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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서윤빈 연작소설 열림원 이번에 읽어보게 된 책은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인데요. 제 5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가 기후 재난 속 모래알들의 연대를 그려낸 서윤빈 첫 연작소설집인데요. 지금도 이야기 되고 있는 기후위기가 근미래에는 어떻게 변하게 될지 종말이 차오로는 중입니다를 통해서 미리 만나볼 수 있는데요. 도시 뿐만 아니라 곳곳에는 물이 차올라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섬처럼 되어 버렸는데요. 그곳에서도 사람들은 살고 있었어요. 지금처럼 배달하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속도는 좀 느리지만 물에 잠긴 곳을 지나갈때에는 이동하기가 마차가 더 유용했는데요. 무사히 배달을 하게 되고 궁금증에 질문을 하니 배달 받는건 사람이 아닌 거미게였어요. 아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만이 아닌 존재와도 같이 살아갈텐데요. 직접 이야기를 통해서 보고 나니 흥미롭기도 하고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그 외에도 사람들의 피부를 녹이는 검게 변해버린 해변 블랙번이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그곳에서 한몫을 챙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요. 그곳에 사는 생물 슈슈는 모래와 함께 살며 인간들에 의해 퍼져갔지만 슈슈가 터진 사체에서 나온 물질은 사람을 녹일 수 있는 독성물질이었네요. 더 좋은 곳을 찾아 갔지만 오히려 더 위험한 곳이었는데요. 지금은 편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된다면 소설속과 같은 일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겠죠.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를 통해서 기후 위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생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네요. 서윤빈 연작소설집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서윤빈 #연작소설집 #종말이차오르는중입니다 #열림원 #소설#컬처블룸리뷰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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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당신은 양치하며 알기예보를 본다. 당신이 관심을 두는 유일한 뉴스다. 요즘엔 뉴스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일기예보만 편집한 영상을 보 수 있어 편리하다. 피부가 매끈한 아운서가 서울에 엄청난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말한다. (-10-) 준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대답하지 마라. 물의 흐름을 느끼는데 집중하라.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내가 무사히 태어날 때까지. (-39-) 발코니 바닥에는 죽은 날치 세 마리가 마라 가고 있었다. 밤 사이 방사되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오늘은 비가 좀 내리겠군. 폭움까지는 아닐 것 같고, 몇 차례소나기 정도나 오려나. 이곳에 살기 시작한 이래 나는 날치로 날씨를 점치고 있다.여전히 생활의 지혜는 유효하다. 다만 갱신될 뿐이다. (-44-) "블랙번의 암모니아성 질소 수치와 페놀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남았습니다. 도시의 아무 흙이나 퍼다가 측정한 것보다 더요. 분화구나 심해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생테계가 형성되는 걸 아시죠?블랙번에도 침출수를 양분 삼아 살아가는 생물들이 나타나 오염 물질들을 먹어 치워 버린 것이 분명해요. 아직 우리가 그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블랙번이 조금만 더 빨리 발견되었더라면 분명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을 거예요." (-88-) 102호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사후강직된 시체처럼 빳빳하게 굳었다. 우리는 텃밭을 꾸리기 위해 겨우내 준비해 둘 예정이었다. 게와 벌레들을 좇을 반려동물도 한마리 알아보고 있었고, 널 위해 마당에 나무 그네도 설치하고 싶었다. 그러나 노인이 무슨 짓을 할지 알수가 없었다. 하루는 눈이 내렸고 너는 밖에 나가 놀고 싶어 했다. 네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으려나. 네가 눈사람을 만들겠다고 꼬물거리는 동안 나는 너와 1층을 번갈아 보느라 고역이었다. (-135-) 여자가 말했다. 그러자 전화가 끊어졌다. 그건 동의를 뜻했다. 승우는 업무 시간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으므로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앟는 습관이 생겼다. 여자는 혼자 메뉴를 정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민들레 홀씨들이 그림자처럼 여자 주변을 날아다녔다. (-186-) 검은 해변을 마치 덩굴처럼 점령한 사람들.이미 손쓸 수 없게 되었다는 듯 경찰들은 한참 멀리서 뒷짐만 지고 있었다. 먼바다로부터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었다. 공기에서 잔 내가 났다. 블랙번 사람들의 모습은 마냥 검지 않고 야간 녹색이 끼어 있어 식물 아래에 진 그림자 같기도 했다.확실한 건 그게 아주 아름답다는 사실뿐이었다. (-212-) 1997년 12월 교토에서,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약 쿄토의정서(Kyoto Protocol)가 있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지구의 해수면은 상승될 수 있다. 여기에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고 있으며, 북극빙하도 녹고 있다. 