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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레전에 시를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학교 다닐때는 시가 참 어렵게만 느껴져서 싫었고 멀리 했던 기억도 있네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라는 이야길 듣고 초1 아들을 위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우선 아이에게 읽어 주기 앞서 제가 먼져 몇 장 읽어 보게 되었는데, 아이는 둘째로 제처두고 저 혼자서 한권을 다 읽었어요. ^^; 그리고 아이 아빠도 자연스럽게 '이건 무슨책이야?' 하다 한 장 펼쳐 보곤 쭈욱 읽게 되었구요. 이 책을 이렇습니다. 가벼운 맘으로 펼쳐 들었다가 푹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요. 한 장 읽으면 두장 읽게 되고 끝까지 손을 뗄 수 없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이고, 어디서 한번 쯤 본 듯한 시골 모습이고, 한번 쯤 생각해 봤을 듯한 우리네 이야기? 입니다. '그것도 소원이라고' 부분의 수박이야기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찡~ 하고 '진주 할머니' 이야기에서는 택시비를 아끼겠다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장에 까지 걸어가시는 할머니 모습이 우리 할머니를 생각나게 합니다. 잠깐씩 읽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초등아이들에서 부터 어른들에 까지 한번쯤 읽기에는 부담이 없고 좋은 책이네요. |
시는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만 쓰고 읽는 것이 아닙니다. 돈보다 사람과 자연을 섬기는 사람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은 사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사람 아이고 어른이고 누구나 쉽게 일고 서로의 마음을 나눈 수 있는 것이다. -머리말- 사춘기 어린시절 첫사랑을 그리며 참 많은 시들을 읽었었는데..ㅋㅋ 언젠가부터 시를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컴퓨터가 나오고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너무 자연스럽게말이다. 들리는 노랫말도 모두 내 이야기같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시는 짧은 글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힘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글귀들~ 나이 30대 중반~ 다시 시를 만나게 된것도 아이를 위해서~ ^^ 아이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다~ 그만큼 잊고 지냈던 주변의 좋은 시들이 많은 것 같다. 산골마을 농부, 사람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불리는 서정홍 시인의 다섯 번째 동시집입니다. 그가 들려주는 정말 진솔하고 따뜻한 사람냄새가 나는 시들을 만나보았어요. 주인공이 무어 , 따로 있나... 이 시를 읽는데 참 공감되는 삶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비록 드라마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밤 샘 추위에 욕을 먹어가며 촬영할지라도 대사 한마디 하지 못하고 멀리 보이는 저 모습이 나라고 말하는~ 그러고도 기뻐하는 모습이 참으로 마음찡하더라구요. 그래도 내 인생에 주인공은 나 자신임을 잊지말아야할 것 같아요. ^^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되는 큰 아이에게도 가슴 따뜻한 사랑넘치는 멋진 선생님이 담임이 되기를 바래요..^^
그밖에도 정말 따뜻하고 사람냄새나는 그런 시들이 많아요. 그 중 마음 한켠 또 한편의 시가 가슴을 울립니다. 진주 할머니 장에 가려고 길을 나선 진주 할머니는 하루에 두 번 있는 마을버스를 놓쳤습니다. 아이고 , 택시라도 타고 가야지. 아니지, 택시비가 오천 원이라던데.... 조금만 걸어가다 타면 택시비가 사천 원만 나오겠지. 아니지, 조금만 걸어가다 타면 택시비가 삼천 원만 나오겠지. 오천원... 사천원... 삼천원... 헤아리다 그만 장에 닿았습니다. 진주할머니는 비지땀을 흘리며 걸어서 걸어서 장에 온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혼자서 오늘 오천 원 벌었다고 좋아하십니다. (본문 72~73) 한 푼 한 푼 모아 자식들 손주들 주시려는 우리네 할머니 모습들이지요. 그런데 저는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도 생각이 나더라구요. 꼭 우리 엄마 같은 진주할머니... 