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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편의 상처치유에 관한 자서전 같은 느낌의 에세이 같은 소설이다. 이야기 라기 보다는 실화를 엮은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결과를 주는 역경극복이라 해야할지 기적같은 이야기들이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모든 기적은 사랑에서 온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글들이다. 이야기들 속에는 늘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 요즘 시대의 일본의 생활문화를 들여다 볼 수도 있었다. 특히, 책 제목으로도 쓰인 푸른 비상구는 일본에서 그 인구가 많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있는 히키코모리에 관한 이야기도 조금 알 수있다. 자신을 가두다 결국 그런 자신이 싫어 목숨을 버리려 했던 소년의 비상구를 만나는 이야기 그 뒤에는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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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고통을 힘겨워하는 것은 그것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이 개인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지극히 사적인 체험이라는 것이죠. 누구도 함께 나눌 수 없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고통은 점점 더 무거워집니다. 물론 그 고통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어서 마땅히 감내해야만 한다고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는 것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고통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 이러한 고통이 내가 온 것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 납득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영문도 모른 채 무조건 감내를 해야 합니다. “왜 나에게?” “내가 뭘 잘못해서?” 대개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이 참고 견뎌야만 하는 고통으로 인해 못내 괴로워합니다. “왜 나만?” 희망이 없습니다. 단지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 인생이 어느 정도의 악의를 보이는지, 최후까지 지켜보는 것 외엔 달리 어떤 방법도 없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인생이라니, 고통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여기에도 이런 고통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지와 간타는 초등학생입니다. 둘은 단짝 친구인데 어느 날 하교길 학교 정문 앞에서 흉기를 든 젊은 남자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요지는 죽고 간타는 삽니다. 자신을 구하고 죽은 요지의 기억에서 간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유고는 학교에 가지 않은 채 언제나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있습니다. 북풍이 찬 겨울에 트럭을 몰고 다니며 중고 가전제품을 수거하는 겐 아저씨를 만나게 되는데 그만 아저씨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됩니다. 외로웠던 두 사람이 이제 겨우 따뜻함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세상은 어쩜 이리 잔혹할까요? 기요토의 아버지는 조만간 명예퇴직을 하게 될 지 모릅니다. 기요토네는 이미 재정적으로 파탄이 날 지경인데 그것은 다 기요토 때문입니다. 한쪽 다리가 잃은 기요토를 위해 부모는 모든 돈을 들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런데도 다리가 불편해진 뒤로 기요토의 성격은 삐딱하게 모가 나서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의 가슴에 늘 못을 박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겐타로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참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다. (중략) 이제 앞으로 좋은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겐타로는 이렇게 옴짝달싹할 수 없는 인생을 받아들였다. 한창 때를 지나서 내리막길에 접어든 낯선 인생. 겐타로의 얼굴에서 표정은 사라진 지 오래다. 소리내서 웃는 일도, 눈물흘리는 일도 없어졌다. 노(일본 전통 가면극-옮긴이 주)의 가면 같은 얼굴로 구조조정 연수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 아들에게서 무능하다는 소릴 들어도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87쪽).
나오미는 혼자서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은 바람을 피우다 내연녀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교통 사고로 죽었고 아들인 유타는 어느날 갑자기 말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여자 힘으로 생계를 꾸려간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박을 느끼며 살 수밖에 없는데 아들까지 이렇게 되고 만 것입니다. 늘 완벽을 추구했고 언제나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되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쇼헤이는 초등학생들과의 시합에서도 질만큼 형편없는 라이더인데, 어느날 연습하던 하천 부지에서 한 여자를 만납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전설적인 라이더였던 노부 오자와의 아내이자 코치였던 사야입니다. 프로 레이서였던 노부 오자와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고, 그로 인해 사에는 라이딩을 안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축구를 좋아하던 아들 겐고가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병원에 입원한 사이 시즈코의 친정 아버지까지 갑자기 쓰러지게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데 아들이 수술을 하러 들어간 사이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인생이 이렇게 가혹해도 되는 걸가요? 우리 가족에게 앞으로 얼마나 나쁜 일이 일어날까. 시즈코가 떨고 있는 것은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도 아들의 종양 때문에도 아니었다. 미래에 나타날 안 좋은 운명을 일일이 세는 것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226쪽).
