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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를 예감하지만 그것이 언제, 누군가에 의해,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
젠가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 젠가 ] 라는 탑은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무너져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탑이다. 마구잡이로 쌓아올린 블록으로 이루어진 탑은 누군가의 서투른 손길에 의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의 제목을 [ 젠가 ] 라고 붙인 것은 작가의 아주 영리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조직이나 공동체가 마치 젠가 게임의 탑과 같다면? 존재 자체가 매우 불안정하고 조금만 손을 대도 쉽게 허물어 질 사회에 살고 있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까? 현재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 [ 젠가 ] 속으로 들어가보자. 고진시를 대표하는 " 내일 전선 " 은 대기업은 아니지만 나름 탄탄한 이력을 가진 회사이다. 그런데 이 회사의 영업부 과장 서희철은 발주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부장에게 호되게 깨지고 있다. 하지만 오랜 회사의 관행 ( 급할 때 품의를 거치지 않는 것 ) 으로 일을 처리하다가 실수한 건데 그걸 아는 부장이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게 이해되지 않는 과장 서희철. " 내일 전선 " 의 골품제도 때문에 ( 고진 출신만 성골이 될 수 있음 ) 승진이 어려운 부장 김호열은 마침 경쟁자가 성추행 사건에 휘말려있는 이때 자신이 승진의 가능성을 거머쥘 수 있는데 서희철의 발주 실수로 인해서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한편, 부장에게 깨지고 발주한 기업인 영원 폴리텍을 찾아가 사정해보려던 서희철은 부장인 김호열이 그렇게 펄펄 뛰었던 이유가 자신의 승진 건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혼자 살겠다고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 부장에 대한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는 서희철. 부장과의 사건을 회사 노동 조합 홈페이지에 올리게 된다. 이런 질문으로 시작하면서.
" 이런 경우에도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게 가능합니까 ? "
한편, 고진시 출신이라 성골로 대접받았던 이형규는 이제 모든 것을 잃을 지도 모르는 기로에 서 있다. 회사의 회식 자리에서 술김에 신입 여직원에게 키스를 시도하려다 실패하고 그 장면마저 다른 누군가에게 찍히고 알려진 것. 회사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그는, 집에서도 징계 처분을 받는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것. 이제 집에서도 쫓겨난 그는 어디로 가야만 하는 걸까?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이형규.
"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
욕망과 욕망이 충돌하고 계급과 계급이 부딪치는 곳 " 내일 전선 " 이곳에 머물고 있는 개미들은 꿀이 붙어있는 나무의 꼭대기에 올라가느라 부단히 애를 쓴다. 계급 제도에 의해서 유리한 자리에서 출발하는 개미도 있고 출발이 늦지만 부지런히 다른 개미를 밟고 올라가는 개미들도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무너질 나무인 것을... 한치 앞도 보지 못하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작가는 이 소설 [ 젠가 ] 를 통해서 우리 사회를 갉아먹는 개인과 조직의 부패와 모순을 지적한다. 보이지 않지만 그 자리에 있는 계급제도 ( 능력과 하등 상관없는 ) 하청기업에 발주를 주면서 단가를 후려치고 뒷돈을 받는 개인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사적 정보를 불법적으로 캐내는 개인 등등 다양한 부패와 모순들이 개인의 부도덕을 통해 드러난다.
