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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산이 부산에 세번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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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에서 나오는 여러 시리즈 중에서 내가 자주 감명을 받는 것은 ‘청소년문학’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출판사에서 청소년문학에 들이는 정성은 늘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용기를 내라고 다독거려주는 내용인데 내 코끝도 시큰거린다.   평범한 나날을 행복으로 느끼며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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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에서 나오는 여러 시리즈 중에서 내가 자주 감명을 받는 것은 청소년문학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출판사에서 청소년문학에 들이는 정성은 늘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용기를 내라고 다독거려주는 내용인데 내 코끝도 시큰거린다.

 

평범한 나날을 행복으로 느끼며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그저그렇게 지나가는 시간에 식상해하며 지루해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뒤집힌 듯한 일이 생기고 나서야 평범한 날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인간은 백번 말해야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에게 그 일이 닥쳐야 그게 그런 줄 아는 연약한 존재임을.

 

태산이는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천애고아가 돼버린다. 살면서 이 이상 막막해지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행히 태산이 곁에는 평소 이웃사촌을 넘어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던 떡집아저씨 부부와 유치원 때부터 친구로 지냈던 기형이.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있다. 하지만 태산이는 겨우 열여섯. 자신에게 닥친 파도와 맞서기도, 피하기도 어려운 나이다. 이런 태산이 곁에 듣도 보도 못 한 외당숙이 찾아와서 머문다.

 

이런 갑갑한 때에 탈출구처럼 아버지가 감춰놓은 힌트가 나온다. 사진 두 장. 하나는 부산의 해리미용실을 찾아가라는 내용과 그 곳의 사진, 또 하나는 태산의 장판 아래 숨겨놓았던 해리와 태산이의 사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 태산은 부산을 찾아가고, 그곳에 의리 있는 남자 기형이 함께하면서 따뜻하면서도 가슴 찡한 태산이의 행복 찾기가 시작된다.

 

태산이의 숙제는 두 개다. 아버지가 생전에 꾸려나가던 장사 쌀집가게를 그대로 운영하는 것이고, 아버지가 남긴 사진을 힌트 삼아 아버지가 남긴 문제를 푸는 것이다. 열여섯 태산은 그 문제를 잘 풀어간다. 당숙과 쌀집 아저씨 사이에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신이 당당하게 가게를 지켜나갈 것이며, 이 용감한 아이는 부산에 있는 해리 미용실을 쌀집 옆으로 옮길 희망마저 가진다.

 

태산이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현실에서도 태산이와 같은 인물이 존재할 것이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할 만큼 다수의 태산이. 우리가 어떤 사고를 전해 듣고 잠시 혀를 차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다음 소식에 금방 마음을 주고 마는 비정함을 보이는 동안, 그 사건 하나하나에는 뜻밖의 불행을 덮어쓰고 힘겨워하는 가족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그 불행의 이불 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낙담하고, 사기를 당하며 우리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서, 또 우리 곁을 삽시간에 떠나버린 사람들의 슬픔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 이야기가 나온 듯 하다.

 

청소년 소설의 최대 장점은 희망 속에 끝이 난다는 것이다. 태산이도 희망을 찾았다. 어느 날 찾아온 불행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보다 새로 찾아온 희망을 꼭 붙들고 살아갈 태산이의 모습은 그래서 읽는 사람도 행복하게 만든다.

 

 

t******e 2014.11.15.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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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스토리
"아직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스토리" 내용보기
아르's Review      사랑하는 이들을 갑작스런 사고로 떠나 보내야 했던 이들에게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이 모든 것들이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일 것이다. 눈뜨고 나면 들려오는 믿을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던 2014년도는 이 나라의 국민으로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니 왜, 라는 말만 되뇌게 했던 그 순간들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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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사랑하는 이들을 갑작스런 사고로 떠나 보내야 했던 이들에게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이 모든 것들이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일 것이다. 눈뜨고 나면 들려오는 믿을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던 2014년도는 이 나라의 국민으로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니 왜, 라는 말만 되뇌게 했던 그 순간들이었기에 피붙이를 잃어야 했던 그들의 마음을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아련한 시간들을 건너 이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보며 저자는 남겨진 우리에게 그럼에도 살아가야 할 이유들에 대해서 나지막이 들려주고 있었고 그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기운을 차려 오늘을 시작해야 할 힘을 얻게 된다.

 

 막둥이로 태어난 태산이는 이미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였지만 곁에 아버지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그의 곁에 있었기에 나름의 시간들을 잘 지내고 있었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를 잃기 전까지 말이다. 쌀집을 운영하며 일흔이 넘으셨어도 정정하셨던 아버지는 트럭 사고로 인해 열 여섯의 태산을 홀로 두고 그렇게 세상을 떠나게 되고 세상에 홀홀단신으로 남은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채 끝나기도 전 오촌 아저씨는 태산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의 부모가 남긴 재산을 가로챌 생각만하고 있을 뿐이다.

 

해리와 태산이. 나는 사진 뒤에 적힌 글씨를 눈으로 읽고 다시 입으로 읽었다. 해리와 태산이. 태산이는 난데? 두 번쯤 읽고 나서야 나는 태산이가 내 이름이라는 걸 인식했다. 해리라는 이름에 정신이 빠져서다. 해리, 낯설지 않은 이름. 그리고 해리 미용실 본문

 

 그렇게 혼자 남겨진 그에게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의 발견은 그의 삶을 제 2의 현장으로 접어들게 한다. 사진 뒤에 남겨진 이곳을 꼭 찾아가라란 장소를 찾아 부산의 해리 미용실을 찾아가지만 그곳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가냘픈 미용실의 주인에게서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지만 집에서 보았던 동일한 십자수가 그 미용실에도 걸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이상의 성과는 없이 발길을 돌리게 된다. 동일한 십자수와 아버지의 메시지에 관한 의문은 태산을 걱정했던 선생님의 권유로 참석한 모임에서 듣게 된 이야기로부터 풀리게 되는데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야만 했던 태산과 해리 미용실의 남자는 그렇게 상처를 안고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태산아, 지금 보이는 네가 전부가 아니다. 나는 네가 너에게 주어진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며 성장하길 바란다. 어려움을 벗겨내면 그와 반대가 기다리고 있고 슬픔을 벗겨내면 기쁨이 있다는 말이다. 오늘이 슬프다고 내일까지 슬픈 법은 없고 지금이 힘들다고 네 앞 날이 계속 그렇지는 않을꺼야.
 
