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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마주하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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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인문학 #도서제공“우리는 날씨 이야기를 하듯 일상적으로 죽음에 관해 대화했다.”미국 문화인류학자가 수년간 존엄사 현장에서 쌓아올린 존엄사에 관한 가장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서#내가죽는날존엄사의최전선에서, 문화인류학자의 기록#애니타해닉#수오서재안락사, 존엄사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조력 사망 제도라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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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인문학 #도서제공




“우리는 날씨 이야기를 하듯 일상적으로 죽음에 관해 대화했다.”

미국 문화인류학자가 수년간 존엄사 현장에서 쌓아올린 존엄사에 관한 가장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서

#내가죽는날
존엄사의최전선에서, 문화인류학자의 기록
#애니타해닉
#수오서재

안락사, 존엄사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조력 사망 제도라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죽는 날>은 조력 사망 제도를 통해 바라본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 삶의 마지막을 결정한 권리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이 끝내려는 것은 지속 가능한 삶이 아니라 결코 오래가지 못할 삶이다.”

미국 문화인류학자 애니타 해닉은 몇년동안 조력 사망의 현장을 직접 동행하며 죽음과 존엄에 대해 깊이있는 고민을 풀어낸다. 실제 조력 사망법으로 생을 마감한 사례를 들려주며 우리가 마주하게 될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과연 우리는 죽음을 마주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존엄사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논쟁거리이다.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이라는 게 과연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일까.

“모든 생명은 보호받아야 합니다. 언젠가는 죽지 말아야 했거나 죽고 싶지 않던 사람까지도 죽게 될 겁니다.” 110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강요로 죽음을 선택당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조력 사망법의 경우 시한부 6개월 판정을 받았을 경우에만 실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의사의 약물주입이 아닌 자신이 직접 약물을 삼킬 수 있어야 한다. 





“존엄성을 누가 정의할까요? 죽어가는 사람이 정의해야죠. 내가 그의 존엄성을 정의하는 게 아니에요. 환자의 존엄성을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신뿐입니다. 만약 그가 중환자실에서 호흡기를 달고 정맥주사와 카테터를 꽂고 있길 원한다면 그것이 존엄성입니다.” 165

자신의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다. 조력사망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난관이 가득하다. '법률상의 조건, 관료적 절차, 종교계의 반발 같은 미로를 헤쳐가야 한다.(149)'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선택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가장 처음에 등장했던 켄의 조력사망과정이 인상깊었다. 더 이상의 치료는 불가능하고 환자는 매일이 고통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가족들은 언제든 갑작스런 통보에 달려와야 하는 가슴졸이는 순간을 버티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선택한다. 나의 죽음의 순간을. 가족과 함께하며 배웅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조력 사망은 애도 과정을 덜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유족이 무방비 상태에서 죽음에 기습당하지 않기 때문이다.(42)'

먼훗날(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면 기습당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남편도, 자녀도 없으니 죽음의 순간에 누가 내 곁에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죽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마주하고 싶다.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싶다. 지난 삶이 아쉽거나 후회스로운 부분은 분명 있을테지만 앞으로 살아갈 삶은 덜 아쉽고 덜 후회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오늘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 이 순간순간들을 나를 위해, 내 마음을 다독이며 살아가고 싶다.






과거에 간호사이자 조산사였던 데리애나는 죽음을 출산과 같은 방식으로 대했다. 양쪽 모두 한 존재에서 다른 존재로의 엄숙한 전환이었다. 데리애나는 자신의 임무가 그 전환을 촉진하고 환자가 생사의 경계를 넘어가도록 돕는 것이라고 여겼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문턱까지 가서 배웅하지만, 실은 문을 넘어서까지 그들을 보살피고 돌보는 거예요.”
#머리말 중에서

조력 사망은 우리가 의학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방식을 재구성한다. 생명 연장이 아니라 죽음 과정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조력 사망은 단순히 치사량의 약물을 삼키는 것이 아닌 그보다 훨씬 더 넓은 의미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죽는 방식, 미래를 상상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나아가 의료 조력 사망은 인간이 삶의 마지막을 직접 결정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나는 죽음의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임종을 직접 목격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고 연출하는 것이 죽어가는 사람은 물론 남겨진 사람에게도 큰 힘을 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 환자는 죽음의 시간과 장소를 직접 지정하며 완전한 무력감에서 벗어나 새롭게 통제권을 찾았다. 가족에게 유산을 어떻게 분배할지 생각하고,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최후를 계획했다. 조력 사망은 애도 과정을 덜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유족이 무방비 상태에서 죽음에 기습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문 중에서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y*******2 2025.08.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죽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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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영혼을 위해 우리가 입을 모아 낭송하는 동안, 엘리스는 어머니의 몸 위에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의 영혼을 풀어주려나느 듯 손가락을 펼쳐 머리에서부터 온몸을 쓸어 내렸다. 낭소잉 끝나날수록 손놀림도 점점 더 길고 묵직해졌다. 일종의 정화과정이었다. 죽음이 종말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이라면 엘리스는 어머니가 무사히 여행하기를 바랐다. (p.276) 얼마 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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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영혼을 위해 우리가 입을 모아 낭송하는 동안, 엘리스는 어머니의 몸 위에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의 영혼을 풀어주려나느 듯 손가락을 펼쳐 머리에서부터 온몸을 쓸어 내렸다. 낭소잉 끝나날수록 손놀림도 점점 더 길고 묵직해졌다. 일종의 정화과정이었다. 죽음이 종말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이라면 엘리스는 어머니가 무사히 여행하기를 바랐다. (p.276)

