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Embrace of the Vampire , 1994 감독 - 앤 거소드 출연 - 마틴 켐프, 알리사 밀라노, 라드 반스, 존 라이들링거
아놀드 주지사님의 어린 딸로 납치 감금되었던 영화 ‘코만도 Commando, 1885’ 이후 10년. 알리사 밀라노가 이번에는 뱀파이어의 표적이 되었다. 인간이었을 당시 사랑했던 여인을 찾아 헤매는 뱀파이어. 3일안에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영원한 잠에 빠져들고 만다. 겨우 찾아낸 그녀는 대학생 샬롯으로 남자친구 크리스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었다. 뱀파이어는 그녀를 갖기 위해 꿈에 나타나 유혹하고,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만드는데…….
이 영화는 기존의 소설 설정을 현대식으로 변형하면서 에로틱한 장면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삶을 갈망하는 뱀파이어의 욕망과 서서히 성에 눈뜨는 여대생의 복잡 미묘한 심리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청년의 갈등이 잘 표현되어있…… . . . . . . . . . . . . 기는 개뿔.
뱀파이어라면서 할 줄 아는 거라곤 꿈에서 야한 짓하는 거 보여주는 게 다인 변태 무능력한 놈 하나랑, 여자 친구의 첫 경험 상대가 되고 싶어서 안달 난 놈 하나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순진하고 순결한 걸 내세우지만 사실 은근히 밝히는 여자애 하나가 나오는, 에로 영화도 아니고 호러 영화도 아닌 어정쩡한 영화이다. 마치 한창 작업을 하다가 급똥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 와서는 자신이 뭘 하려고 했는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았다. 포털 사이트에서 영화 설명을 보면 공포, 에로틱 스릴러라고 적혀있는데, 여자들이 가슴을 내보인다고, 옷을 훌렁훌렁 벗고 나온다고 다 에로틱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에로틱 스릴러하면 떠오르는 건 당연히 영화 '원초적 본능 Basic Instinct, 1992'일 것이다. 그 영화에서는 여자들이 벗고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벗고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배우들이 풍기는 분위기라든지 화면이 충분히 에로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거기에 스릴러적인 면도 꽤 멋졌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여자들이 벗고 나와도 별로였고, 공포나 스릴러적인 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뱀파이어라면서 할 줄 아는 게 꿈에서 붕가붕가하는 장면 보여주는 게 다인데, 뭐가 무서운지 모르겠다. 뱀파이어 영화의 백미는 뱀파이어에게 목을 내맡기면서 앞으로 펼쳐질 성적 희열을 상상하는 동시에 공포에 바들바들 떠는 여인의 모습일 것이다. 여인의 불안과 쾌락이 절정에 달했을 때 뱀파이어가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물어뜯는 것이다. 그건 사랑하는 여인에게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반항조차 포기할 정도로 위압감을 풍기며 공격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여주인공과 자고 싶어서 안달이 난 뱀파이어 내지는 길가다 취객의 지갑을 뺏는 아리랑치기범 느낌의 뱀파이어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진정으로 원해서 오랜 시간동안 찾아 헤맨 것이 아니라, 자기가 죽기 싫어서 찾아다닌 것 같았다. 그러니까 진심이라기보다는 '나 3일의 시한부 인생인데, 한 번 자자!' 이런 분위기. 그러니 여자가 호감을 느낄 리가 없다.
3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도 없었고, 오랜 시간동안 기다린 애틋함도 없었다. 또한 뱀파이어의 카리스마나 공포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 영화에 별점을 준다면 그건 순전히 영화 초반에 아리따운 몸매를 아낌없이 보여준 이름 모를 세 여배우덕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