지금은 아버지의 부내가 아직 실감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양파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지는 마음으로 견뎌라. –본문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리고 남은 이들이 마주해야만 하는 그 아련함.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고통을 감당하다 못해 자신을 기억을 놓아버리고서야 살 수 있었던 그 삶 앞에도 아직 이 모든 것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들이 그들에게 남겨지게 된다.

 그래, 나는 한 편의 소설을 통해서 이들의 아픔을 그려보며 그저 가늠해 보지만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가슴 속에 안고 살아야 한다는 건만큼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되뇌어 본다. 아직 양파껍질을 다 벗겨내지 못한 채 아스라히 사라져버린 그들을 위해서라도 오늘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몫까지 더 치열하게 오늘을 내달려야 하지 않을까. 책을 덮고 나서 현재의 우리를 더 먹먹하게 하는, 세상에 남아 있는 수 많은 태산이가 홀로 걸어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함께해야 할 때이다.  

 

아르's 추천목록

 

삶이 먼저다 / 안느 마리 폴저


 

 

독서 기간 : 2014.11.16

by 아르

 

p********1 2014.11.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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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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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느낀것은 그런데도 살아간다는 느낌이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태산'. 16살 어린 나이에 세상과 부딧쳐야 하는데 여기에 아버지가 하셨던 쌀집으로 인해 친척이 몰려드고 혼자서 이들을 상대할 수 없을 때 우연히 그것도 아주 우연히 한 변호사의 애기를 통해 태산은 '해리 미용실'을 찾아 나선다. ​ 청소년 문학작품은 순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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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느낀것은 그런데도 살아간다는 느낌이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태산'. 16살 어린 나이에 세상과 부딧쳐야 하는데 여기에 아버지가 하셨던 쌀집으로 인해 친척이 몰려드고 혼자서 이들을 상대할 수 없을 때 우연히 그것도 아주 우연히 한 변호사의 애기를 통해 태산은 '해리 미용실'을 찾아 나선다.

청소년 문학작품은 순수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심어준다.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는 태산과 해리가 등장하지만 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레 떠나보래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준비를 하더라도 죽음 앞에선 그 누구도 담담할 수도 없으며 슬픔도 이겨낼 수 없다. 이 책은 이런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아픔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즉, 끝이 없는 이야기이다.

읽는 동안 태산이 해리 미용실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궁금중도 생겼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성인 보다는 청소년들은 현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시기이다. 그렇기에 태산이 어떻게 행동할지가 궁금했다. 더불어,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셔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태산에게 세상에 홀로 던저져 버린 상황은 정말 극복하기가 힘들어 마음이 불안하기까지 했다.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가장 슬픔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소재는 아련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죽는 것처럼 살아가는 남자는 남겨진 자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희망은 무엇일까? ​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이런 감정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수학처럼 답이 나오면 좋으련만 이것은 남은 자들의 영원한 숙제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말이다.

누군가는 겪을 일 그리고 나에게 언젠가는 다가올 일.....문득 그 날까지 후회 하지 않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만 간절이 들었다. 그리 두터운 책은 아니었지만 완독 후에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도서이다. ​

g*****3 2014.11.19.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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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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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의 주인공 열여섯 살의 강태산의 심정이 딱 그러하다. 아버지가 살아계신 그 순간... 아니 아버지와 함께 죽지 못한 그 순간으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지만 현실은...   벌써 반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 세월호 사건... 일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가고 잠수부들 역시 전부 철수한다는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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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의 주인공 열여섯 살의 강태산의 심정이 딱 그러하다. 아버지가 살아계신 그 순간... 아니 아버지와 함께 죽지 못한 그 순간으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지만 현실은...

 

벌써 반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 세월호 사건... 일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가고 잠수부들 역시 전부 철수한다는 뉴스를 바로 얼마 전에 본 기억이 있다. 아직도 찾지 못한 어린 학생들의 시신... 자식을 먼저 보내고 가슴에 묻은 부모님의 심정이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결코 희미해지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은 남은 가족에는 커다란 상실감을 안겨주고 고통스럽다. 강태산의 경우도 그러하다. 아버지가 57세란 다소 늦은 나이에 태산이 태어난다. 5살 어린 어머니는 태산이 겨우 8살이 된 60살 봄에 세상을 떠난다. 일가친척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아버지와 태산... 둘 밖에 없기에 두 사람의 부자 관계는 더 끈끈했을 것이다.

 

태산이 열여섯 살 어느 날 쌀집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건강한 신체를 자랑하시던 아버지가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다. 선생님으로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 들었지만 태산은 믿어지지가 않는다. 혼자 남은 태산을 위해 열심히 도와주시는 떡집 아저씨, 아줌마... 헌데 오촌이라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분이 나타나자 분위기가 사뭇 험악해져만 간다.

