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돈보다 소중한 것
"돈보다 소중한 것" 내용보기
서부극 장르뿐 아니라 영화사 전체를 통틀어 명작으로 꼽히며, 지금 봐도 그 내용이 상당히 재미있다. 옛날 영화가 다 구닥다리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오히려 영화 예술이 현란한 특수효과나 과도한 성애 묘사 아닌, 순수 플롯의 미덕에만 흥행을 의존했던 시절 그 드라마가 어느 정도까지 흥미진진해질 수 있었는지 알 필요가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고, 화면의 구성과 밀도도 나
"돈보다 소중한 것" 내용보기

서부극 장르뿐 아니라 영화사 전체를 통틀어 명작으로 꼽히며, 지금 봐도 그 내용이 상당히 재미있다. 옛날 영화가 다 구닥다리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오히려 영화 예술이 현란한 특수효과나 과도한 성애 묘사 아닌, 순수 플롯의 미덕에만 흥행을 의존했던 시절 그 드라마가 어느 정도까지 흥미진진해질 수 있었는지 알 필요가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고, 화면의 구성과 밀도도 나무랄 데 없는 그야말로 클래식이라 불려 아까울 게 없는 역작. 어제 적은 '분노의 여신'보다 시기적으로 조금 뒤며, 그 영화는 흑백이고 이 작품은 천연색 포맷이라는 게 다르다.

각본은 헤럴드 잭 블룸의 솜씨인데, 이걸 그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된다. 몇 년 전에 왜 예스에서 '해롤드 블룸의.. ' 라고 이름 붙은 책이 인기를 끌어 너도나도 문학평론가가 되어 리뷰를 올리던데, 그 예일대 교수하고는 다른 사람이다(미들네임으로 벌써 '잭'이 붙고 안 붙고의 차이). 그 사람은 아직도 살아 있고(교수들이 애들 정기를 가까이서 받아서 그런지 오래 살더군. 근데 너무 가까이해서[예: 키잡] 무리하면 또 일찍 죽더라는....[예: 차마 여기 적을 수 없음]), 이 사람은 죽은 지 제법 되었다. 나이 차는 둘이 그리 크게 안 나는 동시대인으로 안다.

예스에 나온 상품 소개(수입사에서 작성한 문구이지만)는 안 읽는 편이 낫다. 스튜어트가 맡은 주인공은 초반에 정체가 안 나온다. 자신은 보안관 비슷한 신분으로 행세하는데, 기질상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아 대놓고 자격을 사칭하지는 않는다. 이 사람이 과연 무슨 사연과 동기에서 현상수배범을 쫓는 걸까, 등장인물들과 관객이 함께 궁금해하게 되는 그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저 줄거리를 읽지 말기 바란다. 반전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마지막에 한 번 더 보는 이의 예상을 비껴가는 장치가 또 있기 때문에 저 소개는 아예 한 줄도 안 보는 게 좋다. 그냥 이 리뷰를 믿고 고르라는 뜻.

잘생긴 외모 정확한 연기, 배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까지 완벽했던 제임스 스튜어트의 연기는 새삼 따로 논할 게 없고, 악당 벤으로 나온 (그와 비슷한 또래의) 로버트 라이언의 연기도 볼만하다. 어느 악조건에서도, 아무 명분이 없는 도덕적 백지상태에서도 잔꾀와 악다구니로. 혹은 광기와 최면으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태생적 무법자'의 전형을 보여 주는 연기, 이런 게 꼭 남성에게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이 자와는 극와 극의 대조를 이루는 철없는 아가씨 역으로 재닛 리가 출연하며, 사실 제임스 스튜어트와 나이 차도 별로 나지 않으나 외모상 영락없는 노인네, 일확천금을 노리며(이게 문제였음) 금광을 좇는 제시 역에 밀러드 미첼이 근사한 연기를 선뵌다.

舊臘 1일 내가 리뷰를 썼던 존 휴스턴 감독의 'The Misfits'을 보면 거의 부녀지간이라 할 나이 차이의 클라크 게이블과 마릴린 먼로가 엮이는 설정이 있다. '식스 데이 세븐 나잇'을 보면 역시 상당히 나이차가 나는 해리슨 포드와 앤 헤이시가 커플로 나오며, 멀리 갈 것 없이 '잭 리처'를 봐도 알렉시아 패스트와 탐 크루즈가... (남자가 여자한테 전혀 관심 없고 잠시 동안조차 로맨스가 안 이뤄진다는 점만 뻬고는 '잭 리처'에서의 세팅이 이 영화의 그것과 가장 비슷하다?) 이 작에서 재닛 리와 제임스 스튜어트도 그 정도 차이가 나는데, 영화에서 로버트 라이언이 여자의 아버지 친구라고 하고 있으므로(그리고 그들과 스튜어트가 비슷한 또래이므로), 개연성 면에서 큰 무리는 안 생기는 셈이다. 물론 여자 나이 또래인 경쟁자 남성이 하나 등장해 줘야 재미도 생기고 극이 매끄럽게 돌아가기도 하는 법이다.

멕시코에서 개봉할 당시 제목은 El precio de un hombre이다. 이거는 뭐 제목이 어느 정도 스포일러가 되는 셈이다. 덴마크에서 바뀐 제목 역시 약간의 내용 누설이 될 수 있다(물론 거의 모든 서부극에서 나오는 문구이므로 눈치챌 수는 없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거 문제 있었군! 싶을 것이다). 한국어 제목은 보다시피 저렇게 유치하게 멋진 '운명의 박차'인데, 사실 이 영화 마지막에서 '박차'가 나름 한 구실 해 주기도 하지만(제임스 스튜어트가 아이젠처럼 발에 박차를 달고 다닌다. 그리고... 흠), 그 외에도 영단어 spur에는 '충동, 동기'라는 뜻이 있다. 돈을 좇으며 양심이고 의리며 심지어 사랑까지 다 내팽개치고 다니는 갖은 인간 군상들(한 여인, 세 남자. 심지어 주인공인 제임스 스튜어트까지)의 모습을 두고, '벌거벗은 욕망'이라는 표현으로 잡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나라마다, 번역한 제목이 각양각색인 건, 그만큼 영어 원제목이 뜬금없고 생경한 어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디스크에 깔려 있는 프랑스어 자막을 보면, 원제와는 좀 동떨어지게  L'appât로 되어 있다. 번역자가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 제목의 뜻을 새긴 소치이다. 물론 그냥 '박차'라고 해석하면, 앞의 naked는 '제 용도에 쓰이지 않고 마구잡이로 활용된'의 의미이겠고(아이쿠 이거 스포일러구나). 이 영어 제목은 그뿐이 아니라, '민둥 언덕'이라는, 이 영화의 장소적 배경으로도 새길 수 있어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다.

s****o 2015.01.02.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