 

얼마 전, 『미 비 포유』를 다시 읽으며, 진정한 사랑 등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했었지만 가장 깊이 생각했던 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존엄사”. 내가 조금 더 어릴 때에는 『미 비 포유』를 읽으며 사랑이 먼저 눈에 보였다면, 마흔이 넘어 읽은 『미 비 포유』에서는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올바른 정신 상태의 삶”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 그래서일까. 『내가 죽는 날』을 받아들고, 읽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과연 나는 이 책을 감정없이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내가 죽는 날』은 문화인류학자인 애니타 해닉의 글로, 의료진과 함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동행하는 참여관찰자로서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책이다. 그렇다보니 단순히 누군가의 죽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배경, 법적 사회적 쟁점, 개인의 감정과 신념, 문화적 차원에서의 의미까지의 존엄사를 다루고 있어, 다소 묵직한 점이 있기도 하고 또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기도 하는 깊이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읽기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다. 마치 소설을 읽듯 편안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서 죽음에 대해, 진정한 삶의 영역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고, 현재의 내 삶까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존엄사에 대해 내가 가졌던 가장 큰 부정적 생각은 책을 50장도 읽기 전에 한 문장 앞에 드러났다. “자기 삶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죽음의 과정과 시기를 선택할 권리를 원하되 그 결정이 다른 사람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도 공감과 관심,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선의가 주어져야 마땅하다.(p.48)” 사실 나는 한 사람의 생명이 딱 그 사람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왔기에 존엄사를 반대해온 사람이다. 가령 나의 목숨은 내것이겠지만, 나의 부모님이나 아이를 생각하면 오직 나만을 생각하여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내가 죽는 날』의 이 문장을 읽으며 나의 생각이 너무 단편적인가, 아직 닿지않은 문제의 것이라 막연하게만 생각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또 내가 평소 조력사망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상세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내가 죽는 날』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너무 막연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점들을 깨닫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나는, 종교적 관점에서도 개인적 신념에서도 조력 사망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내가 죽는 날』을 통해 이미 조력사망은 세계 여러곳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한 어두운 측면 대신 보다 의학적인 접근, 인권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음에 나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내가 『내가 죽는 날』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러 있던 곳은 “건너가다”라는 장이었다. 우리가 농담처럼 사용하곤 하는 “가는데 순서없다”등의 말들 뒤에 숨겨진 죽음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임종 전의 용서와 작별, 추모와 애도 등을 보다 계획적으로 맞이하게 하는 측면에서는 인간으로서 존엄한 상태에서 준비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죽는 날』을 다 읽은지 며칠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선뜻 리뷰를 남길 수 없었던 것은 긴 세월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을 마구 흔든 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나는 결론을 짓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생명이 길어지고 여러가지 독한 질병들이 발생하는 요즈음, 존엄사를 완전히 미래의 이야기로 미뤄둘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내가 죽는 날』은, 나에게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생각을 여는 책이 되고야 말았다. 물론 여전히 나는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완전히 닫힌 문이 아닌 채 존엄사에 대해 생각을 열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달의 사락 g********r 2025.08.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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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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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 책이 “우리 시대 문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를 다룬다“라고 말한다 “바로 첨단 의학 시대에 임종 과정의 존엄성과 의미를 되찾을 방법”(41쪽)이 그것이다. 저자는 “죽음의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이종을 직접 목격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고 연출하는 것이 죽어가는 사람은 물론 남겨진 사람에게도 큰 힘을 줄 수 있음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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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 책이 “우리 시대 문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를 다룬다“라고 말한다 “바로 첨단 의학 시대에 임종 과정의 존엄성과 의미를 되찾을 방법”(41쪽)이 그것이다. 저자는 “죽음의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이종을 직접 목격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고 연출하는 것이 죽어가는 사람은 물론 남겨진 사람에게도 큰 힘을 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42쪽)고 밝히며 미국 사회의 조력 사망 제도와 실제 조력 사망을 원했던 시한부 환자들과 가족들과 밀접하게 관계하며 취재한 기록을 모아놓았다. 저자의 생각은 대체로 조력 사망에 동조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반대 입장의 사람들의 의견을 강하게 비판하지는 않는다. 찬성과 반대의 의견들을 알맞게 배치하고 조심스럽게 계속 논의되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도 미국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됐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그렇게 바뀌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똑같은것 같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다들 기피하고 뭐 하러 그런 얘기를 하냐는 식으로 반응을 하는데 우리도 이제 생각이 바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의학적 기술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몇 살까지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기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진짜로 고민해 봐야 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 책으로 인해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읽는 내내 “이찬혁 <장례희망>”이 떠올라서 다시 들어보았다. 이 젊은 뮤지션은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 수 있었을지 감탄하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나의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았지만 잘 떠오르진 않았다.