"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개인의 욕망을 예리하게 포착하다 "
본격 사회 고발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책을 만난 것 같다. 저자 " 정진영 님 " 이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조직 속의 개인들의 욕망이나 기업과 신문사의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도 예리하게 잘 포착하고 있는 책이다. 결국 개인이 조직에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기업과 같은 조직이 더 큰 공동체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고민과 성찰이 없다면 끝은 절망 뿐이란 걸 보여주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힘있는 서사와 사실적인 묘사로 인해서 재미있었던 소설 [ 젠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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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존립은 무엇이 좌우할까요? 제 생각에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연대의식과 공동의 목표라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중요한 것들이 많지요. 보다 큰 것을 위해 개인적 이익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마음도 공동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봐요. 그러나 이 책 [ 젠가 ] 에도 나오듯이 공동체보다는 개인적 욕망을 좇는 마음들만 모여있다면 그 조직은 어떻게 될까요? 과연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지방에 위치한 한 소도시인 " 고진 " 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인 " 내일전선 " 이 있습니다. 수도인 서울에 있는 이름난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취업을 하게 되는 작은 기업이지만, " 고진 " 에서만큼은 유명하고 큰 힘을 발휘하는 기업이지요. 하지만 지역색이 너무 강해서일까요? 공동체의 발전에는 결코 좋지 못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소위 골품제도라는 것이 존재하지요. 고진시에서 태어나 고진에서 중고등을 마치고 대학교까지 졸업하면 그 사람은 소위 성골이 됩니다. 즉, 직원에서 임원까지 탄탄대로가 보장되는 것이죠.
반면 다른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고진시에서 태어났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졸업했다면 그 사람은 결코 성골이 될 수 없습니다. 본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성공이라는 사다리를 탈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죠. 뭔가 익숙하게 들리신다구요? 그렇습니다. 이 " 젠가 " 라는 소설 속 배경인 " 내일 전선 " 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리와 부정부패 등을 모아놓은 집합체같은 곳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 어리둥절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사회파 소설에서 종종 보이는 선한 영웅과 악한 범죄자 구도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그냥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좇을 뿐입니다. 선하고 악하고가 보이지가 않아요. 이 자본주의 사회,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서 선한 주인공을 기대했던 내 마음이 억지였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쨌건 소설의 스토리를 간단 요약하자면, 영업부 과장인 서희철이 발주 과정에서 작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회사의 품의를 제대로 받지 않은 것인데 사실 급한 경우 그것은 관행이었지요. 그런데 서희철의 직속 상관인 김호열은 모든 책임을 부하직원인 서희철에게 돌리려 합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서희철이 회사의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김호열의 부당함을 고발합니다.
한편, 업무 능력이 뛰어난 성골 이형규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으나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 ( 여직원에게 성추행 ) 때문에 지금은 강제 휴가를 받게 되고 그 소식은 곧바로 아내에게 알려져서 이혼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고민을 하던 그 순간 그에게 다가온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호열. 김호열은 자신에게 맹공을 시작한 서희철을 무너뜨릴 카드로 이형규를 이용하고자 하는데... 그들의 갈등은 과연 어떤 결론을 맺게 될까요?
이 책 속의 주요 배경인 " 내일 전선 " 은 골품 제도로 인해서 혜택을 입는 자들과 혜택받지 못하는 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과 갈등 관계가 조성이 되어 있어요. 그들은 서로의 약점을 찾아 무너뜨리기 위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내일 전선이라는 기업과 고진 매일이라는 신문사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진 매일은 대중들에게 영양가있는 뉴스를 전달하는 참된 언론인의 자세보다는 기업의 홍보나 광고를 해주고 대신 떡고물을 받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있지요. 기업의 이미지에 손상이 가는 기사를 싣는 즉시 그 신문사는 기업의 눈 밖에 나게 되고 결국 그들의 관계는 금이 갈 수 밖에 없지요...
