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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 자신도 챔피언들의 아침식사는 실험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일단 단락들이 많이 분리되어 있어 장편소설임에도 긴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가장 독특했다. 풍자적이고 우스갯소리 같은 이야기들 이어지다 통찰력 가득한 풍자가 등장해 깜짝 놀라고 잔혹하리만치 노골적인 단어들은 오히려 실체가 잘 느껴지게 만들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성공하기 전의 sf작가 킬고어 트라우트가 아트 페스티벌에 참석하러 미틀랜드시티로 가는 여정이 담겨있다. 지금은 빈곤하고 발표되는 소설도 이상한 잡지에 실리지만 미래에는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트라우트의 성공적 미래를 초반에 이야기하기에 이 책의 끝은 어떤 결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드웨인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미들랜드시티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드웨인은 트라우트의 소설을 만나고 이상해진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미 트라우트를 만나기 전부터 이상 행동을 조금씩 시작하는 듯 보이긴 했다. 드웨인의 이상하리만치 맹목적으로 책의 내용을 맹신하는 걸 보면서 요즘의 일들과 겹쳐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두 주인공 킬고어 트라우트와 드웨인 후버의 이야기가 교차로 이어진다. 큰 이야기의 줄기는 ‘조금 이상한데?’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베트남전쟁, 노예제도, 환경 오염, 부패, 사회적 시선들을 풍자적이면서도 노골적으로 꼬집어 생각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보니것의 매력이 가득한 책이었다.
🔖우울한 월요일이여 안녕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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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도 읽지 않은 상황에서 <챔피언들의 아침식사>를 읽은 건 실수였다. 커트 보니것의 책이 이토록 내게 난해한 책일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특히 이 책이 1973년에 발표되었던 책이라니.. 그걸 알았더라면 절대 이 책으로 먼저 시작하지 않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드웨인 후버와 킬고어 트라우트 두 인물의 얽힌 이야기다.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커트 보니것의 세계를 이해하기란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몇몇 마음에 남는 문장들을 적어본다. “저도 예전에는 자연보호론자였죠. 사람들이 헬리콥터에서 자동 산탄총으로 흰머리독수리를 쏜다며 울고 흐느끼곤 했지만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클리블랜드에는 너무 심하게 오염돼서 일 년에 한 번꼴로 범람하는 강이 있어요. 예전에는 욕지기가 났지만 지금은 그냥 웃고 말죠. 어떤 유조선이 사고로 바다에 기름을 와르르 쏟아서 수백만 마리의 새와 수십억 마리의 물고기를 죽이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탠더드 오일, 만세.’ 이 문장에서 나는 격한 공감을 느꼈다. 전에는 환경보호를 주장하며 기업들이 환경을 훼손하는 광경을 보면서 격분하곤 했다. 하지만.. 소설처럼 만세를 부르지 않지만 이러한 행태에 무덤덤해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일까.. 나의 이런 무덤덤함과 책 속에서의 '스탠더드 오일, 만세'는 침몰해가는 타이타닉 배를 타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낀다. 이미 불행에 잠식되어 함께 가라앉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리하여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그들은 스스로를 생각하는 기계 대신 동의하는 기계로 훈련했다. 이 문장이 바로 지금 AI의 시대를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기계가 아닌 '동의하는 기계' 로 훈련하는 것. 동의하는 기계로 훈련하는 것의 가장 최우선되는 도구가 AI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는 AI에게 생각하라고 하고 우리는 AI의 답변에 때때로 반론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동의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 동의하는 기계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점에서 소름이 끼쳤다. 1970년대에 쓰여진 글이지만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문장이 통한다는 것. 그게 바로 고전의 지혜가 아닐까? “당신은 우주의 창조자의 실험 대상이다. 당신은 전 우주에서 자유의지를 지닌 유일한 피조물이다. 당신은 다음에 무엇을 - 그리고 왜 - 해야 할지 생각해내야만 하는 유일한 존재다. 다른 모두는 로봇, 즉 기계다. 앞의 문장과 맥락이 통하는 문장이다. 커트 보니것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유일한 존재인가 아니면 기계인가. 생각하지 않는다면 기계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AI에게 생각하고 동의하는 존재로 후퇴한다면 그건 인간임을 잃게 된다는 강한 경고등을 날린다. 나 역시 질문해본다. 나는 유일한 존재인가 아니면 로봇인가? 이 질문에 답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챔피언들의 아침 식사>는 마치 소화하지 못한 아침식사와 같다. 그럼에도 거북하다고 밥상을 물리고 싶은 아침식사가 아닌 자꾸 궁금해서 곱씹게 되며 씹게 되는 아침식사와 같다. 그래서 이 책은 다시 재독하고자 한다. 다시 읽으면 미처 넘기지 못하고 입 안에 머물러 있는 이 식사를 개운한 마음으로 끝낼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