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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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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여성, 엄마라는 다층적 정체성을 가진 시인 오드리 로드는 그의 글쓰기로 목소리를 낸다. 에세이와 연설문에서 끊임없이 정체성을 드러내고 연대하기 위해 외치는 로드의 글은 이미 1980년대 초기 퀴어운동의 시간을 뛰어넘어 2020년대인 지금에도 여전한 울림을 남긴다.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 알아야 한다. 직접 목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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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여성, 엄마라는 다층적 정체성을 가진 시인 오드리 로드는 그의 글쓰기로 목소리를 낸다. 에세이와 연설문에서 끊임없이 정체성을 드러내고 연대하기 위해 외치는 로드의 글은 이미 1980년대 초기 퀴어운동의 시간을 뛰어넘어 2020년대인 지금에도 여전한 울림을 남긴다.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 알아야 한다. 직접 목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런 경우 독서는 간접체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연대는 상대의 존재를 알고, 차이를 탐구하여 인정하는 것이다. 2부에서 로드는 연대를 위한 글쓰기의 힘을 역설한다. 특히 ‘나의 글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에서 그는 자신의 글쓰기 뿐만 아니라 짓밟히는 수많은 목소리들에게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한다. 로드의 글이 끝내 나에게 닿았듯이 수많은 목소리들이 더 멀리 이어지기 위해서.
70~80년대에 쓰인 로드의 글을 읽으며 2025년의 우리의 연대는 어디까지 왔을지 생각해본다. 나 또한 온전히 당신을 자매라 칭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많은 내 안의 혐오와 무지를 견뎌내야 할까. 연대와 투쟁과 승리로 가는 길 위에서 그의 글은 여전히 밝게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길을 잃지 않도록.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k*********1 2025.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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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를 인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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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아웃사이더들이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다른 아웃사이더의 글을 통해 알게 될 때 그들은 서로에게 자매가 된다."p.39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자세히 살펴보는 일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p.105 여성들은 두려움을 갖도록 교육받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필요를 살피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p.115 미국 흑인 문학은 분명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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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아웃사이더들이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다른 아웃사이더의 글을 통해 알게 될 때 그들은 서로에게 자매가 된다."

p.39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자세히 살펴보는 일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

p.105 여성들은 두려움을 갖도록 교육받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필요를 살피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p.115 미국 흑인 문학은 분명 삶을 살아낸 경험으로 여기는 아프리카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 전통은 우리 자신을 생명력의 일부로 본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동양철학과 유사하다. 가령 우리는 공기나 대지와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다. 우리는 전체 생명 과정의 한 부분이며 세계 전체와 어울려 교감하며 살아간다. 비록 힘들고 고통스럽긴 하지만 삶은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 문제가 아니라 경험이다. 그 경험을 온전히 살아내며 대응할 때 바로 거기서부터 변화가 일어난다.

p.177 우리는 우리의 차이 속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가장 취약한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들 중 두 가지는 차이를 주장하는 것, 그리고 그 차이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우리를 이어주는 다리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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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연대하고 세상이 나를 규정하기 전에 내가 나를 먼저 정의내릴 것.
우리가 겪고 있는 차별과 혐오를 뿌리뽑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찾아야 한다고.
오드리 로드 선생님이 계속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현실을 직면하고 행동할 용기.
같은 존재가 될 필요는 없음을, 차이를 인정하고 내가 느끼는 것을 활용하여 행동하자. “매일 일상생활에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자투리 천이 되어 우리의 미래라는 조각보를 완성할”것이다.

아파르트헤이트 미국 을 읽을 때 마음이 아팠다. 인종차별로 인한 흑인들의 죽음들.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게...  N.K. 제미신의 위대한 도시들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여러분의 힘과 아름다움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어디에 자리를 잡든, 그곳에서 여러분의 힘과 아름다움을 행동을 바꾸어내십이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파괴하는 일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개별적인 생존이란 가능하지 않습니다."
w***5 2025.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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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적인 생존이란 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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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는 미국의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오드리 로드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쓴 에세이, 연설문, 미출간 산문을 모은 책이다. 오드리 로드는 1970년대 급진적 여성운동과 페미니스트 공동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흑인 페미니스트로 그의 대표적 저서 중 한 권인 『시스터 아웃사이더』(국내에서는 후마니타스 출판사가 교차성 이론을 제시한 책으로 우리 시대 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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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는 미국의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오드리 로드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쓴 에세이, 연설문, 미출간 산문을 모은 책이다. 오드리 로드는 1970년대 급진적 여성운동과 페미니스트 공동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흑인 페미니스트로 그의 대표적 저서 중 한 권인 『시스터 아웃사이더』(국내에서는 후마니타스 출판사가 교차성 이론을 제시한 책으로 우리 시대 페미니즘의 경전으로 손꼽힌다. 이 책은 얼마 전 알라딘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중 한 권으로 뽑혔다. 


