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山) 사나이들이 산(山)에 가서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기 때문에 산(山) 같은 책일 수도 있지만 그 담고 있는 내용이 산(山) 같은 깊이가 있어 산(山) 같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난 박정헌과 최강식은 그야말로 산(山)같이 우뚝 솟아 있어 깊은 울림이 있는 사람들 같다. 그 사람의 인성은 어려움이 닥치면 가장 잘 드러난다고 하는데 생사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보여준 그들의 인성은 일반인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준다. 빙벽 지대를 지나 안전지대로 접어드는 순간, 갈비뼈가 부러지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박정헌은 후배 최강식에게 먼저 내려가라 하고 두 다리가 부러져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최강식은 선배를 걱정해 먼저 내려가라고 한다. 사소한 이익에도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책에서는 박정헌과 최강식이 살아 돌아온 대가로 손가락과 발가락을 잘랐다고 한다. 이제 그들은 불구가 되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 촐라체에서 겪었던 짧은 악몽이 그들의 인생 전체를 어둡게 하지는 않을지... 온 몸이 부서진 상황에서도 살아 돌아온 그들이니 앞으로도 꿋꿋하게 잘 살아가리라 믿어볼 뿐이다. |
| 론 하워드 감독의 역작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년작)에 "You go, We go."라는 대사가 나온다. 불길 속으로 떨어지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Bull이라는 별명을 가진 소방관(커트 러셀 분)이 손을 내민다. 밑에 있던 동료(스콧 글렌 분)는 체념하듯 절규한다. "Let me go, Bull."(날 혼자 죽게 내버려둬, Bull) 그때 동료의 손을 잡고 있던 Bull이 말한다. "You go, We go."(네가 가면 나도 간다.) "You go, We go!" 이 보다 더 감동적인 대사가 있을까, 이 보다 더 진하게 인간애를 드러낸 말이 있을까.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때의 모습이란 이런 게 아닐까. 공동체의 미래니, 인류의 평화니 하는 거창한 말로 꾸밀 것 없이, 단지 타인을 위해 자신의 위험을 감수할 때, 자신을 희생하면서 타인의 생명을 지켜주려 할 때, 삶과 죽음조차도 누군가와 함께 나누려 할 때, 그럴 때 바로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을까.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난 속에서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과 그 보다 더 진하고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하여 끝내 생환한 알피니스트 두 사람의 고투를 기록한 <끈,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박정헌 글/ 열림원 간)는 그런 의미에서 쉽사리 접하기 힘든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이다. 박정헌과 이강식이라는 두 명의 알피니스트가 있다. 그들은 산에 오르는 것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했다. 그들에게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깨닫기 위한 구도의 장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제도 오늘도 산에 오르고 또 올랐다. 한 사람은 벌써 20년째, 또 한 사람은 이제 막 구도의 길에 들어선 약관의 청년이었다. 2005년 1월 13일 둘은 히말라야 산군 가운데 하나인 촐라체 정상(해발 6,440km)을 향해 등반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동계 시즌에 촐라체 북벽을, 그것도 알파인 스타일로 새로운 길을 내며 오르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1박 2일의 초스피드 등정을 목표했던 그들은 예상 밖의 악전고투 끝에 사흘만에 정상을 밝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고난은 하산길에 닥쳐왔다. 사람의 몸을 날릴 것처럼 거세게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피해 하산을 서둘렀지만 내려오던 중 해발 5,300미터 지점에서 최강식이 크레바스(Crevasse, 빙하나 설계에 균열이 생겨 갈라진 틈새) 속으로 추락하고 만 것이다. 순간 박정헌은 피켈을 얼음에 박으며 제동을 걸었으나 피켈은 날아가고 몸은 여기저기 휩쓸리며 아래로 끌려갔다. 이제 크레바스 속 25m 아래로 추락한 최강식과 박정헌의 몸은 5mm짜리 로프로 연결돼 있을 뿐이다. 일순 죽음의 위기를 느낀 박정헌은 고뇌한다. 최강식과 연결된 자일을 끊어버린다면... 갈비뼈가 부러진 몸으로 자일 끝에 매달려 있는 최강식의 몸무게를 견디는 것은 죽음과도 같은 고통이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최강식과 연결되어 있던 자일을 자르는 것이었다.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사는 것이 자일파티의 운명인데 그는 갈등했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결국 박정헌은 끈을 자르지도 희망을 놓지도 않았다. 부러진 갈비뼈와 으깨어진 듯한 어깨에서 감당하기 힘든 통증이 느껴졌지만 운명공동체인 자일파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끝내 그들은 서로를 놓지 않고 버텨냈다. 그리고 조난 5일 만에 그들은 무사 생환하게 되었다. 둘 다 몸은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빙벽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동상에 걸리고 조난으로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손가락들은 건포도처럼 검게 말라비틀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손가락 여덟 개를 자른 박정헌, 손가락 아홉 개와 발가락 대부분을 잘라낸 최강식.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암벽에 매달릴 수 없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그저 산이 좋아 산에 올랐고 또 산과 더불어 인생을 살리라던 그들이기에 산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은 곧 인생의 목표를 상실한 것일 수도 있을 테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그들이 종래 산행을 통해 얻으려고 한 것은 무엇인가. 비록 더 이상 산에 오르지 못할 지라도 그들은 이미 인간의 마음, 그 깊고 높고 거룩한 마음의 정상에 오르지 않았는가. 인간과 인간 사이엔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 그 끈은 인간들을 묶어준다. 인생의 목표 역시 눈에 보이는 것과 마음 속의 그것이 서로 연결돼 있다. 둘은 결코 분리할 수 없다. 인간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끈이 인간 삶의 기본 조건이 되듯, 겉으로 드러난 인생의 목표와 내면 속에서 끝없이 출렁이는 마음의 지향은 결국 하나일지 모른다. 따라서 손가락과 발가락이 잘려진 두 알피니스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나마 인생이라는 빙벽을 등정해 나갈 것이다. 고투 끝에 정상에 오르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그들은 비록 몸이 불편하더라도 인생의 정상에서 서로 의지하며 충분히 의미 있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끈,>분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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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채널 돌리다 엄홍길씨와 박정헌씨가 출연한 우연한 방송을 접하고 촐라체등반
생환 실화이야기를 보고 인터넷 검색하여 단숨에 구입하여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없었습니다..정말 좋은 책입니다..감동~
내용중 최강식씨가 다리골절 상태로 크레바스 극적 탈출후 "형!제가 죽
은건 아니죠?" 부분에서 ~~맨뒷장에서 "우리가 산을 오르는 행위나 인생을 살아가는
행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말이 인상적 입니다..
과연 극한상황에서 나도 그렇게 할 수있을까라는 생각이 몇번이고 반복되는군여~
강추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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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은 박정헌의 촐라체 등반을 다룬 글이다.
(사진: 촐라체) 최찬익 2007년 촬영 |
| 다른건 둘째치고 참 재미있는 글이었다 정말이지 표지 넘기고 나서 한번도 손 안떼고 주~욱 읽어나갔으니 말이다 세계 최고의 산에서의 조난. 그 험난한 소재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구 정말 쉼없이 글을 읽어나갔다. 더욱 마음에 들었던것은 이야기를 주욱 풀어나가면서 중간중간 유명 산악인들에 대한 에피소드나 업적등에 대해 설명 해준것이다. 그런 부분이 더욱 더 이 글에 재미를 더 해 준듯하다. ''끈''이라는 제목도 정말 적절하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그 끊을수 없는 무엇. 절대 그 끈은 끊어지지도 서로를 힘들게 하지도 않을것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맺는 그 수많은 끈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