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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0의 숨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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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어떻게든 틈을 내서 꾸준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4월인데, 어쩌다보니 읽은 책이 세 권 모두 일본책이다. 챕터가 짧게 나눠져 있기 때문에 틈틈이 읽기 좋기 때문인데 어떻게 보면 깊이가 덜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실천을 전제로 한 책이라면 과정 설명이 짧을수록 실천하기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은 좌선. 그러니까 앉아서 선을 실천하는 행위에 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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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떻게든 틈을 내서 꾸준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4월인데, 어쩌다보니 읽은 책이 세 권 모두 일본책이다. 챕터가 짧게 나눠져 있기 때문에 틈틈이 읽기 좋기 때문인데 어떻게 보면 깊이가 덜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실천을 전제로 한 책이라면 과정 설명이 짧을수록 실천하기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은 좌선. 그러니까 앉아서 선을 실천하는 행위에 대한 에세이다.

 

2.

좌선이라고 하면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앉아서 명상에 잠기는 일인 줄 알았다. 이걸 하면 복잡했던 일들이 싹 정리되고 무언가 깨달음을 얻고 평온한 심리 상태를 쉽게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이 책을 한번 읽어보려고 폈다. 하지만 일본에서 꽤 유명한 좌선 지도자인 것 같은 저자는 이런 내 기대를 여지없이 박살냈다.

"좌선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는 마법 같은 게 아닙니다. 좌선을 한다고 마음이 맑아지거나, 어지럽던 일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아닙니다. 흔들림 없는 강인한 마음을 주는 건 더더욱 아니지요. 좌선을 하면 무심해질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매일 좌선을 하고 있지만, 평생 동안 한다고 해도 그런 무심의 경지에 다다를 날이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p4)

그럼 어쩌라는 건가. 이 책을 읽고 좌선을 하면 좋다는 건가 안 좋다는 건가. 아니 이 책을 읽고 좌선을 할 수나 있는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선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p5)

그럼, 일단 읽어나 보자.

 

3.

읽다보면 사람들이 좌선에 대해 하는 위와 같은 오해에 대해 제발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거듭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스님이다보니 짧은 말 속에도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많이 담고 있어 그나마 읽는 재미가 있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그냥 두면 된다."(p22)

올해 읽은 책들 속에 공교롭게도 계속 반복되는 말이다. 뭐든지 다 잘하려고 애를 쓰고 마음을 쓰다보면 설사 그 일을 다 하더라도 내 몸과 마음에 쌓이는 피로는 엄청나다. 하지만 그 중에 분명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그것까지 다 하려고 하다보니 피로가 배가된다. 그래서, 안 되는 건 그냥 두어야 한다. 욕심 때문에 그게 잘 안 되는데, 역시 마음이 편해지려면 내려놓는 연습이 좀 필요하다. 어제도 성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한 아이와 상담을 하면서 내려놓으라고 얘기했다. 나도 잘 못하면서. 그런데 여기서 또 의미심장한 한 문장을 만났다.

"버려지면 버리고, 안 버려지면 안고 사는 것입니다. 불안과 공존하는 삶도 괜찮습니다."

좌선을 통해서 불안을 버리려고 했는데, 그것도 아닌가보다. 불안을 없앨 수 없으면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좀 덜 불안해지나보다. 어쩌면 좌선이란 건 특별한 무언가를 새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연습이고 그 시간을 갖는 것인가보다.

 

"숨을 한두 차례 길게 내 쉬기만 해도 분노가 줄어든다."

앞서 읽은 책에서도 물리적 휴식과 이완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이 책에서는 좌선의 호흡법으로 4:1:10을 제시한다. 4만큼 들이마시고 1만큼 멈추었다가 10만큼 내 쉬는 방법. 또 내쉬는 시간을 하나부터 열까지 점차 늘렸다가 다시 하나부터 열까지를 반복하는 호흡법도 알려준다. 실제로 정신없이 바쁜 틈에 숨을 저렇게 쉬어보니 신기하게도 눈이 맑아지도 마음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었다. 어지러웠던 정신이 순간 가라앉으면서 지금 내가 무엇을 먼저 해야하는지를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방법을 배운 것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아주 큰 보람이라 하겠다.