쉽게 이야기 나눌 만한 주제가 아니어서 모두들 열심히 떠들었던 것 같다. 다른 책 같으면 ‘이 부분이 좋았어요’하며 해맑은 분위기로 책 이야기를 했을 텐데 만남부터 조금 묵직했다. 이런 분위기 또한 몇 번 더 이야기 나누다 보면 저절로 환기될 듯싶다. 듣기로는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는 버튼은 하나가 아니라고 한다. 내가 누른 버튼에 사람이 죽었다는 사형집행관이 느낄 심리적 압박감을 상쇄해 주려는 장치라고 한다. 조력 사망도 치사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도, 약물을 조제하는 자원봉사활동가들도 무거운 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봉사한다. 그들의 어려운 조력이 있기에 남은 여명을 웃으며 마무리 한 사람도, 배수의 진을 치고 다시금 여명을 살아낼 힘을 얻은 사람도 있다. 분명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도 이런 문제를 직면하게 될 듯하다. 이미 원정 조력 사망을 선택하는 환자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니까. 어떻게 해야 모두에게 좋을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토론하고 부딪히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조력사망은 두려움을 회피하는 로망이 될 수 없다. 누군가에겐 현실이자 절실한 제도의 도움이다. 찬성이던 반대이던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고 좋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1 2025.08.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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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 날》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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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내가 죽는 날》을 읽고서···. 《내가 죽는 날》은 소설이 아닌 논픽션으로, 말기 암 환자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할 권리’에 대해 사려 깊고 정직하게 다룬 책이다.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랜 시간 ‘조력 사망’과 ‘죽음에 대한 권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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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내가 죽는 날》을 읽고서···.


《내가 죽는 날》은 소설이 아닌 논픽션으로, 말기 암 환자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할 권리’에 대해 사려 깊고 정직하게 다룬 책이다.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랜 시간 ‘조력 사망’과 ‘죽음에 대한 권리’ 운동에 관여해 온 저자가, 실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 책은 단순히 의료적 결정을 넘어서 윤리, 철학, 감정, 가족의 갈등 등 복합적인 차원을 탐색한다.


이 책의 특징은 한 개인의 시선을 넘어서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아냈다는 데 있다. 단순히 ‘죽을 권리’를 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실제 존엄사를 신청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고통, 삶의 질, 타인의 판단 사이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질문들을 조명한다. 말기 암, 퇴행성 신경 질환,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고, 가족과 의료진은 그 과정을 어떻게 수용하거나 갈등하는지를 차분하게 서술한다. 이는 독자에게 ‘죽음을 말할 때, 삶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저자는 특히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보여주는 침착함과 존엄, 그리고 그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남기고 가는 메시지에 깊이 집중한다. 단순한 절망이나 두려움이 아닌, 스스로의 고통을 줄이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독자로 하여금 그 무게를 직면하게 만든다. 이들의 이야기는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내 삶의 마지막은 내가 선택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존엄성을 누가 정의할까요? 죽어가는 사람이 정의해야죠. 내가 그의 존엄성을 정하는 게 아니에요. 환자의 존엄성을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신뿐입니다." 본문 중에서 165쪽>


책에서 감명 깊은 대목은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을 표현하며, 떠난 후의 삶까지 염려하는 모습이다. 이는 죽음을 회피하거나 비극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 일침을 놓으며, 오히려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얼마나 삶을 깊이 있게 만드는지 알려준다. 특히 저자가 소개한 가족들의 내면적 갈등과 이후의 치유 과정은, 남겨진 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이해하게 하며, 존엄사라는 선택이 결코 개인의 문제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이 책은 하나의 주장이나 해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 대신 독자 스스로가 ‘삶의 마지막’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한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죽고 싶은가?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을 어떻게 존중할 수 있는가? 생명을 무조건 지키는 것만이 정답일까, 아니면 인간다운 삶의 마무리를 선택할 자유도 필요한 것일까? 이 책은 그 어떤 철학적 논문보다 생생한 사례와 따뜻한 시선으로 이 질문들을 던진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직면한 이들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이 곧 삶의 또 다른 이름임을 일깨운다. 그것은 단지 ‘끝’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대한 물음이며,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공감하고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다. 이 책은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으로, 독자에게 말한다. 존엄한 죽음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온 시간의 연장선이며, 그 선택에는 누구보다 깊은 삶의 이해가 담겨 있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죽음을 말하지만, 이 책은 결국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되묻는 책이다.

