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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의 경제 불황, 1932년의 중서부와 서남부를 휩쓴 모래 바람으로 20만 농민들이 농토를 잃고 난민이 되는 등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노동자 가족의 비참한 삶의 역정을 조명한 작품으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오클라호마의 농민 조드 일가(一家)는 전국을 휩쓴 경제 공항의 여파로 살 길이 막연해지자 농장 지대인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그러나 그 곳은 이미 각지에서 흘러든 노동자들로 과일 따기 품팔이도 잡기 힘든 실정이었다.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고용주들과 그 앞잡이들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자 선교사 캐시가 주동이 되어 파업을 일으킨다. 그러나 캐시는 고용주의 앞잡이인 폭력단에게 살해된다.
그 장면을 목격한 조드가(家)의 장남 톰은 캐시를 죽인 남자를 살해하고 정처 없는 유랑의 길을 떠난다. 노동자들의 분노는 무르익은 포도송이처럼 커지고, 설상가상으로 농장에는 홍수가 밀어닥친다. 그런 와중에서 딸 로자샤안(샤론의 장미)은 사산(死産)을 한다. 그리고 강물이 범람하여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그녀는 아기에게 먹일 젖을 굶어 죽어 가는 한 나이 든 노동자에게 먹이며 신비로운 미소를 짓는다.
지은이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서부로 꿈을 찾아 나선 조드 일가의 비참한 생활과 소작인들이 겪는 고난에 찬 역정, 그리고 이러한 삶의 과정에서도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려 애쓰는 농민들의 모습을 통해 역사 속에서의 인간의 삶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의 바탕에는 역사적 상황에 대처하는 강한 인간 의지를 통찰하고자 하는 지은이의 따뜻한 인간애와 냉정한 역사 의식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교과서에는 결말 부분을 수록하였다. [인상깊은구절] 그들은 딸을 거의 끌다시피하면서 도랑을 건너 손을 잡고 울타리를 빠져 나갔다. 그러자 그 때 폭풍우가 내리쳤다. 빗발이 굉장했다. 그들은 기를 쓰며 진창속을 저벅저벅 밟고 약간 경사진 언덕을 기어올랐다. 검은 헛간은 비 때문에 거의 모습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비는 한바탕 휘몰아쳐 수면에 물창을 튕기고, 점점 더 몹시 불어대는 바람에 몰려 빗발을 저쪽으로 몰고 갔다. '샤론의 장미'는 자주 발이 미끄러져 양친의 부축을 받으며 질질 끌려가야 했다. "여보! 이 앨 업을 수 없겠수?" 아버지가 허리를 굽히고 딸을 안아 올렸다. "아예 펑 젖었구나. 윈필드―루디! 먼저 뛰어가라." 그들은 숨을 헐떡거리며 비에 흠뻑 젖은 헛간에 이르자 비틀거리며 열려 있는 한쪽 끝으로 뛰어들었다. 그 곳에는 문도 달려 있지 않았다. 둥근 가래 하나, 부서진 경작기 하나, 쇠바퀴 하나 등 녹슨 농기구가 몇 개 뒹굴고 있었다. 비는 지붕을 몹시 두드리고, 휘장을 친 듯 시야를 가렸다. 아버지가 기름이 밴 상자 위에 조심스레 '샤론의 장미'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