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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사상이나 학술 따위의 중심에서 벗어난 갈래. 가끔 생각해 본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주류일까? 비주류일까? 나는 평범한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 그런지 내가 주류라고 생각하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비주류의 인생을 사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과연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기준이 있는 것일까? 어떤 인생이 중심 인생이고, 어떤 인생이 중심에서 벗어난 인생일까 바쁘게 일을 마치고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 성욱은 7년을 만난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 받았다. 슬픔들이 몰려오려는 그때 한 여자를 만난다. 아름다운 얼굴을 한 운명 같은 여자(수정)가. 그녀 몰래 여자를 따라다니던 그날.. 여자와 함께 사건에 휘말린다. 길 가던 여자는 한 남자에게 무자비하게 맞고 성욱은 그런 여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때린 남자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이어진 교통사고. 여자와 성욱은 그 현장을 떠나고 여자에게 성욱은 영웅이 된다. 하지만 여자와 함께 휘말린 일은 불법 사업에 살인사건 까지. 여자가 일하던 곳은 ‘토탈뷰티케어 잇걸’이라는 다이어트 회사인데 이곳에선 불법 마약을 사용해 다이어트 효과를 끌어내지만 부작용으로 사람이 죽게 된다. 성욱이 알던 수정은 진짜 수정일까? 얽히고 얽힌 관계의 실타래 끝에는 달라진 성욱이 있고, 성욱은 운명 같은 여자와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만드는 것은 환경일까 아님 유전일까? 소심하고 착하기만 한 사람. 이 사회의 주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에게 사랑은 똑같지 않을까? 만나서 밥 먹고 영화보고 사랑하고. 하지만 그 주류의 사랑이 여자는 재미없다고 한다. 그리고 너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니 헤어지자고 한다. 주류의 삶을 살고, 그런 사랑을 했던 사람에게 어느 날 비주류 같은 운명이 다가온다면.. 그걸 기분 좋게 받아들일까? 그게 운명 같은 사랑이라도? 결국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이런 것일까? 사랑도 운명도 결국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후회하지 않는 거라고... 성욱은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상태로 주먹들과 싸웠고, 그러면서 수정을 구했다. 찌질하고 나약하기만 한 줄 알았던 성욱이었는데... 그런 과정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했고 스스로 결정했다. 그리고 수정이 자신에게 오라고 할 때 생각한다. 진정한 변화란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라고. 어떤 선택을 하든 이젠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주류 비주류를 나누는 시선은 결국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 아닐까? 비주류의 두 남녀라고 했지만 글쎄.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비주류는 아니지 않을까? 조금은 산만하고 정신없는 부분이 있고, 미스터리 같은 느낌도 있지만 읽는 동안은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제목과 내용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금 고개를 갸웃하기는 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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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책은 성욱이라는 몹시 찌질한 남자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철이 확 드는 내용이므로 청년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성욱은 아마 현재 삼십대 초반의 평범한 청년을 대표할 것이다. 7년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차인 날, 그는 난생처럼 용기라는 것을 내어본다. 한 눈에 들어오는 여자를 무작정 따라가기도 하고, 그 여자가 보는 영화를 함께 보기도 하고, 그 여자가 위험에 빠졌을 때 평소 같으면 달라났을 게 분명하지만, 날이 날인만큼 그녀를 위해 싸.운.다. 하지만 그가 건드린 상대는 재벌의 망나니 아들. 성욱이 구한 여자의 애인이다. 여기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못난 아들을 구해보려는 재벌 아버지의 사랑이 여러 사람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고, 그런 부자간에 뛰어들어 돈을 챙기려는 나쁜 사람도 있다.