미조구치 구니히로는 포토그래퍼입니다. 좋아하는 일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지만 가난할 수밖에 없는 그는 가족도 연인도 아내도 아이도 가져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가 찍은 사진 중에서는 벚꽃 사진이 제일 인기가 많은데, 이번 봄에도 구니히로는 벚꽃 사진을 찍으러 시나노 가와카미에 왔습니다. 이곳에서 밤을 지새며 90퍼센트 정도 조심스럽게 꽃을 피우고 있는 어린 벚나무가 개화하기를 기다리다 그 순간을 포작해서 사진을 찍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그곳에서 한 여인을 만납니다. 여자의 남편은 투병중이었는데 그때 구니히로의 사진을 보며 희망을 다졌다고 합니다. 이 여인이 이곳을 찾은 이유도 바로 그때문입니다.
일곱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고통에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고통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기에 누구도 위로가 되어줄 수 없을 듯합니다. 늪처럼 깊고 깊은 고통의 수렁에서 이들은 헤어나올 수 있을까요? 이시다 이라의 눈길은 이들에게 가 닿아 있습니다.
대책 없는 낙관주의만큼 비현실적이고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없지만, 그것이 삶의 고통을 모두 경험한 자의 위로하면 한 번쯤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착한 이야기는 어쩐지 따분하고 싱겁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이야기들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착한 사람이 그런 것처럼. 그건 아마도 진심 때문이겠지요. “푸른 비상구”가 필요한 당신에게 이 따뜻하고 착한 이야기들이 구원의 통로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당신이 간절히 바란다면 작은 실마리 같은 한줄기 빛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파란 문이 아주 조금 열린 것 같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잃어도 언젠가 자신의 인생으로 되돌아옵니다. 여러 가지 상실에 의해 멈추어진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할 때를 그린 연작 『푸른 비상구』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아무리 잔인하고 인정사정없는 폭력을 그려도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보다 병이나 상실감에서 벗어나 삶으로 다시 돌아오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편이 몇 배는 더 강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수록된 일곱 편의 작품 중 하나라도 당신의 얼어붙은 상처에 와 닿는다면, 작가로서 저는 만족합니다. 제 이야기들이 당신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하고 아픔을 잊도록 하는 마음의 치유제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소설은 결과적으로 현란한 미사여구보다 마음에 와닿는 잔잔한 감동을 주어야 하니까요. 지금 당신이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도 얼굴을 들고 당당하게 나아갈 날이 반드시 오리라 생각합니다(작가후기 중에서, 271-272쪽).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시리즈와는 또다른 이시다 이라를 경험할 수 있는 이 작품집을 통해 부디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그 진심도 느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고통이 순전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고통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타인의 고통도 함께 아파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것이 고통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될 수도 있을 테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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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기요토. 열아홉 살이나 먹었으면서 여전히 열 살 아이 같은 녀석. 겐타로 같은 아버지 덕분에(??) 히키코모리가 될 수 있었지만, 역시 그 아버지로 인해 세상을 향해서 발을 내딛을 수 있었던.. 나름 복받은 녀석!! 건방진 꼬마 주제에.. 감히 어른을 울컥~하게 만들었다.쳇.ㅡㅡ;;;
나도 누군가의 '버디'가 되어주고 싶다. '함께 다이빙을 하는 동료라는 뜻으로 바닷속에서는 말 그대로 서로 신뢰할 수 있고 목숨을 맡길 수 있는 파트너를 의미한다고 한다. 둘 중에 어느 한 쪽의 공기가 부족해지면 무엇보다 중요한 공기까지도 서로 나눌 수 있는 사이.. 내가 누군가의 진정한 버디가 될 수 있는 날이 언제쯤일까?? 내게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은 언제쯤 만나게 될까??
<푸른 비상구>라는 소설책 제목 속, 일곱 편의 단편 중 하나였던 [푸른 비상구].. 작가님이 바라셨던 대로.. 일곱 개의 이야기 중에서도 나한테 콕~하고 박혔다. 울컥~하게 했다.
p.43 "그런 건 없어. 내 꿈은 이미 말했는걸. 멋지지 않아도 상관없으니까, 간타가 이제부터 많이 보고 경험하고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언제까지고 나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간타가 지금처럼 죽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생각할 때, 그 누군가는 이 세상과 연결될 수 있어. 간타가 내 생각을 하면서 새로운 풍경을 보면 간타의 눈은 내 눈이나 다름없어. 그 경치를 나도 볼 수 있는 거야. 간타가 산 채로 내가 되는 것은 단지 꿈이지만, 나는 간타의 일부가 될 수 있어. 둘이서 함께 좀더 살자. 세상 끝까지 가서, 마지막 한 방울의 힘이 마를 때까지 살자. 나는 간타와 언제까지고 함께 있을 거야. 간타가 자신과 나를 위해서 살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간타와 좀더 살고 싶어."
