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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특이한 소설 양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소설(私小說)이라고 하겠는데, 대체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철저하게 작가의 사적인 경험을 그대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는 양식이다. 이 작품의 경우 내용은 미래의 가상 상황을 설정하여 내용을 전개하고 있지만, 서술 방식은 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25살의 나이로 ‘융합수술’을 받아 정신은 인간이지만, 몸은 기계로 대체되어 영원히 늙지 않는 ‘나’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작품은 진행되고 있다. 이따금 가족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고 시사적인 문제가 문득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조차도 철저하게 ‘나’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소설적 장치라고 파악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나’를 낳다가 죽었기에, 어머니를 끔찍하게 사랑했던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지내야 했다. ‘나’의 출생으로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고 오빠’와 ‘마리 언니’는 아버지와 ‘나’를 멀리하는 관계로 설정되어 있으며, 그나마 ‘사야 언니’는 사생아로 낳은 아들 ‘신’을 돌보기 위해 자주 아버지의 집을 찾는 자매이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모습을 닮은 ‘나’를 정성껏 보살피고, 어려서부터 먹은 것을 토해내기만 하는 ‘나’에게 막대한 비용이 드는 ‘융합수술’을 권유하였다. 그래서 융합수술 이후 영원히 25살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는 가족이 다 사라진 ‘2123년 10월 1일’의 시점에, ‘101년 전에 아빠가 나에게 가족사를 써달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한다는 내용으로 작품은 시작된다.
작품은 크게 3개의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나’의 시점에서 가족들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 두 번째의 이야기는 가족들과 살던 집에서 벗어나 ‘마을 전체를 뒤덮은 돔이 갖가지 오염과 더위나 습도로부터 주민들을 지켜주고 있어서 아마도 지상에서 인간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에서 받아들여진 ‘나’의 상황이 제시되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도무라 씨에게 ‘나’와 조카이자 연인이었던 ‘신’과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가족사를 이어나가는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야만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자신들과 함께 떠나기를 권유하는 도무라 씨의 권유를 거절하는 ‘나’의 상황이 제시된다.
마지막 부분은 ‘도무라 씨와 사람들이 탄 우주선도 한참 전에 별빛에 섞여 보이지 않’고, 지구에 혼자 남은 ‘나’가 조카이자 연인이었던 ‘신’과의 관계를 반추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더욱이 작품 속에서 화자를 지칭하는 ‘나’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불리는 ‘나’의 이름은 철저하게 ‘괄호( )’로 제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의 내용을 진술하는 ‘나’는 존재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철저하게 ‘익명’으로 파악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라고 이해된다. 더욱이 환경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비관적인 미래의 상황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늙지도 않고 ‘기계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 ‘나’의 상황을 서술하기 위한 장치로 마련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용과 형식은 미래의 가상 상황을 설정한 작품(이른바 SF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이지만, 철저하게 ‘나’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소설’의 양식을 취하고 있다고 이해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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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있고, 각종 장애를 안고 있는 주인공은 죽음을 갈망했으나 아버지와 의사의 강요로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기계화 수술을 받는다. 기계화 수술을 했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 "누군가에게 진실된 사랑을 받고 싶은 이 마음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요?"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옆에 있다면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