이번 책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가 국내에 번역되면서 오드리 로드의 산문은 거의 다 한국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책의 <옮긴이 해제>(옮긴이 : 박미선 한신대 영미문화학 교수, 이향미 한신대학교 영미문화학 교수)에 따르면 이번 책이 『시스터 아웃사이더』와 다른 점은 로드의 목소리가 전 지구적 지평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시스터 아웃사이더』가 주로 미국 문제에 집중하여 목소리를 냈다면 이번 책에서는 초국가적 지평을 지닌다. 로드는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인종차별과 동성애혐오, 여성과 아동과 유색인종에 대한 폭력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이슈들의 연결성에 주목한다. 



오드리 로드(1934-1992)는 1970년대~1980년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과 급진적 여성운동, 초기 퀴어운동 담론을 형성했다. 로드는 흑인 퀴어 지식인 활동가이자 시인, 도서관 사서, 교수, 전사, 두 아이의 어머니이다. 로드의 모든 글에서는 그녀의 다층적 정체성이 잘 드러나 있다.


 “ 흑인 여성들은 커다란 통에 담긴 초콜릿 우유처럼 균질화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수많은 얼굴을 지녔습니다. 함께 작업하기 위해 우리가 똑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우리는 매일매일 온갖 매체를 통해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보고 느낀다. 슬프게도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기보다는 이것이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관용으로 작용하는 것을 더 자주 목격한다. 심지어 이것이 분노로 탈바꿈했고 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지는 뉴스를  접한다. 사회 정치적 구조가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목격한 시민들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모인 드넓은 광장에서조차 우리는 성별과 나이의 차이를 구분해냈다.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 지 꽤 되었고 일각에서는 왜 이렇게 되었는지 분석해 내려는 시도를 한다. 우리는 차이가 어디에서 왜 어떻게 비롯되었는지 분석을 하고 진단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한편 로드의 글을 읽었다면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명료하게 인식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이를 어떻게 조직해서 우리 사회 전체의 생존을 위한 힘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반목이 어떤 소수의 이익에 기여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번 책에 실린 글 곳곳에서 로드는 우리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들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이 차이들을 결합하고 조직해서 제도적 차별을 만들어내는 권력과 특권의 문제에 저항하라고 말한다. 왜냐면 ‘공동체 내부에서의 변화와 발전은 우리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P107)

1부의 두 번째 글 <아파르트헤이트 미국>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구성하는 사회적 정치적 조건들이 권력자들의 광기 어린 혐오와 편견으로 얼마든지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작년 12월 3일 한국 사회는 헌법적 가치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인지 똑똑히 목격했다. 이날부터 보통 사람들의 대화에 ‘주권’이라는 단어가 수시로 오르내리고 있다.


로드는 이 글에서 198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처한 정치적, 사회적 위치가 몇 가지 특정 측면에서 1950년대 남아공 흑인 공동체에서 벌이진 일과 유사함을 짚어낸다. 1947년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는 국가 정책이 아니었다. 남아공 흑인들의 삶의 조건은 백인들의 것보다는 열악했지만 제도적인 대량 학살 정책의 지배를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1948년 백인우월주의자 주창자인 말릭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아파르트헤이트가 국가정책으로 시행된다. 흑인들은 남아공 전체 인구의 87퍼센트에 해당하지만 13퍼센트의 땅만 차고 백인들이 토지의 85퍼센트를 소유한다. 남아공 백인들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유한 생활을 누릴 때, 남아공에서 태어난 흑인 아동의 절반은 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사망한다.(이 글은 1985년에 출판된 글로 통계는 지금 시점과 다를 수 있다

나는 거리를 다닐 때 불심검문을 당할까 봐 불안해 본 기억은 없는 세대에 태어났다. 내가 항상 메고 다니는 가방에는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외의 정치체제와 이데올로기를 설명한 책들을 마음껏 넣고 다닐 수 있고 아무 곳에서나 펼쳐들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거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착각이었고, 이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기반에 있는지 말이다. 