소설 [ 젠가 ] 는 매우 가독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현실을 그대로 소설 속으로 옮겨놓은 듯 하여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입니다. 그냥 우리네 회사 이야기 같아요. 정말 자연스러운 이야기지요. 하지만 이 회사의 불투명한 미래가 곧 우리 나라의 불투명한 미래를 가리키는 건 아닐까? 해서 매우 찝찝했답니다. 골품제도란 곧 무능력한 자들이 활개치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고 언론이 기업의 눈치를 보는 순간,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설 [ 젠가 ] 도 [ 허쉬 ] 처럼 드라마화되는 걸 보고 싶네요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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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작가의 신작 <젠가>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던 작품으로 2013년에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원전 비리 사건을 모티브화하고 있습니다. 지방기업의 비리를 둘러싼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먹이사슬에서 살아남고자 투쟁하는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내일전선 기업의 구매자재팀 김호열 부장과 서희철 과장의 다툼으로 시작됩니다. 서희철 과장이 오발주 건으로 문제를 일으키자 자신의 승진 인사에 문제가 생길까 전전긍긍했던 김호열 부장은 서 과장이 사비로 손해를 메꿀 것을 강요합니다. 그러나 회사가 관행적으로 했던 것이라 생각했던 서 과장은 부당함을 느끼고 노조 게시판에 고발하면서 그들의 관계는 더욱 악화됩니다.
한편 차기 경영지원부문장으로 거론되고 있던 경영지원팀의 윤현종 부장은 부하 이형규가 신입인 이 나라를 성추행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게 됩니다. 김호열 부장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자비로 손해를 메꾸고 성추행으로 대기발령 중이었던 이형규를 꾀어 서희철 과장의 횡령에 대해 조사하도록 시킵니다.
잃을 게 없는 놈과 있는 놈의 행동 양식은 매우 다르다.
고진시에 있는 내일전선은 대기업 미래전선의 계열사입니다. 고진 순혈주의자인 고종석 대표이사 때문에 주로 고진고, 고진대를 나온 인물들이 승진되는 일이 관행적으로 벌어지면서 고진시 출신들은 성골로 대접받고 그 외 출신들은 소외되었던 것이죠. 저자는 학연, 지연, 혈연을 우선시 여기는 한국 사회를 내일전선을 통해서 날카롭게 꼬집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회사 내 계급에 대한 직원들의 속내를 보면서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천년 신라도 멸망할 때까지 못 깬 게 골품제도야."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이기심으로 균열을 만들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젠가 위에서 아슬아슬하고 위태롭게 고군분투합니다. 게다가 과거 내일전선이 새빛원전에 문제 있는 케이블을 납품했던 일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젠가>를 읽으며 처음으로 정진영 작가를 만났는데 거침없는 전개와 날카로운 사회비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저자는 내일전선을 둘러싼 사건을 통해 기업과 언론 유착, 사내 비리와 성추행, 접대문화, 위계질서 등 우리나라 기업이 가진 뿌리 깊은 악성 문화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며 독자들에게 고발합니다. 작가가 기자 출신이기 때문인지 이야기 구성이 체계적이고 가독성이 우수했습니다.
젠가는 촘촘히 쌓여 있는 나무 블록을 무너지지 않게 한 조각씩 끄집어 내어 다시 쌓아 올리는 게임입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이 게임에서 인물들은 위기를 모면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설령 타인을 밟고 일어서야 하더라도 말입니다. 마치 이 소설은 젠가처럼 어디든지 균열이 생기면 전체가 무너질 위기에 놓일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균열에서 시작된 내일전선의 파국은 과연 어떻게 끝이 날까요? 사회 고발적인 소설 <젠가>를 통해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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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놈 따로 있지만, 치우는 놈도 따로 있어서 굴러가는게 세상이잖아요." (p.259)
‘젠가’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아이들과 함께 하던 보드게임이었다. 교차로 쌓여진 나무 블록을 하나씩 하나씩 빼낼 때마다 점점 더 위태로워지는 나무탑은 가볍게 시작해서 스릴 넘치는 긴장감을 주곤 했다.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시작하자마자 중심이 되는 나무 블록을 빼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뜨리기도 하고, 중심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나무 블록을 빼내 게임을 싱겁게 만들기도 한다.
JTBC의 핫한 드라마 허쉬의 원작 소설가 정진영의 신작으로 주목받은 “젠가”는 기자 출신 작가의 날카로움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대표기업이 무산될 뻔한 계약을 살리기 위해 저지른 부조리가 보드게임 젠가의 나무 블록처럼 하나씩 하나씩 세상으로 민낯을 드러낸다.