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는 성욱은 자신이 구해준 여자 수정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녀의 복수에 맨손으로 뛰어든다. 상대는 사디스트 성향을 가진 잔혹한 재벌과 그 아버지의 돈만을 믿고 망나니처럼 날뛰는 아들, 그리고 이들을 이용하고 있는 머리 좋고 야심 있는 남자들이다. 성욱이 이들과의 싸움에서 패할 것은 분명하지만 성욱을 도와주는 멋진 남자가 나타난다. 전직 형사이면서 현직 해결사인 장일도. 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휘말린 성욱을 도와준다. 밉지 않은 캐릭터다. 평범이하였던 성욱은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재벌과 싸움을 벌였고, 붙었더니 어이없게도 이겼다. 이겨본 사람은 이제 어떻게 이겨야하는 지 아는 법이다. 성욱은 자신이 이룬 성과를 보고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잘난 사람 곁에 아무리 얼쩡거려봐야 소용없다는 것. 스스로 잘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소설 시작에서는 하루하루를 수동적으로 살았던 성욱이 소설 말미에는 힘든 선택도 스스로 해낼줄 아는 멋진 남자가 된다.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서 성욱이 했던 일은 용기를 내보는 것이었다. 힘든 일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제목이 버젓이 “비주류 연애 블루스”다. 이런 소설은 재미는 있지만 읽고 나면 읽을 때보다 더 허전하기 때문에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읽을 때도 한참동안 그런 생각을 했다. 재미는 있다. 스토리는 치밀하고 문장도 괜찮다. 아니 훌륭하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다 에필로그에 나오는 이 문장을 읽고 그 생각을 고쳤다. “그러나 이젠 알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 사귀는 것보다 스스로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성욱은 주변에 기대 자신의 삶을 편안하게 편승해보려 했다. 그게 잘 되지 않으니까 삶에 짜증을 내고 매사 불만투성이였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편안하게 오르는 등산이 뭐 그리 매력이 있겠는가. 힘들지만 끙끙 거리며 올라가야 산꼭대기에서 목청껏 ‘야호’소리도 내지르게 되는 것을. 인생도 그렇다고 성욱은 말한다. 끙끙거려봐야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작가가 뒤에 붙여놓은 글은 더 멋지다. ‘여기 이 비열한 거리를 지나가야만 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도 않으며 세속에 물들지 않았으며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레이먼드 챈들러의 이 말이 작가의 가슴 속에 오랫동안 남아서 평범한 남자 성욱의 성장을 그려낸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작가의 말이 멋있고, 에필로그를 통해 멋진 문장을 발견한 이 소설,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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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 다니는 성욱은 7년을 사귄 검사 여자친구 인영에게 차였다. 원고 마감이 늦어져 야근을 하느라 무려 3주 만의 데이트였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 이유라도 알자는 그에게, 인영은 "재미가 없어."라고 말한다. 7년 하고도 5개월 이틀을 만났는데, 그 동안 한 일이라고는 밥 먹고 가끔 잠자고 그게 전부였다고. 이제는 달라지고 싶다고 말이다. 차가운 봄비를 맞으며 바깥으로 나온 그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늘씬한 미녀를 만나 홀리듯 그녀를 따라 영화관에 들어간다. 그녀와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영화를 같이 보고, 함께 버스를 탔지만 말 한마디 건네보지 못하는 소심한 우리의 주인공. 그런데 버스정류장에 검정색 벤츠가 급하게 세워지더니, 30대 초반의 남자가 내려 다짜고짜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갈기며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였냐며 소리친다. 정류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남자의 난폭함에 누구 하나 나서질 못하고, 다른 때라면 도망쳤을 성욱은 그날 여자친구에게 차인 충격 때문인지 그 동안 꾹꾹 누르기만 해온 감정들과 분노가 한꺼번에 치밀어 그에게 덤벼들고 만다. 벤츠에 타고 있던 운전사가 내리면서 트럭에 치여 죽으면서 상황은 일단락이 되지만, 그는 이미 엉망이 되도록 맞은 상태이다. 여자 친구에게 차인 날, 생전 처음 보는 남자에게 얻어맞고 아무도 없는 뒷골목 구석에서 비를 쫄딱 맞고 있는 신세라니,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걸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인연이 되어 그는 아리따운 그녀, 수정과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하지만 우연히 휘말린 이 사건으로 인해 그의 앞날은 평탄치 못하게 흘러간다.