폭염과 폭우, 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예전처럼 100년 만에 폭우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식상할 정도로 우리는 기후위기,기후재난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여기서 기후재난은 인간의 기준일 뿐이지 동물의 기준으로 보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DMZ에는 원시 생물들이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소설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은 인간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기후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좀말이라는 뜻은 인간의 대멸종을 의미한다. 블랙번 해안가에서, 인간의 피부를 녹이는 검은 해변으로 바뀌게 되고,그 과정에서,인간은 생존하기 위핸 기회를 찾아가고 있다. 동식물은 그런 기후위기,기후 재난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먹이와 독성물질을 정화해 나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지구에,인간의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 풍요로움과 편리함으로 인해 지구의 자원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었으며, 쓰레기를 버리고, 처리하지 못하고, 세상의 모든 사회적 가치가 여전히 기후와 환경보다 경제와 에너지, 자본을 우선하는데 기인하고 있다. 물론 기후위기,기후 재난 상태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자기 스스로 본성에 이끌리는 살을 살아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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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 서윤빈 지음 / 열림원 펴냄 서윤빈 작가의 첫 연작소설집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기후변화로 인해 종말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여기에서 벌어지는 현실임을 절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을 통해 SF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된 나에게, 이 책은 SF가 단순히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의 모순을 직시하고 미래를 경고하는 강력한 문학적 도구임을 깨닫게 해준다. '피카레스크 구성'이라는 흥미로운 형식을 빌려 재난 속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방식은, 나 또한 그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묘사하는 재난의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유례없는 폭우와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이 된 세계"라는 설정은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배달 노동자가 폭우를 뚫고 물을 헤치며 가는 모습, 도시가 물에 잠기자 땅의 높이가 집값을 좌우하는 모순적인 상황 등은 현실의 불평등과 계층 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요즘엔 창을 열기만 해도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다. 선크림을 발라도 그랬다. … 햇살은 총알처럼 피부에 와서 박히는 것이고, 피부가 상하는 건 박힌 총알을 빼내도 흉터가 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라는 구절은, 기후변화가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절박함을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더는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이 무너지고, 평범한 감각들이 기이하게 변질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나는 섬뜩한 현실감을 느낀다. 작가는 재난의 거대한 원인을 추적하기보다,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는 인물들의 작은 움직임과 파편화된 감각에 집중한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거대한 파국 앞에서 무력한 개인의 존재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내지만, 그들은 서로 무관한 존재가 아니다. "흩어진 감각들은 서로를 건너다보는 법을 배우고", "이어질 수 없는 것을 잠시나마 이어 본다"는 서술처럼, 각자의 고통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들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비록 그들의 중얼거림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허무하게 미끄러질지라도, 그 안에 담긴 감정, 접촉, 기억의 흐름은 인간적인 연결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부분들은, '재난이 먼 미래의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주제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한다. 이는 이 책이 단순히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경고와 질문을 던지는 진정한 의미의 현실 문학임을 증명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SF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경험한다. 재난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건져 올리는 작가의 필력은, 현실의 모순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도 인간에 대한 연민을 잃지 않는다. 『멋진 신세계』를 읽으며 SF에 대한 관심을 키웠던 나에게, 서윤빈 작가의 이 책은 SF 장르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하는 멋진 첫걸음이 될 것이다.
