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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처음 내 예상과 달리, IMF 이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한 한 중산층 가족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설은 막연한 희망 뒤에 숨겨진 현실의 씁쓸한 부조리를 담담하면서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 제니가 이민자로서 겪는 세세한 인종차별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단순한 노력 이상의 투혼을 요구받아야 했던 시간들이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소설 속 제니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었다. 이방인이 아니라 ‘주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삶은 사람을 쉽게 자기혐오와 경계 속으로 몰아넣는다. 게다가 제니는 부모의 허황된 꿈과 무책임 속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성장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한나라는 존재는 분명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것이고, 동시에 강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쑤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아마 나에게도 제니와 한나, 셰리나 새라·노라 같은 10대 시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래 관계 속에서 비슷한 고민을 했고, 때로는 소설 속 아이들처럼 행동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 그 감정들이 더욱 아프게 와닿았다.
특히 아이들이 꼭 내가 실제로 했던 생각들과 말들을 그대로 꺼내는 것 같았다. 지금의 나는 어른이 되었기에 정말 아끼는 친구를 대할 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곁에 있어줘야 하는지를 조금은 안다. 그래서 소설 속 아이들의 서툰 말과 행동들을 보며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절에는 모두가 미숙했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서툴게 서로를 밀어내기도 했다는 걸 알기에 “그랬겠거니…” 하고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바로 그런 나의 10대 시절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래 지나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감정들과 관계 속의 불안, 질투, 애정 같은 복잡한 마음들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그 시절의 나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만들어준 소설이었다.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다른 요소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개념이었다. 사실 그것은 이름만 달라졌을 뿐 시대와 장소를 바꿔가며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현재의 삶이 절망적으로 느껴질 때마다 ‘다른 곳으로 가면’,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거라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희망만 붙잡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회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작가님의 심리 묘사이다. 인물들이 동시에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배경 역시 생생하게 그려내길래 혹시 실제 경험이 담긴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본인의 경험이 녹아 있다는 내용을 보고 크게 공감했다. 그래서 그렇게 현실감 있는 묘사가 가능했던 거구나 싶었고, 동시에 누군가는 실제로 이런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만약 이러한 깊은 심리 묘사가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이어진다면, 꼭 더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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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사랑의 여름 이야기로 시작되는 줄 알았던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예상과는 전혀 다른 감정의 결로 흘러갔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따뜻하고 청량한 분위기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저한테는 그 안에 자기혐오와, 그럼에도 끝내 자신을 놓지 못하는 간절하고 모순된 마음들이 섬세하게 녹아 있다고 느꼈어요. 그 감정들이 마치 나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져서, 읽는 내내 자꾸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한 문장 한 문장에 오래 머물게 되더라고요. 이 책은 주인공의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외로움이나 불안 같은 감정들에는 낯설지 않은 익숙함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배경을 지닌 사람이기에, 혹은 내가 외면하고 있었던 어떤 감정들과 닮아 있었기에, 이야기가 자꾸만 나 자신에게로 이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때로는 읽는 게 조금 불편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런 불편함이 내 안의 무언가를 조용히 어루만지는 듯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흥미로운 소설 하나쯤으로 생각하고 펼쳤지만, 다 읽고 나니 단순히 ‘좋았다’고 말하기엔 뭔가 더 깊고 진한 감정을 안겨준 책이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혹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사한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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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예민하던 사춘기 시절을 떠올렸다. 중학교 1학년, 시골에서 전학을 간 나는 친구라고는 한 명도 없었다. 쭈뼛거렸던 시간이 몇 달은 갔다. 화장실 갈 때, 점심 먹을 때 혼자서 다니면 외롭다 못해 괴롭다. 나중에야 친구들이 생겨 어울려 다닐 수 있었다. 예민한 시기의 친구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걸 일깨운 소설이었다. 더군다나 인종이 다르면 우리가 상상해왔던 것보다 그 이상이라는 걸 이렇게 소설에서 배운다.
IMF 여파로 이민을 결정했던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낯선 나라에서 친구도 없고 영어가 서툰 제니는 있는 듯 없는 존재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아시아인이라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놀리는 아이들 틈에서 어떻게든 무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제니가 보인다. 이를 악물고 영어를 공부하여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한나가 학교로 왔다. 아이들이 하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는 한나를 보면서도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애써 감췄다. 한나는 아이들이 ‘해나’라고 부르자 자기 이름은 ‘해나가 아닌 한나’라고 말했다. 한나는 제니와는 다른, 의사 아빠, 학예사인 엄마를 두었다. 직장을 떠도는 아빠, 청소 일을 하는 엄마와 함께 남의 집 지하에 사는 제니와 다르게 한나는 경제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학교 아이들 틈에서는 그런 것은 상관없다. 그저 말이 통하지 않은 한나를 무시하고, 배척할 뿐이다.
