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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빛, 나라는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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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시인의 시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지독한 짝사랑을 앓고 있었다. 마음을 그냥 뜯어서 내 놓은 듯한 말의 생생함에 얼마나 놀라고 아팠는지! 시라는 것은 원래가 한번에 읽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아껴서 보기도 하고 한번에 다 읽어내린 후 또 읽어 내리고 수차례 반복하다가 좋은 시는 제 손으로 백지위에 써 내려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 평소의 내 지론이다.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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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시인의 시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지독한 짝사랑을 앓고 있었다. 마음을 그냥 뜯어서 내 놓은 듯한 말의 생생함에 얼마나 놀라고 아팠는지! 시라는 것은 원래가 한번에 읽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아껴서 보기도 하고 한번에 다 읽어내린 후 또 읽어 내리고 수차례 반복하다가 좋은 시는 제 손으로 백지위에 써 내려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 평소의 내 지론이다. 이승훈씨의 시들을 여기 저기서 구해서 읽다가 고르고 골라서 이게 역시 백미야 싶은 시집을 고른게 '너라는 햇빛'이다. 버스를 타고 오가는 길, 전철 안에서도 나는 시집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암송을 즐기는 나지만 그러는 것도 우습도록 그의 시들은 살아서 제 말을 한다. 읽고 또 읽어도 단물이 나기는 커녕, 자꾸 주책스럽게 눈물이 솟아올라서 고민이었다. 당시 내가 겪고 있던 아픔이 그의 시로 해서 낱낱이 표현되고 마치 누군가가 나와 한 마음으로 얘기하는 듯한 공감에 그렇게 슬픔이 차올랐던 것 같다. 너를 만난 날, 너 때문에, 무수한 너...너를 화두로 그는 쉼없는 고백을 한다. 하지만 그는 너에게 끝내 닿지 못한다. 아픔이 없으면 시의 씨앗은 발아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독한 아픔은 오히려 담담한 표현으로 절망의 극단을 얘기한다. 당신의 방엔 천개의 의자와 천개의 들판과 천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개의 태양이 있습니다 당신의 방에 가려면 바람을 타고 가야만 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새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없는 절망의 말과 환희의 존재에 대한 가슴뛰는 고백 끝에 그는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듯 얘기해 준다. 당신은 그 동안 너무 무겁게 살았지 이젠 가볍게 살아야 해 어린아이처럼 살아야 해 사람을 사랑하는 건 순진하게 되는 것 아름답게 되는 것 향기롭게 되는 것 고통보다 환희 분노보다 용서 절망보다 희망 복잡한 건 단순하게 당신은 쉰이 넘었지만 어린아이처럼 살아야 해 실수도 많았지만 머리도 세었지만 당신 머리엔 새가 날아와 놀아야 해 봄이 한창일 때 꽃이 한창일 때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낸 당신은 그때를 잊어야 해 오늘은 화창한 날 오늘은 여름이 오는 날 오늘은 당신이 좋아하는 여름이 오는 날 어린아이처럼 살아야 해 시간은 많지 않아 공부할 시간도 술 마실 시간도 좋은 사람과 만날 시간도 그러니까 순진하게 아름답게 아름답게 무엇보다 아름답게 살아야 해 나를 울렸던 시들도 너무나 많았지만, 나를 위로해 주고 아름답게 살라고 말하며 오늘도 생의 한가운데로 내 몸을 떠미는 이 시를 나는 가장 좋아한다.
h****e 2001.11.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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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리움이 있는 곳으로 다시 느끼기를
"따뜻한 그리움이 있는 곳으로 다시 느끼기를" 내용보기
시인 이승훈 - 강원도 춘천 출생. 그래서인지 그의 시에는 춘천이라는 지명이 간혹 나온다. 「왕십리」라는 시에서도 “기차가 지나간다 기차는/ 춘천으로 간다 춘천은/ 내 고향 춘천엔 그리움과 상처만 산다 아니/” 이와 같이 춘천이란 지명이 나온다. 고향이라는 이미지는 따스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리움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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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승훈 - 강원도 춘천 출생. 그래서인지 그의 시에는 춘천이라는 지명이 간혹 나온다. 「왕십리」라는 시에서도 “기차가 지나간다 기차는/ 춘천으로 간다 춘천은/ 내 고향 춘천엔 그리움과 상처만 산다 아니/” 이와 같이 춘천이란 지명이 나온다. 고향이라는 이미지는 따스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리움과 상처만 산다고 했다. 상처라는 것은 나쁜 이미지로 다가오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어떤 상처인지는 모르지만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아무는 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도 그렇게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춘천이라는 지명이 나오는 시는 「춘천을 생각하며」이다.

「춘천을 생각하며」에서도 춘천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춘천은 내 고향 그러나 한 번도 따뜻하지 않았다 이런/말은 할 필요가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문제다 어/린 시절 가정 문제고 젊은 시절 내면 문제고 30대에/나를 휩쓸고 간 안개 같던 여자 문제지만” 여기에서도 한 번도 따뜻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왕십리」라는 시에서는 그리움과 상처로, 「춘천을 생각하며」에서는 따뜻하지 않은 고향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자세한 이야기는 회피를 하며 개인적인 문제라고 고백한다. 진실로 친한 친구가 아니면 개인적인 문제까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시인도 그러하기에 개인적인 문제이니 알리고 싶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해본다.

세 번째로 춘천이라는 지명이 나오는 시는 「죽은 아우를 생각하며」이다.

「죽은 아우를 생각하며」에서는 “…다시 달려가/면 춘천에 달려가면 이 추운 저녁 늦게 달려가면 형님! 부르며 골목에서 네가 갑자기 뛰어올 것만 같아 다시/ 달려가면 이 눈길 밟고 달려가면 경춘가도 달려가면 춘천은 거기 있지만 너는 없고 너무 늦었다 너를 사랑/하기엔…“

이렇듯 춘천은 동생을 추억할 수 있는 장소이면서 아픔이 있는 장소로 그려지고 있다.


이 세 개의 시에서 볼 때 그에게 있어 춘천이라는 고향은 따스한 어머니를 그릴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아픔을 주는 곳이다.

사람마다 고향이 주는 이미지는 다를 것이다.

시인이 고향을 상처가 아닌 따뜻한 그리움이 있는 곳으로 다시 느끼기를 바랄뿐이다.


나는 강원도 춘천이 좋다. 어렸을 적 겨울 방학이면 며칠씩 다녀온 곳. 스케이트도 타고 옥수수도 먹었던 따뜻한 곳으로 나는 기억하고 있다.

잠깐씩 다녀온 나에겐 상처가 아닌 좋은 곳으로 기억이 되고 있다.



p********p 2009.07.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