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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의 해설을 읽어보았지만 100퍼센트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지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조금은 귀를 열 수 있었다.
해설을 읽는 데에 있어 다른 시집에 비해 조금 더 읽었다. 하지만 강기원의 『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 역시 다 읽지 않았다.
읽고 생각하고 감정을 추스른다면 나만의 감상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 잘못된 생각일까?
몇 가지 눈에 띄고 기억하고 싶은 시에 대해 나만의 감상을 적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첫 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시는 〈經〉이다.
이 시에는 뱀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적 상징의 뱀이 아니다.
해설에 설명이 더 자세히 나와 있지만 시를 읽고 느낀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뱀은 허물을 벗고는
뒤돌아보지 않고 간다.
허물에 대해 생각해봤다. 허물은 과거에 일어난 과오(잘못한 일들)에 대한 기록이 아닐까.
그래서 뱀은 그것들을 보고 싶지 않아 뒤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가는지도 모른다.
시의 화자는 그런 눈으로 뱀을 바라본 것이 아닐까.
그런 뱀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발과 날개. 물론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쓸모가 없을 정도로 퇴화되어 버린 것이지만 없는 것과 마찬가지. 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그런 없는 발과 없는 날개 로 사라졌다. 육체가 사라졌다는 것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이 시에 나오는 뱀은 서양적인 상징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브를 꼬여내어 타락시킨 뱀이 아니다.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경전을 왜 “내 화사한/ 경전아” 로 표현했는지는 지금은 모르겠다.
하지만 경전과 위에 뱀이 벗어놓은 허물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마지막 연으로 치달아서 이렇게 표현한 구절이 있다. “허물뿐인/ 탈피할 수 없는 내가”
“너를 읽는다” 라고.
인간인 시적화자는 허물을, 그러니까 더럽혀진 과거를 짊어지고 가야만 한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것이다. 그런 숙명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너(더럽혀진 과거를)읽는다고 한 것은 아닐까.
그 다음에 눈에 띤 시는 〈자장면〉과 〈외과병동〉이라는 시.
이 두 시는 공통적인 환경을 보이고 있다.
물론 자장면과 외과병동이라는 제목만 보면 이게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를 읽다보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특히, “자장면” 이라는 음식과 배고픈 의사들을 연상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시는 〈가면〉이다.
가면은 어린이들에게는 발견하기 힘든 물건이지만 어린이 외에 다른 어른들에게는 곧잘 발견할 수 있는 물건이다. 그들은 가면을 하나이상은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가면이라는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순간 그들은 순수함을 잃어버린 인간이라는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최소한 99% 맞을 것이다.
화자는 자기 자신에게 씌워진 가면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 하나 하나마다 가면과 반대가 되어버린다.
한 가지 불안한 건 혹시 시적 화자가 가면에게 이끌려 가는 건 아닐까.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잃어버린 채 가면에게 힘없이 끌려가는 건 아닌가.
그런 불안감을 느꼈다.
해설에 잘 나와 있지만 강기원님의 시에서는 몸 안에 새겨진 글을 읽고자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시인 〈가면〉에서도 그런 점들을 엿볼 수 있었다.
다른 좋은 시들도 언급하고 싶지만 언급한 세 개의 시만을 보더라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시들도 많이 읽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이 읽혀지는 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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