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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인은 고대 서유럽일대에 널리 분포, 거주하였으나, 서진 혹은 도해해 온 이민족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변방으로 밀려난 종족이다. 골 종족이 로마 문명에 무력 대 무력으로 정면으로 맞서다 결국 굴복하고 동화되어 중세를 지나면서 흔적도 없다시피되었지만, 켈트 인은 지배종족의 진군에 강 대 강의 맞대결을 한 적이 없었다. 힘에서 밀리면 일단 탄력 있게 밀려나되,끝까지 적에게 동화하는 일 없이 소극적, 정신적 저항을 지속하였으며, 그 결과는 오늘날 우리가 보듯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에서 자기 정체성을 그닥 훼손도 없이 잘도 간직하고 있다. 감정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끈기가 강하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데, 천 년 넘는 세월 동안 중원을 끊임 없이 위협하다 마침내 대륙을 송두리째 먹은 여진족 등의 사쿠라 같은 화려한 일생과는 상당히 대조된다고 볼 수 있다.
1980년대는 기존의 가치가 지닌 권위가 흔들리는 혼란 속에 대중이 더 이상 상류층의 고급 문화에 주눅 들지 않고 디스코 등의 '떳떳하게 저속한' 문화가 만개하던 그런 시기였다. 피정복문화의 굴욕적인 아이콘은 더 이상 비전이나 지하에 머물기에 만족하지 않고 당당히 웅대한 원자태를 드러내던 현상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 코난이겠다. 미국인 로버트 하워드가 코난 사가를 창작한 건 꽤 오래 전이지만, 대중이 그를 스크린에까지 불러들일 정도로 광폭 열광을 시작한 건 1980년대가 고작이다.
킹콩이 도시화와 산업화의 대세 속에 고유의 생명력과 거친 야성의 매력을 점차 잃어가는 남성의 리비도를 표상하였다면, 이 코난은 한 단계가 마무리된 엘로이족으로의 거세화에 필사적 저항을 보이는 중하류층 노동자 계급의 몸부림을 상징한다 볼 수 있다. 아놀드는 사실 집안도 괜찮고 배우자도 그런 명문가에서 맞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프로레타리아트와는 사뭇 거리가 있는 인생이었고, 스탤론은 비록 생긴 게 그 모양이지만 시나리오 집필과 영화제작 기획을 혼자서 도맡아 할 만큼 매우 지적인 영화인이었으니, 어찌 보면 참 역설적인 위상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여하간 대중은 오늘날까지 그들을 그렇게만 이미지로 기억에 남기고 있다.
이 영화는 지금 보면 엉터리 같은 특수효과가 눈에 훤히 띄는 등 아쉬움이 많겠지만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야생의 자연주의가 고스란히 제시되는 대담한 영상으로 크게 화제를 모았었다. 스타워즈 이래 목소리 연기로 역할을 특화한 듯이나 보이던 제임스 얼 존스가 뱀의 정령이 뒤집어 씐 마왕으로 나오는데, 그 생긴 모습이 점점 뱀으로 변해가는 씬에 참 제격으로 어울린다 싶어, 보면 웃음이 많이 나온다. 속편도 나왔는데 이 작품에 훨씬 미치지 못했고 우리나라에서의 흥행도 고전한 편이었다(1986년 대한극장 개봉. 내 친구가 이거 재미없다고 보러 가지 말라고 해서 그 말을 믿었는데, 공부도 지지리못하는 병신 치고는 가끔 맞는 말을 할 때가 있어서 신기한 녀석이었다. ㅎㅎ 솔직히 나는 이 영화 하면 아놀드 다음으로 김XX가 떠오르는데 지금 어디서 뭘 하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반면 외전 격인 '레드쏘냐'는 스탤론의 처이기도 했던 북구의 여신 브리지트 닐슨이 나오기도 해서 여러 가지로 화제를 모은 또 하나의 흥행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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