한편 이 글을 읽고 우리 삶의 조건들이 무너지고 있음에만 주목한다면 로드의 글들을 반쪽만 읽은 것이다. 로드는 언제나 우리의 인식을 전 지구적으로 넓히라고 말한다.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와 우리가 얼마 전 겪은 것은 어떤 점에서 연결되어 있을까. 우리의 책임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할까.


 “ 우리의 삶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억압하도록 배치된 사회적 힘들을 항상 신중하게 의식하면서 무엇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우고 가르쳐야 했다동시에 해야 할 빨래가 있었고, 지켜야 할 치과 진료 예약이 있었으며, 만화는 정서에 좋지 않으니 봐서는 안 돼, 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야 할 때도 있었고, 내야 할 전기 요금도 있었다.  ”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나는당신의자매입니다 #오드리로드 #오월의봄
#시스터아웃사이더 #페미니즘바이블
#전지구적연결성 





이달의 사락 h**u 2025.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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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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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오드리 로드는 페미니스트로서 억압과 저항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에 주목한 선구적 인물로 이야기된다. 로드는 자신을 '흑인 레즈비언 어머니 전사 시인'으로 명명한다. 레즈비언이면서 어머니, 흑인 민권운동을 지지하며 백인 여성과 결혼한 레즈비언, 싸우는 시인, 시인이자 교육자였고, 작가이자 연설가였다. 그는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 혹은 위치성을 결코 숨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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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오드리 로드는 페미니스트로서 억압과 저항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에 주목한 선구적 인물로 이야기된다. 로드는 자신을 '흑인 레즈비언 어머니 전사 시인'으로 명명한다. 레즈비언이면서 어머니, 흑인 민권운동을 지지하며 백인 여성과 결혼한 레즈비언, 싸우는 시인, 시인이자 교육자였고, 작가이자 연설가였다. 그는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 혹은 위치성을 결코 숨기지 않았고 그것에 뿌리를 두고 말하고 쓰고 투쟁했다. 그에게 삶과 투쟁과 예술과 교육은 모두 하나다. 

그런데 교차성만큼이나 중요하고 교차성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것은 통합성(intergrity)이다. 저 복잡한 교차적 자기 명명은 그 모든 것을 합친 것이 자신이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라도 빠트리면 진실에 위배되며 심지어 그는 불의를 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처럼 통합성을 열망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상태이고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믿는 대로 행하고 쓰고 사는 그가 너무나 존경스럽다...어쩌면 소수자/약자가 소수자성/약자성으로 명명되는 자신의 '차이'를 긍정하고 드러내는 것은 사회운동의 기본 강령이라고도 하겠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통합적인 자아로서 나를 드러내고 살아가도 맥락에서 분리되고 난도질돼 무한증식될 수 있는 오늘날의 사회문화경제적 환경에서는 무리한 요구가 아닐까. 오히려 드러내고 감추는 데, 자신을 알리고 또 보호하는 데 더 전략적이어야 하는 게 개인의 생존과 투쟁을 위해서도 현명하지 않을까.

2. 또 이 통합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레즈비언 사도마조히즘'이다. 로드는 사도마조히즘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도마조히즘은 결국 우열함(우세)/열등함(열세)의 틀에 기반하며, 그 틀에서 지배와 굴종을 즐기는 것이 결국 침실 밖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로드에게 삶의 모든 부분은 긴밀히 연결되고 하나이기 때문이다. 로드는 성애적인 힘을 운동의 힘으로 끌어올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글쎄... BDSM을 성적 지향처럼 성향 차이로 인정하고 성적놀이의 일부로 보는 요즘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읽을지, BDSMer 당사자들이 뭐라고 반박할지 궁금하다. 내가 아는 이들은 침실 안팎을 잘 분리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폭력이나 극심한 힘의 격차, 모욕의 각본 없이는 성적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징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로드의 저 대목은 너무 단순하고 경직된 태도로 느껴졌다.