 

누구의 말도 듣고 싶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 유언장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찾던 떡집 아저씨로 인해 처음 보는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태산은 사진 속 미용실을 직접 찾아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물어물어 사진 속 미용실을 찾았지만 주인 미용사는 아버지를 전혀 모르는 듯... 헌데 벽에 걸린 십자수는 분명...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이 없나보다. 남보다 못한 오촌은 태산의 후견인이 되고 싶어하고 가족처럼 느낀 떡집 아저씨 내외는 태산을 양자로 들이고 싶어 한다. 이들의 목적이 돈이란 것이 분명하게 보여 마음이 혼란스럽고 화가 난다.

 

태산은 선생님의 권유로 캠프에 참여했다가 미용을 즐기는 변호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변호사 아저씨의 이야기는 분명 자신이 갔던 해리 미용실 주인아저씨의 이야기다. 진실이 무엇인지 확실히 하고 싶은 태산... 잊고 지냈던 과거의 시간 속에 아버지가 한 말이 생각난다.

 

청소년 문학이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을 담고 있어 가볍게만 읽을 수 없는 책이다. 충분히 스토리가 가진 재미가 있지만 마지막은 열린 상태로 끝이나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q******5 2014.11.11.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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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그렇게 시간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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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매일 같이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그 순간에 그곳에 있던 나의 아버지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녀가 그 비행기에 타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 텐데, 내가 전화해서 재촉만 하지 않았더라면.. 한시도 잊을 수가 없는 그 생각과 감정들이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생각이 자신을 죽이고 있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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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매일 같이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그 순간에 그곳에 있던 나의 아버지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녀가 그 비행기에 타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 텐데, 내가 전화해서 재촉만 하지 않았더라면.. 한시도 잊을 수가 없는 그 생각과 감정들이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생각이 자신을 죽이고 있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이들은 부재의 무게를 이겨내고 살아가야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그 순간에 세상이 끝난 것만 같겠지만, 시간은 여전히 째깍째깍 흘러가고 우리는 여전히 숨을 쉬고 있으니 말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조회시간, 지각한 기형이의 너스레에 반 친구들 모두 웃고 있을 때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한 통 받는다. 눈이 벌겋게 충혈된 담임 선생님의 한 마디, "집에 가봐라.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단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와 단둘이 살아왔던 태산이는 이제 앞길이 막막하다. 내리막길에 세워둔 트럭의 안전브레이크가 풀려 하필 그곳을 지나가던 아빠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렇다 할 친척도 없고, 다른 형제도 없었던 태산이었기에 아빠가 운영하던 장사 쌀집과 같이 문을 연 떡집 아저씨와 단짝 친구인 기형이밖에 없었다. 아빠가 없는 동네는 모든 것이 달라 보였고, 혼자서는 살 수 없을 거라는 상실감과 공포에 시달리던 어느 날, 우연히 상자 속에서 사진 한 장과 아빠의 메모를 발견하게 된다. 해리 미용실이 찍힌 사진과 "태산아. 꼭 여기를 찾아가라."라는 아빠의 남겨진 유언 같은 메세지. 태산은 해리 미용실을 찾아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죽은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으니 죽었다고 인정할 수 없는 마음, 죽은 사람에 대한 죄책감, 그래서 십육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간 속에서 여전히 살 수밖에 없는 그 마음을 알 거 같아요. 하지만 그걸 움켜잡고 있지 않아도 우리에겐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어요. 그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갈 거예요.”

처음에는 청소년 소설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출생의 비밀, 숨겨진 가족사인가 보다 싶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그런 플롯이 등장해서 실망했지만, 다행인 건 자극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담백하고 순수하게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청소년 소설이지만, 충분히 어른스럽고 성숙해지는 느낌이랄까. 아버지가 남긴 유언 속의 해리 미용실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재미는 뜻밖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남겨진 삶에 대한 슬픔으로 이어진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태산과 과거의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해리 미용실 주인 남자의 관계는 우연히 참석한  손으로 말해요동아리 엠티에서 만난 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실마리를 풀게 된다. 아무래도 청소년 소설이다 보니 단순한 구조와 우연으로 인한 사건 해결로 인해 다소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대신 아빠대신 태산을 보살펴주는 떡집 아저씨, 아줌마와 갑자기 나타난 오촌 아저씨, 그리고 태산을 아들처럼 걱정하는 담임선생님과 엉뚱하지만 속깊은 친구 기형이 같은 유쾌하고, 훈훈한 캐릭터들이 작품 전체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에서도 9.11 여객기 테러로 아빠를 잃은 아홉 살 소년 오스카가 어느 날 꽃병 속에서 발견하게 된 봉투 속의 열쇠에 맞는 자물쇠를 찾아 6개월에 걸쳐서 뉴욕을 헤매 다닌다. 소년은 봉투 뒤에 적힌 블랙이라는 글자 하나에 의지에 뉴욕에 거주하는 블랙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을 다 찾아가서 자신의 아빠를 아느냐고 묻는다.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기 위해, 더 이상 상상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의 태산이도 마찬가지로 아빠를 잃고 사진 하나에 의지에 부산에 있는 해리 미용실을 찾아가 자신의 아빠를 아느냐고 묻는데, 문득 오스카가 떠올랐다.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 승무원이었던 친구의 항공기 사고도 역시 9.11 여객기 테러를 자연스레 연상시켰고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레 잃어버리게 되었을 때, 그들이 거기서 왜 죽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남겨진 이들은 이해할 수 없다. 그저 혼자 추측하고, 상상하고, 지레짐작으로 자책하며 살아남은 자신을 탓하고, 슬픔에 잠기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남겨진 이들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지금도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고,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이들에게 작가가 건네는 소박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4.11.20.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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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행복했습니다로 끝날 것 같아서 기분 좋은 책
"그래서 그들은 행복했습니다로 끝날 것 같아서 기분 좋은 책" 내용보기
네버엔딩 스토리라고 하는데 사실상 "그들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 맺은 것과 다름없는 책이다. 밝히지 않은 그 스토리라는 것에는 우리네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언쟁과 화해와 웃음이라는 것을 어렵지않게 눈치 챌 수 있다.   비비꼬아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글을 어느 정도 읽다보면 세세한 내용이야 모르겠지만 큰 윤곽은 고스란히 비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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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버엔딩 스토리라고 하는데 사실상 "그들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 맺은 것과 다름없는 책이다. 밝히지 않은 그 스토리라는 것에는 우리네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언쟁과 화해와 웃음이라는 것을 어렵지않게 눈치 챌 수 있다.