스스로가 살기 위해 나보다 힘이 약한 누군가를 밟고 지나가야 하는 정글 같은 조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철저한 학연과 지연으로 스스로의 조직을 공고히 다지고,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밝혀야 하는 언론매체들은 따뜻한 무관심을 요구하는 광고주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가상의 지방 중소도시 고진시를 배경으로 고진시의 대표 기업 내일전선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 만연하고 있는 부조리를 고발한다. 상급자에 의한 성추행과 공공연히 행해지는 하청업체에 대한 횡령 그리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행되는 위조!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방법을 찾기보다는 우선 덮을 방법을 찾는다.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는 순간이 '지금' 그리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그 영화를 보면 말이야, 최민식이 이런 말을 해. 조직은 키워 줄 놈한테 절대로 피를 묻히게 하지 않아." (p.21)
고진시의 거대 기업 내일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업무능력이 아니다. 단지, 고진시에서 태어나 고진고와 고진대를 나온 소위 말하는 '고진 순혈주의자' 여야만 한다. 이른바 내일전선의 성골로 불리는 이들은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며 결속력을 다져간다. 그러던중 불미스러운 성추행 사건으로 다음 진급을 앞둔 내일전선 성골의 진급을 방해하는 작은 틈이 생기고,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소위 말하는 진골의 추격이 시작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 말 못 들어봤어? 어쩌면 오늘의 만남이 새로운 시작이 될지도 모르지." (p.64)
욕심은 욕심을 부르고, 무책임한 욕심은 급기야 끝자락에 있는 어느 누군가의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다. 시민들의 알 권리를 가장한 언론의 보도는 결국 살아남기 위힌 방편일 뿐이며,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일뿐이다. 견고하지 못한 약자들의 성은 작은 충격에도 힘없이 무너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직장내 부조리, 혈연과 지연을 중심으로 쓰여지는 현대판 골품제 거기에 더해진 언론과의 유착!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너무나 만연해 있는 스토리인 탓에 몰입감이 끝내주는 소설이었다. 덕분에 허쉬에 이은 드라마 제작을 기대하게 된다.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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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방기업 비리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음모와 배신의 사내 활극 !! 정진영 장편소설 [젠가] 를 읽었다.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책을 접어두고 일어 설 수가 없었다. 공간적 배경 가상의 도시 고진에는 굴지의 기업 미래전선의 자회사인 내일전선이 있다. 내일전선은 원전에 들어가는 전선을 만드는 회사로 고진시 경제를 책임진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제법 큰 회사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따로 없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맥은 김호열, 서희철, 이형규, 김진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사건의 발단은 오발주로부터 시작된다. 영원폴리텍이라는 회사에 발주를 넣었는데 그게 잘못된 발주였고, 관행상 윗선에 이야기하지않고 실무자가 알아서 처리한 것이기 때문에 일개 직원인 서희철이 그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놓인 거였다. 서희철은 김호열 부장이 도와줄 줄 알았는데 본인이 2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뒤집어 써야 하자 사내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등 김호열 부장과 담판을 지으려 한다. 와중에 다른 부서에서 회식을 했는데 이형규가 신입 사원을 성추행했다가 전 여친이자 동료에게 사진찍혀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이형규는 아내로부터도 쫓겨나 모텔에서 생활하면서 이를 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김호열 부장이 그를 호출한다. 서희철의 비리를 캐는 일을 맡아주면 나중에 자리를 약속한다. 