p.58 끝으로 차를 다 마시고 나서 유고는 생각했다. 주먹밥만 먹었는데 왜 이렇게 따뜻해지는 것일까. 그 따뜻함은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30분이 지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p.64 "나는 형씨가 왜 혼자서 공원에 있는지는 모르지. 하지만 말이야, 때로는 자신을 굽히는 일도 중요하다고. 매일 조금씩 져두는 거야. 그렇게 해두면 최악의 사태는 어떻게든 면할 수가 있거든."
p.78 "제대로 봐둬. 불과 몇 미터밖에 걷지 않았는데 나는 벌써 휘청휘청거려. 추해서 봐줄 수가 없겠지. 형씨가 항상 말했던 '바보스러움'이 바로 이거야. 하지만 말이야, 사람이란 아무리 바보스러워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란 게 있는 법이야."
p.253 구니히로는 미에코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저 벚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빛 속에서 어린 나무가 하늘을 향해 가지 끝을 뻗고 있다. 꽃은 하늘을 향한 가지의 끝에만 붙어 있다. 이렇게 있는 힘을 짜내 왜 그렇게 많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일까. 매년 촬영을 하고 있지만, 찍을 수록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벚꽃이었다.
p.269 더욱이 초봄을 떠오르게 하는 사람과 함께 생활한다면 늘 봄의 향기를 맡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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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남다른 작가 아닐까... 전에 읽었던 두 개의 작품과는 또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다. 이시다 이라의 인물들은 지금 이 순간 어떤 고통에 직면해 있다. 벼랑 끝에 몰린 것처럼 보이는 이들은 갈팡질팡 하고,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 또한 이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중이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일을 당한 것이고, 또 그 일 이후에도 희망은 있는 것일까? 인물들이 지니는 아픔과 그 아픔을 해결하는 일상의 방식이라는 틀은 비슷하지만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라부’ 박사가 진행시키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희망 찾기 프로젝트 같은 단편들...
「약속」. 초등학교 친구인 아리하라 요지와 도이 칸타... “아리하라 요지는 도이 간타에게 있어서 진정한 영웅이었다...” 소꿉친구이며 옆집에 살고 있는 요지를 간타는 영웅으로 여긴다. 얼마전 있었던 반대항 피구 대회에서 요지의 영웅적인 활동으로 우승을 했을 때 간타는 자신의 일처럼 뿌듯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요지와 간타는 사이좋게 하교를 하던 중 칼을 휘두르는 정신이상자에게 위협을 당하고 결국 요지는 죽음을 맞게 된다. 요지는 간타를 구하려고 자신의 몸을 범인의 칼에 맡긴 것일까... 간타는 그렇게 믿고 있고, 영웅적으로 살아야 할 요지가 아무짝에 쓸모도 없는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에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죽음의 장소로 결심한 그 날 그 사건의 장소에서 간타는 죽은 요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요지는 간타에게 말한다. “... 멋지지 않아도 상관없으니까, 간타가 이제부터 많이 보고 경험하고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그래서 언제까지고 나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간타가 지금처럼 죽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생각할 때, 그 누군가는 이 세상과 연결될 수 있어. 간타가 내 생각을 하면서 새로운 풍경을 보면 간타의 눈이 내 눈이나 다름없어. 그 경치를 나도 볼 수 있는 거야. 간타가 산 채로 내가 되는 것은 단지 꿈이지만, 나는 간타의 일부가 될 수 있어. 둘이서 함께 좀더 살자. 세상 끝까지 가서, 마지막 한 방울의 힘이 마를 때까지 살자. 나는 간타와 언제까지고 함께 있을 거야. 간타가 자신과 나를 위해서 살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간타와 좀더 살고 싶어.”