성욱은 침을 삼켰다. 괜찮을까? 그가 하려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일까? 입술을 깨물었다. 옳냐, 올지 않느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행동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전직 경찰로 해결사인 일도는 대한민국 제일의 사채업자인 방성환의 의뢰를 받는다. 그의 아들 방태수가 바로 버스 정류장에서 수정을 난폭하게 폭행했던 벤츠의 그 남자였던 것이다. 그는 아들과 잠깐 사귀었다가 돈을 가지고 도망쳤던 여자를 찾아달라고 일도에게 의뢰를 한다. 아들이 뒤통수를 맞은 것이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그는 수정을 찾아내기 위해 뒷조사를 시작하고, 성욱과 수정 모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수정이 근무하던 다이어트 회사의 사장이 방태수였고, 불법적인 운영을 하는 것을 수정이 알게 되어 회사를 나와 협박 받는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성욱은 위험한 일이라는 걸 알지만, 수정을 도와 증거물과 돈을 거래하는 것을 돕기로 하지만, 거래 장소에서 수정은 방태수를 차로 치여 죽이고 혼자 사라져버린다. 방태수의 비서인 석구는 그녀가 사실은 꽃뱀에 사기 전과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성욱은 그녀의 정체에 대해 알 수 없지만 어쩐지 그녀를 믿어주고 싶다. 그렇게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 인물들이 엮이고, 사건은 점점 막바지로 치달아간다. 지금껏 목적 없이 그럭저럭 살았던 성욱의 인생에 '단 하나의 동기' 같은 게 생겨버린 이후, 그는 갑자기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에서 용기 있고 정의로운 인물이 되어 간다. 수정과 함께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그에게 그런 무모한 용기를 심어 주었던 것이다. 매번 시험에 낙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심 감이 넘치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렇게 몇 년을 허탕 친 후에 간신히 출판사에 취직한 이후로는 대충대충 시간을 때우면서 늘 성공한 친구들의 험담으로 시간을 보냈던 그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도 달라져야 할 때라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다.
'여기 이 비열한 거리를 지나가야만 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도 않으며 세속에 물들지 않았으며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작가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이 구절을 읽으며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거리를 꿋꿋하게 걷는 한 남자의 뒷모습을 떠올렸다고 한다. 어쩌면 비열한 거리를 걷는 그 남자는 그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일지도 모른다고, 단지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기에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게 아닐까 하고. 그것이 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비주류 연애 블루스'라는 말랑말랑한 제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말이다. 그렇다. 사실 제목과 표지의 분위기만 보고는 가벼운 멜로 인줄 알았는데, 웬걸 진행되는 스토리는 다소 어둡고, 긴박감 있고, 흡사 스릴러 영화라도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영화 '비열한 거리' 처럼 변해가면서 성숙해져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던 거라면, 왜 이런 의문스러운 제목을 달아놓았는지 의아할 정도로 말이다. 무엇이 평범한 남자를 비열한 거리에서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에 맞는 제목을 달아두었다면 훨씬 더 많은 낫지 않았을까. 이야기는 재미있었는데, 제목 때문에 어쩐지 스파게티를 뚝배기 그릇에 담은 듯한 어색함이 남아 아쉬웠다. 하지만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는 흥미로웠고,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평범한 플롯이었지만 우리의 주인공이 스스로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공감할만했다. 게다가 지루하지 않아 킬링 타임 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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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229 『비주류 연애 블루스』 한상운 / 네오픽션 프롤로그 모처럼 집에서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던 기남의 이마에 천정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물이었다. 이미 천정은 검게 얼룩이 져있었다. 점점 물방울이 커지더니 아예 물줄기로 바뀌자 세숫대야로 받쳐놓고 관리실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기계실 아저씨와 위층에 올라가봤다. 물소리가 난다. 