#서윤빈작가#SF 소설#종말이차오르는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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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잠시 잊고 있었어요. 무관심과 방치 속에서 바다는 점점 오염되고 있다는 걸. 바닷속 물고기만큼 많아지고 있는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 거기에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방사능 피폭은 고스란히 인류에게 되돌아올 재앙임을 보여주는 소설을 읽게 되었네요. 처음엔 기이한 현상에 어리둥절하다가 차츰 그들이 처한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깨닫는 순간 소름이 돋고 말았네요. 이것이 그저 그들만의 이야기일까요.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서윤빈 작가님의 첫 연작소설집이에요. 저자는 재난의 위협이 저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치 서서히 달궈지는 물 속에서 삶아지는 개구리처럼 소소한 일상의 작은 변화가 또 다른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연쇄 작용은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지만 누적되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거예요. 대단히 먼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한순간에 소설처럼 변해버리는 상상이 어렵지 않았나봐요.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는 검은 해변과 그 해변에 살다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온몸이 녹아내린 사람들의 일은 한낮 거리에서 들려온 총성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그 충격의 유효기간은 짧았다. 원인 모를 투기 광풍이 불면서 블랙번은 모두 사유지가 되었다. 철책이 쳐지면서 블랙번은 한국 땅에서 고립되어 버렸다. 혹자는 블랙번의 검은 해변이 거기에 석유가 있다는 증거로 받아 들여졌다고 투기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으나 정말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곳에 철책을 친 사람들은 모두 녹아내려 해변의 일부가 되었고, 그 땅은 그들의 자손과 친척들에게 상속되어 철책 너머에서 조용히 썩어갈 뿐이었다." (60p)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란... 눈앞에 위협을 보고도 피하기는커녕 스스로 재앙을 자초하고 있어요. 다들 속으론 '나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거대한 재앙은 늘 수많은 전조를 앞세워 경고하고 있는데,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거죠. 그러니 소설은 미리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물에 잠기는 건 다른 세계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가난한 나라에서, 사람들이 잘 몰라서 당하는 일인 줄로만 말이다. 하지만 그건 갑자기 찾아오는 재앙이 아니라 세면대가 막히는 것처럼 스멀스멀 쌓이는 거였다. 그냥 좀 신경이 쓰이던 것에 불과했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수습할 수도 없이 커져 버리는 거였지." (12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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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 끝은 이미 시작된 적이 있다 🫧 폭염 속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뉴스에서는 또 누가 열사병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창밖을 보면 한밤중인데도 길에 물이 증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이게 ‘종말’ 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냥 덥다, 끈적하다, 숨이 막힌다 그 정도다. 🫧 서윤빈의 인물들도 그랬다. 비정상적인 상황인데도 누구도 그걸 대놓고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는 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정체불명의 물고기, 다들 그냥 그걸 받아들이고 또 하루를 살아낸다. 🫧 이게 이상하다고 말할 타이밍을 잃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울지 않지만 누군가를 애도하고, 당황하지 않지만 뭔가에 점점 잠식되어 간다. 기후위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묻는 대신,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 기괴하다는 말조차 무색할 만큼 현실이 가깝다. 마치 이 소설 속 사건들이 뉴스 한 귀퉁이에 실려 있어도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넘길 것 같은 분위기다. 🫧 연작 구조 덕분에 서로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하나의 감각은 계속 이어진다.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부유하는 기분, 무언가 떠내려가는 걸 바라보는 감정. 누구는 아이의 이름을 끝없이 부르고, 누구는 더 이상 물이 닿지 않는 해변을 지켜본다. 누구는 그저 먹고살기 위해 물고기를 배달하고, 누구는 이상한 메모를 받아들고 당황한다. 그 모든 장면은 괴상한 듯 보이지만, 어느새 너무 익숙해져 있다. 🫧 폭우가 왔다가 그친 다음, 모든 게 씻겨 내려간 자리에 남은 것들을 하나씩 주워보는 느낌. 마른 옷을 입고 있어도 안쪽 어딘가는 축축한 감촉이 남아 있는 것처럼. 이 소설은 그런 감정을 붙잡는다. 🫧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끝나는 듯하면서도 끝나지 않고 서로 얽히고 흐려지다가 다시 선명해진다. ‘기억’ 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거기 있는 것 같다. 기억은 그 자체로 무기가 되기도 하고, 유일한 구조선이 되기도 하니까. 🫧 파국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지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 그 단어가 좀 더 가까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건 공포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 문을 닫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문틈을 다시 열게 만든다. 종말이라는 말이 그토록 낯설게만 느껴졌는데,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냥 오늘 우리가 사는 풍경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여전히 생선을 배달하고, 누군가는 해변을 지켜본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또 너무 말이 된다. 