#수오서재 #애니타해닉 #내가죽는날 #삶과죽음 #임종 #죽음 #종교 #호스피스 #존엄사 #인스타그램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감사한삶 #리뷰어클럽

이달의 사락 g****t 2025.08.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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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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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 날》, 애니타 해닉미국의 일부 주에서 승인한 조력 사망에 대한 작가의 연구를 다루고 있다. 오리건 주의 조력 사망은 기준이 있다. 조력 사망을 신청하려는 사람은 먼저 만 18세 이상의 성인, 6개월 이하의 시한부 선고를 받아야 하고, 정신 건강 진단이 필요하며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인지 기능도 정상이어야 한다.애니타는 조력 사망을 신청하는 과정과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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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 날》, 애니타 해닉


미국의 일부 주에서 승인한 조력 사망에 대한 작가의 연구를 다루고 있다. 오리건 주의 조력 사망은 기준이 있다. 조력 사망을 신청하려는 사람은 먼저 만 18세 이상의 성인, 6개월 이하의 시한부 선고를 받아야 하고, 정신 건강 진단이 필요하며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인지 기능도 정상이어야 한다.


애니타는 조력 사망을 신청하는 과정과 그의 가족, 생전의 애도 과정과 사망 후 장례 과정을 지켜본 사례들을 기록한다. 아마 긴 시간을 관찰한 입장에서 그녀는 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조력 사망을 바라보며 서술했다.


조력 사망에 대한 기록을 마무리하며 애니타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들이 그저 고통을 감당하며 죽을 날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력 사망을 신청하고 약을 받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그 끝을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부분이 훨씬 나아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조력 사망을 승인받고 약까지 받은 후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예시로 들고 있다.


그렇다면 조력 사망은 필요할까?

스스로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으되, 다른 사람들이 타인에게 존엄사를 권유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사회가 되기에는 아직은 미숙한 부분들이 많아서 고통을 해결하는 방식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방식이 되기보다는 근본적인 질병의 치료제와 (물론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계시겠지만)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진료와 약 처방을 포함한 치료비, 간병 시스템 등)의 개선이 먼저가 아닐까.


아무래도 주제가 찬, 반이 갈리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책 뒷부분에는 책을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는  독서모임을 위한 가이드가 있다. 질문의 답이 정해져있는 것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마지막에 마무리하고 또 깊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위 책은 출판사 수오서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 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k******4 2025.08.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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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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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 생각하다보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조력 사망을 가까이 지켜본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이의 필요성과 한계, 이를 다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내용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너무 좋다.완화 의료, 호스피스, 조력 사망의 개념을 확실히 알게 되었고 존엄사 법이 통과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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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 생각하다보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조력 사망을 가까이 지켜본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이의 필요성과 한계, 이를 다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내용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너무 좋다.

완화 의료, 호스피스, 조력 사망의 개념을 확실히 알게 되었고 존엄사 법이 통과된 미국의 일부 주에서 조력사망을 진행하는 절차를 자세히 알게 되었다. 엄격한 조건 -6개월 미만의 시한부 판정, 약물을 스스로 삼킬 수 있어야 함, 정신이 온전하고, 과정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어야 함 등-이 요구되고 상당한 자본이 필요함에 따라 실제로 존엄사법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과정 중에 원치 않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들도 제시된다. 

이렇게 엄격하고 까다롭게 진행됨에도 법이 오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 인간의 생사는 신에게 달린 것이기에 스스로 생을 마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믿음, 환자를 살리는 일만을 해야한다는 의사로서의 철학, 자살과 같다는 부정적인 시각 등을 이유로 존엄사법을 반대하는 입장도 자세히 알게 되었다. 

여러 안타까운 사례중에서도 죽기로 하고 약물을 먹은 사람이 약물이 말을 듣지 않아 다시 깨어난 경우가 제일 경악스러웠다.

'좋은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 삶의 끝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와 권리를 누릴 수 있고, 남은 가족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죽음을 준비하며 남은 기간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지금 당장은 내가 언제 죽을지 알수 없지만, 언젠가는 삶의 끝에 서게 될 것이고 지금이 그 길에 이르는 남은 시간이라고 볼 때, 앞서 말한 것과 똑같이 인간다움을 실천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고 존엄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죽음이라는 화두를 피하지 않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너무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하기에 무겁다고 느낀다면.. 독서모임이나..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조금은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다. 이 책이 물꼬를 터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도서 지원 받았습니다.

