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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면 보통 머릿속이 정돈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덮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김호중 작가의 《결국 해내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이다. 작년에 출간되자마자 구입해서 읽었다. 평소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과 인사이트를 좋아하던 이웃님의 책이었기에 바로 후기를 적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책 덮은 뒤 내 머릿속이 정리는커녕 온통 물음표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항상 "왜"를 묻는다. 나 역시 평소에 '왜'라는 질문을 많이 품는 편이다. 하지만 나의 '왜'는 좀 다르다. 이과적이라고 할까. 어떤 현상이나 원리를 보며 "이건 왜 그렇지?" 하고 찾아보는 일이 많다. 반면 정작 나 자신에 대해, 내가 하는 선택과 삶의 방향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은 많지 않았다. 그냥 남들이 다 하니까, 해야 한다니까, 하면 좋다고 하니까. 흐름에 떠밀려 선택해 온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작가는 그걸 왜 하고 싶냐고,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한다. 나에게는 이 질문이 참 어렵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 안의 동기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왠지 모를 부담으로 다가왔고, 만약 분명한 동기를 발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나는 목표가 있으면 어떻게 열심히 할 것인가 하는 방법에 집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빠져 있다면, 조그만 시련에도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고 말한다.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을 무작정 좇는 것은 타인의 연료로 내 차를 움직이려는 것과 같다. 나만의 확실한 'WHY'가 세워져 있을 때 비로소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끝까지 걸어갈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의 모멘텀이 생긴다.
어느덧 '왜'라는 단어가 내 무의식 깊숙이 들어온 것일까. 가끔 무엇을 하다가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고 불쑥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답을 찾으면 찾는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다시 생각을 정리하며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간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하기 어려워하거나 싫어할 때도 그걸 왜 하고 싶은지, 왜 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해 보자고 나지막이 이야기해 주곤 한다.
1년이 지난 후 이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위쪽 공백에 작은 글씨로 적어둔 당시 나의 고민과 루틴, 목표, 그리고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한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그사이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1년 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물음표만 가득해 글 한 줄 적지 못했던 작년과 달리, 이렇게 담담하게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는 것 자체가 조금씩 나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결국 해내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어디인지 차분히 돌아보게 해준 다정한 길잡이였다. 이제는 남들이 내놓는 결과에 조급해하지 않는다. 내 안의 WHY를 질문하며 하루하루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걷고 있다. 결국 해내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슴에 품은 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