  비비꼬아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글을 어느 정도 읽다보면 세세한 내용이야 모르겠지만 큰 윤곽은 고스란히 비춰진다. 그럼 이 책의 묘미는 뭐지? 긴장감이 사라진 자리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아련하게 담긴다. 첨부터 어렵게 쓰고자 하지 않아서인지 아빠가 남긴 해리미용실이 가진 의미를 파악하기는 쉬웠다.

 그러나 박현숙 작가는 비밀에 포인트를 두지 않고 사랑했던 이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오해와 걱정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비밀의 열쇠를 푸는 과정 속에서 주인공 아이가 얻게되는 그 무수한 감정들이 그를 커나가게 한 점에 포커스를 두고서

  장사쌀집을 두고 벌어지는 떡집 아저씨와 얼굴한 번 본 적없었던 ㅅㅏㅁ촌의 싸움, 손으로 말해요 동아리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거기서 얻게되는 아빠의 수수께기에 대한 해답, 그리고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해 그녀가 죽었던 그 날만 되면 삶을 놓아버리는 해리 미용실의 그 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입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고민하고 결정된 일에 대해 과감하게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 속에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것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것 같았다.

  그런 그 아이를 우리가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그저 자신이 살고 있는 쌀집 옆으로 이사오라는 말만으로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급상승하겠구나.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겠구나. 행복하게 웃을 줄도 알게 되겠구나 싶어졌다. 그래서 네버앤딩 스토리라는 말에 그저 웃음만 나온다서 .뻔뻔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이 알콩달콩 재미를 붙여서 살 것 같지 않지만 그들끼리 행복할 거라는 것이 빤히 보여서 말이다.

YES마니아 : 로얄 m******7 2014.11.20.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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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삶은 계속된다[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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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된다.[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사람이 죽으면 일종의 의식을 치른다. 그 의식을 치를 때는 이미 영혼을 떠나고 없을지언정 빈 껍데기일 뿐인 육신이라도 부여잡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그리움, 회한, 혹은 오래도록 새겨둘 추억 같은 것들을 그 껍데기에나마 실어보내야, 그것 정도는 해야 조금은 마음 정리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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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된다.[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사람이 죽으면 일종의 의식을 치른다.

그 의식을 치를 때는 이미 영혼을 떠나고 없을지언정 빈 껍데기일 뿐인 육신이라도 부여잡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그리움, 회한, 혹은 오래도록 새겨둘 추억 같은 것들을 그 껍데기에나마 실어보내야, 그것 정도는 해야 조금은 마음 정리가 될 테니까.

스러져간 몸에 기대어 울고 울고 또 울며 많은 것들을 눈물과 함께 흘려보내는 애도의 의식을 하려는데, 사고로 잃은 사람들의 경우엔 간혹 그 "육신"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엔 "헛장"이라는 것을 지낸다고 한다.

빈 무덤을 만들어놓고 그것에 예를 표하는 형식이다.

아마도 끝내 시신을 찾지 못한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들도 그렇게 떠나보내지 않을까...

 

바닷가 섬마을에 살던 아낙들은 배를 타러 나갔던 장정들이 도중에 수몰되어 버렸을 때, 헛장을 지내고 그 무덤을 쓸쓸히 쓸어본다고 한다.

죽은 모습을 확인 못해서 끝내 죽었다고 인정 못하는 마음들을 헛장의 묘에 빼곡히 심어 놓은 떼에다가 고스란히 실어놓고 조금씩 그 울분을 삭히는 것이다.

그들은 사고조차 바닷가 사람들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회로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불문율에 가까운 사고의 회로를 거치지 않은 사람들, 너무나 갑작스럽게 혹은 뜻밖에도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그 싱크홀과도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올 수 있을까.

안타까운 상황을 겪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후일담을 듣는 일만은...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인데.

 

해리 미용실의 그 남자는...끝내 기억을 놓아버렸다.

그리하여 비행기 조종사라는 직업도 놓아버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름다운 추억조차 놓아버렸다.

어떡해야 하나.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약에 의존해 살아가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그 조각난 기억들을 다시 맞춰보려 노력하는 사이, 세월은 훌쩍 지나가 버렸는데...

 

'장사 쌀집' 아들 강태산은 부지불식간에 나이든 아버지를 트럭 사고로 잃게 된다.

중요한 것을 넣어두는 상자 안에 고이 들어 있던 사진 뒷면에 쓰인 단 한 줄의 글씨.

'태산아, 꼭 여기를 찾아가라.'

유언과도 같은 그 한 줄의 글씨에 의지해서 태산이는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부산의 "해리 미용실"이었는데, 그곳에는 기억이 온전치 못하고, 누군가의 기일만 지내고 나면 며칠씩 앓아눕고야 마는 남자가 있었다.

고향에 남겨진 '장사 쌀집'의 유일한 후계자인 어린 태산이를 노리고 오촌 아저씨라는 사람이 나타나 쌀집을 마치 제집처럼 휘젓기 시작하는데, 태산이는 해리 미용실에 뭔가 남기고 온 것 처럼 자꾸 미진한 마음이 남아 있다. 열여섯 아이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데 게다가 해리 미용실과 그 미용사가 꼭 쥐고 있는 비밀까지 풀어야 하다니.