#내가죽는날 #존엄사 #조력사망 #수오서재 #애니타해닉 #일파만파독서모임 #책 #책리뷰
i*******0 2025.08.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삶의 마지막 순간, 존엄한 선택을 위한 고민
"삶의 마지막 순간, 존엄한 선택을 위한 고민" 내용보기
아직까지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히 찾아오는 명확한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그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하고, 최후까지 인간다운 모습으로 존엄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이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되도록 피하고 싶은 화두이기도 하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미국 문화인류학자 애니타 해닉은 <내가 죽는 날>에서 바로 이 주제를 세심하게 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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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히 찾아오는 명확한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그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하고, 최후까지 인간다운 모습으로 존엄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이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되도록 피하고 싶은 화두이기도 하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미국 문화인류학자 애니타 해닉은 <내가 죽는 날>에서 바로 이 주제를 세심하게 다루고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걸 어떻게 맞으면 좋을지, 과연 나는 마지막을 어떤 모습으로 남기게 될지 참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반드시 끝을 맺는 우리의 삶이 보다 인간답기를 바라는 마음, 고통을 멈추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도서는, 한 번 읽고 그냥 덮는 책이 아니라 각자의 성찰을 이끌어내는 양서였답니다.


내가 죽는 날/ 애니타 해닉

이 책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자 하는- 하지만 자살과는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 사람들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의료진의 이야기를 담아낸 기록이에요. 저자는 수년 동안 법적으로 조력 사망이 허용된 미국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내리는 결정이 그들 자신에게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기록했어요.


그 과정에서 겪는 환자와 가족의 이별, 감정, 윤리적인 딜레마 그리고 의료인들이 말하는 내용까지 생생하게 담아내어 독자는 정말 그 현장에서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죠. 암이나 루게릭, 파킨슨 등으로 앞으로 치료가 불가능함에도 죽을 때까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팠어요.


이런 고통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목소리를 들으며 조력 사망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남은 이들과 마지막 시간을 충분히 함께하면서 최후의 순간까지 삶의 주도권을 자신에게 두려 하는 모습이 용기 있어 보이기도 했죠. 저자가 섬세하게 묘사한 현장을 보면서 이는 환자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존엄사와 조력 사망: 미국의 사례와 한계점

책에서 다루는 '존엄사'와 '조력 사망'이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의 연명의료 중단과는 다른 의미예요. 존엄사는 미국에서도 특정 주에서만 법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로, 회복 불가능한 말기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함으로써 삶을 마감할 권리를 뜻해요. 그리고 이를 조력 사망으로 부르는데요, 환자가 스스로 결정하여 약물을 복용한다는 점에서 ‘안락사’와는 달라요. 안락사는 타인이 직접,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생명을 끝내는 걸 의미하거든요.


미국은 1997년 오리건주에서 존엄사법을 제정해서 조건을 충족하는 환자에게만 의사의 도움을 받아서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했어요. 그 이후로 워싱턴주, 몬태나 주, 버몬트주,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주에서 유사한 법을 시행하게 되었죠. 그렇지만 <내가 죽는 날>에서도 말하듯, 한계와 논란이 존재해요.


존엄사와 관련한 의사는 분명하지만 허가를 받는 타이밍이 잘 맞지 않으면, 병이 악화되어 스스로 약물을 투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해요. 그리고 어떤 환자는 약물을 복용했음에도 잘 듣지 않아서 살아나버리기도 했는데요, 왜 내가 죽지 않았느냐며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무언가가 속에서 울컥하는 걸 느꼈어요.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생명 윤리, 종교적인 이유와 같은 사회적 합의 부족으로 계속되는 논쟁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어요. 내가 죽는 날은 복잡한 현실과 개인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솔직히 서술하기에 독자로 하여금 다각도의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어요.


우리나라 존엄사 현황과 논의 동향

우리나라는 2018년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어요. 환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여 무의미한 연명의료(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를 중단할 수 있다는 법인데요, 단지 생명만 연장할 뿐 환자에게는 고통을 주는 의료 행위를 강요받지 않을 권리에요.


하지만 이는 스스로 약물을 복용해서 죽음을 택하는 조력 사망이나 의료진이 직접 생명을 끊는 안락사와는 달라요. 현재 우리나라는 조력 사망과 안락사가 금지되어 있어요. 하지만 웰다잉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명의료결정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조력 사망 도입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여론은 형성되고 있죠.


연명의료중단 신청 조건

연명의료중단을 하려면 엄격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요.

1)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함께 환자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이 임박한 '임종 과정'에 있다고 의학적으로 판단.

2)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중단을 원할 것. 의식이 분명해서 직접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면 서면으로 작성해야 해요. 만일 그렇지 않을 때는 평소에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족 2인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로 확인해야 해요. 만일 뜻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족 전원이 합의하면 연명의료중단이 가능하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몇 년 전 병원에 입원했을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접수 안내를 본 적이 있었어요. 이건 건강한 상태일 때 미리 작성하는 문서인데요,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히는 서류에요. 미래에 혹시라도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이에 따라서 원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도 관심을 두고 있어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보건소, 병원 등)에서 충분히 설명을 듣고 작성, 등록하면 되고요,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으니까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요.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기는 한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미리 신청해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답니다.


