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여행 2 김훈 문학동네/ 2018.9.21.
“몸의 힘은 체인을 따라 흐르고, 기어는 땅의 저항을 나누고 또 합쳐서 허벅지에 전한다. 몸의 힘이 흐르는 체인의 마디에서 봄빛이 빛나고, 몸을 지나온 시간이 바퀴로 퍼져서 흙 속으로 스민다. 다가오는 시간과 사라지는 시간이 체인의 마디에서만나고 또 헤어지면서 바퀴는 구른다.(p.11)” 자전거를 저어서 나아갈 때 풍경은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스미는 풍경은 머무르지 않고 닥치고 스쳐서 불려가는데, 그때 풍경을 받아 내는 것이 몸인지 마음인지 구별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배는 엔진의 힘으로 나아가지 않고, 저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아는 힘으로 간다. 엔진은 동력을 생산해내지만 이 동력이 방향성의 인도를 받지 못하면 동력은 눈먼 동력일 뿐, 추진력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엔진이 생산하는 동력은 이동의 잠재적 가능성일 뿐이다. 여기에 방향이 부여되었을 때 이 잠재적 힘은 물 위에서 배를 작동시키는 현실적 추진력으로 작동한다. (p.24)” 배에게 방향을 부여하기 위해 등대가 필요하다. 등대는 저마다의 고유한 신호를 쏘아대며 등대 자신의 위치를 선박에게 가르쳐준다. 항해사는 등대의 위치와 등대의 이름을 알아야 비로소 바다 위에 뜬 저 자신의 위치를 알 수가 있다. 내 밖에 존재하는 타자의 위치와 그 타자의 이름을 알아야만 나는 나를 확인할 수가 있다고 말한다. 모든 등대가 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깜박이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다.
“풍수에서, 길의 상징과 물의 상징은 같다. 그것은 모두 공적 소통의 조건들이다. 그래서 길의 표정은 그 길이 거느린 물의 표정을 닮는다. 산맥을 넘어가는 길은 골과 골을 휘돌아 흐르는 계곡물의 표정을 닮고, 큰 강의 하류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점점 넓어지는 세계로 나아가는 자유의 완만함이 있다.(p.95)” 하회의 집들은 서로 정면으로 마주 보지도 않고 서로 등을 돌리고 있지도 않다. 서로 어슷어슷하게 좌향을 양보하면서 모두 자연 경관을 향하여 집의 전면을 활짝 개방하고 있다. 길은 그 집들 사이를 굽이굽이 흘러가 각 집의 대문에 닿는다. 차단과 연결이 함께 길을 따라 흐른다. 이처럼 인간의 삶은 감추어져야 하고 또 드러나야 하는 것을 하회마을의 오래된 길에서 깨닫는다.
“대나무의 삶은 두꺼워지는 삶이 아니라 단단해지는 삶이다. 대나무는 죽순이 나와서 50일 안에 다 자라버린다. 더 이상은 자라지 않고 두꺼워지지도 않고, 다만 단단해진다.(p.126)”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다. 나이테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다. 왕대는 9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운다. 눈이 내리듯이 흰 꽃이 핀다. 꽃이 피고 나면 대나무는 모조리 죽는다. 꽃 속으로 모든 힘이 다 들어가서 대나무는 더 살 수가 없다. 이와 같이 우리의 생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것을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명량해협의 폭은 가장 좁은 거리가 293미터이고 최고 유속은 10노트이다. 여기가 한반도 전 해역에서 가장 사나운 물길이다. 이 물길은 하루에 네 번 역류한다. 해남반도에서 목포 쪽으로 달려가던 북서해류는 돌연 거꾸로 방향을 바꾸어 남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명량해협은 하루에 네 차레 이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한다.(p.169)” 물길이 거꾸로 돌아서는 사이마다 바다는 문득 잔물결 한 점 없이 거울처럼 고요해지고, 질풍노도를 예비하는 이 적막한 순간에 바다는 더욱 무섭다. 이 바다에서 승리를 거둔 이순신의 글은 영웅다운 호탕함이나 과장이 없고 무협의 장쾌함이 없다. 그는 악전고투 끝에 겨우겨우 이긴다. 영웅 된 자의 억눌림의 비극을 진술할 때는 단호하게도 말을 아끼고, 온갖 정한에 몸을 떠는 한 필부의 내면을 진술할 때는 말을 덜 아낀다고 이순신의 인간됨을 평한다. 하나의 자연현상에서도 그곳에서 활동을 했던 사람의 성품을 연상해 내는 상상력이 대단하다.