이형규는 서희철이 입사동기라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서희철의 일보다 더 큰 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진원은 고진매일의 기자다. 그는 1년전 내일전선에 대한 기사를 잘못 내보냈다가 회사를 힘들게 했다는 이유로 가시방석이다. 내일전선이 고진시의 모든 신문에 광고비를 지원하지만 고진매일에는 광고를 싣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원은 잘나가는 친구기자들에게 열등감도 가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전광석화같은 아이디어와 기회가 찾아온다. 이 소설은 제법 밀도있게 그린 기업형 활극이다. 재밌다. ㅎㅎ 미생도 생각나고. 진짜로 소설이라기보다 약간 드라마나 영화같았다. 영상화하면 인기가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많은 일들을 다루었다. 여직원 성추행문제로부터 배임, 횡령, 로비, 부조리한 인사이동, 직장내 차별 및 청탁 , 대기업과 협력업체와의 갑을관계 등.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가는 피라미드형 인사 구조를 다채롭게 다뤘기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런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대단히 흥미로웠다. 작가 정진영은 지금 방영중인 드라마 '허쉬'의 원작 [침묵주의보]를 썼다. 그 소설은 언론가의 명과 암을 다룬 사회파 소설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김진원과 그 주변 신문사들의 이야기가 낯설지가 않다. 기업은 언론을 통제하고, 언론은 또 기업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과연 누가 승자일까? 죽은 자는 그저 피해자일 뿐일까? 세상 모든 일을 선과 악의 문제로 귀결할 수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소설 속 세상은 하나 잘 못 빼면 무너져버리는 젠가와 너무나도 많이 닮았다. 이 소설이 좀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원전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빗겨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역시 탈원전이 시급하다. 소설 속 내일 전선은 원전에 들어가는 제품이 안전성에 미달인 걸 알면서도 일을 진행시키고 입막음을 시도한다. 이런 일은 기업의 노력만으론 불가능하다. 결국 정치가 연관돼 있다. 정경협착이 국민을 위험으로 몰고 있는 상황을 상상으로 다루었지만 소설에서만 쏘아올린 총알이라고 치부해버리긴 어렵다. "머리 위에 시한폭탄을 두고 사는 삶, 기자님은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이 책에서 지적한대로 원전은 너무 위험하다. 진짜 부실한 자재가 들어갔다면 더더욱. 작가는 이를 위해 참 많이 조사한 모양이다. 그게 느껴졌다. 260쪽 정도밖에 안되는 소설이지만 독서모임에서 토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탄탄하고 사회반영적인 소설 [젠가] ! 아직 못 읽어본 [침묵주의보]도 너무 궁금하다.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어쩌면 오늘의 맘남이 새로운 시작이 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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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놀이터에 가면 아이들은 신나게 모래성 쌓기에 집중한다. 자신들이 만든 성을 견고하게 쌓아 두곤, 깃발을 꽂고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그리곤 바로 게임모드 돌입!
깃발 쓰러뜨리기!
6살.. 아니 이제 7살 되었구나. 7살도 10살, 13살 딸도... 누구하나 가르쳐주지 않아도 무조건 아래부터 공략한다.
아무리 견고하게 쌓아 올렸더라도 아래를 계속 공략하다보면 결국에 위에 있는 깃발은 쓰러지기 마련이다.
그런 모래성을 무너뜨리는 아이들의 게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소설.
젠가 속 사회는 견고한 성을 보여주기 전부터 을과 그 을의 을들. 그들의 흔들림부터 보여준다.
그래서 그 곳은 이미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암시하듯...
서희철 : 내 비리를 캐 낸들, 난 이미 상대의 비리를 알고 있다. 날 건드리면 너 역시 잃는게 많을거다. 건드리지 마라.
김호열 : 올라갈 것 이다. 이미 올라가 있는 놈들의 약점을 건드리면, 난 반드시 올라 갈 수 있다.
이형규 : 성추행이라니? 분명 그 여자도 나를 거부하지 않았는데..도대체 왜? 난 성골 라인이었는데, 어디서 부터 꼬인거야 대체!
이나라 : 나는 그저 튀지 않게, 잘 융화되서 지내고 싶었는데 도대체 갑작스럽게 내가 이슈의 중심에 서 버린거야!
강영초 : 반드시 복수할거야. 보란듯이 잘 살아 낼거야.
그리고 젠가 속의 갑과 로열패밀리. 그들을 흔들어 대는 인물들...