내가 죽는 날이 남긴 것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걸, 솔직히 거의 1년 정도는 잊고 있었어요. 몇 년 전 혈압 측정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갔을 때는, 죽음이란 나에게 멀리 있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었으면서 어느 정도 건강한 상태가 되니 그새 잊어버렸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미리 준비를 잘 해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이란 우리에게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입에 올려서는 안되는 단어가 아니라는 걸 되새겨 주는 도서였어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보고 사랑하는 이와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이란 무엇인가도 떠올리게 해주었죠. 존엄한 죽음을 맞을 권리에 대한 고민 그리고 논의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맨 뒤편의 독서모임 가이드를 참고하여 토론 주제로 삼아도 좋을 거 같고요,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듯해요. 우리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으며 고민해 보아야겠어요.

l*****3 2025.08.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죽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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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평생 수학부터 집수리까지 온갖 것을 공부하면서도 정작 우리가 겪을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배우려 하지 않는다. 죽음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죽은 이를 어떻게 애도했는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은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단적 죽음 회피를 깨뜨리고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 | 315✔️‘조력 사망’은말 그대로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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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평생 수학부터 집수리까지 온갖 것을 공부하면서도 정작 우리가 겪을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배우려 하지 않는다. 죽음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죽은 이를 어떻게 애도했는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은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단적 죽음 회피를 깨뜨리고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 | 315

✔️‘조력 사망’은
말 그대로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 스스로 사망에 이르는 것이다. ‘존엄사’라는 말은 종종 들어봤지만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 그것이 자살로 치부되는 것이 아닌, 의료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의사의 처방과 간호사 및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아 합법적으로 ‘죽는’ 이 방법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우리는 죽음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죽는다니? 너 요즘 무슨 일 있어? 왜 그런 생각을 하냐며 죽음을 말하는 순간 당장이라도 삶을 포기할 것 처럼 위태로운 사람이 되고만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는 잠을 자면서도 늘 죽음을 경험한다. 죽음은 늘 곁에 있고 언제 어떻게 나에게 당도할지 모르기에 죽음에 대한 유연한 생각과 닫힌 마음을 열어두는 노력은 우리의 평생 과제일 것이다.

🕊️ 그들은 왜 조력사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치유될 수 없는 병으로 더 이상 말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고통, 매일 진통제에 의지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를 나답게 했던 자질 대부분을 잃고 다양한 기계에 의지한 채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간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역경, 극복해야할 고난의 수준을 넘어선다. 또한  나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원치 않는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일수도 있다.

누군가는 스스로 포기하는 삶을 ‘패배자’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건 겪어보지 못한 사람의 자만일지도 모른다.

-

이 책에 서술 된 그들의 절박함은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이것을 삶이라고 할 수 있나? 인생은 아름답다지만 단 한 순간도 내 의지대로 움직일수도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도 없는 시간이 결코 그들에게도 아름다울까?

인류학자 애니타 해닉은 조력 사망 자격을 얻으려 고군분투하는 실제 환자들, 조력사망 선택을 한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심도 깊게 연구해왔다. 전문적인 지식의 전달 보다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말 그대로 존엄사의 최전선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들을 우리에게 전한다.

아직은 조력 사망이 가능하다고 해도 실질적인 허들이 많아 법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우리 모두에게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 죽음을 부정하는 것을 멈추는 것.

“ 죽음을 적으로 여기면 죽음에 패배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죽음을 회피하려 할 경우 그 불가피성을 직면하기가 지독하게 고통스러워진다. 죽음을 향한 침묵과 회피를 깨뜨리려면 나이를 떠나 모든 사람에게 삶의 마지막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죽음과의 관계를 탐구할 공간과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일찍부터 삶의 마지막을 두고 대화를 시작하면 죽음에 관한 사회적 지식을 되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삶의 무상함을 깊이 인식하고 애도 상담부터 호스피스 치료에 이르기까지 죽음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 | 307

더 많이, 더 자주 함께 이야기하는 것.
죽음에 대한 열린 마음을 준비하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이제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 방법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i******2 2025.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삶을 다하게 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다.
"삶을 다하게 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다." 내용보기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___"내가 죽는 날" – 죽음의 선택은 삶의 존엄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언어!‼️"삶을 다하게 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다.""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죽음을 삶의 반대가 아닌 연속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죽음을 미화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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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___

"내가 죽는 날" – 죽음의 선택은 삶의 존엄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언어!

‼️"삶을 다하게 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죽음을 삶의 반대가 아닌 연속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죽음을 미화하거나 조력 사망을 정답처럼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의 의료체계와 사회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고통받는 죽음”과 “선택할 수 없는 죽음”에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책을 덮을 즈음, 우리는 알게 됩니다.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일은 결국, 
오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되돌아보는 가장 깊은 방식이라는 것을. 
"내가 죽는 날"은 삶을 위한 책입니다. 
죽음의 이야기를 품었지만, 실은 가장 인간적인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그런 책이었습니다.