익숙한 불안과, 이해는 되지 않지만 공감은 되는 감정들. 읽고 나서 마음속 어딘가가 눅눅해졌다. 이건 슬픔도, 분노도 아닌 감각. 그냥… 계속 살아 있는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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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지구인들에게 놓여진 가장 심각한 위기는 기후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폭염, 미세먼지, 폭우, 홍수, 쓰나미, 지진, 화산폭발 등 수 많은 기상이변은 모두가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지만 정작 치열한 삶 앞에서 중요하지 않는 문제로 치부되곤 합니다. 당장 미국에서도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전체 기후위기 예산을 모두 삭감해버리는 짓을 하고 있으니 우리 지구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합니다. 탄소배출과 오존파괴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기온이 올라가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정해진 결과입니다. 다만 천천히 진행되서 모를 뿐이죠. "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 이 책은 이러한 지구 기후위기가 눈 앞에 바로 닥쳤다고 가정하고 만든 현재에서 근미래를 관통하는 si-fi(과학과 허구를 섞은 소설) 스타일의 소설책입니다. 해수면은 이미 급격하게 상승해서 도시가 잠겨있고, 1년 내내 계속 비가 내리며, 쓰레기 오염수로 인해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인간이 오염되고 변형되는 세계관입니다. "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 이 책은 기후위기가 현실이 된 근미래의 세기말 적인 세계관이 매력적일뿐만 아니라, 옴니버스가 아닌 피카레스크 방식을 띄고 있어서 전체 에피소드가 하나로 연결됩니다. 주인공이 모두 다른 듯 하면서도 블랙번, 오염수, 생선, 생명체, 해수면, 기후활동가 등을 주제로 하나의 결이 관통됩니다. "게"의 에피소드에서는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 라는 말도 안 되는 이름을 가진 생선을 배민 배달하는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생선은 사람의 치아를 떠올리게 하고, 생선이 죽었음에도 문제없이 배달을 받는 사람도 이상하고, 특히 '나는 게에요'라는 말은 사람과 생선의 경계를 허물어버립니다. 아이가 죽은 관을 수장으로 보내면 계속 다시 되돌아오며 ETA라는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는 이는 십수번의 반복 끝에 결국 관에 몸을 묶고 아이가 담긴 관과 함께 수십일을 떠내려가다가 스스로 아이가 있는 어느 세계까지 이르게 됩니다. 모든 에피소드는 마지막 결말 부분이 "유사 오픈결말"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여운이 길게 남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트러블 리포트"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인간 군상의 끝을 보여주고 정치인의 구태의연한 모습, 세기말 상황에서도 여전한 부동산 투기열풍, 그저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인간이 아님까지 받아들이는 사람들, 장사만 된다면 오염지역까지 마다하지 않는 상인들까지 모든 것이 하나로 뭉쳐진 쓰레기의 집합소 같은 이야기입니다. "블랙번"은 앞의 에피소드에서도 조금씩 등장하는 용어이자 지역이고, 환경운동가의 이름도 여러번 등장하면서 전체 에피소드가 주요 아젠다로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놓치지 않습니다. 블랙번이라는 쓰레기 매립지 및 오염물질 지대에서는 인간과 새로운 생명체간의 융합, 그 안에서 생존해가는 쓰레기 인간들의 모습과 커뮤니티 등 정말 그야말로 세기말의 아포칼립스 기후위기 세계관을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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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종말은 폭발이 아닌 스며듦으로 온다 - 기후 위기, 우리 안에 이미 시작된 이야기 먼 미래에나 찾아올 줄 알았던 종말의 징후들이 현실이 되었다. 서윤빈 작가님의 연작 소설집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이 지금 우리 곁에 조용히 스며든 재난의 감각들을 문학적으로 포착해낸 작품이다. 클라이 파이(Cli-fi, 기후 소설)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단지 환경 문제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작가님은 그 재난의 한가운데에 있는 인간의 감정과 관계의 온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기후재난을 소재로 한 소설은 많아지고 있지만, 이토록 기묘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종말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드물다. 기후 재난을 다룬 소설이 이토록 흥미롭고 독특할 수 있다는걸,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를 읽으며 처음 알았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와 재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클라이 파이(Cli-fi), 즉 기후 SF 소설들이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도 최근엔 무의식적으로 그런 주제를 다룬 책들에 손이 자주 가곤 했다. 총 일곱 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집은 각각의 단편이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인물들의 정서와 세계관은 은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연작소설이 가진 장점인 단편의 날카로움과 장편의 밀도를 동시에 품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느새 하나의 거대한 재난의 시간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흔들림과 사투를 목격하게 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얼굴로 동일한 세계의 균열을 보여주고 있다. 