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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실무는 수백 년 동안 갖가지 기술적인 면이 발달한 분야일 뿐 아니라 최근에 급격히 신기술이 발전하기도 했기 때문에 배워야 할 내용이 그만큼 많습니다. 내용이 양적으로 많기도 하지만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그만큼 공부하기가 힘듭니다. p12에는 무역을 일러 종합예술, 무역업자는 국제신사라고 규정하는 대목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무역 분야에 능통하게 되면 수입에 여유가 생기는 생업을 갖게 되고, 그래서 생긴 시간적 여유를 활용해 낮 시간대에 야구장을 찾기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저자님의 말씀을 새기고 싶네요.

심지어 p17에는 "영어를 잘하려면 무역을 하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영어뿐 아니라 어떤 외국어라도 일상 속에서 꾸준히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들어야 몸에 배고 실력이 늘죠.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은 일상이 외국인과 대화하고 생각마저도 영어로 수행하는 때가 많으니, 영어가 안 늘려야 안 늘 수가 없다는 저자님의 말씀에 공감하게 됩니다. 책에는 "당구도 치면서 실력이 늘듯이"라는 구절도 있는데, 당구를 쳐 본 사람들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겠습니다. 다만 상대하는 사람들의 수준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처음 한두 번은 몰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사람의 품격이 드러나 보이는 올바른 문법이라든가, 고급 어휘 같은 것도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종사하는 분야에 대해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직장에서 살아남고, 고객에게 할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그렇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능력과 성취 현황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자신감이라는 건 그저 주관적 만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직업을 앞으로 길게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어떤 기(氣)를 나의 내면에 불어넣는 장기 작업이기도 합니다. 특히 무역은 거래를 성사시켜야 할 그 결정적 순간에, 상대방에게 강한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해서라도 나의 웨어(ware)에 정통한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목소리만 높인다고, 없는 지식이 보충되는 건 아닙니다. 상담(商談)할 때에는 쓸데없이 목청만 키우는 사람을 조심해야 합니다.

p138 이하에는 무역에 자주 소용되는 다양한 서류가 설명됩니다. 특히 to order라든가, to the order로 표시된 경우 이를 to the order of shipper라고 해석한다고 나옵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지시에 대해"를, "송하인의 지시에 대해(=따라)"라고 새기라는 뜻입니다. 또 사실은 그 다음 구절이 더 중요한데, 책에 보면 B/L 뒷면에 shipper가 배서한다고 나옵니다. 이 내용을 송하인이 책임 진다는 뜻입니다. 불일치의 경우, 만약 하자 내용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수출자로부터 L/G(보증서)를 받고 신용장 매입 은행이 그대로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고 나옵니다.
C/O는 원산지 증명서인데, 일반인들은 이게 얼마나 중요한 서류인지 잘 실감하지 못합니다. p218에는 특히 가상의 사례를 통해 "중동지역에서는 서류 작성이 번거롭고 수수료도 많이 든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는 종교적 이유가 있겠고, 특히 대사관 인증을 받는 데에 0.7%나 책정한다는 건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무역 서류는 bill이 들어가는 게 무척 많은데 약자로 B가 있으면 대개가 bill입니다. 그런데 p226을 보면 특히 환어음을 그냥 bill이라고 부른다고도 합니다. 정식명칭은 B/E입니다.
p89를 보면 바이어에게 L/C를 받는 경우, "이러한 서류"는 바이어에게 보내는 게 아니라 은행으로 직접 보내는 게 보통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서류"는 바로 앞에 나온, B/L(선하증권), 송장(invoice), 품목표 등입니다. 그런데 현금이 아닌 엘씨이므로, 당장 공장에다 물퓸 대금을 줄 수가 없습니다. 이 경우에도 엘씨가 그냥 엘씨가 아니라 은행의 지급확약서인 로컬 엘씨라면 공장 측에서도 믿고 생산을 개시하는 게 보통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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