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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서쪽은 어디인가요?
"당신의 서쪽은 어디인가요?" 내용보기
탁현민이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몇 해 전 트위터를 시작하고 며칠 되지 않아서이다. 140자라는 제한적인 조건의 글로 사람을 웃기기도, 가슴을 시리고 설레게 하기도, 격하게 고갤 끄덕이게도 하는 그의 글에 매료되어 사람마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문장은 감성적이고 위트 있으면서도 세상을 꼬집어 말하는 시원함까지 있어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문득문득 알 수 없는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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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현민이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몇 해 전 트위터를 시작하고 며칠 되지 않아서이다. 140자라는 제한적인 조건의 글로 사람을 웃기기도, 가슴을 시리고 설레게 하기도, 격하게 고갤 끄덕이게도 하는 그의 글에 매료되어 사람마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문장은 감성적이고 위트 있으면서도 세상을 꼬집어 말하는 시원함까지 있어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문득문득 알 수 없는 고독감을 느끼는 내가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그 이후 <탁현민의 멘션's>,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두 권의 책을 만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이 남자의 문장들은 어렵지 않으면서, 따뜻하고, 재미지고, 통통거리고, 그렇지만 날카롭고, 그래서 쉽게 빠져드는 구나 하고...^^


 이번 그의 신간 <당신의 서쪽에서>를 받아들고는 그 디자인에 먼저 반했다. 제주 바다를 닮은 듯한 시원한 표지와 인상적인 사이즈가 작가의 센스를 말해 주었다. 앞표지의 접힌 부분을 펼치면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관련된 지도가, 뒷표지를 펼치면 푸른 제주 바다가 나오는데 여기서 이미 이 책에 빠져들고 만다.

   

 따뜻하고 정직한 느낌이 드는 제목 글씨를 신영복 선생님께서 써주셨단 정보에 다시 한번 와~하게 되고, 안도현 시인님의 유쾌한 추천사와 친구들 만의 개구진 우정이 느껴지는 최성진 기자님의 재미있는 발문까지 읽고 나면 이미 기분이 좋아져버린다.

 

 낚시나 하려고 제주를 찾았던 한 남자가 이토록 제주에 빠져버린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책을 읽다 보면 그 의문들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혜심언니, 추, 효주, 김봉민 선장, 문어삼촌까지 한 번도 만나적 없는 이들이 아주 익숙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그랬다. 그곳엔 우리가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도시의 삶에서 찔리고 찢긴 생채기를 그곳에서 그렇게 위로 받으며 오늘을 살아내고 있었던 것 같다.

제주. 관광지로써의 제주를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만은 내 경험상으론 제주에서 이틀 정도만 지나면 섬이 주는 그 어떤 고립감이 무겁게 느껴졌었다. 매번 나에게 제주는 그렇게 23일 정도의 여행지일 뿐이었지만 이 남자에게 제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공간이었다. 거기에 눈만 뜨면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낚시를 하며 마음을 비울 수 있었을 테니 제주에서 머물고 싶은 게 당연한 듯 이해가 된다.

 

 #외로움에 관한 생각.이라는 chapter에서 멈추어 한참을 다시 읽었다. 30대 후반에 들어서고부터 유난히도 외로움에 관한, 그리움에 관한 생각들이 많아졌다. 어쩌면 나도 한 번쯤 해보았던 생각들~ 그렇게 딱 무엇이라 표현하지 못했던 생각들~ 역시나 이번에도 이 남자는 그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문장들을 던져주었다. 

 