종말을 겪는 여러 시선, 다양한 방식, 반복되는 현실의 균열들. 어딘가 믿음직하지 않은 연인, 아픈 어머니, 고장 나버린 도시. 그 모든 상황이 주인공의 삶을 짓누른다. 마지막에 가서 배달을 받은 사람의 정체나 마지막 순간의 설명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모든 것들이 애매하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잊히지가 않았다. 이게 재난 소설이 맞나 싶으면서도 아니라고 하지도 못하겠고 아무튼 그랬다. 그리고 이 단편에서 특히 반가웠던 이름이 나오는데 바로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다. 하와이의 상징적인 물고기인데, 워낙 특이한 이름 때문에 언젠가 무심코 듣고는 기억하고 있었다. 이 물고기의 이름이 소설 속에 등장했을 때는 반가움과 동시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 생물의 낯선 이름은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에 담긴 허무와 무기력은 결코 의미가 없거나 가볍지 않다. 지극히 현실적인 배달원의 삶 속에 문득 스쳐 지나가는 그 이름이나 금액은, 회색빛 도시의 풍경처럼 이질적이고 쓸쓸하다. 어쩌면 작가님은 물고기의 이름과 가격에서 현실의 무게가 얼마나 기묘하게 덧입혀질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게 기후 재난을 가지고 쓴 소설인지, 누군가의 감정을 떠미는 소설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소설의 배경은 참혹할 정도의 기후 위기 속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지 기후 소설이 아니라, 기후 속의 인간을 다룬 소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읽는 내내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여러 번 반복해 읽고 곱씹을수록 보이는 결이 있었다. 몇몇 문장은 되돌아가 다시 읽기도 했다. 연작소설이 가진 단편과 장편의 중간지점, 그 흐릿한 형식이 이 책과 유난히 잘 어울린다. 누군가는 그걸 보고도 웃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는 모르고 지나친다. 그 느슨한 인식이 오히려 가장 무서운 것이 아닐까.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SF 소설이지만, 너무 멀리 있는 세계를 상상하게 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 이 시대, 이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문득문득 자각하게 만든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유쾌하고 위트 있다. 그러나 그 유쾌함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시대에 우리가 읽어야 할 소설은, 어쩌면 이런 소설이 아닐까. 단편소설의 속도감, 장편소설의 서사적 깊이, 그리고 연작이라는 낯선 매체가 만나 한 편의 클라이 파이 SF 소설집이 종말의 방식을 제시한다. 소리 없는 침몰처럼, 차오르는 파국처럼. 지금, 종말은 여전히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지금 이 더운 여름, 집 안에서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잠시 망설이며 앉아 있던 시간조차 갑자기 낯설어졌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선택 속에 살고 있는 걸까. 언제부터 이렇게 무감각해졌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 기후 소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서윤빈이라는 작가도 이번에 처음 만났지만,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이 묘하고도 서늘한 감각을 가진 작가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또 다른 종말을 이야기해 줄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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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유례없는 폭우와 기록적인 폭염. 인류 존속의 위기라고 구호처럼 외치던 일들이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가끔 벌어지는 이상 기후가 아니다. 나라 안팎이 온통 기후 재앙으로 지구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젠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계절의 구분도 무색하다. 기후 재앙이 일상이 된 세상이다. 그래도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처절한 각오로 지구촌 인류는 삶을 영위하는 형국이다. 이 책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Cli-fi SF(기후 소설)로 새로운 장르로 분류된다. 기존의 '기후 재난'이란 과학 소설(SF) 가운데 가장 핫한 장르가 된 듯하다. "기후 위기는 지금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최대 재앙이다"는 경고를 수십 년 전부터 지적되었지만 정작 마땅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기후변화협약 등 수많은 기후 위기를 대처해 어느 정도의 모습을 갖추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특효약 없는 질병처럼 느껴진다.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란 예측에 아연실색하면서도, 인간의 능력으로 해낼 수 있을까?란 질문에 '할 수 있다'는 답변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도시의 절반이 물에 잠기고 있는 도시들이 현실에도 있다. 인도양의 휴양지 '몰디브'와 태평양의 투발루·나우루·키리바시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조금씩 그 면적은 넓어진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내린 것뿐만 아니다. 태평양의 비는 훨씬 더 자주, 오래, 거세게 내린다. 수증기 양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제 장화를 신고 걷기보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쪽을 더 자주 택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 그렇게 '조금 더' 심각해진 현재가 되어버린 세상은 당연하다는 듯 재난을 일상처럼 받아들인다. 