서정홍 시인은 동시집 1부에서 드라마 출연자, 택배기사, 목수, 목욕탕 주인 등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삶을, 2부에서 농부로 살아가는 시인 자신과 가족의 삶을, 3부에서 마을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4부에서 자연과 사람, 사람과 생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해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 내어 읽는 동안 그들이 되어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 마치 나의 이야기, 내 가족의 이야기 , 내 이웃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시인은 우리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으로 그려주어 좋았다.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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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항상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위로해주는 느낌입니다. 누군가에의해 쓰여진 글이 이렇게 와닿기는 참 어려운데 시만큼 좋은 글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읽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책도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표지에 그림도 어찌나 따뜻하게 느껴지던지^^
몇 편의 시를 올려보았습니다. 함께 보세요^^
특히나 저는 이 시가 참 와닿더라구요.ㅋ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저 역시도 지나고보면 별 것도 아닌일로 아이에게 화를 내고 저는 곧 잊어버리지만 아이는 늘 그 기억을 마음에 갖고 있더라구요. 그럴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또 저는 잊어버리고 맙니다.... ㅜㅜ 주로 함께 책을 보는 아이는 막둥이입니다. 저희집 막둥이가 아무래도 저와 함께할 시간이 많다보니 주로 막둥이와 보는 편인데 오늘은 미처 사진을 못했어요. 요즘 막둥이가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골골댑니다 ㅜㅜ 그래서 밤에 이렇게 시집을 꺼내 읽어주었더니 좋아하더라구요. 우리집에서 책을 가장 좋아하는 막둥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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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바라보는 가장 고질적이고도 (정말) 나쁜 시선은 동시에서 '천진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읽을 것이기에 혹은 아이들이 쓰기에, 어른의 눈(마음)으로는 바라보지 못하는 의미들을 찾아낸 것이 동시의 가치라 말하는 시선들은 미안하지만, 진심으로 나쁘다. 어른이 바라보지 못하는 무엇을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티없는', '무구한' 동시로 인해 감화되는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어른'이라 분류된 당신들의 오만함이 세계를 그토록 순진하게 재단하는 것이 아닐까. '티없이 순진하고 무구한' 동시의 세계를 이야기할 수록, 그 시선은 아이들의 세계를 어른의 방식으로, 폭력적으로 재단할 뿐이다. 아이들이 알 것을 제한하고 느껴야 할 것을 강제하는 것이다. 착한 아이란 어른 입맛에 맞춰진 허구의 모델을 강요하고, 아이의 잠재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눈에 맞춰 바라본 세상은 동화 속 세상이 아닌, 어른이 공유하고 있는 그 세계와 같다. 아이들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천진한 동시라는 표현은 문제의식이 결여된, 분리된 세계관을 주입하는 정치적인 제스쳐일 뿐이다. 과장이 아니다. 그렇다면 좋은 동시는 무엇일까? 그 좋은 예로 기형도의 <엄마 생각>이 있다. 그것이 동시를 표명하고 있지 않다해도, 채소장사 하는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 나날을 기다리며 자란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을 이야기하는 이 시는. 아이의 시선에서 빈곤에 대해, 소외된 이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서정홍의 동시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드라마 보조 출연자를 엑스트라라고 해. 어떤 사람들은 노가다라고도 해. 그냥 일용직 노동자야 날마다 일거리가 있는 게 아니거든. (...) 우리는 하도 추워서 슬쩍 자리를 옮기려다 들켰어. "캇!"하는 소리와 함께 욕설이 화살처럼 막 날아와. "이 새끼들아, 지금 촬영하고 있는데 송장이 움직이면 어쩌자는 거야!" 이런 말 한번 듣고 나면 하루 내내 살맛이 안 나. (...) "야, 주인공은 아니래도 텔레비전에 나오니까 기분은 좋다야." "이 사람아, 영화고 드라마고 무어 주인공이 따로 있나. 