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그림책을 읽다 보면 기대치 못했던 환하고 밝음이 내게 전파되어 내 속을 가득 메우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책 역시 그랬다. 한해 열두 달이라니 보나마나 뻔하지. 일년 열두달 계절에 관한 책이잖아? 하는 다소 식상한 주제라는 것 때문에 기대를 덜했던 탓이었을까. 빠방~ 하고 나를 후려치는 레오 리오니의 이야기에 나는 한껏 미소지을 수 있었고 행복했고 그렇게 나의 순수와 동심을 자극한 이야기는 눈높이가 맞는 우리 작은 아이에게도 좋은 책이 되었다. 도대체 레오 리오니가 한해 열두달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갔길래. 어떻게 그렸길래. 레오 리오니에게 쌍둥이 생쥐가 있었다. 너무 사랑스러운 쌍둥이 생쥐 보람이와 보배. 그들은 1월의 첫째날에 처음으로 눈을 밟아 보았다. 쌍둥이들에겐 처음 보는 눈이지만 이미 나와 커다란 눈쥐를 만들어 놓고 간 쥐들도 있었나보다. ‘이것 봐. 눈쥐다.’ ‘빗자루를 들고 있네.’ 그랬다. 이 눈쥐는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있었다. 그런데 빗자루가 말한다. ‘나는 빗자루가 아니야. 나는 나무야.’ 귀여운 쌍둥이들은 나무가 말을 하는 이 사태를 믿을 수 없어하면서도 2월, 3월, 4월… 달마다 나무를 찾아와 나무의 변화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벗이 되어간다. 각 달마다 짤막하게 보여주는 행동이나 말들이지만 그안에 분명 계절이 들어있고 또한 그들의 모습이 참 예쁘고 귀엽다. 9월, 쌍둥이들은 그동안 나무가 한 일(향긋한 과일이 주렁주렁)에 다시 한 번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이 세상 어떤 과일보다 맛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일까. 이 세상 어떤 순간보다도 쌍둥이와 나무가 함께 하는 순간들의 행복감이 뒤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척 밝고 예쁜 그림이긴 하지만 그 외에 뭔가가 더 있다. 그 무언가가 독자에게 그 느낌을 전한다. 10월.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의 차가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떨어뜨리자 쌍둥이는 걱정한다. 1월에 첫눈을 경험한 쌍둥이는 순수하고 착하기 그지 없다. 나무는 오래 전부터 그곳에 있어왔던 나무는 아는 것이 많아 의연하다. ‘괜찮아. 내년에 새 잎이 다시 나올 거야. 기다려 봐.’ 얼마나 듬직한 소리였을까. 추운 계절이 쌍둥이들에게는 기대감으로 채워질 것이다. 11월. 나무는 이제 가지만 남았다. 쌍둥이들은 언제나 처음부터 착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았지만 여전히 그렇다. 나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어 의논하는 쌍둥이들. 보배는 소똥을 준비하고(이 과정을 매우 유쾌하게 표현해 작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다.) 보람이는 나무에 달 방울과 주위에 심을 꽃씨를 준비한다. 친구를 너무나 잘 알기에 친구가 필요한 것을 자신만큼이나 잘 아는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거름이 되는 소똥도 그렇고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 있을 나무를 위해 알록달록 색색깔 방울들과 다시 봄이 되었을때 주변에 피어날 꽃친구들을 선물하다니… 너무 예쁘지 않은가. 꼬마야 시리즈. 나를 자연스럽게 꼬마로 만들고 그렇게 꼬마가 된 나를 더없이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 준 책이다. 나무의 변화를 통해 각 계절의 특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것이 주가 아니라 쌍둥이 생쥐와 나무의 우정을 통해 보여주는데 그들의 우정쌓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무도 한해 열두달도 죄다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만들어 버리는 이야기다. 늘 언제나 이런 마음일 수 있다면 세상모든것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쌍둥이 친구들이 생명을 가진 나무를 알아가면서 진정한 친구로 사랑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듯 우리 모두가 주변의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의 눈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정말정말 좋겠다. 계절을 다룬 무수히 많은 그림책중에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옐라 마리의 글자없는 그림책, 「나무」와 이번에 보게 된 바로 이 책 「한해 열두달」이다. |
|
유난히 작가 이름만 대면 그 작가의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존 버닝햄도 그렇고, 고미 타로나 앤서니 브라운... 그리고, 레오 리오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 해 열두 달>은 제목처럼 1월부터 12월까지 쌍둥이 쥐와 나무와의 우정을 그리며 1년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1월의 첫째날, 쌍둥이 쥐와 나무가 만나죠. 2월에 쌍둥이 쥐는 나무를 찾아 여러 이야기를 해주고요.
3월에 친한 친구가 되고, 4월이 되어 봄이 오자 나무에는 새싹이 돋습니다.
5월엔 예쁜 꽃이 피고, 6월엔 한여름을 위해 호스를 준비해 7월의 화재를 예방합니다.
8월에 쌍둥이쥐는 휴가를 떠나고 9월에는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고, 10월엔 낙엽이 집니다.
책장을 넘기며 나무가 한 해를 어떻게 나는지 알 수 있고, 더불어 나무와 쌍둥이쥐와의 우정에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처음에 나뭇가지라고 생각했던 나무와의 만남이 날이 갈수록 소중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도 예쁩니다. 매일 찾아와 얘기해주고, 기다려주는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 친구를 대하는 아름다운 마음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법 글밥이 많은 그림책이지만, 아이와 읽다보면 한 달이 금세 지나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한 해 열두 달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