「석양으로 이어지는 길」. 출판사에 다니는 아버지와 전문대학의 강사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유고... 별다른 부족함이 없는 유고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가지 않고 있다. “왜 모두가 같은 교복을 입어야 하는가. 왜 학교에서 정해준 가방을 들지 않으면 안 되는가. 왜 마흔 개의 책상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학교의 ‘바보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고의 말을 듣고 부모들도 어느 정도는 수긍한 상태다. 그래서 유고는 남들이 수업을 받을 시간에 공원 벤치를 서성이며 시간을 때운다. 그러던 어느 날 폐품수거 차량을 모는 육십이 노인 야사카 겐이치와 열세 살의 가와모토 유고는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야사카가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고 유고는 그의 곁에서 그를 지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벤치에서 서성이는 것이나 그의 곁을 지키는 것이나 매한가지라며 병원에 있기를 고집하는 유고에게 야사카 노인은 자신이 성치 않은 몸으로 “병실에서 복도 끝 화장실까지 휠체어를 타지 않고 내 발로 걸어가는 거야. 그게 가능하면 내가 이기는 거지.” 라며 내기를 건다. 결국 내기에 승리한 야사카의 휠체어를 밀어 병실로 돌아가며 유고는 자신의 미래를 향해 아주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푸른 비상구」. 외아들인 열아홉 살의 기요코... 아빠의 체중보다 9킬로그램이 더 나가는 기요코는 지금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3년 동안의 히키고모리 생활, 그리고 3년만의 외출에서 전철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어버린 상태다. 누구와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부모에게 의지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모에게 갖은 짜증을 부리며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는 기요코는 어느 날의 외출에서 푸른 포스터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겨우겨우 얻게 된 기회를 따라 다이빙을 배우고 바다에 몸을 맡기는 첫 다이빙에 나선다. “언젠가 아주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우리가 죽고 나서 저 아이가 혼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오겠지. 이 바다와 마찬가지라고 할까. 우리는 육지에 남고 저 아이는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도와줄 수도 지켜볼 수도 없겠지.” 그렇게 첫 번째 다이빙을 하고 나온 기요코는 부모에게 하얀 조개를 선물한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희생해준 부모에 대한 답례로...
「천국의 벨」.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들리지 않게 된 초등학교 4학년의 니시모토 유타... 하지만 유타의 귀에서는 어떤 상처도 발견되지 않고, 결국 심인성난청이라는 결론을 받는다. 강한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의 병이 아이의 귀가 들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몇 년 전 유타의 가족을 휩쌌던 아버지의 불륜, 그리고 그 불륜의 상대와의 여행에서 사고로 죽어버린 아버지... 어쩌면 이것이 아이의 귀를 멀도록 만든 것일까? 하지만 그것은 벌써 볓 해전으로 유타의 엄마는 이를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아이가 모든 소리를 듣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전화 벨소리에만은 유독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 그리고 여행 중에 못쓰는 전화기의 벨소리를 듣고 일어나 그 전화를 받는 유타...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주는 소설이다... 마치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수필 한 꼭지를 본 것과 같지만 이건 소설이니까 그 감동의 진폭이 훨씬 크고 넓다고나 할까...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세상에 남겨진 아들의 귀가 들리지 않도록 하고, 그래서 병원을 찾아가게 만들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별장 여행을 가도록 하고, 그 별장에서 전화 벨소리를 듣도록 하고, 그 전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는 설정이 정교하고 동화적이다.
「겨울 라이더」. 매일 오토바이를 연습하는 쇼헤와 그를 지켜보는 여인... 그리고 그곳 강변의 레이스 코스에서 초등학생이지만 전문적인 레이서들과의 레이스에서 패배를 당한 날 여인 사야가 나타나고 쇼헤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준다. 그리고 쇼헤는 한 남자에게서 사야에 대해 듣게 된다. 그녀의 남편은 노부 오자와라는 꽤 높은 레벨의 레이서였으며, 그는 시범 경기에서 점프를 하는 프리스타일 도중 사망했다는 것... 그리고 그후로도 쇼헤는 사야와 이런저런 인사를 주고받으며 사사를 받고 결국 전번의 패배를 만회하는 훌륭한 레이스를 하게 된다. 그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쇼헤에게 사야는 말한다. “... 고맙다는 인사를 할 사람은 나인지도 몰라. 왜냐하면 너무 아마추어적인 쇼헤가 귀여워서 다시 모터프로스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거든. 잠자코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해야 할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이에 나 자신도 점점 옛날 상태로 돌아와 있는 거야. 치유가 됐다고 하면, 좀 그렇지만.”
「하트 스톤」. 아내 시즈코와 남편 히사아키, 그리고 이들의 아들인 겐고... 모든 것을 갖춘 듯 행복하던 이들의 삶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겐고가 갑자기 쓰러지고 뇌종양이라는 판정을 받게 된 것...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리사카의 아버지까지 갑작스런 심장발작으로 쓰러지게 된다. 그리고 겐고가 14시간의 수술을 받던 그 시간 시즈코의 아버지는 숨을 거둔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가 꼭 쥐고 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어머니는 시즈코에게 말한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아버지에게 무러봤어. 시즈코가 그 돌을 궁금해하더라고. 그랬더니 아버지가 그러는 거야. 겐고가 쓰러졌을 때부터 줄곧 이 돌을 쥐고 마음을 담았다고... 첫 발작 때 말씀하셨지. 잘됐다, 이렇게 해서 내 인생의 마지막 일을 완수할 수 있다. 이 돌을 쥐고 아버지는 계속 기도했던 것 같아. 자신이 대신 죽을 테니 겐고를 살려달라고. 그 아이는 아직 열 살밖에 되지 않았으니 데려가려면 일흔이 넘은 이 늙은이를 데려가라고... 이 돌은 심장마사지를 하는 도중에 내가 아버지 손에서 빼낸 거야. 아직 따뜻하지. 그 후로 줄곧 내가 갖고 있었어. 이걸 시즈코에게 줄 테니까. 네가 히사아키와 함께 따뜻하게 갖고 있다 겐고가 눈을 뜨면 전해줘라.” 그리고 이제 길고 긴 아들의 투병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시즈코와 히사아키는 ‘손 안에 하트 모양의 돌을 감춘 채’ 절망 속에서 희망을 꿈꾼다.
