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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읽은 만큼 더 소중한
"뒤늦게 읽은 만큼 더 소중한" 내용보기
대학 1학년때 어느 수업시간엔가 '필독도서 목록'이 빽빽하게 적혀있는 A4 용지 프린트 2장을 받았다.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문학 작품이라고 앞을 다투는 시와 소설, 희곡 등의 제목이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가득했다. 이미 읽은 것들의 제목에 밑줄을 그어봤지만 <삼국지>, <데미안>, <달과 6펜스>, <여자의 일생> 등 남들이 다 읽은, 또는 너무나 유명해서 제목만 봐도 왠지
"뒤늦게 읽은 만큼 더 소중한" 내용보기
대학 1학년때 어느 수업시간엔가 '필독도서 목록'이 빽빽하게 적혀있는 A4 용지 프린트 2장을 받았다.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문학 작품이라고 앞을 다투는 시와 소설, 희곡 등의 제목이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가득했다. 이미 읽은 것들의 제목에 밑줄을 그어봤지만 <삼국지>, <데미안>, <달과 6펜스>, <여자의 일생> 등 남들이 다 읽은, 또는 너무나 유명해서 제목만 봐도 왠지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책들뿐이었다. 게다가 나는 고전과 현대문학, 교양, 전공 서적을 막론하고 독서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 "놀고 먹고 대학생"이었다.
그때 어쩌다가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었는데, 그 책을 읽고 나는 '이 책은 스무 살이라면, 스무 살이 지나간 사람이라도 꼭 읽어야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상실의 시대>에서 수차례 언급된(추억되던) 소설 <위대한 개츠비> 또한 반드시 읽고야 말겠다고 결심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강제는 아니었으나) 졸업하기 전에 읽어야할 '필독도서 목록'에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 졸업하기 전에 목록 종이를 잃어버렸고, <위대한 개츠비> 도 잊었으며 지금 기억을 억지로 되살려 보아도, 나는 아직도 그때 목록에 있던 책의 1/10도 읽지 못한 채 나이만 먹고 있다.
얼마전에서야 <위대한 개츠비>를 사서 읽었다. 녹색 책 표지, 표지에 있는 르누아르의 <잡초 속의 비탈길> 이라는 그림, 개츠비가 사랑하는 데이지를 그리워하며 바라보던 "데이지의 집과 이어진 부두의 끝에서 반짝이던 녹색 불빛"이 모두 인상적이었고 좋았다.
사람에, 사랑에 비로소 닿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이상과 꿈은 또다시 저만치 멀어지는 안타까움에 새삼 가슴이 아팠다. 이웃집의 개츠비를 바라보는 서술자 '닉'의 시선에 그대로 공감하며 이해했다. 물질 위주의 타락한 현실에 소중하게 키워온 꿈이 좌절되는 것은 슬프지만, 하나의 목적(꿈)을 위해 부단히 순수하고 열정적인 노력을 바치는 개츠비의, 삶을 대하는 태도는 진정 위대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자랑할만한 것은 못 되지만 그래도 그 시절 내 모습의 일부인 추억들과 더불어 소중한 책으로 간직될 것이다. (*)

[인상깊은구절]
해변가에 있는 저택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 해협을 건너는 나룻배의 희미한 불빛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달이 차츰 높이 떠오르자 조그맣게 보이던 집까지도 눈앞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자 예전에는 네덜란드 선원의 눈에 찬란하게 떠올랐다는 이 섬이 서서히 떠올랐다. 이 섬은 신세계의 녹색 젖가슴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사라져 보이지 않는 나무들, 개츠비의 저택을 위해 떠난 나무들도 예전에는 모든 인간들의 꿈 중에서 마지막이면서도 원대한 꿈을 속삭여 주었을 것이다. 이 대륙의 존재 속에서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경이로움과 신비한 만남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소망한 적도 없는 심미적인 명상에 자신도 모르게 젖어들었던 것이다.