물을 틀어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사람이 안에 있을 것 같다는 예감에 119에 의뢰해서 문을 따고 들어가 보니 유선형의 욕조에 여자가 벌거벗은 채 둥둥 떠 있었다. 숙명적인 만남 성욱은 실연을 당했다. 7년 동안 사귄 여자인 인영과 헤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차였다.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이다. 그리고 뒤늦게 이름을 알았지만, 수정이란 여인과 조우한다. 아니 사건 속으로 들어간다. 성욱은 그렇게까지 일이 복잡하게 꼬이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의 일상에선 꿈도 꾸어보지 않은 일들이 줄지어 일어난다. 해결사 해결사 일도의 활약이 또한 큰 줄기를 형성한다. 일도는 골치 아픈 일을 빈틈없이 처리한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 주머니에 돈도 좀 생겼다. 3,4년 더 해서 목표한 금액을 채우면 은퇴한 뒤 편안하게 살 생각이다. 문득문득 같은 일을 하던 남익 선배가 입버릇처럼 해준 말이 떠오른다. “우리가 하는 일은 말이지. 아무리 조심해도 부족해. 마음을 놓는 순간에 바로 저승으로 가는 거야.” 추적 해결사가 맡은 일은 성욱과 수정의 뒤를 쫓는 일이다. 특히 수정을 잡아야한다. 그러나 성욱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정의 정체가 안개속이다. 이미 몸과 마음이 수정에게 많이 기울어진 상태다. 템포가 점점 빨라진다. 수정의 정체도 차츰 드러난다. 의외로 수정은 냉정하다. 민첩하고 대담하다. 뒤가 궁금해서 단숨에 읽게 만드는 속도감이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 소설에 무엇을 담고 싶었나 아무래도 성욱에게 초점을 맞춰야할 것 같다. 출판사 편집부에 근무하면서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을 보내던 그에게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 안에서 그는 도망가지 않고 맞선다. 읽는 내내 “얜 뭐지?” 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의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왔을까? 사랑이었을까? 열정이었을까? 아니면 둘 다? 작가는 에필로그에 레이먼드 챈들러의 말을 인용했다. ‘여기 이 비열한 거리를 지나가야만 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도 않으며 세속에 물들지 않았으며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아마도 우리 모두는 살아가며 비열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갈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다. 너무 밝아서 못 보는가. 어둠에 익숙해서인가에 대한 답은 우리 각자의 마음에 이미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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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이 되면 다른 때보다 달달한 로맨스소설에 끌린다. 옆구리가 시러운 것도 아닌데 로맨스 소설에 자꾸 눈이 가고 한상운 작가의 '비주류 연애 블루스'는 로맨스 소설이지만 액션 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누구나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인생이 내가 세운 계획대로 흘러가 준다면야 천망다행이겠지만 대개의 경우 나의 높은 이상과 현실은 벽은 늘 존재하고 그로인해 시간이 흐르면서 적당히 나와 타협하며 살게 된다. 주인공 성욱은 출판사에 근무한다. 최종 인쇄를 앞두고 갑자기 원고 수정을 요청하는 작가로 인해 어렵게 이제야 서점에 입고를 시킨다.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하였는데 오래간만에 만난 애인은 그에게 이별 선언을 한다. 무려 7년을 넘는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익숙해져 상대의 마음도 자신과 같다고 믿었던 오랜 연인의 갑작스런 이별로 인해 성욱의 마음은 폭발할 지경이다.
막 이별 통보를 받고 있던 비까지 맞고 싶지 않은 성욱의 코끝에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미모의 여성을 보게 된다. 무작정 아무생각없이 여자를 따라 영화관까지 간 성욱... 잠시 방심했던 사이 여성은 사라진다. 헌데 그 여성과 다시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친 설렘도 잠시 건장한 남성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자기 생전에 한 번도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하기에 이른다. 정의의 기사처럼 그녀를 구해내려고 한 행동으로 인해 성욱은 생명을 건 일생일대의 사건 속에 휘말린다.
미모의 여성 수정의 데려가려던 남자들 중 한 명이 트럭에 의해 사고로 죽고 그들은 경찰서에 잡힌다. 다행히 성욱과 수정은 도망치고 수정의 집에서 하룻밤을 함께 한다. 하나 그들을 쫓는 누군가 있다. 그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해결사로 자신의 아들의 여자를 잡아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해결사는 성욱과 수정을 쫓지만 사건을 파헤쳐갈수록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이 왜 있는지 성욱을 보면 알게 된다. 차일 날 만난 여성 수정으로 인해 생전 생각조차 못했던 영웅이 되기에 주저함이 없었던 성욱... 자신이 알고 있다고 아니 믿고 싶었던 수정이 모습에서 자꾸만 이상한 점이 느껴지지만 무시해버린다.
