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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자세하고 체계적인 글보다 짧고 단순한 글이 더 유익할 때가 있다. 과대한 정보는 뇌 속으로 인풋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아웃풋 타임에 오류가 날 확률이 높다. 잘 기억된 선명한 정보는 언제든 다시 써먹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 쇼츠에 몰입하는가 보다. 이기봉 학에연구관이 지은 <우리말 지명의 재밌는 역사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역사책의 쇼츠이다. 책의 제목에 "재밌는"이란 단어를 사용해서 조금 유치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 진짜 재밌다. 역사는 왕과 장군과 전쟁 이야기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동네, 언덕, 냇가에서도 쉼 없이 진행 중이다. 마을의 이름과 고개의 이름이 만들어지고 바뀌는 과정이 역사이다. 저자는 전국을 누비며 이름을 쫓고, 해석하고, 기록을 남긴다. 소수이지만 이런 연구자들이 있기에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 보존되고 있다. 그런데, 순한글 이름이 한자어로 바뀌는 과정, 즉 근대화와 산업화의 과정을 살피면서 저자가 그 성과에 경도되어 있는 듯 보인다. 박정희, 새마을, 심지어 4대강? 이 책에서 나열한 우리말 지명의 변천사 중 가장 확실히 기억에 남을 단어는 "동산"이다. 우리 동네 뒷"동산", 옛날에 금잔디 "동산". 그 "동산"이 원래 무슨 뜻이었는지 알면 바로 옆사람에 알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