애니타 해닉(Anita Hannig)은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이며, 삶과 죽음을 둘러싼 인간 경험을 깊이 있게 탐색해 온 연구자입니다. 보스턴 칼리지에서 인류학을 가르쳤으며, 주로 의료인류학, 죽음 연구, 윤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 조력 사망에 관한 연구를 위해 수년간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등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환자와 가족, 의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수집하고 기록했습니다. "내가 죽는 날"은 그녀의 현장 중심적 연구와 인간에 대한 공감, 관찰자의 윤리가 집약된 대표작입니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사전 지식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력 사망(Medical Aid in Dying, MAID) - 말기 환자가 의사에게 치사 약물을 처방받아 스스로 복용함으로써 생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이다. 이는 '안락사(Euthanasia)'와는 다르며, 후자는 제3자가 약물을 투여하는 행위로 미국에서는 대부분 불법이다.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Palliative Care) -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 서비스.

✔️미국 존엄사법 - 오리건주에서 1997년 처음 시행된 뒤 여러 주로 확산된 제도. 합법화에는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논쟁이 뒤따랐으며, 그 적용 범위는 아직도 계속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와 사회적 인식의 틀 안에서, 
이 책은 그 제도의 구체적 현실과 윤리적 고민을 파고듭니다.


애니타 해닉은 죽음을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보고자 합니다.
그녀는 "죽을 권리"라는 주제를 정치적 구호로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삶의 통제권, 자기결정권, 그리고 인간다움의 조건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또한 조력 사망을 자살이나 패배의 이미지로만 보려는 시선에서 벗어나,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남은 삶을 주체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저자에게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리거나 외면해 온 사회에 더 많은 언어, 더 다양한 이야기를 허용하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그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수 있는가는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애니타 해닉의 "내가 죽는 날"은 이 당연하지만 간과된 진실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책입니다. 문화인류학자로서 저자는 관찰자의 위치를 넘어서, 조력 사망을 선택한 환자들과 그 가족, 의료진의 곁에서 함께 숨 쉬고 아파하며 이 밀도 높은 기록을 완성했습니다.

📌“조력 사망은 우리가 의학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방식을 재구성한다.”

이 책은 조력 사망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만, 결코 이분법적인 시선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찬성'이냐 '반대'냐의 입장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을 맞이할 권리', 그리고 그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에 대한 인간적인 질문을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던집니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옷, 더 좋은 인생을 꿈꿨지만, 이제 그것들이 무의미해졌다”는 고백은 우리가 죽음을 마주할 때 비로소 알게 되는 진실을 전해줍니다.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야 ‘스스로의 존엄’을 새롭게 정의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존엄사’라는 말조차도 그 본질을 완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저자의 고민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존엄성을 누가 정의하나요? 죽어가는 사람이 정의해야죠”라는 말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느냐보다 ‘누가’ 결정하는지가 더욱 본질적인 문제임을 알려줍니다.


가장 깊은 감동을 받은 부분은, 환자들이 삶의 끝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특히 아직도 읽고 싶은 책이 있고, 트럼프의 퇴임이 궁금하고, 야구팀의 승패에 마음을 두고 있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먹먹한 울림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삶을 내려놓으면서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삶의 마지막을 앞당기는 것은 의지력과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문장과 맞물려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죽음이라는 여정은 결국 한 존재가 가장 인간답게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마침내 '내가 죽는 날'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고통을 단지 견디라고 요구하는 대신, 
그 고통에 인간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방식을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고.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선택권이 주어진 게 정말 오랜만이에요.”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조력 사망이 살아온 인생의 마무리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조명된다는 것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환자들은 남은 시간을 자신답게 마무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책의 중심에는 언제나 ‘선택’이 놓여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주체적으로 마주하기 위해 조력 사망을 ‘선택’하는 과정은 삶의 끝에서야 비로소 자신을 회복하려는 인간의 필사적인 몸짓처럼 보입니다. 
조력 사망은 어떤 이들에게 “오랜만에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였고, 그 선택은 삶의 의미를 다시 붙들게 하는 마지막 수단이었습니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이 제도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도식적 구조로 몰고 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해닉은 ‘누가 존엄을 정의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존엄성을 누가 정의할까요? 죽어가는 사람이 정의해야죠.”
이 문장은 조력 사망을 바라보는 시선의 패러다임을 전복시킵니다. 어떤 이에게는 의료 장비에 의존한 생명이 존엄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 없이 떠날 자유가 존엄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또한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조력 사망 제도가 제도적, 법적 테두리 안에서 얼마나 많은 관료적 장벽을 넘어서야 가능한 일인지 낱낱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는 '호스피스로도 부족하다'고 절망하는 사람, 엄격한 법적 요건에 가로막히는 사람, '자살'이라는 낙인에 시달리는 사람 등 여전히 제도 바깥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삶과 고군분투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조력 사망을 자살이라 부르는 것은 환자와 유족 모두에게 해롭다.”