고진시를 대표하는 기업, 내일전선.
대기업 미래전선의 계열사로 미래전선에서 좌천된 인사들이 내일전선 임원으로 내려오는건 언제나 있던 일. 하지만 고진 순혈주의자 고종석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취임한 후 그 곁은 고진 출신들의 인사로 채워진다.
그런 성골 출신 중 한 명, 이형규는 회식자리에서 자신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고 신입사원으로 갓 입사한 이나라에게 키스를 한다.
이를 목격한 강영초는 그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바로 사내 채팅방에 올려 성추행 사건으로 사건을 키우는데... 강영초는 불과 몇년 전 이형규와 사내 커플이었다가 이형규의 양다리를 알고 헤어졌던 전 여자친구. 바람기 많은 이형규는 결혼에 딸까지 있고 성골 출신으로 승승장구하며 잘 살아가고 있는데, 헤어지고 계속 자신만 우울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복수할 날 만 꿈꾸던 중 키스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고 바로 촬영을 한 것.
하지만 이 사건이 이렇게 커지길 원치 않았던 이나라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여, 강영초가 밉다. 성추행 사건으로 이형규의 지위가 떨어지고, 그를 보호하던 성골의 윗 라인은 그를 떨쳐내기 바쁘다.
혹 임원급 승진에 어떤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진골 출신 김호열. 이런 중요한 시기 자신의 팀에서 나온 실수를 부하 서희철 혼자 덮어쓰게 하고, 자신은 발을 뺀다.
이에 화가난 서희철은 배신감에 몸부림치며 회사 익명 게시판에 부당함을 써서 올리는데...
사건은 정말 어디 꼬리 물기라도 하듯, 연결에 연결 , 그리고 또 연결되어 무엇하나 홀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아닐까 싶다.
자신의 비리가 밝혀져도 전혀 동요됨이 없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내 비리를 발설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는 이상한 심리.
그리고, 타인의 비리를 눈감아 주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
그렇게 부조리는 또 다른 부조리를 낳고, 부조리의 부조리는 침묵을 만들고, 또 그 침묵은 그들만의 모래성을 만든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게 없는 것 같은 그들의 조직을 보며 이상하게도 계속 덮어지고 덮어지는 비리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나라면? 내가 서희철이었다면? 김호열이었다면? 이형규였다면.. 이나라였다면? 강영초였다면...?
나라고 눈 감지 않았을까? 나라고 다른 사람의 약점 찾기를 안하려 했을까?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상하고, 이상하고 이상했지만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속에서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 누구를 향해 니가 더 나빠 할 수 도 없었다.
기자 출신의 작가라 그런지 너무나도 사실적이었던 묘사와 사건의 흐름들.
횡령, 뒷거래, 언론과 기업의 유착관계, 성추행, 승진을 과장한 좌천성 인사, 더 높은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다른 사람의 뒤를 캐는 일,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여 세상에 공개되는 일 무엇하나 억지스럽지 않고 너무나도 당연하듯 흘러가는 사건들.
정말 영화 보듯 엄청나게 집중해서 단숨에 읽어져내려갔던 책.
누군가는 자신의 안녕을 위해 회사를 살리고 싶어하고, 회사에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는 현대판 골품제를 만들어 놓고...
누군가는 자신의 안녕을 위해 회사를 망가뜨리고 싶어하고, 자신의 책임으로 부터 자유를 꿈꾸며 타인의 약점을 파헤친다.
어쩌면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도 젠가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을지 모른다.
