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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픈백과에 고전소설의 등장인물을 정리해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춘향전·심청전·홍길동전 등 10여 편은 넘는 듯합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찾아봐도 그런 글은 별로 없더라고요. 혹시 필요한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큰 연구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로서는 정리를 위해서 몇 번씩 읽어야 했으니 조금은 수고했던 자료입니다. 특히 <달빛아래 맺은 약속 변치 않아라>를 읽는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채봉감별곡의 등장 인물
고전소설에는 아름다운 남녀가 운명적으로 만나 첫눈에 반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 주인공인 여성들은 춘향(기생의 딸), 운영(궁녀) 등 특수한 신분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조선 시대에는 사대부나 양가의 남녀가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진사의 딸인 채봉과 전임 선천부사의 자제인 장필성과의 사랑을 담은 <채봉감별곡>은 특이한 경우라고 하겠다. 이 소설에는 채봉과 장필성 외에도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 보겠다.
김양주 : 허판서에게 빌붙어서 아첨하는 소인배. 벼슬을 사려는 김진사와 허판서의 사이에서 거간 노릇을 한다. 허판서가 권세를 잃을 때 함께 죽음.
김진사 : 채봉의 부친으로 평양의 부호. 부귀를 탐해 외딸 채봉을 허판서의 소실로 보내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갖가지 고초를 겪는다.
김진사 부인 : 채봉과 장필성의 만남을 알게 된 뒤, 둘 사이의 약혼을 허락한다. 그러나 김진사가 딸을 허판서의 소실로 보낼 것을 주장하자 그것을 따른다.
김채봉 : 여주인공. 김진사의 외딸. 장필성과 장래를 약속한 뒤, 자신을 허판서의 소실로 보내려는 부친을 피해 집을 떠난다. 허판서의 노염을 사서 옥에 갇힌 부친의 구명을 위해 기방에 몸을 팔아 송이(松伊)라는 이름의 기생이 되는 등 갖가지 고난을 이기고 장필성과 맺어진다.
봉선 어미 : 기생 어미. 채봉이 김진사를 구하기 위해 돈을 필요로 하자 6천냥에 채봉을 삼.
산홍 : 서울의 유명 기생. 김양주의 주선으로 벼슬을 산 김진사가 사례를 한다고 하자, 김양주가 김진사를 데리고 온 기방의 기생.
이보국 : 조야에 명망이 높은 80대의 사대부. 평양 감사로 온 뒤 채봉을 기적에서 빼는 등 보살펴 줌. 채봉이 쓴 <추풍감별곡>을 본 뒤 장필성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둘이 맺어지도록 도와 줌.
장필성 : 남주인공. 전 선천부사의 자제. 채봉에게 반하여 약혼까지 했으나, 김진사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한다. 기생이 된 채봉과 만난 뒤에도 정분을 잊지 않았고, 평안감사의 도움으로 맺어진다.
중매 할멈 : 장필성의 부탁을 받고 김진사 부인을 찾아가서 약혼을 성사시킨다.
취향 : 채봉의 시녀. 김채봉과 장필성의 만남을 주선해 주고, 김진사가 몰락한 뒤에도 정리를 잊지 않고 돌봐 준다.
취향 어미 : 채봉의 시녀인 취향의 어미. 허판서의 소실이 되지 않으려고 도망친 채봉을 숨겨주었음. 채봉이 옥에 갇힌 김진사를 위해 돈을 마련하려고 하니, 기생이 되도록 주선했음
허판서 : 장안 제일의 세도가. 탐욕스러운 인물로 김진사의 돈을 받고 벼슬을 약속한 뒤 채봉까지 소실로 바칠 것을 요구한다. 채봉이 이를 피해 몸을 숨기자 김진사를 옥에 가둔다. 뒷날 역적 모의가 발각되어 삼족이 멸함.
* 자료 출처 : 채봉감별곡(나라말 발간 달빛아래 맺은 약속 변치않아라 참조)의 등장인물을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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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에서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가 풍기니 하늘이 나에게 정다운 사람을 짝지어 줌이라 은근한 마음으로 사랑의 노래를 보내니 신랑 각시 되어 신방에 들기를 바라노라
<채봉감별곡 중에서>
운명같은 사랑을 믿습니까? 첫 눈에 반한 사랑, 처음 보자마자 "아! 바로 당신이 내 사랑이군요" 하고 단번에 알 수 있는 사랑..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사랑이 가벼워지고, 천박해지고 있는 요즘 진부할 수 있고, 촌티나보이게 운명타령이나 해대는 사랑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는 건 그속에는 아직 진정한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사랑해"란 말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칠것처럼 사랑이란 말을 쏟아내지만, 정작 그 사랑이란게 대체 뭐냐고 묻는다면, 제대로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사라지고, 물질적인 것에 따라 사랑의 깊이가 달라지고 있는 요즘 정말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우린 채봉감별곡을 통해서 사랑이란 말을 제대로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에겐 낯선 "채봉감별곡"은 고전소설이다. 춘향전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채봉과 장필성의 사랑이야기는 춘향이와 이몽룡 못지 않다.
첫 눈에 반한 채봉과 장필성은 부부의 연을 맺기로 약속하지만, 채봉의 신랑감을 물색하러 서울에 간 채봉 아버지가 벼슬에 눈이 멀어 채봉을 세도가 양반의 첩으로 보내려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조선시대 여인인 채봉은 당시 여인네 답지 않게 사랑에 당당하고 솔직한 여성이다.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가 맘에 들건 말건 무조건 따라야했던 시절,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 선택하는 진취적인 면을 보여준다.
채봉과 장필성의 사랑이 결혼이란 결실로 맺어지기까지 그들은 많은 여러움을 겪게 된다. 특히 양반가 규수에서 기생으로 신분이 바뀐 채봉을 감싸안은 장필성의 행동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참기 힘든 어려움과 고난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날 수 있었던건 서로에 대한 굳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깨지기 쉬운 사랑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게 바로 믿음이다. 비록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고, 그 사람의 소식을 알 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이 두 사람이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과, 그 사랑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여러가지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 나쁘다할 수는 없지만, 사람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는 단 한 사람을 만나 단 한 번 사랑을 한다해도 진정 제대로 된 사랑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채봉과 장필성처럼 행복한 결말로 맺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