소설은 비주류인 성욱과 수정의 연애가 주류가 될지 묻는다. 허나 비주류인 두 사람이 달달한 로맨스를 만들어 가기에 당장 눈앞에 닥인 현실이 만만치 않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 놓였기에 이렇게 무모하게 영웅을 자처해도 좋을까 싶은 성욱의 모습을 자신의 오랜 연인에게도 보여주었다면 어떠했을지 궁금증이 생겼지만 첫 눈에 반한 운명 같은 존재라 가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자라면 자기 남자는 자신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용기를 보여 줄 거라 믿고 싶다. 성욱이란 캐릭터는 이 시대를 대변하는 아주 평범한 남자의 모습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남자가 보여주는 용기와 위험한 일을 하던 여자의 운명같은 만남이 가져 온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재밌어 단숨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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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한상운
한 청년이 있다. 이름은 ‘성욱’. 사법고시를 준비했으나 몇 번의 낙방 끝에 꿈을 접고, 그냥 그런 작은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에게는 대학 동창이자 7년 째 사귀고 있는 동갑내기 여자 친구 ‘인영’이 있다. 하지만 성욱은 인영에게 차인다. 어떻게 잡아볼 새도 없이. 잠시 고민하던 그는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바로 그 날, 그의 앞에 시선을 잡아끄는 아가씨 ‘수정’이 나타난다. 척 보기에도 돈과 배경이 있어 보이는 남자에게 강제로 끌려갈 뻔한 그녀를 구한 성욱은 영웅이라도 된 기분을 느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 있어 보이는 남자는 사채업계에서 큰 손이라 불리는 방 회장의 아들이었고, 수정은 그 남자의 약점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엉겁결에 수정과 한패로 몰린 성욱. 거기다 해결사로 유명한 ‘일도’가 사건에 끼어들어 두 사람을 쫓으면서, 일은 점점 더 꼬여가기만 한다.
유쾌한 글이었다. 얼떨결에 폭력배에게 쫓기게 된 한 청년의 고군분투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냥 고생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전과 달리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성숙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도 보여준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여인과의 운명 같은 이끌림, 마약과 살인으로 점철된 조직의 비정함, 복수 등이 양념처럼 들어있었다. 그래서 첫 장을 펼치고 나서 마지막 장까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가 없었다.
쫓기는 성욱과 쫓는 일도의 거리가 좁혀지면 ‘어떡하나’하고 조바심을 냈고, 거리가 멀어지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수정의 비밀과 거짓말이 하나둘 밝혀질 때마다, 혹시 뭔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어떤 부분에서는 호구 같은 짓만 골라하는 성욱에게 ‘이 멍청아!’라고 화를 내기도 하고, 일도가 진상을 알아차리고 상욱을 도와주길 바라기도 했다.
그런데 수정이 예쁘지 않았다면, 상욱이 그렇게 목숨 걸고 도와주려고 나섰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역시 여자는 예쁘고 볼 일인가보다.
책을 읽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성욱에 대한 묘사에서 받은 인상은 30대 초반에서 중반이었다. 왜냐하면 몇 번 사법고시를 낙방했고, 출판사에서 몇 년 근무했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한두 번을 몇 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3번은 되어야 몇 번이라는 말을 쓰니까, 그런 걸 감안해서 성욱의 나이를 그렇게 보았다.
그런데 인영과 7년을 사귀었단다. 확실히 언제부터 사귀었는지 나오지는 않지만, 대학 시절인 것 같다. 인영은 대학을 다닐 때 사법고시를 합격했다고 나온다. 인영이 합격한 다음에 사귀자고 했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그 전부터 사귀었다고 생각하면……. 음, 나이대가 맞지 않는다. 3학년 때부터 사귀었다고 해도, 두 사람의 나이는 30이 되지 않는다.