비밀의 열쇠는 우연히도 '손으로 말해요' 동호회의 캠프에서 만난 변호사의 슬픈 이야기에 들어 있었다.

 

손재주가 좋았던 친구는 미용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항공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비행기 승무원이 꿈이었던 여자친구가  졸업을 하기도 전에 임신했고 아기를 낳은 다음 승무원이 되었다.친구도 파일럿이 되었고 결혼날짜를 잡은 둘은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여자친구는 마지막 비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공중 폭파였지요, 바다 한가운데에서... 아무 것도 찾지 못했습니다.-187

 

태산이는 다시 부산의 해리 미용실로 찾아가서 미용사를 만났다.

이제는 그 미용사가 남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비밀을 풀었기 때문이다.

 

태산이와 미용사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지만 따뜻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또다시 희망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만 같다.

어쩔 수 없는 불의의 사고 앞에 부서지기 쉬운 유리처럼 와장창 깨져 버린 사람의 마음은, 비슷한 상처를 지닌 사람만이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인가.

아직 어린 열 여섯 소년 강태산의 태산과도 같은 굳센 의지가 네버 엔딩,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란다.

방심하는 사이에 후룩 읽어버렸지만, 괜시리 코끝 찡한 감동을 안겨주는 성장소설이다.

남겨진 이들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진취적인 방식으로 끊임없는 일상을 이어나갈 태산이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한 부산의 모 대학병원 앞, 그곳에  해리 미용실과 참견쟁이 할머니가 꼭 있을 것만 같다.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태산이와 해리 미용실의 미용사가 다시 만났듯이, 내일은 또 다른 희망의 태양이 떠오를지도 모르니까.

 

 

 

 

 

 

 

YES마니아 : 골드 s*******e 2014.11.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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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 인생은 돌고 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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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박현숙           중 3인 ‘태산’이는 늦둥이다. 나이 차가 난다는 누나는 예전에 죽었는지 얼굴도 모르고, 엄마는 그가 아홉 살 때 돌아가셨다. 그래서 태산이는 칠십이 넘은, 쌀집을 하시는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쌀 포대를 번쩍 들 정도로 건강하시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태산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일어난다. 아버지가 사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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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박현숙

 

 

 

 

  중 3인 ‘태산’이는 늦둥이다. 나이 차가 난다는 누나는 예전에 죽었는지 얼굴도 모르고, 엄마는 그가 아홉 살 때 돌아가셨다. 그래서 태산이는 칠십이 넘은, 쌀집을 하시는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쌀 포대를 번쩍 들 정도로 건강하시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태산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일어난다. 아버지가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다. 가까운 친척 하나 없는 그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은 담임선생과 떡집 아저씨 부부 그리고 같은 반 ‘기형이’였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미성년자에게 약간의 재산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노리는 사람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태산의 앞에 엄마와 사촌이라는 ‘오촌 아저씨’가 등장한다. 그 사람은 자기가 태산을 돌봐주겠다며, 쌀집을 노린다. 그리고 그동안 태산을 돌봐주던 떡집 아저씨를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며, 은근슬쩍 가게의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아빠를 그리워하던 태산은 우연히 아빠가 남긴 사진을 보게 된다. 해리 미용실이라는 곳이 찍힌 사진인데, 그 뒷면에 그곳을 꼭 찾아가라는 메모까지 쓰여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전화번호만 가지고 태산은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간다. 그곳에는 말이 없는 40대 남자가 주인으로 있었다. 아빠는 왜 그곳을 찾아가라고 했을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같은 학교 또래 여자애들에게 관심을 가질 열여섯 살, 하지만 혼자가 되어버린 소년의 이야기이다. 거기에 돈을 노린 게 분명한 친척 아저씨가 등장하면서 가깝게 지내던 이웃과 멀어지게 되자, 이 세상에 자기 혼자만 남은 것처럼 느껴지고, 아빠가 남긴 사진 속의 장소를 찾아갔지만 아는 바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아직 어리기만 한 소년의 머릿속은 복잡해서 터질 것만 같다. 돈 같은 거 다 필요 없어! 아빠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리 없는 소원이다. 그렇다고 아빠를 따라 죽을 수도 없다. 소년은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이야기를 처음 읽을 때는, ‘먼 친척보다는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대놓고 돈을 노리는 게 보이는 오촌 아저씨와 반대로 따뜻하게 태산을 돌봐주려는 떡집 아저씨 부부의 태도가 확연히 차이가 났으니까 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렇게 친절한 이웃이 있을까 의심도 들었지만, 나쁜 친척과 대비시키기 위해 그렇게 설정했으리라 추측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바로 해리 미용실 사장의 등장이었다. 미용실에 있는 사진과 태산의 집에 있는 사진을 접하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아니겠지’라는 마음과 ‘그게 진짜면 태산이 덜 외로워하겠다.’는 안도감이 복잡하게 얽혔다. 그러다가 담임선생이 주최한 모임의 초대 손님으로 온 변호사의 친구 이야기가 나오면서, 태산과 미용실 사장과의 관계가 거의 확실해졌다. 왜 아빠가 그를 찾아가라고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가깝지 않은 친척보다는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는 뉘앙스를 풍기다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출생의 비밀이나 결국은 핏줄이라는 결론보다는,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결론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본문 중에 담임이 방황하는 태산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 “지금 보이는 네가 전부가 아니다. 나는 네가 너에게 주어진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며 성장하길 바란다.” 그러면 그동안 태산이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할까? 눈물을 닦느라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테고, 양파는 이제 그만이라고 소리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척이나 괴롭고 힘든 일이 분명하다. 그 모든 것을 이겨내면서 성장해야하니 말이다. 하지만 양파를 다 벗겨내고 손을 씻을 때, 달콤하고 상쾌한 비누 향을 맡는 것은 기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태산이가 빨리 비누를 만지는 날이 오길 빌어본다.

