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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불핀치의 명작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른바 고전으로서, 수많은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왔다. 신은 죽었다는 시대에 신화 따위가 어디에 필요하냐고 반문한다면, 그건 천만의 말씀이다. 신화는 문학의 시녀라는 불핀치 자신의 비유를 생각해 본다. 바이런이나 밀턴 등 깊이 깊은 서구 문학 작품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해 없이는 제대로 그 맛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깊이에 도달할 필요가 없다면? 그러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도 수많은 교양이 필요하다. 이카루스나 시지프스와 같은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은, 신문 기사에도 곧잘 등장하는 등 거의 상식이 되어 있지 않은가. 물론 교양이니 그런 가식들은 집어치우고, 단지 문학의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읽기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주 좋은 책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신들이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오욕칠정이 충만한 존재들이기에, 아주 흥미진진한 사건과 모험이 이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혜원출판사에서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작은 분량과 싼 값 때문에 현대인이 신화를 접하는데 있어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신화에 관심있는 학생들까지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아폴론이 이렇게 말하는 동안 이상하게도 이제까지 땅에 흘러 내려 풀을 물들이고 있던 피는 티로스 산 염료보다도 더 아름다운 빛깔의 꽃이 되었다. 그 꽃은 백합꽃과 비슷하였는데 백합은 자줏빛인데 그 꽃은 은처럼 흰 빛이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아폴론은 더 큰 명예를 부여하기 위하여 그 꽃잎 위에 히아킨토스의 첫 글자 Y 모양을 아로새겨 그의 슬픔을 표시하였는데 지금도 우리는 그 모양을 볼 수 있다. 그 후 이 꽃은 히아킨토스라고 불리게 되었고, 매년 봄이 오면 피어나 히아킨토스의 기억을 새롭게 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