! 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시작했고, 내가 가본 나폴리와 홍콩과 함께 세계 3대 야경에 속하는 도시가 훗카이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버킷 리스트에 추가할거 또 하나 생겼네~ 기왕이면 간 김에 책속 사진에 있는 맥주 공장 견학도 가야겠지? 기왕이면 동양의 운하도시인 오타루도 빼먹으면 안되겠군! 아! 잊어버릴뻔 했다. 최소한 내가 읽은 이 시리즈의 책들에선 경험하지 못한 것이 이 책에 있다. 바로 짧게 곁들어진 펙션들. 이 작은 단어를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덕분에 책 다 읽고 작가를 졸지에 바람둥이로 몰아버릴 뻔 했다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나만의 비밀!! '마음 속에 풍경 하나쯤 그리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프롤로그)'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이 책 덕분에 내 마음 속에 남아있던 풍경들 속에 또 하나의 풍경을 얹기 위해 오늘도 지갑속 동젼들을 모두 꺼내 돼지 저금통에 넣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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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섬으로 된 나라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보다도 프랑스보다도 영국이 좋았고, 홍콩도 여러 번 여행할 만큼 좋아하고. 그중 가장 여러 번 간 나라는 일본이다. 가깝기도 하지만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늘 여행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시끌벅적한 곳을 지나다가도 조금만 뒷골목으로 들어서면 고즈넉하면서도 소소한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일본에서도 도쿄와 오사카는 정말 여러 번 다녀왔지만 늘 가고 싶어하면서도 못 갔던 곳이 홋카이도다. 영화 <러브레터> 속의 눈 내리는 오타루도 가고 싶고 삿포로에서 맥주와 맛있는 우유, 아이스크림도 먹어 보고 싶고 하코다테의 끝내 준다는 야경도 보고 싶고... 올 겨울에는 어떻게 해서든 가 볼까 하고 여행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딱딱하고 정보만 나열된 여행서에 질려 가던 차에 내가 원하던 홋카이도의 모습들이 감각적인 사진과, 손그림과 더 감각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정말 단숨에 읽었다. 모든 사진과 모든 이야기가 공감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낭만과 소소한 추억이 느껴져 좋았다. 중간중간 이런 것들도 추억이 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어 더 좋았다.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을 들게도, 억누르게도 만들어 주는 느낌이랄까. 여행가고 싶어지는 가을날, 겨울 여행을 꿈꾸며 읽기 좋은 책이다. 다만, 거의 마지막 장을 읽고 있을 때 맨 마지막 장이 툭 떨어져서 그게 좀 아쉬웠다. 조금만 더 튼튼하게 제본된 책이 내게 왔으면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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