30살도 되기 전에, 열정도 없고 꿈도 없고 의욕도 없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는 남자라니……. 허황된 꿈을 가지고 늙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너무 일찍 포기하는 남자라면 차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도가 해결사 노릇을 하기 2년 전까지 경찰이었다고 나온다. 휴직계를 내고 잠시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2년 전까지 경찰이던 사람을 어떻게 믿고 해결사 일을 맡기는 거지? 아무도 모른다고 나오는데, 진짜 모를 수 있나? 그냥 사무실에서 서류만 보던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뛴 것 같은데? 좀 이상했다.
수정과 성욱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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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쥬류 연애 블루스.
우연히 사건에 휘말렸는데 자꾸만 영웅이 되는 이남자 ㅡ 이것은 그린라이트인가요? 정말인가요? 라는 글이 표지에 적혀있는걸 보며 대체 무슨 내용인가 궁금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성욱은 우리 시대의 가장 흔남이다. 취업도 뭐도 내맘대로 되지 않는걸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흔남. 법대를 나왔지만 같이 나온 여자친구는 검사가 되었고, 자신은 결국 낙방을 하다가 출판사에 취업을 하게 되는 남자다. 7년동안 한 여자를 만났지만 재미없다는 이유로 오랫만에 만나자마자 헤어졌다. 그러고도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ㅡ 어쩌면 엘리트에서 떨어져나와 찌질하게 되버린 흔남. 그런 흔남이 한 여자를 보며 따라가게 되고, 그 여자를 보며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가 어떤 차가 멈춰서서 모르는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가하는걸 보다가 그 여자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할 주제에 나선다. 그리고 생각보다 한방을 먹이게 되고 그렇게 도망을 갔다가 여자와 마추진 후 여자와 함께 도망을 가게 된다. 그러면서 그의 인생이 짧게나마 버라이어티하게 바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그 여자를 쫓고 있는 남자들이 이제는 성욱의 정체를 찾아서 쫓고 주변에서 진실을 알려주겠다며 뒤흔들기도 하지만 믿어도 되는건지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성욱은 수정의 말을 믿고 싶어한다. 조폭에 가까운 기업에 협박전화를 넣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성욱을 보며 왠지 웃음이 나기도 했던건 주인공이 너무 흔한 느낌이였기때문이 아녔을까 싶다. 읽는 내내 시간이 너무 빨리간 느낌이였다. 보면서 심심한 느낌이 전혀 없었고, 사건 전개가 꽤 빨랐다보니 지루하지도 않고 마지막까지 흥미있게 봤었던것 같다. 만약 나에게 이런 인생의 전환기가 온다면 ...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서 할까ㅡ하는 생각도 조금 하기도 했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기는 하겠지만 소설속 주인공 같지 않은 성욱과 그 주변에서 해결사로 불렸었던 매력있는 캐릭터인 일도의 이야기를 보며 나름 연극이나 영화로 꾸며지면 참 재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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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7년 동안 만난 여자 친구와 헤어졌고 난생 처음으로 깡패와 싸웠으니까. 그뿐이랴. 사람이 죽는 것까지 보았다.' (p.35)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 안되는 날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성욱이 인영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날 일어난 일들은 보통 사람들이 평생 만나기도 힘든 일들이다. 어쩄든, 소심하기 짝이 없는 그저 그렇게 살던 이 남자 앞에 나타난 '수정'은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만큼 운명처럼 느껴졌었다. 단순하기 짝이없고, 7년간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닌 듯 '수정'을 따르는 남자라니, 인영 입장에서는 속 시원한 일이지만, 그들 속을 누가 알겠는가? 예쁘기는 기가막히게 예쁜데, 수정은 사건을 몰고 다니는 사건메이커다. 아무것도 아닌 듯, 자신은 너무나 가련하고 약한 피해자인듯 행동을 하고 있고, 출판업에 종사하는 소위 엘리트인 성욱은 겉모습만으로 수정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내 아들이 이럴까 겁이 난다.
