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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할 만한 개인과 공인 사이의 딜레마
"존경할 만한 개인과 공인 사이의 딜레마" 내용보기
흔히 처칠과 히틀러를 들어, 처칠의 개인사에는 비난받을 요소가 잔뜩 있었고 히틀러의 개인사는 개인적으로 칭송받을 요소가 가득했지만, 그들이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대비하고는 한다. <히틀러, 여비서와 함께한 마지막 3년>은 히틀러의 마지막 3년 동안 함께했던 비서가 쓴 회고록이다. 그녀는 히틀러를 깎아내리지도, 칭송하지도 않는다. 그저 비서로서,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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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처칠과 히틀러를 들어, 처칠의 개인사에는 비난받을 요소가 잔뜩 있었고 히틀러의 개인사는 개인적으로 칭송받을 요소가 가득했지만, 그들이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대비하고는 한다. <히틀러, 여비서와 함께한 마지막 3년>은 히틀러의 마지막 3년 동안 함께했던 비서가 쓴 회고록이다. 그녀는 히틀러를 깎아내리지도, 칭송하지도 않는다. 그저 비서로서, 3년 동안 수행했던 상사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쓰고 있을 따름이다.

 

이 책은 검박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개인 히틀러를 보여준다. 이 책을 보다 보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정치인의 개인적 인성이 훌륭하니 정치인으로서도 훌륭하다든가, 개인사에 책잡힐 일이 많다는 이유러 정치인을 비난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합당한 일일까?

 

 

어떤 정치인을 두고, 성격 등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의 결함을 트집잡아 비판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여론의 감정에 호소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친 결벽주의는 오히려 정치문화 발전에 해가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요약하면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이상 사생활과 공적 업무는 분리해야 마땅하다는 견해이다. 그리고 이 견해의 근거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 바로 히틀러다. 히틀러 개인은 사리사욕을 배격하고, 자신이 정한 원칙을 스스로 철저히 지키는 등 '이상적인 정치인'의 개인적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에서의 '인간성'이 부족한 것이 정치인으로서 실격요건일까? 혹은, 그런 인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훌륭한 정치인이 되는 것인가? 헨리 8세의 딸인 메리 1세와 엘리자베스 1세의 경우, 메리는 개인적으로 상냥하고 다정다감하며 겸손한 성품이었지만 엘리자베스 1세는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행동했으며 변덕이 심했다. 하지만 군주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연 엘리자베스 1세이다. 이 딜레마에 대한 가장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사례는 아마 히틀러일 것이다.

 

<히틀러, 여비서와 함꼐한 마지막 3년>은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기 3년 전부터, 히틀러가 자살하던 순간까지 여비서로 일했던 트라우들 융에가 쓴 회고록이다. 스물 안팎의 나이에 관청에서 일하기 시작한 융에는 뛰어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히틀러의 비서로 채용된다. 그리고 3년 동안 히틀러를 24시간 보좌하며, 히틀러의 개인적 에피소드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융에는 전쟁이 끝난 후 자신이 보고 들은 히틀러의 언행을 상세히 기록했고, 그 기록이 출판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융에는 이 회고록에서 히틀러 비서 시절을 회상하며 말하길, 그 시절에 자신이 어째서 히틀러의 이념과 정책에 단 한 번도 의문을 갖지 않았는지, 지금의 자신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다 읽고 나자, 비서 시절 융에가 히틀러를 맹목적으로 따른 것이 이해가 되었다. 비서에게 더없이 상냥한 상사이자, 타인에게는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자신에게는 엄격하기 그지없는 인물이 무슨 계획을 세운다면, 그 계획이 어떤 것인지에는 관심도 없이 '이렇게 존경스러운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럴 법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무턱대고 믿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히틀러는 비서의 상사로서는 이상향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일례로 융에가 비서 면접을 보면서 타이핑 심사를 받았을 때, 융에는 너무나도 긴장해서 타이핑 실수를 연발했다.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 불호령이 떨어질 것을 각오하게 되며, 긴장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말만 들어도 고마워하게 된다. 그런데 히틀러가 한 말은 이랬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고, 나도 실수하곤 하니까 괜찮아요." 히틀러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에게는 항상 존대하고 예우했으며, 엉뚱한 화풀이를 한 적도 없고, 상대가 실수했을 때에는 매섭게 질책했지만 아랫사람이라는 이유로 무시한 적은 없다. 공식행사에 사용하는 총독관저는 으리으리하게 꾸몄지만, 사택을 비롯한 개인생활은 검박하기 그지없었다. 히틀러는 철저하고 금욕적인 원칙주의자였다. 동시에 히틀러는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완고하며, 자신의 이념을 내세워 비인간적인 계획을 밀어붙였다. 지도자로서 검소한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비서에게 상냥한 상사 히틀러와 유대인 대학살과 세계 2차 대전을 주도한 히틀러는 같은 사람이다. 어린 시절과 성인 시절의 모습이 달랐던 것이 아니라, 같은 시기의 동일인물이다.

 

문득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떠올랐다. 아이히만은 유대인 학살을 집행하는 실질적 최고관리자였다. 하지만 전범재판을 받을 때, 아이히만은 윗사람이 내린 명령을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며 자신이 받은 명령이 유대인 학살 명령이었건 다른 명령이었건 자신은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 했다. 아이히만이 유난히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이유 중 하나가, 절대 뇌물과 청탁을 받지 않는지라 다른 관료와는 달리 유대인이 뒷돈을 주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지 않았던가. 관료로서는 철저하게 원칙을 지킨 것이, 오히려 공포의 씨앗이 된 셈이다. 그리고 여기서 해묵은 딜레마 하나가 다시 고개를 든다. 정치인의 개인적 품성과 공적 업무는 연계해야 마땅할까, 분리해야 마땅할까? 정치적 활동 여부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훌륭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어떤 정치인을 칭송하는 것이 얼마나 온당한 일일까?

 

히틀러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는 것이, 히틀러가 얼마나 잔악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희석시킨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히틀러가 인간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히틀러도 인간이었고, 히틀러를 추종한 사람도 인간이었고, 사람들이 그 사실을 망각한다면 또다른 히틀러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어막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 될 것이다.

p*******1 2012.03.2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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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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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틀러를 야망에 도취되어 그토록 무서운 전쟁을 통해 성취하고자 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든 한사람 만을 옆에서 보고 있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흠모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모든 상황이 그 사람을 옹오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것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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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틀러를 야망에 도취되어 그토록 무서운 전쟁을 통해 성취하고자 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든 한사람 만을 옆에서 보고 있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흠모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모든 상황이 그 사람을 옹오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것을 느끼게 되었다. 비록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일지도 모르지만 여비서로서의 3년이라면 당연히 히틀러의 마음과 어느정도는 공감을 느끼는 상황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히틀러가 자신을 보호해주는, 관심을 가져오는 사람등으로 비추어 질지 모르지만 히틀러의 상황에 극한 대립을 가질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또한 극한의 대립으로 갈수 밖에 없을것이다. 비록 스스로 히틀러의 여비서가 되고자 했던 바는 아니었겠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었더라면 누구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여본다. 비록 어린나이에 겪었던 일이라 다들 이해해주었던 면도 많았던 것으로 생각되어지지만(전쟁상황이고 어린나이란 점을 감안하여) 현실 및 상황판단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여본다. 전쟁이라는 사건을 모태로 볼때 이에 파생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어려울것으로 생각되나 나자신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어떠 했을지 나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겠다.

l*****7 2005.09.30.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