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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매트릭스>를 만들고 감독한 워쇼스키 형제나 <파고>의 코엔 형제가 미국에 있다면, 벨기에에는 <로제타>를 만든 다르덴 형제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2002년에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뤼크 다르덴 형제가 감독한 벨기에 영화다. <아들>은 어찌 보면 슬프고, 어찌 보면 삶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말이 적고 바짝 붙어 찍은 탓에 화면이 흔들리므로 이야기에 바로 빠져드는 영화는 아니지만, 천천히 씹어가면서 보면 맛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2. 직업훈련소에서 목공 기술을 가르치는 목수 올리비에(올리비에 구르메), 5년 전에 아들이 죽고난 뒤 아내와 헤어져 혼자 산다. 그런데 어느날 직업훈련소에 들어온 아이를 보고는 놀란다.
나이가 열여섯인 프란시스(모건 마린느)는 열한 살 때 잘못을 저질러 5년을 큰집에서 지낸다. 이제 막 나와 기술이라도 배워 새 삶을 살려고 하는데, 목공을 배우고 싶어하나 올리비에는 사람이 많다며 용접을 배우라고 보낸다.
그러나 자꾸 프란시스가 끌린다. 다시 목공반으로 프란시스를 데려온다. 솜씨가 있는 올리비에를 따라 목공을 하나씩 배우는데, 올리비에는 갈수록 프란시스가 좋기도 하지만 멀리한다.
그러다 보니 늘 움직임이 낯설고 어색하다.
올리비에가 프란시스를 차를 태워 집에 데려다 줄 때도, 다음날 보자고 하면서 프란시스가 올리비에한테 손을 내밀지만, 올리비에는 본체만체 한다. 올리비에가 고맙고 좋아서 내민 그 손, 참 부끄럽네. 좀 잡아주지.
나무를 가지러 멀리 떨어진 곳에 같이 차를 타고 가는 올리비에와 프란시스, 가다가 먹을거리를 찾아 가게에 들어간다. 사과파이를 시켜 먹는데, 돈을 낼 때 올리비에는 제 것만 낸다. 그래서 프란시스는 찜찜하게 여기다 40프랑을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꺼낸다.
아니, 가르치는 선생이 아이를 데리고 나왔으면 점심은 사줘야지? 큰집에서 갓 나온 아이가 무슨 돈이 있다고...참 야박하다.
그러니 나중에 담배 하나 빌려 피울 때도 프란시스는 다음날 갚겠다고 이야기하고 빌린다.
올리비에와 프란시스, 두 사람은 어른과 아이로 다르면서도 외로운 처지는 비슷하고, 프란시스가 목공일을 좋아하고 외롭게 보여 싫어할 수도 없고, 올리비에가 프란시스의 숨겨진 사연을 알게 되면 좋아할 수도 없는 사이다.
아, 이를 어쩐다. 가까이 갈 수도 없고, 멀리할 수도 없으니.
3. 다른 영화에는 너무 많아서 나중에 따로 음악만을 엮은 씨디까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영화 <아들>은 남다르게 바탕에 깔리는 음악이 없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보다 보니 뒷소리가 없어 어~ 하다가, 자꾸 보니까 오히려 없는 게 편했다.
디뷔디에 나온 덤도 괜찮다. 다르덴 형제가 나와 이 영화를 만든 이야기를 들려주고, 올리비에로 나온 이도 영화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데 마지막에 너무 갑자기 끝나서 어리둥절해진다. 띠웅~ 잔잔한 소리가 뒤에 깔리면서 천천히 끝맺으면 좋으련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