“현대도시의 공간 속에서 옛 왕도의 자취가 이처럼 확연히 살아서 작동되고 있는 도시는 수원 말고는 없다. 그래서 수원은 서울이나 경주나 부여나 안동보다도 더 오래된 마을이라는 느낌을 준다.(p.185)” 신라 왕관이나 백제 금동향로나 고려청자처럼 박물관 진열장 안에 들어 있는 문화재가 아니라 대도시의 일상공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수원 화성은 가장 활발하게 살아 있는 문화재이다. 이 성을 지을 때 석수, 목수, 기와장이, 대장자이, 화공 등 22개 전문분야의 장인 1,800여 명이 이 공사에 기술직으로 참여했고 그밖에 자재운반이나 땅다지기 등의 노역에 수많은 백성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물론 국가의 명령에 따라 동원된 인력들이었지만, 기술숙련도와 노동의 강도, 노동시간에 따라서 정확하고도 차등 있는 노임을 지급받았고, 축성에 필요한 모든 자재는 백성의 것을 징발하지 않고 모두 정확한 값을 쳐주고 사들였다는 것을 <화성성역의궤>에 낱낱이 기록되어 있음을 설명한다.
“진도의 식당에서는 눈밭에서 뽑아온 겨울 배추와 대파들을 얼마든지 준다. 된장에 찍어서 날로 먹는다. 그 맛은 달고도 아리다. 눈속에서 견디느라고 배추의 섬유질은 완강해져 있다. 씹을 때는 와삭와삭 소리가 나면서 액즙이 입안에 가득 찬다.(p.263)” 겨울배추는 잎맥 사이에 월동용 당분을 저장한다. 겨울 파는 흰 밑동 부문에 끈적거리는 진액이 많다. 이것을 날로 씹어먹는 것은 겨울과 봄을 함께 씹어 먹는 일이다. 이처럼 자연 환경에 적응한 식물의 특성을 조목조목 설명하기란 깊은 통찰 없이는 힘든 일이라 생각되었다.
<자전거 여행 2>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옛것들에 대한 것을 전국 방방곡곡을 자전거 타고 두 발로 누비면서 하나씩 찬찬히 들여다보고 생각해 본 것들을 하나씩 풀어놓은 책이다. 우리의 옛 것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마음이 글 곳곳에 배어 있다. 오랜 세월 단련한 글쓰기의 힘으로 마음속의 생각들을 그림으로 나타내듯이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
|
자전거 여행 1 김훈 문학동네/2018.8.14.
자전거 여행은 생각만 해도 가쁜 숨이 연상되는 고갯길 때문에 쉽게 실행으로 옮기기 힘들다. 피 끓는 젊은이가 아닌 중년이나 노년의 자전거 여행은 특별한 감회가 예상된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면서 보고 들으며 생각한 것들을 정리한 <자전거 여행>의 저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1인이며, 1948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26세 이후 여러 언론사를 전전하였다. 장편소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소설집 <강산무진> 산문<풍경과 상처>, <라면을 끓이며> 등의 책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몸 안으로 흘러들어올 뿐 아니라 기어의 톱니까지도 몸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내 몸이 나의 기어인 것이다.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바퀴와 길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땅에 들러붙어서, 그것들은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진다.(p.13)” 이처럼 온몸으로 체험하게 되는 자전거 여행에서 사람의 몸이 곧 길이라고 말한다. 자연을 몸으로 체득하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에서 수십 년의 내공이 느껴진다.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버린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져버린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가지에서 떨어져서 땅에 닿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그 잠시 동안이 매화의 절정이고, 매화의 죽음은 풍장이다. 배꽃과 복사꽃과 벚꽃이 다 이와 같다. (p.15)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 채기 어렵다.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러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그 꽃이 스러지는 모습은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p.17)” 꽃마다 화려하게 피어나지만 지는 방법이 제각기 다름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관찰하여 표현하고 있다. 특히 화려하게 핀 꽃들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산수유 꽃이 지는 모양을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듯 그렇게 진다’고 표현하고 있다. 언제 꽃이 지고 열매가 커가는지 모를 정도로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색이 바래고 스러져 가기 때문이다.
