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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마음의 모양을 여러가지로 표현한 책표지에 아로 새겨진 "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 이야기"란 제목 앞에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서문에 보니 "시경". 그것도 2500년도 더 된 사랑에 관한 이야기란다.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걱정이 앞섰다.
시.
그것도 막연하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시경을 어린이들의 눈높이로 어떻게 풀어 놓았을까?
그렇다면 아이들은 과연 가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불안 불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 "아름다운 비밀"이란 부분을 읽어 갈 때 쯤 말끔이 해소 되었다.
"시인의 눈으로 본 시이야기"란 부재를 붙여주고 싶은 책.
단순히 작가가 아니라 왜 시인인 고형렬님이 이야기를 풀어가게 되었는지.
이책은 시에 대한 설명서나 해설서가 아니다.
시에 대한 느낌만을 이야기하기보다 그 시대의 배경, 이야기의 단상들을 아주 담백하고 따뜻하게 쏟아 놓는다.
그 도중에도 독자들에게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말미를 만들어 준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누구나 시인이라는 말처럼,
또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는 마음을 품고 있지만 시라고 해서 감정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 외로움, 기쁨, 꿈, 서로 얽히고 엇갈려 지나는 삶이 뭍어나고 삶이 발견되는 시.
좋은 시란 어떻게 쓰여진 것인가를 우리 마음속에 작은 나룻배가 되어 우리를 이끌어 갑니다.
덕분에 우린 행인이 되어 한편의 단편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집니다.
얼굴도 모르는 아주 까마득한 옛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꿈과 마음이 온전히 나에게로 흘러 들어와 나와 한 마음이 된 느낌입니다.
추억이 없었어도 내 마음속에 또 다른 추억의 이름으로 꿈틀거린다고나 할까요?
시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면서도 시가 어렵게만 느껴젔던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책.
강하진 않지만 따뜻한 향기가 오래도록 남아 잔잔한 미소가 흘러 넘치게 하는 책.
마음이 커가는 우리 아이들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
나는 이 책을 이제 막 새로운 세계에 새로운 눈 높이로 발을 들여논 중학생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학교 공부에만 메달려 있는 우리 아이들도 "소년은 거대한 바위"란 부분을 읽어 가며 꿈을 발견할 수 있고, "또다른 새벽, 닭울음 소리"를 읽으며 낯설게 보기, 다르게 보기, 비틀어 보기를 통해 잠자고 있는 또 다른 세상을 두드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던 꿈과 시란 녀석이 내 발목을 부여잡고 성큼 성큼 걸어 나올지도 모름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기쁨의 향기, 여유로움의 행복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주 오래됨의 느낌을 종이의 재질로 표현한 출판사의 배려가 시의 느낌을 아주 잘 전달하는 것 같다.
사랑의 느낌을 곱씹어 보며 아주 깐깐하게 읽혀지는 책이 시경이 아닐까 ? [인상깊은구절] 사람의 일생이 흘러가는 긴 강과 같다면 소년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대한 바위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모양으로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누가 갈고 다듬어 주지도 않습니다. 앞선 사람들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결국 소년 스스로 자신을 갈고 쪼고 다듬어야 합니다. 이것은 아주 냉엄한 법칙이기도 합니다.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하여 모두 다 좋은 바위는 아닙니다. 제대로 갈고 닦지 못하면 자칫 세련되지 못하고 비겁하고 옹졸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p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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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늘 책상에 두고 즐겨 읽는 시집이 있습니다. 2500년도 더 된 옛날, 고대 중국의 시가집 <시경詩經>입니다.. 시경에는 먼 옛날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천진함, 아름다운 꿈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 시들을 읽노라면 늘 가슴에 부드러운 바람이 일렁이는 듯합니다.... 시들에 얽혀 있는 옛이야기나 뒷사람들이 달아 놓은 해석보다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꿈과 사랑, 그리고 슬픔과 상처를 함께 더듬어 보고 싶습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 있는 글귀이다.