나는 문득 해변에 앉아서 옛 추억을 떠올리고 있던 개츠비가 처음으로 데이지의 집과 이어진 부두의 끝에서 반짝이던 녹색 불빛을 발견했을 때의 그의 놀라운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 그는 멀고도 험한 여행 끝에 이 곳으로 왔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은 조금만 더 있으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꿈이 자신을 저버리고 어두운 들판이 밤하늘 아래 꿈틀거리고 있는 공화국의 도시 저 멀리의 아득한 곳으
t****7 2001.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위대한 개츠비' 를 세번 이상 읽어야 하는 까닭은_
"'위대한 개츠비' 를 세번 이상 읽어야 하는 까닭은_" 내용보기
이제 꼭 세번째 읽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사서 읽고 대학교 1학년 대 두번째 읽고 그리고 또 삼년이 지난 지금 세번재로 읽었다. 드디어 나도 와타나베-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의 친구가 될 자격을 갖춘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계기는 '상실의 시대' 덕이다. 그 책 속에서 이 소설이 등장하는 것이다. 읽고 싶은 맘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도록 등
"'위대한 개츠비' 를 세번 이상 읽어야 하는 까닭은_" 내용보기
이제 꼭 세번째 읽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사서 읽고 대학교 1학년 대 두번째 읽고 그리고 또 삼년이 지난 지금 세번재로 읽었다. 드디어 나도 와타나베-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의 친구가 될 자격을 갖춘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계기는 '상실의 시대' 덕이다. 그 책 속에서 이 소설이 등장하는 것이다. 읽고 싶은 맘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도록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상실의 시대를 다 읽고 나서 바로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다. 아마도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학교 도서관 사서보조로 아르바이트하는 동기녀석의 말을 빌리자면 한동안 모두들 상실의 시대(혹은 노르웨이의 숲)을 빌려 읽더니 또 갑자기 '위대한 개츠비'를 대출해 가지 못해 안달이라고__ 한 여자에 대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제3자의 눈으로 무던히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종말은 비극적이기 보다는 허탈하다. 덤덤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이지만 개츠비와 데이지가 5년만에 재회한 직후의 개츠비 심정에 대한 묘사부분에 내 시선은 고정되고 말았다. 그리고 몇번이나 그 부분을 되풀이해서 읽었다. 왜냐면 그런 개츠비의 심정을 내가 겪어본 일이라 그렇지도 모르겠다. 세번을 읽고 나니 오랜 물음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꺼 같다. 개츠비가 사랑했던 건 데이지가 아니라 엇갈려 있던 그 5년동안 개츠비가 키워온 데이지의 환상이라고...

[인상깊은구절]
마치 지금의 행복감에 희미한 의심이라도 생기기 시작했다는 표정이었다. 5년만의 만남! 그러는 재회의 순간에도 데이지가 그의 꿈을 깨뜨린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환상이 그녀의 현실을 뛰어넘고, 또 모든 것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다. 그는 창조적인 열정과 집착으로 환상을 키워 왔고, 그러면서 찬란한 깃털로 환상을 장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뜨거운 정열을 가지고 있었다 해도, 아무리 지순한 순정을 지니고 있었다 해도 남자가 가슴 속에서 키워 온 환상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b*****k 2002.06.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영미문학에 있어 반짝이는 진주와같은 소설
"영미문학에 있어 반짝이는 진주와같은 소설" 내용보기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도덕적 타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사회와 문명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는 작품이다. 개츠비는 전형적 초기 미국의 이상주의자로, 그의 꿈은 경제적 성취와 숭고한 이상의 실현에 젖어 있었으며, '데이지'라는 이상향을 갖고 실현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인물이다. 톰과 데이지의 허황된 삶에 비해 패배와 좌절을 경험하면서도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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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도덕적 타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사회와 문명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는 작품이다. 개츠비는 전형적 초기 미국의 이상주의자로, 그의 꿈은 경제적 성취와 숭고한 이상의 실현에 젖어 있었으며, '데이지'라는 이상향을 갖고 실현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인물이다. 톰과 데이지의 허황된 삶에 비해 패배와 좌절을 경험하면서도 꿈을 실현시키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개츠비의 삶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신의 아들인 개츠비가 정신적 타락을 겪는 여자를 이상으로 삼고, 그녀로 인해 꿈이 좌절당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이며, 밀주를 팔아가면서까지 돈을 벌어 그녀 앞에서 당당함을 취하는 개츠비의 모습을 가련하기까지 하다. 또한 도덕적 타락의 전형자인 톰 부캐넌의 묘사 역시 탁월하게 그려져 있어 순수한 이상을 지닌 개츠비와 역력한 대비를 볼 수 있다. 작가 자신의 자전소설이라 해도 될만큼 피츠제럴드는 부유한 삶도 살았었고, 그를 바탕으로 써낸 이 소설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표현으로 영미문학의 진수라 평가받는다. 그러나 혜원의 번역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지난학기 시쓰기의 교수님이셨던, 이 소설을 처음 국내에 들여온 정현종 시인의 번역본으로 보는 것도 한 재미일 수 있겠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원문으로 보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난 내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잇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차라리 그녀가 나를 버려주었으면 하고 바랐으니까요..."
k*****7 2003.0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