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은 '가족'이란 말이 새삼 절실하게 다가오는 달이다. 그런 5월에 『가족 사진』이란 소설집을 만난 것이 반갑다. 그간 '가족'이란 주제로 여러 국내 작가들의 소설들을 엮은 책이 없었기 때문에 특히나 이 책이 돋보이는 것 같다. 현대인들은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바쁜 나날들 속에서 제 식구들을 돌아볼 틈조차 없다. 나 자신도 그런 현대인 중에 하나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가족 사진』은 그런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아홉 개의 편지들인 것 같다. 『가족 사진』 속의 소설들 하나하나가 제각기 보여 주는 가족의 모습은, 가슴 시리게 아프기도 하고 명치끝부터 따뜻해져 오게도 하고 난데없이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충격적이기도 하다. 내 가족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가족이기도 한 그들의 모습 속에서,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 었던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모두 채울 수 없는 그들의 자리가 고맙고 미안했다. 『가족 사진』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하성란씨의 '별 모양의 얼룩'이었다. 얼마 전, 실제로 일어났던 여름 캠프 화재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아이를 사고로 잃은 한 어머니가 아이가 살아 있을 지도 모를 거라는 희망을 품고 그 희망의 흔적들을 추적해 가는 이야기이다. 어두운 숲길에서 아이 걸음만큼씩 발을 떼어 놓으며 아이가 여지껏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단지 걸음이 느려서일 것이라 믿는 모성이 가슴 저미게 다가온다. 이 외에도 수록된 모든 작품들이 각기 다른 색깔의 감동을 전해 준다. 『가족 사진』은, 세상의 푸르름이 짙어 가는 5월에 가슴 따뜻한 선물을 받은 듯 기분 좋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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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책이다. 문득 손에 잡히는 때가 온다. 예전에, 책을 샀던 그즈음에 읽었을 책인데, 다 읽지는 않았더라도 몇 편은 읽었을 터인데, 아무런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 다시 살펴본다. 그러다가 마음에 들어오는 글은 또 읽는다. 어차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 여전히 괜찮은 독서 시간을 누릴 수 있으니까.
작가들이 알 만한 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책이 나오던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던가, 양귀자, 이순원, 구효서의 이름에서는 확신할 수 있겠는데 다른 분들은 그 이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소설집은 상당히 앞을 내다보고 꾸몄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실린 소설은 각 작가의 개인 소설집에서 혹은 발표된 다른 책에서 뽑아 모은 것들로 보인다. 이를테면 책 처음에 실려 있는 양귀자의 '마지막 땅'은 작가의 책 <원미동 사람들>에 실려 있는 작품이다. '가족소설'이라는 주제로 아홉 명의 작가 작품을 모아 놓았다는 것이다. 요즘 같으면 '가족'이라는 주제로 새로 쓴 작품들을 모아서 책으로 펴내는 기획을 할 텐데, 그때는 이미 발표된 소설로 책을 묶어 내기도 했나 보다. 나는 그때 이 책을 왜 구했던 것일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추측으로는 학생들과 함께 읽을 자료를 구하려고 했던 것 같기는 하다. '가족'이라는 주제는 수업하기에 꽤 적절한 편이니까. 지금은 품절인 책이다. 내게는 또다른 의미의 가족사진과 같은 책으로 남아 있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