저자 서윤빈은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연작소설이면서 풍자소설처럼 현실을 찌르는 묘사가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지구촌 마지막 남은 도피처에서 아직은 숨쉬는 인간들이 살아 있지만, 검게 변해 버린 해변의 모습은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질 정도다.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검은 모래사장의 재앙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손 내미는 ‘모래알들의 연대’를 보여준다. 누군가는 아픈 엄마를 돌보며 정체불명의 생선을 배달하고, 누군가는 수장된 아이의 관이 다시 떠오르는 걸 지켜본다. 또 누군가는 기이한 생물이 드나드는 집에서 오래전 할머니와 어머니가 남긴 일기를 읽는다. 검게 변한 해변은 사람들의 피부를 녹이고, 젊은이들은 그 안에 매장된 희망을 캐러 향한다. 모든 구분이 무화되고 일종의 순환이 가속화되는 세계에서 누군가는 실종된 이의 이름을 간절하게 외친다. 이들의 서사는 “당신의 일이었다는 사실조차 희미해진 기억들”을 끄집어내며, 파국 속에서도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인물들의 감각에 집중한다. 종말은 더 이상 먼 미래의 파국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밀려오는 파도처럼 우리 곁에 '차오르고' 있다. 삶은 끝을 지나 또 다른 끝을 향해 나아가며, 흩어진 감각들은 서로를 건너다보는 법을 배운다. 이 소설 작품집은 기후 재난과 불평등, 그리고 그 안에서 생존을 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비현실적인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끝까지 견딜 수 있을까.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서윤빈이 낸 첫 연작소설집이다. 이 작품집은 기후 위기 이후 대한민국 사회를 배경으로, 재난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단면을 피카레스크 형식으로 엮어 낸다. 모두 7편의 소설이 서로 서로 연결되는 내용이 등장한다. 편지, 공문, 일기, 르포르타주 등 각기 다른 형식을 취하면서도, 재난 이후의 일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각의 균열을 중심에 둔다.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라는 이름을 가진 정체 모를 생선, 발코니에 가득한 날치 사체의 비린내, 다코야끼 반죽처럼 흘러내리는 피부, 집이 떠오를까 봐 집 곳곳을 밟으며 돌아다니는 가족, 죽은 아이가 든 관에 몸을 묶고 항해를 떠나는 남자, 무엇이든 분해해서 신이라고까지 불리는 청소부 등 과장된 재난의 장면들을 현실적으로 겪어 내야 하는 인물들이 이곳에 있다. 배달 노동자가 폭우를 무릅쓰고 물을 헤치며 도착한 고급 아파트 단지는 높은 담 안에서 무심하고 평화롭다. 홀로 남겨진 남자를 찾아오는 것은 사이비를 포교하려는 남녀뿐이다. 오염된 것이 분명한 악취 가득한 해변은 멋진 사진이 찍힌다는 이유로 명소가 된다. 도시가 물에 잠기자 집값을 형성하는 중요 요인은 땅의 높이가 된다. 무력한 청년들은 도박에 빠지거나 스스로 실험체가 되어 시간을 죽이고자 한다. 모든 걸 분해할 수 있다는 ‘청소부’의 메커니즘은 베일에 싸여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계속해서 어디선가 읽었거나 들은 이야기 혹은 지식을 중얼거리지만, 그 공허한 말들은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미끄러지며 아무것도 바꾸어 놓지 못한다. 이야기는 재난의 원인을 추적하기보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그것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택과 감각에 주목한다. 기후 재난 서사 속에서도 일상적으로 파고드는 감정, 접촉, 기억의 흐름을 따라간다. 이 인물들은 어떤 특별한 영웅이 아니라, 익숙한 일을 계속해 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손을 내밀고, 망각된 이름을 부르며, 이어질 수 없는 것을 잠시나마 이어 본다. 저자는 재난 이후의 세계를 단지 인간 중심으로 그리지 않는다. 사물과 목소리, 기억과 죽음까지도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되는 이 풍경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가 이미 달라졌음을 말해 준다. 게다가 작가는 이 연작소설을 통해 재난의 위협이 동등하지 않게 다가오는 현실을 보여 준다. 어떤 이에게는 생존이 가능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것마저 불가능하다. 그날 이후로 이미지 씨는 틈날 때마다 해변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 남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막상 해변을 계속 바라보면서 그녀가 발견한 것은 예상한 것보다 더 기이한 현상이었다. 여태까지는 단지 사람이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늘 같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나와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관목이 되고 싶기라도 한 걸까. 여름이었는데도 이미지 씨는 목덜미를 스치는 서늘함에 두 손으로 목을 감쌌다.(p.99) 그 차이를 지우지 않으면서도, 연결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의 흔적을 조용히 따라간다. 세계는 이미 달라졌고, 이 책은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을 기록한다. 이것은 생존을 감행하는 이들의 이야기이자, 세계가 끝나고도 남아 있는 감각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소설집을 통해 지금-여기의 재난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것을 통과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건져 올린다. 이 책은 7개의 단편 소설이 연작으로 이어져 있다. 각 단편마다 따로 제목이 있으며, 내용은 서로 연관성이 있다. 각 소설마다 한 장(章)씩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게」, 2장 「농담이 죽음이 아니듯 우리는 땀 대신 눈물을 흘리는데」, 3장 「트러블 리포트」, 4장 「애로 역설이 성립할 때 소망의 불가능성」, 5장 「리버사이드 아파트 여름맞이 안전 유의 사항」, 6장 「생물학적 동등성」, 7장 「생물학적 동등성」 등이다. 「게」는 폭우 속에서 정체 모를 생선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모습이 눈에 띈다. ".내게는 눈도 없고 귀도 없으나 그렇기에 온몸으로 세계를 받아들인다. 