제니와 한나가 생활하는 학교는 여러 인종이 모여 있다. 아시아인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학교에서 친구들 무리에 끼고 싶어 애를 쓰는 모습이 안타깝다. 같은 아시아인을 무시하고 백인 아이들 틈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그 마음은 누구라도 공감할 부분이었다. 자기를 놀리는 말을 하는데도 애써 미소를 짓고 있는 한나를 바라보는 제니는 웃지 말라고, 한 대를 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나의 모습에서 자기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소설의 화자 제니는 지난날을 떠올리며 이 글을 ‘회고록이자 반성문’이라 일컫는다. 15년 전, 호숫가에서 쓰러진 한나를 죽도록 패며 소설이 시작된다. 각양각색으로 변화하는 지난 삶 중에서 오직 하나의 사건만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제니가 한나를 처음 만났던 시간으로 안내한다.
제니가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한나는 제니에게 모든 것을 의지한다.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통역해주길 바라고 어려운 과제를 도와주길 바란다. 이를 악물고 영어 공부를 했던 제니는 한나가 영어 실력이 더딘 게 못마땅하다. 어딘가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언어가 통하는 게 기본이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야 대처할 수 있는 법이다. 노력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한나의 말은 제니에게는 핑계처럼 들릴 뿐이다. 한나를 바라보는 제니의 눈길은 안타까움 혹은 한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한나를 멀리하면서도 애틋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후회의 감정이 짙게 배어 있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애틋한 마음이다. 만약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발악하듯 무리 안으로 들어가려는 마음과 친구를 지켜보는 애틋함이 공존할 것이다. 결말이야 다르겠지만, 속수무책으로 다가온 일은 돌이킬 수 없다. 악몽처럼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찬란했던 지난 여름을 되새기는 것은 위무의 시간이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친구를 떠올리는 일을 추억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통은 회한이 되어 제니를 감싼다.
우리는 가지지 못한 것을 함부로 선망하고 가진 것을 폄하하는데 일생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천국은 언제나 밖에 있고, 집은 지옥이다. (9페이지)
여름은 고작 계절인데 한나는 그 안에서 많은 감상을 얻는 것 같았다. 나는 한나의 마지막 여름을 손에 쥐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중략) 나는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이 겨울이 아니라 여름이라고 상상했다. 한나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의 날씨를 떠올렸다. 그러자 모든 게 여름의 조각들로 보였다. (314페이지)
한 사람의 지난 시간이 아프게 다가온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 속으로 빨려가듯 들어가 두 소녀의 청소년 시절을 지켜보았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인종차별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피해자라고만 생각하는가. 아니다. 둘러보라.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를. 우리 또한 누군가를 차별하고 있지 않은지. 가해자로 인식되지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이 소설이 왜 사랑받는지 알겠다. 아프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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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쿡쿡 찌르는 문장들.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작가님이 적절한 언어로 옮겨내는 힘을 느꼈다.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이었고,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라는 신기함이 남았다. 나는 평소에 잘 잡아내지 못하는 감정을 글로 확인하는 경험이 새로웠다. 이 소설에서 특히 섬세하게 다가온 감정은 청소년기의 우정이었다. 우정과 친구가 전부였던 청소년 시기, 작가는 그 마음과 생각을 꾸밈없이 관통하며 세세하게 풀어냈다. 소설이 회고록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오직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며 마치 일기를 엿보듯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 안에서 묘사된 감정들은 특정 인물만의 것이 아니라 청소년기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만한 감정이라고 느껴졌다. 나 역시도 그렇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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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고작 계절!! 책의 제목에 끌려 구매한 책인데 읽을수록 점점 더 빠져듭니다. 미국이란 낯선곳에서 겪게되는 아이들의 성장통을 그려낸 작가~밑줄 그으면서 곱씹어볼 내용이 많은 책입니다. 천천히 음미하며 오늘도 읽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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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표지도 예뻤는데 리커버된 표지가 너무 취향이라 바로 샀습니다 전부터 어떤 책 인지 궁금했는데 너무너무 잘 읽었어요 >라비우와 링과<에서도 느꼈지만 실제로 느껴봤을법한 감정들을 세세하게 잘 풀어내셔서 너무 신기해요 추천합니다!! 너무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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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와닿지 않거나 크게 생각해 본 적 없는 내용들이여서 사실 책을 읽고 생각나는 감상평이랄게 딱히 없었던 책… 그냥 주인공이 낯선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했고 자신과 다르게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그 친구를 답답해하면서 도와주는 모순적인 부분들이 주 내용.. 그냥 표지가 예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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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해 작가의 '여름은 고작 계절'이라는 책을 구매했습니다. 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했네요. 청소년 여학생들이 주인공인 책인데 그 시기에 느끼고 겪을 수 있을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소설이 전개됩니다. 일부는 심리를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그 시절에만 겪을 수 있는 여학생들의 심리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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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고나서 하루만에 다 읽은 소설입문자 추천 책입니다! 술술 읽어나가다 마지막 부분에 작가님을 원망하게 될 정도로 놀랐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요. 그 당시 나이에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표현력이 너무 뛰어나셔서 몰입이 많이 되었습니다. |
| 김서해 작가님의 여름은 고작 계절 리뷰입니다. 감각적인 표지와 제목부터 끌렸는데 다 읽고 나서는 여운이 남았습니다. 전자책이 아니라 종이책으로 사길 잘한 책이었습니다. 친구에게 겨울에디션으로 선물도 했어요. 마음에 남는 문장들이 참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