#오드리로드#나는당신의자매입니다#오월의봄#박미선이향미옮김
d*****i 2025.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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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목소리를 찾아준 오드리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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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퀴어 지식인 활동가, 시인, 도서관 사서, 교수, 전사, 두 아이의 어머니.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급진적 여성운동, 초기 퀴어운동의 담론 형성에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전사 엄마. 스스로를 “시스터 아웃사이더” “당신의 자매”라 불렀던 사람.오드리 로드가 전 지구적 관점으로 흑인 페미니즘을 확장하고 우리에게 남긴 유산인 책으로 수록된 모든 글에는 로드 자신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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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퀴어 지식인 활동가, 시인, 도서관 사서, 교수, 전사, 두 아이의 어머니.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급진적 여성운동, 초기 퀴어운동의 담론 형성에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전사 엄마. 스스로를 “시스터 아웃사이더” “당신의 자매”라 불렀던 사람.

오드리 로드가 전 지구적 관점으로 흑인 페미니즘을 확장하고 우리에게 남긴 유산인 책으로 수록된 모든 글에는 로드 자신은 물론 자신의 목소리로 대변되는 모든 이들이 여성과 퀴어와 노동자, 흑인의 해방에 기여한 역사적 주체임을 기록해 놓았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글을 썼던 로드의 글을 쓰는 주된 이유는 겁에 질려 말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서였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을 보살피는 방법을 글쓰기라고 말하며 두렵고 지친 가운데서도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해 주어 자신의 감정을 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큰 위안을 준다.

"흑인 레즈비언에 대한 공격은 우리가 모든 차이를 두려워하도록, 차이를 없애거나 무시하도록 가르침을 받았던 바로 그 내면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성 소수자 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로서 단단함이 묻어져 있으며 소수자들의 삶을 짓누르는 폭력에 저항하고, 그들이 처한 고립과 두려움을 줄이려는 태도의 근본은 분노임을 알려주며 제대로 된 상대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느끼는 분노를 인식하고 명명하여 그 분노를 그것이 있어야 할 마땅한 곳에 두는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 나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의 생존을 위해서도 말이다."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단순히 페미니스트가 아닌 혐오 정치에 맞선 사회운동가로 통찰과 전략을 보여준 전사이자 많은 여성들이 어둠 속에서도 빛날 수 있게 이끌어 준 여성들의 엄마인 오드리 로드, 그녀는 오늘 나에게 내 목소리로 어떤 소리를 내어야 하는지 알려준 최고의 선생님이다.
k********5 2025.0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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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 내용보기
사회정의운동 현장의 목소리는 늘 다층적이다. 광장에 모인 개인들의 정체성은 젠더, 계급, 지역, 인종, 장애유무, 나이 등으로 복잡하게 교차된다.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공론장에서 우리는 여전히 듣는다. “그 말을 지금 꼭 해야겠어?”, “나중에!” 누군가의 절박한 요구는 사태의 경중을 따질 줄 모르는 한심함으로 야유된다. 광장에서마저 어떤 존재들은 지워진다. (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 내용보기

사회정의운동 현장의 목소리는 늘 다층적이다. 광장에 모인 개인들의 정체성은 젠더, 계급, 지역, 인종, 장애유무, 나이 등으로 복잡하게 교차된다.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공론장에서 우리는 여전히 듣는다. “그 말을 지금 꼭 해야겠어?”, “나중에!” 누군가의 절박한 요구는 사태의 경중을 따질 줄 모르는 한심함으로 야유된다. 광장에서마저 어떤 존재들은 지워진다. (하지만 누구도 지워지지 않는다, 지우는 자의 무지와 무능만 드러낼 뿐이다.) 언제쯤 우리는 차이를 우열화하고 이를 제도화하기까지 하는 무능한 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오드리 로드는 특정 정체성들을 압제하는 이러한 현실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는 삭제된 존재들의 권리와 요구를 정치의 영역으로 들여오고 이들을 정치적 존재로 인식시킨 사상가이자 활동가이다. 오드리 로드의 신간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는 복수의 소수자성을 가진 이들을 위한 성찰과 실천을 담은 연설문, 에세이, 서문, 서평 등을 담고 있다. 