조력 사망은 ‘자살’이 아닙니다. 그 둘은 용어 이상의 차이를 가집니다. 해닉은 언어의 힘을 강조하며 말합니다. 조력 사망을 ‘자살’이라 부르는 순간, 그 결정은 낙인과 죄책감의 영역으로 밀려납니다. 언어가 인식과 감정을 규정한다면, 우리에게는 죽음을 둘러싼 더 많은 언어가 필요합니다. 
부드럽고 단단한 언어, 편견을 걷어내는 언어, 슬픔을 덜어주는 언어.

하지만 저자는 조력 사망이 ‘좋은 죽음’의 유일한 해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그것은 특권이 아니며, 삶을 빨리 마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급행열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완화 의료, 호스피스, 사회적 돌봄 등 다양한 옵션들이 함께 놓인 자리에서 조력 사망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력 사망’이라는 민감하고 낯선 제도를 둘러싼 문화, 제도, 언어, 감정의 스펙트럼을 압도적으로 섬세하게 포착해냅니다. 오리건주를 비롯해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지역의 환자, 가족, 의료진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삶에 동행하며 기록한 이 책은 오히려 인간이 어떻게 ‘죽음을 살아내는가’에 관한 현장보고이자, ‘죽음조차 자기답게 살고 싶은 인간의 존엄’에 관한 찬가입니다.


의외였던 사실은, 조력 사망이 ‘호스피스’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조력 사망이 가능해진 이후, 호스피스와 완화 의료가 더욱 섬세하고 민감하게 환자의 욕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조력 사망을 호스피스의 대안이 아니라 보완책으로 보면…”

제도 하나가 사회 전체의 돌봄 감수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왜 이런 논의를 더 많이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삶’에 관한 책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마지막을 맞이해야 할지를 다시 묻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을 바라보며 그저 눈물짓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사유하고 준비하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진짜로 사는 삶이 가능하다면, 
이 책은 그 대화를 시작하기에 가장 용기 있고 따뜻한 문이 될 것입니다.

📌“좋은 죽음이 현대인의 또 다른 의무로 둔갑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죽음’을 또 하나의 성취 목표로 착각하지 않도록 경고합니다. 
또한 죽음을 예찬하지 않으며, 조력 사망을 이상화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조용히 소망합니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향한 사적인 여정을 따라가지만, 
결국 그 이야기는 우리 사회 전체의 윤리와 법, 문화와 제도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우리가 그토록 자랑해온 의료 시스템과 돌봄의 체계가 
인간의 마지막 존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과연 그것은 누구를 위한 체계인가?

책을 읽으며 한국 사회에서도 존엄사와 조력 사망에 대한 논의가 보다 열린 언어와 실질적인 고민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죽음을 앞당기자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언어를 더 넓히고, 더 깊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들이 마지막까지 선택하고, 계획하고, 사랑하며 떠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결국 조력 사망이라는 제도는 죽음을 앞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우리 모두가 삶의 끝을 어떻게 맞이하고, 
그것을 어떻게 동행할 수 있을지를 묻는 장치입니다.

"내가 죽는 날"은 한 사회가 인간을 어떻게 대우하고, 죽음 앞에서 얼마나 겸허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그리고 그 거울 앞에서 스스로 묻게 됩니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 그리고 그 죽음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책을 통해 오늘을 조금 더 단단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삶의 끝을 그려보는 일은, 
삶의 본질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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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w*********0 2025.08.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생을 마감하는 방식에 얽힌 이야기
"생을 마감하는 방식에 얽힌 이야기" 내용보기
'내가 죽는 날'은 조력 사망에 관한 사례와 논점을 다룬다. 조력 사망에 반대 혹은 찬성하는 의견 모두에 수긍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떠오른 질문은 동물에게도 이런 고민이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반려동물이 주인 곁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면, 생을 마감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은 인간에게만 있는 게 아닌 듯해서
"생을 마감하는 방식에 얽힌 이야기" 내용보기

  '내가 죽는 날'은 조력 사망에 관한 사례와 논점을 다룬다. 조력 사망에 반대 혹은 찬성하는 의견 모두에 수긍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떠오른 질문은 동물에게도 이런 고민이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반려동물이 주인 곁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면, 생을 마감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은 인간에게만 있는 게 아닌 듯해서다.

  우리나라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가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조력 사망 둘 다 죽음을 앞두고 어떤 의료 서비스를 받을지 말지 스스로 정하고, 자기 가치관에 맞는 죽음을 선택하는 제도이다. 차이점도 많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조력 사망은 적극적으로 죽음에 개입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자연적인 죽음을 수용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어려움을 고려할 때, 대다수 국가에서 합법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정도면 적당하지 않나 싶었다. 이 책에서는 호스피스와 조력 사망을 놓고 이야기하는데, 사전연명의향서와도 비교해 이야기했다면 더 좋은 접근이 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오서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리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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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2025.08.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