 

  이건 쓸데없는 덧붙임이지만, 문득 태산이가 주민등록 등본을 봤다면 이 모든 갈등이 더 빨리 해결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그 나이 때는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니까 요즘 아이들에게 실생활에 필요한 것은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렇게 설정한 걸까?

 

  덧붙임 두 번째. 태산이의 친구인 기형이, 생각할수록 괜찮은 아이 같다. 태산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그 애와 계속 연락하고 지냈으면 좋겠다.

 

 

 

 

v********0 2014.11.08.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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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기형이에게 눈길이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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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이 같은 친구 한 녀석이 있다. 책에서 묘사되는 기형이 정도(?)는 아니지만 그 녀석과 또 다른 친구 녀석,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죽이 잘 맞는 친구들이다. 기형이 같은 녀석은 우리 셋 중 가장 늦게 장가갔다. 바로 3주 전이다. 굉장히 재미있고 유쾌하고 정의감도 있는 친구다. 기형이만큼 무모하거나 함부로 들이대지는 않는다. 다른 친구 하나가 먼저 장가가고 곧이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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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이 같은 친구 한 녀석이 있다. 책에서 묘사되는 기형이 정도(?)는 아니지만 그 녀석과 또 다른 친구 녀석,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죽이 잘 맞는 친구들이다. 기형이 같은 녀석은 우리 셋 중 가장 늦게 장가갔다. 바로 3주 전이다. 굉장히 재미있고 유쾌하고 정의감도 있는 친구다. 기형이만큼 무모하거나 함부로 들이대지는 않는다. 다른 친구 하나가 먼저 장가가고 곧이어 나도 장가갔다. 셋 다 총각이었을 때는 자주 만났다. 내가 장교생활을 할 때는 둘을 먹여 살렸다. 전역 후 바로 취업 해 둘을 먹여 살렸다. 여기서 먹여 살렸다는 것이 같이 살면서 의식주를 다 해결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자주 밥을 샀다는 정도다. 다른 친구 하나가 취업 해 나와 기형이 같은 친구를 먹여 살렸다. 기형이 같은 친구 녀석은 취업은 했지만 계속해서 나와 다른 친구 녀석이 계속 기형이 같은 친구를 먹여 살렸다. 이 녀석은 우리 둘 결혼식 때 축의금도 하지 않았다. 다른 친구 녀석 결혼식장에서는 돈이 없다며 내게 돈을 빌려 축의금을 냈다. 뭐, 그런 식이다. 그러나 워낙 허물없고 친한 사이라 그걸로 싸우거나 갚네 마네 하며 목소리를 높인 적도 없다.

유독 기형이 같은 친구 녀석은 연애도 잘 못했다. 돌이켜보면 그 녀석만큼 연애를 많이 한 주변 사람도 없다. 늘 여자가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런 저런 코칭을 하기도 하고 나와 다른 친구 녀석 아내가 조언을 하기도 했지만 뭔 놈의 귀는 그렇게 얇은지, 이번 주 우리 얘기 듣고 알았다 알았다 하던 놈이 다음 주 만나면 ‘아니~ 누가 이렇게 하라던데~’라며 우리 얘기를 모조리 까먹는다.

그런 녀석이 너무 너무 착하고 참하고 멋진 아가씨를 만나 결혼했다. 우리가 현수막도 만들어 결혼식장에서 들고 있었다. 축가를 하는 데 마치 부모 없이 하나뿐인 동생과 자란 형이 동생을 장가보내는 것처럼 눈물이 다 날 정도였다. 그만큼 그 녀석의 연애기는 순탄치 않았다.

그저께 9박10일의 신혼여행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주말 제수씨와 함께 보기로 했다.

비로소 완전체가 된 느낌이다. 우리 세 친구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이야기도 네버엔딩 스토리다.

 

이 책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읽는 내내 그 친구 녀석이 생각났다. 태산이의 둘도 없는 친구 기형이와는 다른 듯 닮았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저히 열여섯 살 몸매라고는 봐줄 수 없는 기형이었다. 불룩 나온 배며 세 겹으로 겹쳐지는 턱은 나이 들어 자기 관리 제대로 못한 게으른 오십 대 아저씨의 몸매를 연상하게 했다.” (p.10)

“하여간 기형이 쟤가 문제다. 가만히 집에 있었으면 아무 문제도 터지지 않았을 텐데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면서 도움을 주는 일보다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 더 많다.” (p.68)

 

태산이는 기형이를 귀찮아하고 성가셔 하지만 태산이에게는 사실 기형이 밖에 없다. 아버지마저 돌아가신 후에는 더욱 그랬다. 정말 친 부모처럼 잘 챙겨주시는 떡집 아저씨와 아줌마, 갑자기 나타난 5촌 아저씨도 시간이 갈수록 미심쩍었다. 하지만 기형이만은 아니었다. 아버지 장례가 끝나고 제일 먼저 태산이를 찾아온 것도 기형이다. 다들 그렇듯이 “어떡하냐, 힘내라”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뭐하냐!” 겉으로는 투덜거리고 원망하지만 태산이에게는 기형이 밖에 없다. 아버지의 유품에서 찾아낸 <해리미용실>을 찾아가는데 동행한 것도 기형이다. 처음에는 태산이가 원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고마워한다.