내 세계는 당신의 기억이다. 당신이 잊었거나 꿈이라고 여길 뿐인 기억들.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와 뒤섞여 이제는 당신의 일이었다는 사실조차 희미해진 기억들. 그것들을, 나는 당신을 대신해 기억한다."(p.9) 2장 「농담이 죽음이 아니듯 우리는 땀 대신 눈물을 흘리는데」에는 발코니에서 떠나보낸 아이의 관이 계속해서 되돌아오고, 그 관을 계속해서 다시 떠내려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아이를 보내신 분께. 협박인지 무단 투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이를 받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두 번이나 보내신 걸 보면 뭔가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저로서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시 보내신다면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현명하게 처신하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TA 드림.(p.51) 3장 「트러블 리포트」에는 숨이 멎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검은 해변 '블랙번'. 그런 해변에 중독된 사람들과 녹아내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슈슈가 블랙번 해변에 터를 잘 잡았다고 여길 무렵 인간들이 나타났다. 인간들은 훌륭한 번식의 매개체이긴 했다. 인간을 타고 포자들은 해변을 넘어 더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슈슈를 밟아 죽이는 폭력적 존재이기도 했다. 밝힌 슈슈는 터져 죽었다. 인간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슈슈들의 시체가 공기 중에 흩날렸다. 슈슈의 터진 사체에 사람의 피부를 녹일 정도의 유독성이 있는지까지는 샤오밍도 아는 바가 없었다. (중략) 자연에 조화 따위는 없습니다. 모든 건 생존 투쟁일 따름이지요. 상대를 미워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무릇 미움 없이 죽고 죽일 때 더 많이 죽이기 마련입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땅에는 끝날 때까지 투자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겁니다."(p.107~108) 또 4장 「애로 역설이 성립할 때 소망의 불가능성」 주변이 전부 물에 잠겨버린 빌라에서 3대째 살아가는 한 가족의 기록을 담았다. 5장 「리버사이드 아파트 여름맞이 안전 유의 사항」은 4월 평균 기온 35℃를 넘는 시대에 한 아파트의 공고문으로 붙어 있는 내용이다. 이밖에 6장 「생물학적 동등성」과 7장 「생물학적 동등성」은 동명 제목이지만 내용은 다르다. 6장엔 석유가 나온다는 블랙번에 가고 싶어 하는 생동성 실험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자가 나오고, 7장은 실종된 남편을 찾아다니는 '지연'. 도시의 쓰레기를 먹고 다니는 거대한 거머리처럼 생긴 덩어리의 청소부가 각각 등장한다. 연구원의 태도에는 정확히 어떤 종류라고 콕 짚기 힘든 무심함이 배어 있었다. 세상의 안전한 테두리를 피부처럼 받아들여 한 번도 그 영역 바깥으로 나가거나 곤란함에 처해 본 적 없는 듯한 무구함이랄까. 그에게는 늘 어디선가 보호받고 있다는 기색이 묻어났다. 사람에 따라 거기에 순수함이나 쾌활함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연이 느낀 건, 일종의 담장이었다.(p.230)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소설집은 대한민국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기후 재앙 SF 연작소설'이다. 책 속 일부 내용은 미래가 아니라 현실인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기도 한다. 어쩌면 저자가 의도적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끼워넣었을지도 모르겠다. 기후 재앙은 올 여름 우리나라 전부를 폭염과 폭우로 마치 지옥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더욱 실감이 간다. 현실을 찌르는 묘사가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어 갈수록 '2025년 대한민국의 기후는?'라는 생각이 계속됐다. 기온이 39도까지 오르고 도로가 잠기고 물이 역류하는 뉴스가 매일같이 들리는 요즘이다. 지구 어딘가에서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고, 또 어디선가는 폭염으로 수십 명씩 죽어나가고... 예전에 디스토피아 소설에서 보았던 폐허과 감염병, 그리고 동식물이 보이지 않는 도시의 모습. 현실과 가까운 미래의 경계선에 선 듯한 모습이다. 때문에 책 속의 각종 장치나 표현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하다. 들이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즐겁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대부분 생존을 위한 버티기인 것처럼 보인다. 독자의 상상력으로는 소설 속 인물과 현실 속 독자들이 혼동해도 좋을 만큼 비슷한 생각이어서 소설 속 문자는 생생하고 꿈틀거린다. 생존을 위해 빗속을 뚫고 배달을 하거나 생체 실험의 피험자가 되거나, 오래된 아파트 안에서 죽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우리들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다. 이들은 우리 주위의 평범하고 소시민적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기도 하다. 예견된, 가까운 미래의 고통을 미리 알고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글 속에 감춰져 있는 듯하다. 밝아서 보이지 않는 빛. 세상은 시작과 동시에 끝났다. 박수를 치는 것처럼. 남은 소리가 메아리쳐 돌아오는 시간. 우주. 고요한 우주. 사진과 영상이 구분되지 않는 우주. 단 한 번의 두드림. 그것은 시간. 약한 두 번째 두드림. 그것은 방향. 영원이 끝나고도 남아 있는 것. 어머니 슈슈. 모든 그림자의 기원.(p.257) 저자 : 서윤빈 고려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전깃줄이 하늘을 일곱 조각으로 잘라놓은 걸 보다가 문득 소설을 쓰게 되었다. 완전 힙합 같은 글을 쓰고자 하며, 유머를 잃지 않기 위해 늘 수련하고 있다. 특별히 불행할 이유가 없는데도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기억에 청소년 소설을 쓰게 되었다.