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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 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카레 도둑』은 기억의 향기로 다시 끓여낸 한 그릇의 인생을 녹여낸 수필집이다.
이현영 작가의 첫 수필집 『카레 도둑』은 제목부터 마음을 간질입니다. 생전 처음 보는 노란 국 카레를 손가락으로 콕 찍어 맛본 것을 도둑이라는 단어로 꺼내 놓을 수 있는 이 유쾌함, 그 속에 깃든 따뜻한 회한과 사랑. 이 책은 어린 시절의 카레 한 숟가락에서 출발해, 인생의 깊고도 조용한 울림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독자는 갑자기 어느 손가락으로 찍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도둑 손가락을 조심하려고요.
총 40편의 수필은 일상의 자잘한 순간들을 절대 작지 않게 다뤄냅니다. 누군가는 스쳐 지났을 법한 장면을, 이현영 작가는 기억의 창고에서 조용히 꺼내어 닦고, 데우고, 다시 한번 그 맛을 음미하듯 써 내려갑니다.
수필 ‘나는 카레 도둑이었다’라는 제목에서 짐작되듯, 어릴 적 몰래 카레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던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글은 단순한 어린 시절의 장난으로 끝나지 않아요. 그 안엔 어머니의 온기, 가족의 역사, 그리고 성장의 미묘한 감정선이 촘촘히 녹아 있습니다.
이 수필집의 가장 큰 미덕은 담백함입니다. 과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문장마다 삶의 결이 느껴집니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울컥하게 만들고, 또 어느새 조용히 웃게 합니다.
작가가 “50대에 수필을 쓰고 싶다”라고 스무 살 무렵에 쓴 일기장의 약속을 지키며 완성한 이 책은 단순한 글 모음이 아닙니다. 삶을 한 땀 한 땀 수놓아 엮은 작은 수제 이불 같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네 삶과 마주하고 나도 모르게 어릴 적 부엌에서 퍼 오던 곰국 냄새를 떠올리게 됩니다. 수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론, 문학이 낯선 이들에게도 이 책은 부드럽게 말을 겁니다. 그건 아마, 이 책이 잘난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고요한 일상의 조각들이 모여 만드는 이야기. 그것이야말로 수필이라는 장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 테니까요.
이현영 작가의 『카레 도둑』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살면서 한 번쯤 훔쳐보았던 순간들,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 지나치고 후회했던 따스한 마음들.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마치 카레처럼 부드럽고 향기롭게 끓여, 우리 앞에 놓아줍니다.
‘국이건 죽이건 향도 묘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노란빛은 상상 이상으로 강렬했다. 코로 냄새도 맡았고 눈으로 빛깔도 확인했다. 남은 건 맛이다.’
여기서 독자는 상상합니다. 한 대접을, 아니 적어도 한 숟가락을. 그런데 말입니다.
‘손가락으로 콕 찍어 맛을 본다.’
여기서 빵 터졌습니다. 어린 초등학생의 순수함을 카레와 함께 맛보는 순간입니다.
‘콕 찍은 것만큼 도둑질한 셈입니다.’
읽고 나면, 문득 생각이 납니다. “그래, 나도 한때는 그런 카레 도둑이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