“대낮에 활짝 열린 수련은 날이 흐려지면 꽃잎을 오므리고 해가 다시 나오면 꽃잎을 연다. 그래서 여름의 연못은 빛을 따라서 색들이 열리고 닫히는 꽃밭이다. 여름의 빛이 물풀의 생명을 충동질해서 그 안쪽의 색들을 피어나게 한다. 대기 중의 빛이 모두 스러지면 수련은 야물게 꽃잎을 모으고 밤을 맞는데, 그때 여름 연못가의 하루는 돌이킬 수 없이 다 지나간 것이다.(p.119)” 꽃들은 제각기 피어나는 시간과 닫는 시간이 다르다. 섬세하고 예리한 눈으로 수련을 관찰하여 수련의 생리를 손에 잡힐 듯 그려내고 있다. 꽃 하나에도 개성이 있고 제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피고 지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실감하게 된다.
“무덤은 바닷가 잡초 속에서 봉분이 허물어져 있고, 풀들이 해풍에 쓸리고 있다. 이런 무덤들은 물에서 먼 쪽이 명당이다. 바다가 사나운 날에 물가에 가까운 봉분들은 파도에 씻겨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농부가 밭에 묻히듯이, 가난한 어부들은 백골을 바다에 준다. 그 아들들이 다시 고기를 잡고, 쓸려나간 봉분의 흔적조차 이제는 편안해 보인다. 바다가 춥고 땅이 따뜻한 것도 아닐 것이다.(p.36)” 죽어서도 살았을 때의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 고향을 떠나지 못한다. 그 아들 또한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함을 바닷가에 버려진 듯 엎드려 있는 무덤을 통해서 풀어놓는다. 현대인들은 좀 더 영역을 넓혀 활발히 움직이며 살지만 역시 돌아갈 곳은 한정되어 있기에 나름대로의 질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북서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굵은 입자가 단단하고 동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밀가루처럼 곱다. 남동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습해서 무겁고 남서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이 무릇 짠맛의 으뜸이다. 남서풍은 흔한 바람이 아니다. 남서풍에 실려오는 소금은 말라서 바스락거린다. 이 소금은 바다 전체를 한 톨의 결정체 안에 응축하는 향기에 도달하고, 모든 맛에 스미고, 모든 맛을 다스리는 삼투력과 통솔력을 갖는다. 염전은 인공구조물이지만 이제 천연기념물의 표정으로 서신면 바닷가에서 말라가고 졸여진다.(p.254)” 햇볕과 바람에 바닷물이 마르면서 생겨나는 소금이 바람에 따라 이렇게 다른 줄 처음 알게 된다. 작은 차이라도 자연은 무시하지 않고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오랜 취재 경험으로 알아내는 저자의 솜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자연에서 땀으로 얻어내는 것들이 젊은 사람들의 외면으로 사라질 위기에 몰려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그의 마음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동해안 산불들의 흔적을 따라 오솔길을 여행하며 본 상록수들의 표정이나, 한강가의 길을 따라가며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하였다. 산과 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자전거 여행 1>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나 점차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한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한 이 책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정서적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
<책은 도끼다>를 통해 알게된 저자, 김훈. 박웅현에 의해 소개되고 해설된 김훈의 글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하였다. 그리하여, 이 책과 인연이 닿았다. 박웅현의 해설이 없으니 사실 잘 읽히지는 않는다. 내공 깊은 저자의 글인 만큼 독자의 내공도 필요한가보다. 분명 좋은 글이고, 부족한 나도 '명문'임은 의심없이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해, 받아들일 준비는 안 된 것 같다. |
|