나오는 사람이 모두 주인공이지." _서정홍,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드라마 보조 출연자 진수 삼촌> 단역배우라는 직업을 조망함과 동시에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라며 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니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이 동시를 두고 천진함만이 동시의 미덕이라 말할 수 있을까. 길게 말할 것 없이, 좋은 동시는 아이들에게 문제의식과 넓은 세계관을 건네준다. 서정홍 시인은 동시집만 이번이 다섯권째이다. 그의 동시가 유독 좋은 것은 아이들의 세계가 아닌 우리가 함께 사는 세계를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동시가 회복해야할 것은 천진성이 아닌 동시대성이지 않을까. 택배 기사 삼 년째야. 일거리가 많을 때는 하루 백오십 군데나 배달을 가야해. 말이 쉬워 백오십 군데지 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파김치가 되어 발 씻기도 귀찮아 그냥 곯아떨어질 때도 많아. 얼마 전에는 산골에 사는 할아버지가 도시에 사는 딸한테 보내는 홍시 상자에서 물이 줄줄 흘러나와 전화를 걸었어. "할아버지, 상자 안에서 홍시가 터져 엉망이에요. 어쩌면 좋겠어요?" "허어, 그라모 자네가 드시게. 다시 한 상자 보내지 뭐." "이렇게 귀한 홍시를 제가 어떻게 먹어요? 상자 열어 보고 안 터진 홍시만 골라 따님한테 전해 드릴까요?" "아이구우, 그래만 주모 얼마나 고맙겠노." 바쁜 시간을 쪼개어 홍시를 가려 다른 상자에 담아 배달하러 갓찌. 할아버지 따님이 아파트 문을 조금 열고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이 문 앞에 두고 사라는 거야. 하기야 고맙다는 말 듣자고 한 짓이 아니니 서운할 것도 없지. 택배 기사 삼 년 하다 보니 가끔 좋은 사람을 만날 때도 있어. 어제는 쌀 다섯 포대를 승강기도 없는 옛날 아파트 5층까지 갖다 드렸는데 말이야, 할머니가 생강차를 주시는 거야. 몸에 좋다고 주시는데 아무리 바빠도 그냥 갈 순 없잖아. 날씨는 덥지 생강차는 뜨겁지, 다 마시고 났더니 온몸에 열이 푹푹 나는 거야. 오늘은 텃밭 넓은 집 할머니가 아무리 바빠도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며 한사코 밥 한 그릇 먹고 가라 하시고, 주공 아파트 아주머니는 밤늦은 시간까지 얼마나 고생하느냐며 박카스를 주기도 하시고....... 이런 분을 만난 날에는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싹 가시고 몸이 가벼워지지. 세상에 마음이 얼음장 같은 사람보다 봄날처럼 따뜻한 사람이 많구나 싶어. _서정홍, <따뜻한 사람들 - 택배 시사 효민이 아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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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하는 시 73 흙내음이 나는 동시를 쓰는 시골 아재 ―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서정홍 글 정가애 그림 문학동네 펴냄, 2014.10.20. 9500원 가을이 깊어 이제 보름쯤 뒤면 십이월입니다. 겨울이 코앞입니다. 우리 고장은 퍽 포근해서 이 늦가을과 겨울 문턱에도 들풀이 새로 돋습니다. 나는 두 아이하고 마당에서 새로 돋는 들풀을 훑습니다. 이 들풀은 밥을 끓일 적에 함께 넣기도 하고, 볶음이나 부침을 할 적에도 함께 넣습니다. 모시풀은 잘게 썰어서 밥에 넣습니다. 쇠무릎이나 유채잎이나 갓잎은 볶음에 넣습니다. 갈퀴덩굴은 물로 헹구어 나물로 먹습니다. 손바닥만 하다 싶은 작은 땅뙈기에서도 네 식구가 먹을 풀은 넉넉히 자랍니다. 햇볕이란, 빗물이란, 바람이란, 흙이란, 참말 늘 우리를 살리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어느 날 강원도 오대산에서 / 친구들과 나무를 벨 때였어. 나무 속에 아이들 새끼손가락만 한 / 총알이 박혀 있는 걸 보았지. (총알 안은 나무-목수 자중 삼촌) 할머니는 산새들이 안 볼 때 / 콩을 심어야 한다며 / 해도 뜨기 전에 콩을 심었다. // 그런데 어찌 알았는지 / 산새들은 할머니만 없으면 / 콩을 내먹는다. (힘겨루기) 경상도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서정홍 님이 빚은 동시집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문학동네,2014)를 읽습니다. 흙을 만지는 서정홍 님이 쓰는 동시에는 흙내음이 흐릅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흙을 만지니 흙내음을 노래합니다. 흙을 만지기에 흙노래를 부르고, 흙을 아끼기에 흙사랑을 읊으며, 흙을 돌보기에 흙마음이 되어 글 한 줄을 씁니다. 동시를 쓰는 어른은 저마다 하는 일에 따라서 동시를 씁니다.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동시를 쓴다면 학교 이야기가 가득가득 흐릅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살림꾼 노릇을 하는 삶으로 동시를 쓴다면 아이하고 복닥이는 하루 이야기가 넘실넘실 흐릅니다. 