30중반을 넘기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좋은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더 깊게 생각하고 느끼게 된다. 같은 시대를 보내고 비슷한 시기에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버지가 되다 보니 굳이 긴 이야기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많다. 고등학교 친구, 대학 친구, 사관후보생 시절 친구 등 연락해서 목소리 듣는 친구는 많지만 매주 만나는 친구들보다 가까워질 수는 없는 듯 하다. 아! 우리 세 친구는 교회 친구다. 나를 제외한 둘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고향이라 더 오래된 친구고 나는 대학2학년 때 지금 교회에 나오면서 이후에 둘과 친구가 되었다. 시내에 위치한 큰 교회라 동기들이 많다. 그런데 유독 우리 셋만 더 친했다. 부모님 이야기, 직장 이야기, 자녀교육 이야기, 정치 이야기 같은 것들을 함께 나누고 걱정하고 응원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실제로 우리 세 가정과 두 가정 정도 더 모여서 귀농(?)을 꿈꾸고 있다. 아직은 꿈만 꾸는 단계인데, 반드시 이루어 질 꿈이다.

 

태산이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엄마는 이미 돌아가시고 하나밖에 없는 가족,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이 세상에 덜렁 혼자가 된 것이다. 성인도 아니고 학생인 데 말이다. 책은 <해리미용실>과 그 미용실의 젊은 사장, 태산이와의 관계에 맞추어져 있다. 결국 해리미용실의 해리가 태산이의 엄마고 젊은 사장은 아빠이며, 태산이가 엄마와 아빠로 알던 사람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인 것으로 짐작은 되는데, 책의 결말은 열려 있다. 내게는 이런 내용의 전개가 중요하지 않았다. 내 눈엔 기형이만 들어왔다. 더불어 소중한 친구 두 녀석도 함께.

 

 

“기형이는 그저 한 말이 아니었다. 도배지를 크기에 맞게 자르고 풀칠을 해서 바르는 폼이 전문가가 울고 갈 정도였다.” (p.209)

“배운 적은 없지만 제가 손재주 하나는 타고났거든요. 기술을 익히지 않아도 천부적인 소질 같은 거, 인정하죠? 제가 그래요.” (p.228)

 

홀로 남은 태산이를 잘 챙기던 담임의 권유로 ‘손으로 말해요’ 동호회의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물론, 알고 보니 기형이의 도움이었다. 손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인데, 직업은 변호사지만 어린 시절 꿈이었던 미용기술을 배워 좋은 일을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변호사를 통해 해리 미용실의 해리와 젊은 사장의 관계를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한 작품의 흐름인데, 그것보다 나는 손재주를 가진 것에 주목했다.

기형이에게 도배를 기가 막히게 하는 손재주가 있다는 것이었다. 도저히 열여섯 살로 보이지 않는 뚱뚱한 외모에 안하무인의 성격에 선생님께 농담 비슷한 말대꾸나 하는 기형이에게도 그만의 능력이 있다는 것. 책을 읽는 나까지 흐뭇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태산이도 마찬가지. <해리미용실>로 찾아가 젊은 사장 아저씨의 덥수룩한 머리를 손질한다. 아빠를 닮아 미용기술까지 타고난 것이다.

기형이 같은 내 소중한 친구 녀석도 대단한 능력이 있다. 함께 모인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 정말 재미있다. 나와 또 다른 친구야 워낙 많이 들었고 레퍼토리가 뻔하기 때문에 면박을 주기 일쑤지만 다른 사람들은 배를 잡고 구른다. 주변에서 코미디언 시험 한 번 보라는 얘기도 엄청 들었다. 요즘 같이 유머가 아주 소중한 능력이 되는 시대에 그 녀석이 가진 능력은 정말 특별하다. 남들은 노력하거나 훈련해서 될 수 없는 수준이다. 가만히 보면 우리 셋 다 나름의 능력들이 있다. 사람은 그런 것이다.

기형이가 기가 막힌 도배 실력을 가지고 있고 태산이가 기가 막힌 미용 실력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들도 당신들도 기가 막힌 실력 하나는 분명히 탑재되어 있다. 그것을 언제 발견해 내느냐가 문제다.

 

13일에 수능시험이 있었다. 매년 그렇듯이 수능 시험 전날, 당일, 다음 날 모든 뉴스에는 수능과 수험생, 학부모와 관련된 소식으로 넘쳐난다. 그런데 수능을 치지 않는 열아홉 청춘도 많다. 미리 수시에 합격해 수능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은 제외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학생들도 있고, 현재의 입시와 교육에 반대해 수능을 거부한 학생들도 있다. 수능을 거부하며 시위를 한 학생들은 짤막하게나마 보도는 된다. 하지만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 학생,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 학생, 청춘들도 나름 자신들만의 능력이 있고 손재주가 있다. 생각과 이유가 있다. 마치 수능과 대학진학이 전부인 것처럼, 그것만이 옳은 것인 것처럼 정해진 사회가 답답하다.

이 책의 내용과는 좀 거리가 먼 얘기를 늘어놓고 있기는 한데, 수능 시험을 치지 않고 다른 분야로 진출한 학생들과 청춘들에게도 수고했어요. 힘내요. 당신들 자체가 보석입니다. 귀한 존재입니다. 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태산이와 나처럼 정말 소중한 친구를 꼭 만났으면 좋겠다. 언뜻 성가시고 귀찮고 매번 밥을 사 먹여야 하는 것이 짜증날 수도 있지만 인생을 통틀어 함께 갈 친구 하나 사귀는 것이 당장 좋은 대학 들어가고 당장 회사에서 돈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임은 틀림없다.

태산이, 기형이도 파이팅

이 땅의 열아홉 청춘들도 파이팅

나와 두 녀석도 파이팅.