소심하면 성욱이건만, 처음보는 여자앞에선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가 모든 남자에게 있는건지, 운명이라 여기는 '수정'앞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건지 성욱의 운명은 불법 사업에 휘말리더니 살인 사건까지 휘말려버린다. 성욱과 수정을 쫒는 방태수는 아둠의 큰손 방성환의 아들로 나오는데, 그보다는 비서인 이석구가 꺼림직하다. 해결사 일도의 등장은 온몸의 세포들을 깨어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모님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화하면서 해결사의 직분도 잊지 않는 일도는 해결사들이 하는 일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일도와 연관이 된 최석원. 최석원과 연결된 방성환. 이야기의 첫 장면은 욕조에서 숨진 한 여인이었지만, 그 사건은 뇌리에서 잊혀진지 오래고, 성욱과 수정은 쫒기는 신세가 되어 도망가기 바쁘다. 그 와중에도 그들을 찾아내는 일도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일도의 신분. 이거 이래도 되는거야?
수정이 다녔다는 회사. ‘토탈뷰티케어 잇걸’은 여자들의 관심의 집중인 다이어트 사업에서는 불법 마약을 사용하여 효과를 끌어내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사람이 죽게 된다. 성욱은 수정을 도와 증거물과 돈을 바꾸는 것을 도와주려 했지만, 증거물과 맞바꾸기로 한 장소에서 수정은 사건의 중심인 방 사장을 죽이고 돈가방과 함께 사라진다. 이러면 정신을 차릴만도 한데, 영웅이 되고 싶은 이 남자, 모든걸 홀로 짊어지겠단다. 거기에 악당인지 영웅인지 묘한 케릭터로 헷갈리게 만드는 일도가 악에 맞서 싸우겠다고 나타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악당 겸 영웅인 일도가 풀어내는것 처럼 보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성욱이다.
전과 5범 꽃뱀인 조혜연의 이야기를 밝혀내는 것도 조혜연과 이수정의 관계를 밝혀내는 것도 일도이고, 들어주기에 최강자는 성욱이다. 영웅은 듣기도 잘 해야한다. 사건은 몇일 사이에 일어남에도 꽤나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서 오랜 시간의 이야기처럼 보여지지만 재미면에서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소심한 한남자가 영웅이 되려하지만, 이 영웅이 모두의 영웅은 아니다. 비행기 표를 찢는 장면으로 끝까지 가오잡는 이 남자. 사랑을 챙취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성욱보다 칼에 맞는 것도 여러번 하면 덜 아프다는 일도의 이야기가 훨씬 궁금한 건, 그의 이야기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악당에게 눈길 가면 안되는데, 이 악당이 매력적이니 어쩌겠는가? 쌍화탕을 안 먹었다고 우기는 이 남자가 말이다.
'보석함을 열자 보석과 사진, 그리고 빈 쌍화탕 병이 보였다. 성욱은 쌍화탕을 집어 들었다.'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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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연애 블루스]
주류는 뭐고, 비주류는 뭐냐. 검사, 경찰 이런 권력의 냄새를 풍기며 사람들이 "버젓한 직업"이라고 인정해 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류고, 뒤가 구린 사람들의 약점을 잡아내서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흥신소 탐정이나 뒷골목 깡패들과 한패인 사채업자들, 전과를 몇 개씩 주루룩 달고 있는 수감자들은 비주류인가. 잠시 발끈해보지만, 세상의 눈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확실히 나뉘는 법이다. 아무리 '나는 비주류는 아니야.'라고 발뺌하고 싶어도 엄연히 기준과 잣대는 존재하니까 말이다.
비주류의 연애라는 제목에서 왠지 쓸쓸함이 묻어나온다. 계절도 가을인데, 왠지 코트깃 올리고 외롭게 걸어가는 한 남자의 뒷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가 있다. 비주류의 연애란, 태생적으로 비극을 품고 있기 마련. 처음 시작부터 상쾌하고 아름답지는 않다.
발목까지 물이 찬 아파트의 욕실에 벌거벗은 여자가 둥둥 떠 있다. 창백한 속살, 물의 출렁거림에 따라 흔들리는 긴 머리칼. 뭘까. 이 이야기는. 이 여인의 죽음은 어떤 사건과 이어지는 것일까.
