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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가위질’한다고? 이게 무슨 말일까 싶어 살펴본 책은 생소하기만 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한 책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였다.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인간 배아 줄기세포나 유전자 관련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올해 노벨화학상 후보에 유전자가위를 연구한 스웨덴의 샤르팡티에 교수가 오른 걸 보고 온갖 루머와 논쟁 속에서도 과학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사실에 새삼스런 놀라움으로 다시 찾아보았다. 사실 인간의 생식세포에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뭔가 변화를 꾀한다는 데에는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질병 극복과 인간의 발생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배아 연구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의한 인간 배아 편집을 중단하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 실험이 이미 일곱 차례나 수행되었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보면, 이런 종류의 연구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효율성과 정밀성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인간 생식세포 변형에 대한 기초 연구는 기초 연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연구는 편집된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하려는 시도를 기술적으로 더욱 가능하게 할 것이고, 질병 퇴치만이 아니라 늙지 않기 위해, 키가 더 크기 위해, 탈모를 막기 위해 유전자가위 기술이 사용되는 데 이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는 가까운 장래에 불가피하게 임상에 적용될 이 ‘위험한 지식’이 온전한 모습으로 등장하기 전에 기초 연구의 방향을 미리 주의 깊게 고려하고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설명은 물론 그 적용 사례에서부터 그 기술이 가진 사회, 문화, 윤리적 함의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는 사회적, 법적 규제에 대해서도 미리 논의해야 한다고, 그것은 과학자 위주가 아닌 ‘시민’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통제하는 것은 항상 동전의 앞뒷면처럼 분리될 수 없는 말이라는 저자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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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조울증을 넉아웃(염기의 탈락이나 첨가를 통한 유전자의 기능 상실)시킬 수 있을까? 답은, 아직은 공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식이다.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부록으로 실린 퀴즈들을 살펴보면, 인간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자르고 옮기고 할 수 있다는 수선스런 말을 듣고 한껏 기대에 부푼 우리에게 명확한 실상을 알려준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정말로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라고, 회기적인 기술 이면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이 책은 생명윤리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온 생물학자가 몇 년 간의 연구 조사를 거쳐 펴낸 책이다. 2장에서는 질병 모델과 이종간 장기 이식을 위한 동물의 유전자 편집과 이와 관련된 윤리 문제를 살핀다. 3장에서는 유전자가위를 사용한 최초의 백혈병 치료를 비롯해 거의 모든 질병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적용 사례를 제시한다. 이후 4장부터 10장까지는 유전자가위와 관련해 책의 제목처럼 유전자가위의 기술과 적용, 또 그에 따르는 윤리 문제와 규제의 필요성 등등 유전자가위 기술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 뒤에 실린 용어해설을 간간히 찾아보며 열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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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눈에 띄는 과학 관련 도서는 아마도 ‘인공지능’에 대한 것과 ‘유전자가위’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바야흐로 인류는 유전자를 편집해 무병장수를 누리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과 룸메이트가 되어 살게 되는 것은 아닐지. 눈에 띄는 새 책을 살펴보다 겁도 없이 구입한 책이 바로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이자 아시아생명윤리학회장인 전방욱 교수의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엔 유전자가위가 실제로 유전자를 자르는 가위를 가리키는 말인 줄 알았다. 이 책은 생물학엔 문외한인 내가 읽기엔 다소 버겁지만(책 뒤에 용어 해설이 나와 있어 도움이 되긴 한다), 저자가 1장에서 비교적 친절하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발명되기까지의 얘기를 풀어주어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의 힘으로 읽어 내려 갈 수 있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과학자로서 과학기술에 대한 찬양과 기대 일색만 늘어놓는 것이 아닐 뿐더러 생명윤리를 중시하는 이로서 무작정 인간의 유전자 편집 기술을 배척하지도 않는 아주 균형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눈부신 과학기술의 성과도 알 수 있었고, 그에 따르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6장은 몇 페이지 읽다 건너뛰었는데, 농작물과 가축에 대한 유전자가위 기술의 적용 방법 및 사례와 각국의 규제 현황을 2013년부터 2017 3월까지 총 정리한 목록이다. 이 책을 쓰기까지 저자의 연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놀라운 목록이다. 책 뒤에 적힌 문장대로, 유전자가위는 과연 ‘생명을 위한 선택일지, 과학기술의 발칙한 상상일지’ 판단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문제제기를 한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의 몫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