그리고, 문학창작으로 동시를 쓴다면 말놀이와 말솜씨를 부리는 말맛이 아기자기한 동시가 태어나지요. 할아버지 직업은? // 농부입니다. // 그럼 아버지는? // 농부입니다. // 농사지어 / 먹고살기 힘들 텐데? // 선생님, 오늘 아침밥 / 먹고 왔습니다. (학교에서) 오늘날 학교에서는 아이들한테 “얘, 넌 앞으로 농사꾼이 되렴.” 하고 이야기하거나 가르치거나 이끌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앞으로는 이 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어느 일거리보다 ‘시골지기(농사꾼)’라는 일거리를 맡아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느껴요.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아예 학교에서 어릴 적부터 ‘시골일을 해야 할 사람’을 뽑지요. 다만, 학교에서 억지로 ‘이 일만 하라’고 등을 미는 일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보람으로 삶을 짓는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가르칠 수 있어야지 싶어요.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에 나오는 〈학교에서〉라는 동시를 보면, 학교 교사는 아이더러 “농사지어 / 먹고살기 힘들 텐데?” 하고 묻습니다. 참말 교사가 물을 만하지 않은 바보스러운 물음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농사꾼이라는데, 어떻게 아이더러 “먹고살기 힘들 텐데?” 하고 물을까요? 아버지, 한창 자랄 때는 / 고기를 먹어야 키가 큰대요. // 아니다. / 풀만 먹는 기린도 키가 크다. (그게 아닌데) 이모부는 농촌에서 양계장을 합니다. / 하루도 빠짐없이 / 달걀이 삼천 개가 넘게 나옵니다. /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합니다. / 일요일도 국경일도 / 외할아버지 장례식 날에도 / 쉬지 못했습니다. / 날마다 달걀을 꺼내야 합니다. (달걀 삼천 개) 서울이나 부산 같은 큰도시에서 교사로 일하는 어른 가운데, 서울내기나 부산내기더러 “얘들아, 앞으로 너희들은 이 지구별과 한국을 아름답게 가꾸는 농사꾼으로 자라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하고 씩씩하게 외치면서 농사꾼이 되려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치거나 이끄는 분이 있을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고흥이나 합천 같은 시골에서 교사로 일하는 어른 가운데, 고흥내기나 합천내기더러 “얘들아, 너희는 도시로 떠날 생각만 하지 말고, 바로 이 고장, 이 시골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랑스러운 꿈을 키워 보면 아주 멋지리라 생각한다!” 하고 씩씩하게 노래하면서 농사꾼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르치거나 보여주는 분이 있을는지 궁금합니다. 터놓고 말하자면, 오늘날에는 도시에서 일하는 분들도 먹고살기 만만하지 않습니다.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공장 노동자이든 운전기사이든 청소부이든, 어느 누구도 먹고살기 느긋하다고 쉬 말하지 못합니다. 부자는 부자이면서 먹고사는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대로 먹고사는 걱정을 떨치지 못해요. 장에 가려고 길을 나선 진주 할머니는 / 하루에 두 번 있는 마을버스를 놓쳤습니다. // 아이고, 택시라도 타고 가야지. / 아니지, 택시비가 오천 원이라던데……. // 조금만 걸어가다 타면 / 택시비가 사천 원만 나오겠지. / 아니지, 조금만 걸어가다 타면 / 택시비가 삼천 원만 나오겠지. (진주 할머니) 삶이 노래가 되고, 노래는 사랑이 됩니다. 사랑은 다시 바람을 타고 흐르고 흘러서 삶이 됩니다. 노래할 수 있는 삶이 사랑스러운 삶이요, 사랑스러운 삶이라면 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도시에서 살든 시골에서 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삶을 사랑할 수 있을 때에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아끼고 어깨동무를 할 수 있을 때에 살림살이를 기쁘게 일구면서 활짝활짝 웃음꽃을 피웁니다. 시골 아재 서정홍 님은 시골지기로 꾸리는 삶을 헤아리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이 노래는 바로 이녁 삶을 기쁘게 돌아보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시골지기 아재가 부르는 시골노래는 동시라는 옷을 입고서 아이들한테 나풀나풀 날아갑니다. 시골 어린이도 도시 어린이도 조그마한 동시집 한 권을 펼칠 적에 ‘시골지기 아재가 부르는 노래’를 듣습니다. 시골은 못사는 곳도 잘사는 곳도 아닙니다. 시골은 그저 사람 사는 곳입니다. 