「한 사람의 벚꽃」. 마흔이 넘도록 독신에 풍경 사진을 찍는 구니히로... 그가 7년 동안이나 사진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미나미마키 촌의 어린 왕벚나무... 그곳에서 구니히로가 만난 미에코... 그리고 미에코의 과거... 미에코는 남편과 사별을 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이 병원에 있을 때 구니히로가 찍은 그 왕벚나무의 사진을 통해 남편은 힘을 얻었고, 그 때문에 두 사람은 행복할 수 있었다. “... 우리는 대학 동창으로 12년이나 교제했는데, 실제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재수술을 받은 후 2년 동안이었어요. 병이 큰 원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몸도 마음도 완전히 하나가 디어 있었지요. 자신과 타인이라는 구별도 없었어요. 남자와 여자라는 차이도 없었고요...” 그리고 이제 그 남편은 죽었지만 그 남편과 건강을 회복하면 함께 찾기로 약속한 그 벚나무를 찾아온 미에코는 남편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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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30대 젊은 층에서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다는 뉴스를 봤다. 안타까운 통계다. 살다보면 절벽 위에 서있는 것 같은 상황에 처할 때도 있고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푸른 비상구>는 일본 나오키 상 수상 작가 이시다 이라의 단편 들을 모은 소설집으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절망의 끝에 선 사람들이 한줄기 빛을 발견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여는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사연들이 작가의 섬세한 문체에 의해 그려짐에 따라 어느 샌가 등장인물의 감성이 이입되면서 일곱 편을 모두 읽고 나면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 든다.
천국의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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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없이 집어들었고 처음 접하는 작가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록 작가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가고 어느새 나도 인물들의 주변한사람이 되어있었다...
오랜만에 책을 덮으면서도 모를 여운이 잔잔히 밀려와있었다...
개인적으로 천국의약속/푸른비상구가 좋았던거같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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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초등학교의 실제사건을 안 후에 눈물로 썻다는 누군가를 먼저 보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풍부하다. 특히 범죄 쪽의 문제에 대해서, 그래서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시 재구성한다.
친구를 대신해 정신병자의 칼에 맞은 소년. 정말 세상은 넓고 정신을 놓은 사람은 많다.
언제나 멋지다고 생각하고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던 친구. 그 친구와 여느때와 다름없이 하교하던 때. 아직 미래를 생각하기에도 이른 시기. 하루하루가 마냥 즐거울 어린시절에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어른이 갑자기 달려들고 그 어른과 내 사이를 친구가 막아서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어제와 같은 시덥잖은 농담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어제와 같이 시덥잖은 장난을 칠 수 없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단편집으로 다른 이야기들도 들어있다. 표제작인 푸른 비상구는 자신 안에 갇혀있던 소년이 푸른 비상구를 찾아 밖으로 나아간다는 이야기로 그 비상구는 스킨 스쿠버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새파란 물안에 잠겨 있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죽는다는건 참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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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은 따로 있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발간이 안되었다고 하니, 어쩔수 없었는데, yes24에 "이시다 이라"를 검색해서 나오는 8권 중에서 마음이 가는 책은 이것 하나밖에 없었다 (물론 1파운드의 슬픔을 제외하고) 근데, 또 주책맞게 울어버렸다. 음침하게 1년차방 침대에 쪼그리고 앉아서. 울리는 책들의 대부분은 뻔하다. 울리려고 썼다. 그리고 운다. 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도 뻔한 사람인 건 어쩔 수 없다. 착하게 살아야지. 나는 마음을 한번 더 잡는다. 뻔한 책을 덮으면서. 착하게 살아야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착하게 살아라고 말하지 말아야지. 그런 건 말로 옮기면 급속도로 바래지는 거니까. 착하게 살테니까, 착한 책을 많이 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