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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명라연 글과 사진을 살피다
‘물고기와 눈을 맞추다’ 명라연 작가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말에 한달음에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했다. 나는 상태학자라는 작가의 이력에 혹시 자연도감이나 과학서적을 집필하듯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혹시 설명서처럼 건조한 글을 썼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지닌 채 아침배송으로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이 책 표지를 열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으면서 그 걱정은 나의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다. 단숨에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물속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말미, 저자의 사진과 마주했다. 물옷을 입은 채 해맑게 웃고 있는 행복한 사진이 독자의 맘에 웃음이 번지게 하였다.
그녀의 책을 알기 전에는 개울이나 강에는 사는 어류들은 나에겐 물고기에 불과하였다. 어릴 때 천에서 돌을 들어 올려 가재를 잡아본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내가 물고기라 명칭 하는 것들이 피라미, 버들치 돌고기, 꺽지, 동자개, 납지리... 수도 없는 이름을 달고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그들만의 세계를 이루며 물속에서 살고 있었다. 명작가는 그들 삶의 터전을 흔들지 않는 생태학자다운 현장답사를 하였다. 그 어류들과 낮게 더 낮게 눈을 맞추며 사진을 찍고 리뷰를 서사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그려놓았다.
시를 쓰는 나는 몸소 체험하든, 간접경험을 하든 다양한 삶이 육화되어야 좋은 시를 쓰게 된다. 내가 물속에 들어가지 않고도 젊은 생태학자가 쓴 진정성 있는 글이 내 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곁에 두고 읽을 것이다. 오래토록 마주하게 될 스승 같은 책을 얻게 돼 나는 오늘 아침 행운을 잡았다. 명작가로 인해 나는 오늘도 특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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