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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식된 것이 우리의 얼굴이라면,
"슬픔에 잠식된 것이 우리의 얼굴이라면," 내용보기
이 시집을 지배하는 정서는 슬픔이다. '슬픔'은 분명 우울이나 좌절과는 다른 감정일텐데, 왜 현 시대를 사는 우리 세대(10대나 20대도 아니고, 60대나 70대도 아닌)가 우울이나 절망이 아니라 슬픔이란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 걸까 시를 읽는 내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이 시집은 자기 전에 조금씩 읽었는데, 시들을 읽은 보름 동안 종종 악몽을 꿨다. 익사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
"슬픔에 잠식된 것이 우리의 얼굴이라면," 내용보기
이 시집을 지배하는 정서는 슬픔이다. '슬픔'은 분명 우울이나 좌절과는 다른 감정일텐데, 왜 현 시대를 사는 우리 세대(10대나 20대도 아니고, 60대나 70대도 아닌)가 우울이나 절망이 아니라 슬픔이란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 걸까 시를 읽는 내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이 시집은 자기 전에 조금씩 읽었는데, 시들을 읽은 보름 동안 종종 악몽을 꿨다. 익사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물 속에 잠식된 채 허우적거리다가 깨는 꿈들이었는데, 이런 류의 꿈을 반복적으로 꾼 것은 아마도 내가 이 시집을 읽으며 유사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은 혹은 우리(세대)는 굳이 거기(혹은 그 상황)에서 나오려는 어떠한 의지나 노력도 없이 슬픔에 잠식되어 있다. 

한 가지 궁금했던 점은, 계엄 이후에도 이 정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만약 슬픔이 우리 세대가 공유하는 감정이었고,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면
우리 세대가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다시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데 역설적이게도 12.3 계엄이 일깨운 경각심이 크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는 60일 미만의 차이일 뿐이지만, 그 짧은 사이에 각 개인의 사적인 영역뿐 아니라 거의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거의 상전벽해급으로) 변하고 말았다. 

자발적인 건 아니지만 타의에 의해서 변해야 할 때라면,
우리는 이 지독한 슬픔 속에서 (종국엔)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때 이장욱, 우리 세대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이미 죽은 것 같은 기분으로
수많은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시집'
이라고 출판사는 이 시집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이 2024년 11월까지의 우리였다면,
이후의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그와 우리의 다음 얼굴이 보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25.01.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