 #달팽이. 에서 '그래, 어쩌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 정말 중요한 것은 방향일지 몰라.'(p.140)라는 문장을 보며 다시금 생각했다. 한 박자 느린 삶에서 행복을 찾겠다고 늘 다짐하던 내가 일상에서 얼마나 조바심을 내며 헉헉대고 있었는지... 내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가 속도보다 중요하단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른 후회. '참 쉽지 않다. 사는 게 왜 이리 서투르고 낯설기만 한지, 살면 살수록 더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다.'(p.166) 뭐 그리 특별할 것 없는 말인 듯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 후안무치한 나라에서 살다보니, 버티며 견디며 살아가다 보니, 문득문득 산다는 게 뭔지 정말 모르겠다. 그래서 이 문장이 그토록 맘에 콕 박힌 듯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뭐 그렇게 심오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갑작스레 19금 소설의 한 장면을 옮겨다 놓은 듯 흘러가는 뜨거운 내용에 순간 당혹스러웠다. 어쩜 그것도 잠시, 너무도 허무한 반전에 대체 내가 뭘 상상한 거야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든다. 그 황당한 반전은 직접 읽어보시길...ㅋㅋㅋ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당장이라도 '고백과 외로움, 사랑과 이별의 추억으로 남을' 그런 나의 서쪽을 찾아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당장 떠나지 못하더라도 언제라도 나만의 공간, 나의 서쪽을 찾겠다는 그 마음 한 자락 품었다면 이 책 한 권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위안이 될 것 같다. 그 곳이 서울이든 파리든 제주도든 그의 책 속엔 현실에 지친, 도시의 삶 속에서 날마다 낡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우리 사는 이야기와 우리의 마음'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t*****u 2014.11.0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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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익숙한 땅에서 진짜 살기
"낯설고 익숙한 땅에서 진짜 살기" 내용보기
예전에 일년에 책 한권을 내는 것이 목표라는 이가 있었다. 우연히 그 이야기를 듣고는 생각이 날 때마다 그의 책을 검색해 보고는 했다. 일종의 버릇처럼 말이다. 어쩌면 목표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서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고 살아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탁현민이라는 이름은 관심이 가는 작가가 되었다.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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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일년에 책 한권을 내는 것이 목표라는 이가 있었다. 우연히 그 이야기를 듣고는 생각이 날 때마다 그의 책을 검색해 보고는 했다. 일종의 버릇처럼 말이다. 어쩌면 목표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서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고 살아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탁현민이라는 이름은 관심이 가는 작가가 되었다. 탁현민이라는 이름은 그리고 그가 쓴 글들은 아마도 호불호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최근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그리고 그 글에 담긴 탁현민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 탁현민이 제주도에서 살면서 느낀 것을 글로 썼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더구나 꽤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갔었던 파리에서의 생활을 담았던 지난 번의 책이 있어서 더욱 더 이 책 '당신의 서쪽에서'는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그가 다시 돌아온 한국은 분명 그가 떠나기 전과는 꽤나 다른 나라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이 땅에서 버틴 이들에게 이 책은 더욱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떠나고 돌아와 다시 떠나 그가 만난 우리나라를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곳이 바로 제주도라고 한다면 더욱 더 흥미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조금은 독특한 위치를 갖는 곳이다. 어쩌면 지극히 큰 오해가 만든 감각일지도 모르지만, 제주도는 육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생활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생활을 벗어나 잠시 머무는 그런 공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탁현민이라는 도시와 완벽하게 동화되어 있는 인물이 제주도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도 제주도를 소개하는 글도 아닌 제주도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이 우리가 이 책에서 만나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바로 생활의 공간으로서의 제주도라는 어쩌면 당연한 부분을 이 책에서 우리는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도 탁현민이라는 철저하게 도시에서 살아가던 이가 만난 제주도라는 점에서 완벽한 생활의 공간인 제주도를 만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부분에서 이 책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제주도가 생활의 공간이 아닌 우리에게는 우리나라이지만 외국처럼 느껴지는 그 익숙하면서 낯선 미묘한 공간에서 나름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과 그가 만난 사람들과 삶과 생각들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를 조금 더 들여다 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찾게 될 지도 모른다. 살아간다는 것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패와 절망과 분노가 아닌 또 다른 어떤 것을 우리는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탁현민은 자신이 찾은 것들을 살짝 이야기한다. 물론 여전히 강요는 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무엇을 찾을지는 오로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언제나 꿈을 꾸게 하는 제주도의 이름에 이 책은 생활이라는 것을 더하게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 이 책의 진짜 의미가 자리하고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2015.03.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외로움이 일렁일 때 찾아가는 '나의 서쪽'
"외로움이 일렁일 때 찾아가는 '나의 서쪽'" 내용보기
'당신의 서쪽에서' -나의 서쪽에서. 이 책은 그렇게 내 표정을 봐주고, 내 마음의 길을, 말하지 않아도 그 말이 지나갈 그 길을, 바람처럼 파도처럼 불어와서 일러주고 간다. 머리맡에 놓고 손을 뻗어 책의 한 페이지를 펼치면 내가 제주 서쪽 어딘가에 앉아 있던 순간으로 향해 간다.   협재포구에 앉아 파도소리를 벗삼던 순간, 협재에서 금능으로 걸어가던 한여름, 금오름에
"외로움이 일렁일 때 찾아가는 '나의 서쪽'" 내용보기

'당신의 서쪽에서'

-나의 서쪽에서.

이 책은 그렇게 내 표정을 봐주고,

내 마음의 길을, 말하지 않아도 그 말이 지나갈 그 길을,

바람처럼 파도처럼 불어와서 일러주고 간다.

머리맡에 놓고 손을 뻗어 책의 한 페이지를 펼치면

내가 제주 서쪽 어딘가에 앉아 있던 순간으로 향해 간다.

 

협재포구에 앉아 파도소리를 벗삼던 순간,

협재에서 금능으로 걸어가던 한여름,

금오름에서 한라산을 흠모하던 마음,

제주에서 태풍을 만나 발이 묶여 있던 순간,

하루종일 책만 읽어도 좋았던 휴일 속의 휴일,

그러다 모르는 누구에게라도 말걸고 싶어지던 순간,

 

그 모든 순간을 불러오는 책이다.

그렇게 내가 겪은 일들, 내가 보낸 시간을, 내가 머문 곳을

눈으로 표정으로 손끝으로 넘기면, 알 것 같다는 듯 끄덕이는 이 책은

내게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마운 친구다.

 

r********c 2014.1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