끝으로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서 작가의 부탁 말을 공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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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___________ #젠가 #정진영 #은행나무 기대평이벤트 책선물을 받았다. 치밀하고 구체적인 직장내 생존싸움은 기대만큼 리얼했고 반전있시~ 통쾌함과 동시에 현실성있는 찝찝함을 고루 갖추었다. 딱히 직장생활을 해본경험이 없어서 다소 드라마에 의존하는 사회생활 들어봄직 정도인 나에게 사내비리내용은 어려울찌몰라도 소설자체 내용은 흥미진진한 요소가 많았다. '젠가' 처음 떠올린건 보드게임이였다. 촘촘히 격자로 쌓아올린 젠가처럼 어느 하나 빠져도 쉽게 무너질리 없다 여긴 그 조각들이 하나씩하나씩 사라지면 젠가는 허무하리만치 무너지고 만다. 회사조직도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일치단결 아니면 윗선눈치보느라 부실과 허물을 건드리지않으며 자신의자리 하나 빠지지않게 붙들고 버티고 있는건 아닐까.. 신입사원 성추행을 시작으로, 사내핵심라인타기는 유명대학출신이 아닌 지역연고출신으로 나뉜다는 신선함이, 거래처 장부조작으로 협력업체에서 거금을 빼돌린직원, 남품한 케이블의 불량을 수습하는 과정의 거대비리를 수습하는 윗선, 지역신문사와의 신경전, 회사에서 살아남기위한 끈떨어진 사원들의 고군분투.. 사회적이슈화된 문제들이 얽히고 섥혀 재미를 높힌다. 어느조직이나 개인의 목소리는 힘이 없고 당하고도 참을수밖에 없는 성추행피해자나 직장내차별,능력있으나 이름없는 대학출신이나 비리를취재한 기자조차도 자신의 양심을 돈과 맞바꾼다. 결국 목숨하나 오고가야 세상은 그 소리에 반응한다. 그제서야 비리는 밝혀지고 정의는 살아있다. 누구하나 죽고나야... ''버리는 놈 따로 있고 치우는 놈 따로 있어. 세상은 참 불공평해. 그치?'' ''버리는 놈 따로 있지만, 치우는 놈도 따로 있어서 굴러가는 세상이잖아요?'' P.S [작가의 말]마저도 재밌다. 작가님 알고보니 은근 친근감 있는 분이셨네~ㅎㅎ #은행나무 @ehbook_ #도서협찬 #독서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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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층의 아슬아슬함.
자본주의에 물들대로 물든 한국 사회는 개인에게 파란만장한 미래를 슬쩍 보여주지만, 그것은 그저 신기루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 낭비하고 있다. 몇 년 전 드라마로 방영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잘 표현했다며 호평을 받았던 드리마 《미생》이 떠오른다. 신입 인턴인 장그래가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종합상사에서 시작한 직장생활과 그가 일했던 짧은 시간에 목격할 수 있었던 직장 내의 부조리, 왜곡된 문화, 이질적인 시선들이 마치 원래 그곳에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다. 드라마 《허쉬》의 작가인 장강명 작가가 새로 발표한 소설 「젠가」는 이런 기업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그 속에 내제되어있는 개개인의 욕망과 이기심을 끄집어낸다.
상관과 부하직원 사이에서 지펴진 작은 불씨는 이내 부서와 부서로 옮겨붙어 결국에는 회사 전체를 불구덩이에 빠트리게 한다. 불씨가 퍼지도록 사이사이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고여 버려 썩을 대로 썩어버린 혈연주의, 학연주의가 불씨의 발화를 도왔다.
"파국이다~~!" 드라마 도깨비가 생각났다. 가끔 뉴스를 보면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올 때가 있다. 회사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직장인이나 내부적 결함을 해결하려다 피해를 본 실직자가 왕왕 목격된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자고 말하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침묵으로 지금까지 고인 물은 그대로 썩어들어 사회를 병들게 한다. 장강명 작가는 이런 실태를 속도감 있는 서사 전개와 시원한 인물의 내면 서술을 통해 꼬집는다. 그러면서도 탄탄한 자료 조사를 통해 실제 있을 법한 구성이 역설적이게도 마음을 아프게 했다. 누군가 지금도 자신의 신념과 기업의 문화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긴 내용이 아니라 아쉬웠지만, 기승전결이 밸런스 있게 잡혀 끝이 텁텁하지 않아서 만족스럽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