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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들라면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을 드는 사람이 많다. 특히 분홍 꽃구름 같은 벚꽃이 꽃비가 되어 흩날리는 계절이면 옥빛을 머금고 흐르는 섬진강과 어울려 환상의 아름다움이 연출된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나울거리는 강가의 푸른 대숲을 바라보면 별유천지비인간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리라. 김동영의 첫 장편 동화이자 제 1회 (주)우리교육 어린이 책 작가상을 수상한 이 책은, 바로 그 아름다운 곳을 공간 배경으로 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의 사 계절을 담고 있다. 시간 배경은 1970년대. 흘러간 아름다운 시절에 관한 애틋한 회고담이 될 뻔한 이 작품은 ‘여우굴’에 담긴 역사를 곁들임으로써 훌륭한 역사 동화가 되었다.
장편 동화이지만 하나의 스토리로 죽 이어지는 게 아니라 사 계절과 이어지는 봄에 맞춰 각각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계절이 서로 다른 듯 맞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동화도 계절별로 각기 다른 이야기로 되어 있지만 큰 틀에서 연결된다. 봄은 언덕에서 아들을 애타게 그리는 여우 할매에게 순영이가 아들 대신 편지를 쓰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름은 바우와 똥코 할배 이야기, 그리고 소꼴 먹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우가 몇 살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스무 살이라는 사람도 있고, 그보다 더 된다는 사람도 있다. 나이는 많지만 키도 작고 어눌했다. 동네 아이들은 그런 바우에게 장난을 치기도 하고 바보라 놀리기도 하는데 똥 구덩이를 파서 빠뜨리려던 아이들 계획은 똥코 할배가 그곳에 빠짐으로써 큰 사건으로 번진다.
가을은 인수와 길동이 싸움이 크게 차지한다. 인수는 몸이 약해 1년 늦게 학교를 다닌다. 그러다 보니 인수 엄마는 개구리가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인수에게 개구리를 잡아 먹였다. 얼마나 많이 먹였는지 동네에서 개구리 소리를 듣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인수는 개구리를 지독히도 싫어하고 무서워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길동이가 개구리를 가지고 인수를 놀렸고 둘은 대판 싸운 뒤 겁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여우굴에 가는 것으로 증명하려고 한다. 백년 묵은 여우가 사람이 되려다 실패한 뒤 피눈물을 흘리며 굴 속 깊이 들어가서는 안 나온다는 곳. 사람들은 아직 여우가 굴속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곳에 두 아이가 간다는 것이다.
1970년대 농촌 아이들의 일상을 아름답게 포착하여 그리던 동화는 여우굴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가파른 역사의 상처를 보여준다. 그곳은 다름 아닌 빨치산의 아지트였던 것. 빨치산이 국군에게 쫓기다 숨어들어 끝내 굶어 죽은 곳. 해골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 인수와 길동, 그리고 순영은 서로 담력이 세다며 싸우다 역사의 현장에서 정신을 놓게 되고 그에 따라 어른들도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그러나 빨치산 아들을 둔 욕쟁이 할매와 똥코 할배는 평소에 대치했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서로 화해의 길을 찾는다.
“망할 영감쟁이…….” 등 뒤에서 욕쟁이 할매가 힘겹게 일어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굿은 똥코 할배가 시작했지만 마을 사람들도 모두 이 일을 도왔다.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모두들 꺼림칙했던 일이라 함께 굿을 하기로 했다. 굿은 며칠 동안 이어졌다. 굿 소리와 함께 하늘빛은 더욱 차가워졌고 바람은 지리산을 타고 자주 내려와 울다 갔다. (147쪽)
똥코 할배 아들은 빨치산을 잡기 위해 만든 토벌대에 들어갔다가 죽었다. 그러니 똥코 할배는 빨치산 아들을 둔 욕쟁이 할매와 원수지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똥코 할배가 데리고 사는 바우는 빨치산의 자식이기도 하다. 차마 산에서 얼어 죽게 할 수 없어 아기 엄마가 어린 바우를 맡기고 사라졌던 것. 하여 여우굴 사건 뒤 똥코 할배는 큰굿을 하여 빨치산과 아들을 위로하고 그에 따라 욕쟁이 할매도 마음을 연다. 그리하여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은 겨울에 똥코 할배가 죽자 욕쟁이 할매는 바우를 맡는다. 역사의 대화해. 빨치산이 되어 사라졌던 욕쟁이 할매의 아들인가, 벙거지를 쓴 사내 한 명 ‘은어는 바다로 갔다 섬진강으로 다시 돌아오지.’ 말을 하며 마을로 들어서는데, 이는 작가의 간절하고 소박한 바람일 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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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가 본적은 없지만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을 떠올리게 된다. 욕쟁이 할머니의 등장과 함께 아이들의 구수하고도 재미난 사투리로 인한 재미로 '빨치산' 이라는 사건의 무거움을 전반부에는 전혀 느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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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할매, 똥코 영감, 순영이, 누렁이(인수네 암소), 송아지(순영이네, 누렁이 새끼), 바우(석이, 똥코 영감의 입양된 아들로 빨치산 여자의 애), 여우 할매, 벙거지 아저씨.
6.25 때 토벌군이었던 똥코 영감의 아들과 빨치산이었던 욕쟁이 할매의 아들이란 인연으로 둘은 사이가 나쁩니다. 바우는 바보인데 여우굴에서 빨치산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발견된 반지로 인하여 바우의 생모도 거기 있었음이 밝혀집니다. 욕쟁이 할매는 더 이상 욕을 안합니다. 영감이 죽자 할매는 바우를 다독입니다. 매일 고개에 올라 아들을 기다리던 여우 할매의 아들이 나타납니다. 순영이는 할매에게 은어가 돌아왔다고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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