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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의 『보그나르 주식회사』는 AI를 중심에 둔 18편의 초단편소설을 통해 기술이 인간의 삶과 감정, 윤리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게 되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야기 속 ‘보그나르 주식회사’는 스타트업에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AI 기술을 만들어내고, 그 기술은 인간의 선택과 욕망, 관계를 미묘하게 흔든다. AI가 인간의 감정을 대신 판단하고,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재정의하며, 예술과 윤리, 생과 죽음의 경계까지 넘나드는 설정들은 먼 미래의 공상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것 같은 불안감을 안긴다. 김동식 특유의 간결한 문장과 빠른 전개는 이야기를 쉽게 읽히게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 씁쓸함과 질문이 남는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정작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이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 소설집은 AI보다 인간을 더 냉정하게 바라본다. 짧은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독자는 웃음과 섬뜩함을 오가고, 결국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보그나르 주식회사』는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지금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SF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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