 

l****h 2014.11.14.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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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은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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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노래 '네버엔딩 스토리'를 참 좋아한다. 멜로디도 좋지만 희망적인 가사가 참 마음에 드는 곡이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번째 이야기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책을 접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 곡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책 제목으로 봐서는 해리 미용실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작가의 말을 먼저 읽고는 책 읽기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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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노래 '네버엔딩 스토리'를 참 좋아한다. 멜로디도 좋지만 희망적인 가사가 참 마음에 드는 곡이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번째 이야기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책을 접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 곡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책 제목으로 봐서는 해리 미용실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작가의 말을 먼저 읽고는 책 읽기 전부터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중학교부터 항공기 승무원이 꿈이었던 친구가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그 꿈을 이루었지만 항공기 사고로 망망대해에서 폭파한 항공기로 아무런 흔적도 없이 죽음을 맞이한 친구는 작가에게 평생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잔병같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이 책을 진행하고 있을 때 '세월호'사건이 일어났단다.

 

사고라는 이름으로 묻히지 않아야 할 일들이다. 절대 잊혀서는 안 될 일들이다. 남겨진 이들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지금도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허구의 인물들이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은 진실이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푸르고 거친 바다에 젊음과 꿈을 묻은 내 친구의 이야기도, 그리고 바다 가운데 묻힌 세월호의 착한 아이들의 이야기도 영원히 탈고할 수 없는 이유다. (작가의 말 中)

 

아빠가 57세, 엄마가 52세에 주인공 태산이가 태어났고, 아홉 살 되던 해 엄마는 나이 60세 되던 해 봄에 세상을 떠났다. 열여섯 살이 된 태산이의 아빠는 70세가 넘었다고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아빠는 오래 살아서 태산이가 커서 장가가는 거까지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랬던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었고 태산이는 말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고아가 되었다. 아빠는 형제가 없었고, 엄마의 형제는 아주 먼 시솔에 사는데 왕래가 거의 없었으며,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누나 한 명은 오래전 어떤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빠의 장례식은 아빠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며 가장 친하게 지내던 떡집 아저씨가 처리해주었다. 떡집 아저씨는 누가 뭐라고 꼬드겨도 장사 쌀집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고, 태산이 역시 장사 쌀집은 영원히 아빠의 쌀집이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태껏 단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엄마의 사촌 동생이라는 오촌 아저씨가 쌀집을 노리고 찾아왔고, 떡집 아저씨는 모든 재산에 대한 권리는 태산이에게 맡긴다고 써놓은 유서가 있을테니 찾아보라고 했다. 아빠의 유서를 찾던 태산은  뒤에 적힌 '태산아. 꼭 여기를 찾아가봐라'라고 적힌 해리 미용실이 찍힌 사진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해서 태산은 부산에 있는 해리 미용실에 찾아가보게 되지만, 미용실 주인은 아빠의 이름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게 아무런 소득없이 서울로 돌아온 태산은 쌀집에 눌러앉은 오촌 아저씨와 자신을 양자로 맞이하려는 떡집 아저씨로 인해 혼란스럽다. 태산은 기형과 함께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다시 부산을 찾았으나, 주인 남자는 추모제에 다녀온 후 몇날 며칠째 죽은 듯 누워 있었다. 태산은 주인 남자 옆에서 아픈 그를 도우며 집에 똑같이 있는 십자수에 대해 물어봤지만 해리가 만든 딱 하나 뿐인 십자수라는 것 외에는 알아내지 못했다. 태산은 담임의 권유로 '손으로 말해요'라는 동호회에서 하는 캠프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 변호사로부터 어린시절 파일럿이 되려고 항공학교에 다니는 미용실 주인아줌마의 아들을 만난 에피소드를 듣게 된다. 기형의 고집으로 태산은 방의 도배지와 장판을 바꾸기 위해 장판을 걷어낸 자리에서 봉투 하나를 발견한다. 봉투 안에는 유서가 아닌 종이에 곱게 싸인 사진 한 장이었고, 그 사진에는 어깨까지 찰랑거리는 생머리의 여자가 아기를 안고 있었다.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얼굴, 사진 뒤에는 '해리와 태산'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엉킨 실타래를 풀려던 태산은 사진첩을 꺼내보게 되고 사진 속 해리가 어렸을 적 사고로 죽었다는 누나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태산은 실타래를 풀어가게 된다.

 

"사람은 말이다. 양파 같은 거다. 여러 개의 껍질로 쌓여 있단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그저 밖으로 내보이는 게 내가 가진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공부를 못하는 나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 외모가 딸리면 나는 못생긴 아이, 체격이 왜소하면 나는 그저 그런 아이라고 생각하지. 반대로 성적이 우수한 아이는 그게 자신이 가진 전부이고 그걸로 인생을 승부하려고 생각한단다. 태산아. 지금 보이는 네가 전부가 아니다. 나는 네가 너에게 주어진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며 성장하길 바란다. 어려움을 멋겨내면 그와 반대가 기다리고 있고 슬픔을 벗겨내면 기쁨이 있다는 말이다. 오늘이 슬프다고 내일까지 슬픈 법은 없고 지금이 힘들다고 네 앞날이 계속 그렇지는 않을 거야." (본문 168,169)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는 가족의 죽음으로 남겨진 이들이 겪는 아픔을 그려낸 작품으로 다소 지루하고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숨겨진 가족사라는 소재로 인해 식상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 증폭으로 더 강한 흡입력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해리 미용실의 남자는 여자친구의 죽음으로 그 시간 속에 여전히 갇혀 살고 있었고,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된 태산은 아빠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아빠가 남긴 글로 인해 진실을 찾고, 남자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려 한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끝나지 않을 이야기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네버엔딩 스토리>로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가사처럼 두 사람에게는 살아갈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다.  아픔이라는 한 껍질을 벗겨낸 태산의 성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절망의 시간에 갇혀있기 보다는 그 껍질을 벗겨내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야하는 것, 그것이 떠난 가족을 위해 남겨진 이들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아픔이 진실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테니.

s*****2 2015.06.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