 

"칭찬을 받는다고 해서 내 가치가 높아지는 게 아니며, 무시당했다고 해서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p40)"

명치를 쎄게 맞았다. 어떤 일을 기획하고,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고, 이벤트를 만들고, 웃는 낯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사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학생들과 주변 교사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의 평가가 나의 존재와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심호흡 한 번에 타인의 의미없는 평가를 쉽게 흘려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 말하라고까지 한다.

"나도 모르는 나를 당신이 어떻게 안다고 이러쿵저러쿵하지요?"

속이 시원하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난 이틀간은 누군가가 나에 대해 비방하는 것을 들어도 그러려니~하고 웃어넘길 수 있었다. 자기도 잘 모르는 소리를 마치 잘 아는 것처럼 지껄이는 자에게 쓸 마음은 없다. 그 시간에 심호흡을 한번 더 하는 것이다.

 

4.

이 책의 저자는 대를 이어 스님인데, 자신이 스물 다섯 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 암자를 물려받게 된다. 주지가 된 셈인데 나이가 많고 평생을 수련했던 아버지를 흉내내려다보니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잘 아는척 이야기해야 했고 그런 스스로를 보며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다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역시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작년에 함께 근무하던 학생부장님은 교직 경력이 30년 가까이 되시고 연배도 내 부모뻘이 되신다. 누구와도 다투는 일 없고 아이들에게도 고루 사랑을 주신다. 복잡한 일이 있어도 마찰 없이 지혜로운 안을 내 놓고 잘 풀어나가신다. 하지만 올해 학생부장을 맡은 내게는 그런 덕목이 아직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처럼 행동하려 하고 다른 사람도 나를 그렇게 대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그 괴리에서 오는 상실감이 지난 한달 반의 나를 괴롭혔던 것만 같았다. 나도 한계가 있다는 걸, 실수도 때론 해도 된다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려고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실 이 책 알맹이 별로 없다고 역시 일본 책들이 그렇다고 욕하려고 리뷰를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이 책에서 얻은 게 많다. 역시, 책을 읽고 정리하는 습관이 참 중요하다.

 

5.

<강백호처럼, 승리의 순간을>이라는 책에서 읽은 내용과 겹치는 내용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매일을 소중히 살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실천이 중요하다. 해야 하는 일들을 그때그때, 온 마음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다. 쉬는 것도 최선을 다해 쉬어야 한다. 그렇게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삶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 말로 책을 닫는다.

"좌선은 마법이 아니기 대문에 좌선을 하는 그 순간부터 무엇인가가 경이적으로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매일 성심껏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히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내일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 이 호흡을 온힘을 다해서 유지하면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심란한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원하는가. 그럼 지금부터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어보자. 그렇게 십 수년을 살아보자. 살아보고 다시 이야기하자.

s*************k 2019.04.18. 신고 공감 4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좌선을 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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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익히자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버릴 수 있는 것은 버리고,버릴 수 없는 것은 안고 간다. 해결되지 않은 채로 끌어안는다. 머리로 배우려 하지 말고 몸으로 익히자.막상 해보면 불안과 공생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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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익히자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버릴 수 있는 것은 버리고,
버릴 수 없는 것은 안고 간다.
해결되지 않은 채로 끌어안는다.
머리로 배우려 하지 말고 몸으로 익히자.
막상 해보면 불안과 공생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히라이 쇼수의《좌선을 권하다》중에서 -


* 몸은 말합니다.
내가 들 수 있는 무게인지
도저히 들 수 없는 무거운 것인지...
욕심이나 불안은 몸과 머리의 부조화에서
비롯됩니다. 몸이 말하는 것을 제대로 듣지 않고
머리로만 생각하고 움직이면, 해결되지 않은 것을
끌어안은 채로 힘겹게 살아가게 됩니다.  
생각을 내려놓고 몸으로 익히세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p******4 2017.04.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