시경이라... 시경.. 어디선가 그냥 들어본것같은 느낌외엔 그리 감흥이 일지 않는다. 하지만 옛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덕에 호기심은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글귀를 좋아하고 사람사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을 대할때의 설레임과 과거속 풍경을 그려내리라는 여유로 책을 집어들고 한자 한자 조심스레 읽어나갔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깊이가 없던 탓에 나는 시경의 시에 대해 지면을 빌어 내게 그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임을 잠시 잊고있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을 시험공부라도 하듯 하나하나 외워나갈듯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가 이것은 이러할 것이다 하면 이런것이다라고 생각했고 그림을 그려라 하면 그려냈다.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어긋난 시선으로 책을 읽기 쉽다. 그런데 읽어 나가는 동안 처음의 어긋난 시선이 바로 고쳐졌다. 저절로 이 책이, 작가가 나에게 시경의 시에대해 가르치려는것이 아니라 건네는 것임을 느꼈다. 그리고 배우는것이 아니라 내게 전해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즐길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글을 쓴다는것이 이런것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마음과 시에 대한 즐거움을 담은 책에서 곳곳에 아껴주고 싶은 표현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 특히 싸잡아서 벌레라고 칭할수 있는 곤충류의 것들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그것들과 관련된 비유는 비교적 덜 와닿는 편이다. 그런데 이 안에 여치가 나온다. 시경 속 여치라는 시를 이야기 하면서이다. 메뚜기를 닮은 그것을 상상하며 입을 다물고 읽는데 ''완두콩 색의 작은 여치들이''라는 글귀가 나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담박한 표현이다. 이와같은 표현들이 조금은 낯선 모양새의 내 그림을 더욱 선명하고 활기차게 해주었다. 그래서 즐거웠다.
책을 읽는 동안은 근심없이 자애로운 사람이 되어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때로 언짢아지기도 했다. 2500년 전의 우리와 같은 사람들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시를 사랑하고 주변의 모든것에 애정을 갖고있는 지은이의 진실된 품성을 덤으로 전해들었다. 비록 300여편이라는 시경을 모두 소개하지 못했지만 이것으로도 나는 넘치는 여유를 얻었다. 잠시 떠난 여행이 얼마나 따뜻했던지 모르겠다. 이 온기를 사진으로라도 남겨둘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인상깊은구절] 사람들은 천재를 좋아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천재인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한지, 노력하지 않는 천재가 있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사람으로서 큰 그릇이 된다는 것은, 하늘이 만들고 인간이 완성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라 할 것입니다. 수많은 시련을 견뎌 나가는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지요.시경詩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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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시라고 해서 얼마나 오래됐나 궁금했다. 2500년도 더 된 옛날, 고대 중국의 시가집 <시경>이니 그렇게 부를만도 하다. 기원전 11세기에서 6세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지어지고 불린 노래를 모은 것이라고 하며, 공자가 펴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경>에는 먼 옛날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천진함, 아름다운 꿈과 사랑이 담겨 있다.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시를 짓고 느낄 수 있는 마음, 시의 마음(시심)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실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시의 마음을 발견하고 건드리고 일깨우는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나는 시를 그리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시를 읽을 때는 눈으로 읽지 말고 소리 내어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시를 쓴 사람의 마음이나 당시의 상황을 그림처럼 그리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비록 시를 짓지는 못하더라도 시를 읽으면서 시를 쓰는 마음을 이해하면 된다. 시경은 황허강 중류 주위안 지방의 시로서, 시대적으로는 주초부터 춘추 초기까지의 것 305편을 수록하고 있는데 본디 3,000여 편이었던 것을 공자가 산정했다고 한다. 국풍, 소아, 대아, 송의 4부로 구성되며, 국풍은 여러 나라의 민요, 아는 공식 연회에서 쓰는 의식가, 송은 종묘의 제사에서 쓰는 악시이다. 아마 이 책에서 나오는 것은 국풍 중에서 선택한 것 같다. 시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시대를 초월해서 비슷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오래된 시를 통해 오래 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여행을 할 때 고인돌을 보면서 아 이것이 오래 전의 사람들이 보던 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비바람 비바람 쌀쌀히 몰아치는데, 닭의 울음 교교히 들려오네. 우리 님을 만났으니 어이 마음 편치 않으리. 비바람 휭휭 몰아치는데, 닭의 울음 꼬끼오 들려오네. 우리 님을 만났으니 어이 마음병 낫지 않으리. 비바람 컴컴하게 몰아치는데, 닭의 울음 그치지 않네. 우리 님을 만났으니 어이 마음 기쁘지 않으리(13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