7년 사귄 여자친구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은 성욱은 실연의 아픔을 사그러뜨리기 위해 영화관으로 갔다가 웬 여자에게 눈길이 꽂힌다. 그녀를 따라갔다. 그리고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된다. 이 성욱이란 남자의 여자친구는 현재 검사이고, 시험을 포기한 채 출판사에 취직하여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를 찍어내는 일에 넌더리를 내고 있는 성욱은, 그렇다. 비주류 인생에 합류한 사람이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한껏 우울에 젖어 있다가 처음 만난 여자를 위해 마지막 정열을 불태워보기라도 하려는 듯 오지랖을 펼친다.차갑고 도도한 얼굴이지만 웃을 때는 눈가가 초승달처럼 변하는 여자. 그녀를 위해 그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진짜 사나이가 되어 난생처음으로 깡패와 싸웠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차에서 내리던 사람이 트럭에 치여 죽는 것까지 눈앞에서 보았다. 소심한 그가 평생 기억에 남을 일생일대의 호쾌한 한 장면을 만든 날, 수정이라는 여자는 그의 가슴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수정이라는 여자는 마음 속에 독기를 품은 여자다.
우릴 우습게 생각했지? 언제라도 죽일 수 있다고, 죽는다고 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하찮은 인간들이라 생각했겠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 하찮은 인간에게도 나름의 한 방은 있다. 반드시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겠다. -120
보통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공식은 신데렐라 이야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 소설은 로맨틱 요소가 들어 있고, 아주 돈 많은 부자도 나오지만 신데렐라의 이야기 공식으로는 이어붙일 수 없는 구성을 이룬다. 왜냐? 주인공이 비주류 인생이니까. 수정이라는 여자는 사기 전과를 가진 여자이고 성욱은 검사, 변호사의 대열에 끼지 못한 고학력 인텔리이다. 그들 사이에 어찌하다 끼어들어 사건의 흐름을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해결사 역할을 맡은 이 또한 잘나가는 검사가 아니라, 경찰 일을 하다 선배의 죽음으로 좌절을 맞이한 흥신소 탐정이다. 어쩐지 비주류 드라마를 쓰는 노희경 작가가 떠오르는 순간이 있지만, 이 작가가 달리는 노선은 주로 하드보일드 액션인 듯하다. 교도소에서 만나 친해진 언니의 복수를 위해 사채업자의 아들에게 접근한 독한 여자 수정, 그 수정에게 연심을 품은 소심한 남자 성욱. 이들이 엮어나가는 달달한 로맨스는 럭셔리한 벤츠가 아니라 바퀴 하나가 빠진 채 덜그럭거리는 수레다. 사채업자의 아들이 벌인 사업은 겉으로는 체형관리를 해주는 번듯한 사업장이었지만, 사실은 약을 유통하는 곳이었고, 이들의 비밀을 알아챈 수정의 언니는 죽음을 맞이한 것이었다. 뭣도 모른채 끼어들어 어둠의 세계를 접하게 된 성욱은 수정을 위해 소심함을 벗어던지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이젠 알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 사귀는 것보다 스스로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 나는 변화를 간절히 원했으나 진정한 변화란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317
잘 빠진 벤츠의 세계가 제공되는 멋진 드라마에 익숙해진 눈으로서는 좀 거친 배경에 별 매력 없는 (주류들이 누리는 경제력, 권력, 외모 등의 매력을 말한다.)주인공들이 이끌어나가는 이야기가 그다지 세련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인생들이 실제 인생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비주류 연애 블루스에 몸을 맡긴 성욱의 모습이 더이상 초라해보이지 않고, 탈피의 과정을 거친 한 마리 나비의 비상을 보는 것과 같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달까. 레이먼드 챈들러의 "비열한 거리" 운운하며 주인공을 구상했다는 작가의 말에 기대가 컸었나 싶지만, 나름 가슴을 적시는 남자의 "연심"을 볼 수 있었던 것에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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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탄생 / 이재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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