이책을 처음 접한건 2004년 군대에서 굴러다니는 김훈의 자전거여행을 접하고서였다. 이전 난중일기로 김훈을 알았지만 그의 에세이라 하여 슥 훓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글을 읽는내내 그의 글의 깊이와 진하게 느껴지는 사람 냄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글을 잘 쓰고싶다는 생각을 당시에 수도없이 했었다. 그리고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김훈의 글 쓰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전거여행에서의 충격을 늘어놓았는데 다시금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20대 초반에 읽던 그의 아우라는 30대 후반에도 여전하지만 조금 더 색다르고 깊이있게 그리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의 생각하나하나 단상 하나하나가 당시에는 느낄수 없었던 부분까지 보이고 그윽하게 다가옴을 알수있었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삶에 깊이와 여운을 주며 그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다르게 다가온다는것을 알게해준 책이다. |
| 우연히 소설 '칼의 노래'을 읽다가 반짝이는 문장들에 반하여 에세이는 또 어떤가 궁금하여 사서 읽어 봤어요. 역시 기대 그 이상입니다. 문장들이 어찌나 좋은지 읽고 또 읽게 됩니다. 밑줄 긋다가 이젠 책 전체 필사까지 하고 있지요. 여행 기록임에도 그냥 다 시 같아요. 책을 덮을 수가 없네요. |
|
국토종주를 마치고 여러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중 바로 이책이다 싶어 읽습니다 앞만보고 달리기 보다 머무르고 느끼고 싶은 지역 역사와 정보를 산문으로 접하며 자전거 여행을 넘는 여행기이며 감상기 입니다 시간은 좀 지났지만 여전히 그 곳에 가고 싶은 건 김 훈 작가님의 맛깔난 문장 때문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 김훈의 '자전거여행'은 나에게 자유와 모험의 숨결을 전해주었다. 그의 글쓰기는 매우 생생하고 생동감이 넘치며, 독특한 관찰력으로 세계를 그려냈다. 그의 자전거 여행 이야기는 먼 곳으로 나아가는 동안 자아를 발견하고 깨우치는 여정이었다. 도전과 역경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용기와 인내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 또한, 그의 문장은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흘러나와 마음을 감동시켰다. '자전거여행'은 나에게 자유로움과 용기를 선사하며, 삶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아갈 용기를 준 소중한 책이다. |
| 김훈의 '자전거여행'은 나에게 자유와 모험의 숨결을 전해주었다. 그의 글쓰기는 매우 생생하고 생동감이 넘치며, 독특한 관찰력으로 세계를 그려냈다. 그의 자전거 여행 이야기는 먼 곳으로 나아가는 동안 자아를 발견하고 깨우치는 여정이었다. 도전과 역경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용기와 인내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 또한, 그의 문장은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흘러나와 마음을 감동시켰다. '자전거여행'은 나에게 자유로움과 용기를 선사하며, 삶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아갈 용기를 준 소중한 책이다. |
| 2000대 초반에 출판되었던 김훈 작가의 자전거 여행 1권입니다. 에세이지만 정말 고전의 반열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글이 좋습니다. 이때 당시 52세였던 김훈 작가의 체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 자전거 인프라는 그야말로 형편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전국을 누비고 다니셨다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깐 저도 자전거 전국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
|
여름입니다. 익히 알고 어디에선가 들어 익숙한 곳으로 떠나기 쉬운 계절. 자전거를 타고 우리나라 곳곳을 기록한 시간이 아름답게 남아 있습니다. 대도시 이름이 자연스럽게 떠올라도 그 뒤에 나오는 이름은 낯설게 연결됩니다. 그러나, 곧 그 이름이 자연 속에서 시각과 청각, 촉각으로 바로 옆에 있는 가치있는 그 무엇이 됩니다.
경주 감포에서 진도 소포리까지 많은 사람의 말과 글을 만나지만, 오해하거나 가벼운 것은 없습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척 하지도 않고 아는 것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남한산성 기행>에서 《남한산성》을 어떤 감정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진도대교>에서 《칼의 노래》의 이순신이 역사서에 남아있는 서술과 왜 다른지 문장에 감탄을 하며 봅니다.
조선시대 최고 권력자인 정조와 광주에서 만난 이세영 씨까지. 장소를 보았는데 사람의 삶이 있는 풍경. 그리고, 문장이 주는 감동과 신산함까지.
멀리 가지 않아도 이 책 속 어딘가에 가서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 풍경에 사진만 남는 것이 아니라 언어, 한국어가 남는 경험. 책 한 권이 주는 즐거움이 여기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