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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램프] - 나약한 인간, 그 깊고 투명한 울림.
"[얼음램프] - 나약한 인간, 그 깊고 투명한 울림." 내용보기
읽다보면 깨닫게 되는 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인생의 당연하고도 비정한 법칙입니다. 무언가 얻어내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돼요. 세상은 자신과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것이며, 힘이 있는 자에게 쓸모가 있다면 휘말릴 것이고 이용가치가 없다면 버려질 겁니다. 그런 자신을 동정하는 사람은 없어요. 매력없는 약자란 원래 그런 거니까. 그래서일까요.
"[얼음램프] - 나약한 인간, 그 깊고 투명한 울림." 내용보기
읽다보면 깨닫게 되는 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인생의 당연하고도 비정한 법칙입니다. 무언가 얻어내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돼요. 세상은 자신과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것이며, 힘이 있는 자에게 쓸모가 있다면 휘말릴 것이고 이용가치가 없다면 버려질 겁니다. 그런 자신을 동정하는 사람은 없어요. 매력없는 약자란 원래 그런 거니까. 그래서일까요. 판타지 주인공답게 기연과 월등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통쾌함이 아닌, 현실의 무자비함과 그에 저항하는 나약한 인간의 몸부림입니다. 아마도 그것이 독자가 기라에게서 대리만족이 아닌 ‘공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계약으로 지니게 된 (비현실적인) 힘은 사건을 해결하는 도구는 될지언정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어디까지나 기라에게 달려 있고 무엇 하나 초현실적인 이유나 우연으로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아요. 기라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참으로 살벌합니다. 특별히 악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 악하다기보단 그저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들이죠.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에. - 그냥 그렇게 자신에게 필연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임에도 어째서인지 그 자체로 이미 냉정하고 서늘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애정’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자신에게 소중하지 않은 것에는 내밀었던 손을 언제든지 거두어 버릴 수 있는, 마치 물건이라도 바라보는 듯한 매끄럽고 차가운 눈. 힘을 얻었어도 세상은 여전히 냉정하고, 자신의 운명은 타인의 손 위에서 굴러갑니다. 그래서 어쩌다 마주치게 되는 일말의 따스함들에 기라는 맹목적으로, 그야말로 맹목적으로 매달리게 되죠. 믿을 수 있는 건 자신의 머리와 마르하리타가 준 힘 밖에 없는데도. 게다가 그 힘조차도 처절하게 노력해서 몸에 익히지 않으면 안되었고요. [얼음램프]는 주인공인 기라가 자신을 체스의 말처럼 바라보고 있는 차가운 세상 한가운데에서 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온기를, 자신의 테두리와 자신에게 의미있는 소중한 관계들을 만들어가는 성장소설입니다. 어찌 보면 전형적으로도 보이는 익숙한 설정들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섬세하고도 치밀한 묘사에 의해 ‘그럴 수밖에 없도록’ 촘촘히, 그러나 긴박하게 짜여져 있어요. 읽다보면 비현실적인 판타지 공간은 어느새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어 눈 앞에 그려집니다. 예리하게 벼리는, 냉철한 듯 하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문체라던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이야기 전개 등을 들지 않더라도 이 소설은 상당한 수작입니다. 한때의 대여점을 장식하는 그렇고그런 판타지소설로 덮어버리기엔 그 필력이 너무 아깝달까요. 세상을 바라보는 특유의 시선이라던가 그에 대한 해석,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곳곳에 배어나는 삶에 대한 통찰들.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겁지겁 [1부 완결]이란 표시를 달아버리기엔 그 광채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덧 - 저 위에 올려져 있는 소개글은 [사실과 진실은 다르더라.]라는 일례로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면 조아라 사이트에서 연재되었을 때 났던 오타들이 거의 다 보였고, 심지어 책 날개부분에 쓰여진 <작가의 말="">에서의 오타조차 4권이 넘도록 전혀 수정되지 않았더라는 말도 덧붙이고 싶네요.

[인상깊은구절]
"물론, 네가 해달라면 못할 건 없지.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 둬. 세상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다는 걸. 네가 얻은 게 무엇이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돼. 대가를 치러야 할 시점마다 이렇게 은근슬쩍 빠져나가려 한다면, 언젠가는 그 모든 대가를 한꺼번에 치르며 톡톡히 혼이 나게 될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군터는 그 자리에서 꺼지듯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기라 앞에는 군터가 나타나기 전 그대로의 어둠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하는 수 없이 내민 선물상자를 모른 체하고 채어왔다. 손 안에는 군터가 준 선물상자가 들려있지만 어디 즐겁기만 할까? 기라는 할일없이 주위를 휘휘 둘러 보았다. 어둠 속에서 자신은 다시 혼자였다.
t*****9 2005.08.28.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