동시집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노래합니다. 시골 할머니가 사는 이야기를, 시골 할아버지가 사는 이야기를, 시골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사는 이야기를, 시골 어린이가 사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노래합니다. 새미 마을에서 태어나 / 새미 마을에서 일흔 해 동안 / 농사지으며 살아온 새미 할머니는 // 호미로 풀 매고 / 호미로 북을 돋우고 / 호미로 감자와 고무라를 캐고 / 호미로 온갖 농사일을 다 하셨다. (호미 냉장고)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아재는 흙내음에서 사랑을 봅니다. 도시에서 펜대를 잡거나 셈틀 앞에 앉는 아재는 펜대와 셈틀에서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몰며 사랑을 볼 수 있고, 자가용을 모는 동안에도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따사로운 숨결이 되면,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라도 사랑스러운 넋으로 거듭나면서 사랑이라는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흙내음 동시는 흙사랑을 노래합니다. 흙살림을 꿈꾸는 동시는 흙사랑으로 서로 어깨를 겯고 손을 맞잡으면서 즐겁게 춤추면서 웃을 수 있는 삶을 노래합니다. 대단한 자리가 아닌 수수한 자리에서 노래가 태어납니다. 문학창작을 하지 않기에 노래가 자랍니다. 글멋이나 글치레를 부리지 않으니 노래가 환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들바람을 쐬고 숲바람을 마시니 노래가 싱그럽습니다. 늦가을 바람이 곱게 불면서 햇볕이 내리쬐는 우리 집 마당에 멧새도 마을고양이도 마음껏 드나들면서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4348.11.1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동시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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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길 다행이네 개구쟁이 동생이 아궁이에서 불장난을 하다 한쪽 벽이 반쯤 탔는데도 그만하길 다행이네 사람이 안 다쳤으니. 아버지가 논둑에서 뱀한태 물려 발이 퉁퉁 부었는데도 그만하길 다행이네 독이 온몸에 퍼지지 않았으니. 우리 할머니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만하길 다행이네. 우리 할머니들은 정말 그렇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더 나쁜 일에 견줘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위로를 한다. 안 좋은 일을 당한 처지에서는 그런 위로가 때로 짜증이 나지만 한 발작만 뒤로 물러서 생각하면 오랜 세월 살아오며 깊어진 지혜라고 여기게 된다. 서정홍 동시집에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지혜와 넉넉한 품이 따스하게 펼쳐진다. “모진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무릎 꿇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책머리에」), 특히 농촌 어른들 모습이 깊이 있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절값이라며 바쁜 농사철에 바쁜 걸음 멈추고 이웃의 배추 모종을 함께 심어 주는 하동 할머니(「절값」), 하루에 두 번 있는 마을버스를 놓치고 택시비를 아끼려고 걸어서 장에 간 뒤에 택시비를 벌었다고 좋아하는 진주 할머니(「진주 할머니」) 모습은 가슴 깊은 곳에 울림을 준다. 학교에서 할아버지 직업은? 농부입니다. 그럼 아버지는? 농부입니다. 농사지어 먹고살기 힘들 텐데? 선생님, 오늘 아침밥 먹고 왔습니다. 우리 농촌은 지금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다수다. 젊은 사람들이 없다. ‘58년 개띠’인 시인이 10년 동안 ‘청년’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살림살이가 팍팍하지 않을 리 없다. 그리하여 학교 선생님이 먹고살기 힘들지 않겠냐고 걱정한다. 그런데 아이는 선생님한테 주눅 들지 않는다. 밥 먹을 만큼은 살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버지 할아버지를 긍정하고 있는 건강한 아이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서정홍 동시집에는 이렇듯 아이도 건강하다. 장터까지 가는 이십 분 그 짧은 시간이라도 어머니가 편하게 자라며 고물 짐차를 살살 몰고 가는 아버지를 따스하게 살펴보는 눈을 가졌다(「아버지 마음」). 그러면서도 한창 자랄 때라서 고기를 먹고 싶어 하고(「그게 아닌데」), 외식을 하니 마니 어머니 아버지가 다투는 동안 동생과 내기를 하는 등 어린이 마음을 잃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