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면 좋겠다. 2022년 「루나」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파도가 닿는 미래』 『날개 절제술』, 장편소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유니버셜 셰프』, 동화 『장난기』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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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년 최고 기온을 갱신하는 여름이 계속된다. 작년에도, 이번에도 견디기 힘든 폭염이 쏟아져 밖에 나가기도 힘들 정도이다. 올해는 폭우까지 가세해 홍수, 산사태까지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는 갑작스레 달라진 이상 기후의 원인을 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 주변의 환경을 너무 가볍게 여긴 탓이다. 그리고 눈에 보일 정도로 그 결과가 여실히 다가온 오늘날에도 우리는 바뀌지 않는다. 기후 변화가 갑작스런 변화를 보이는 대신 서서히 달라졌기 때문일까? 마치 냄비 속 개구리처럼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종말을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른다. 지금도 서서히 변화하며 종말은 이미 '차오르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우리의 머지않은 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리는 우리의 미래 모습은 어떨까?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게', '농담이 죽음이 아니듯 우리는 땀 대신 눈물을 흘리는데', '트러블 리포트' 등 7가지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이 작품들에선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흔히 보이는 양상이 보이지 않는다. 끝없는 삭막함, 인간성이 사라진 사람들, 빠져나올 수 없는 절망 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지금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 거 없이 사람들은 살아간다. 배달을 시키고, 집 마련을 위해 힘쓰고, 이웃과 부딪히는 등 일상적인 모습이 보여 오히려 더 가까운 미래처럼 껴졌다. 정말 우리는 집이 잠기고 온갖 질병이 생겨도 나름대로 적응하며 어떻게든 살아가지 않을까? 여러 작품 중에서 나는 '애로 역설이 성립할 때 소망의 불가능성'이라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시작은 할머니의 편지로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일이 세대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알려준다. 과거의 일은 다른 사람을 통해 한 번 정제되고 또 글로 남김으로써 한 번 더 정제되어 우리에게 읽힌다. 당시엔 막막하고 끔찍했을 일이 이젠 아무 일도 아니었던 일처럼 덤덤하게 서술된다. 처음엔 할머니의 글부터 시작했던 노트가 마지막엔 손녀가 글로 마무리한다. 주인공 가족에게 든든한 지반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었을 그 집은 여전히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그 모습과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그 곳에서 계속 살아왔고 앞으로도 자신의 터전이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낢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술자가 바뀌는 것도, 또 집은 그대로지만 사람들과 주변 환경이 다채롭게 변화하는 것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속 이야기는 그리 먼 얘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갈지 모르지만 결코 유쾌한 환경은 아닐 것이다. 지금이라도, 아무리 늦었더라도 우리가 변화해야한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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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기묘한 책을 만났다. 도서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의 이야기였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눈에 들어온 전깃줄이 하늘을 일곱 조각으로 잘라 놓은 것에 이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게>였다. 여자는 자신의 삶을 조개껍데기 모양의 물주머니 안에 둥둥 떠다니는 인생이라고 비유했다. 그 안에는 과거에 꿨던 꿈이나 지나왔던 경험들이 뒤섞여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니었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하게 희미하게 존재했다. 그녀가 아침에 되어 눈을 떴을 때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컵에 수돗물을 채워 어머니에게로 가 약들을 입에 털어놓는 것이었다. 뉴스에서는 오늘 몇백 년 만에 폭우가 내릴 거라며 어항 속 금붕어처럼 뻐꿈 거리며 오늘의 날씨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대로 배달 라이더 어플을 열어 자신이 배달할 집과 물건 목록을 확인했다. 그리고 도착한 횟집에서 커다란 물고기를 받아들고 배달 장소로 향한다. 조금씩 내리던 비는 결국 발목까지 차오르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상태가 되었다. 배달을 완수하지 못하면 배달원이 음식값을 물어내야 하는 패널티가 있기 때문에 그녀는 고민하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배달을 못할 것 같다고 알렸다. 그리고 그녀가 물어내야 할 물고기의 값 201만 6,350원 횟집에서 물고기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살아있었지만 이내 아이스박스에서 죽어가며 거품을 토해내는 물고기 썩은 악취가 점점 몸에서 올라오지만 죽어도 상관없으니 배달해달라는 주문자 썩어가는 물고기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 참고로, 검색해 보니 실제로 있는 물고기였다. 이종은 소설에서 묘사한 것처럼 두꺼운 입술을 가졌고 하와이 전역에서 관찰 가능한 종이라고 한다 이 우스광스러운 이름이 바로 이 물고기의 종이였다. 썩어가는 물고기를 주문한 남자. 기묘한 이 남자는 뭘 하는 사람일까.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