 

 

1월 우리 사회는 여전히 헌법이 유린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으며, 미국은 트럼프 2기가 시작되어 반인권적 행정 명령이 남발되고 있다. 역사의 시계가 50년 전으로 빠르게 되감기고 있다. 1970년대에서 90년대에 발표된 로드의 이 글들이 지금의 국내외 상황과 너무나 많은 부분 오버랩 되어, 읽는 내내 마음이 복잡하고 참담했다. 이렇게 변화는 더딘 것인가. 이렇게 세계가 퇴행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럼에도 오드리 로드의 냉정한 현실 진단과 저항 전략은 번번이 냉소와 절망으로부터 나를 건져내 주었다. 

 

 

“좋은 시인은 그녀 혹은 그가 자기 자신이라고 정의하는 다양한 정체성으로 글을 쓴다.”p93 오드리 로드는 자기를 해방시킬 수 있는 존재는 자기 스스로라고 말한다. 연초에 이렇게 속 시원한 문장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 로드는 나를 스스로 정의하지 않는다면 외부가 나를 규정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 각자가 강해지려면, 자기 탐색의 과정은 필수라는 말이다. 로드에게 나란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로 형성되는 것이다. 언제나 과정 중에 나인 것이다. 이것을 알아차릴 때에야 비로소 타인들과의 차이 또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로드는 말한다. 타인과의 차이를 긍정할 수 있는 또렷한 자기 인식은 가장 선행되어야 할 저항과 창조의 시작인 셈이다. 

 

 

차이에 대한 사유는 로드 페미니즘의 핵심이다. 로드는 차이가 변화의 창조적 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로드는 우선 차이가 소수자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차이를 탐구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차이는 누군가에게 권리를, 누군가에게는 권리 박탈을 가져다준다. 로드는 이렇게 차이를 위계화 하는 사회에서 차이에 반응하는 여러 사회화 방식을 분석한다. 차이가 분열의 심화로 이어지는 현실, 그리고 우리 안에 내재화된 차이에 관한 신화적 규범들을 검토할 것을 주문한다. 차이를 스스로 정의할 권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삶의 주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차이를 성장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렇게 긍정된 차이는 타자들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닌, 타자들을 서로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고 로드는 이야기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이 문장은 유럽과 북미 중심 근현대화를 상징해 왔다. 이후 펼쳐진 세계 질서는 생각 즉 이성의 주체가 이성애 중심 백인 남성임을 여실하게 증명했다. 로드는 확고하게 뿌리 내린 이 기득권을 전복할 대항 선언을 한다. “나는 느낀다. 그러므로 자유롭다.” 그저 존재할 것인가? 자유롭게 존재할 것인가?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로드는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표현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소수자들의 감정은 얼마나 불명예스러운 폄하로 억압되어 왔는가. 은폐되고 억압된 감정이야말로 목격과 증언, 탈출과 해방의 가능성으로 풍요로운 바다다. 로드는 감정이 지닌 힘을 살려낸다. 고통과 분노에 침식될 것인가. 고통과 분노가 가리키는 방향을 직시하고 해방을 향해 그리로 나아갈 것인가. 로드는 고통을 두려워해서도 고통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서도 안 되며, 피해자에 머물러도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픔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소모적인 고통을 그는 경계한다. 통찰과 실천의 원료로 감정을 활용하라는 로드의 문장들을 읽다보면 그 동안 묵혀두었던 내 감정들의 용처를 드디어 찾은 것 같아 홀가분해진다. 

 

 

그렇다면 이 느낌과 감정을 어떻게 우리를 자유롭게 할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필요를 살피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p105 로드는 우리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드러내는 무기로써 말하기,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경험과 통찰을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써 표현하기. 로드는 “의식의 심장부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하면서”p118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라고 격려한다. 로드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줄 적당한 시를 찾지 못했을 때 직접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소수자들을 부단히 지우려는 사회를 향해서 존재를 드러내기. 이를 위한 말하기와 글쓰기는 무엇보다 강력한 저항 전술이다. “나는 진실을 직시할 때 그것을 말해야만 한다고 느낀다.” 사회적 저항과 연대의 단초는 진실을 드러내고, 기록하고, 아카이빙 하는 것이다. 

 

 

로드는 구체적인 투쟁 중에도 “우리가 도래하길 바라는 형태와 취향과 철학을 갖춘 전망”을 언제나 기억해야 하며, 그 전망에 제한 또한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억압에 대한 저항이 내부 약자에 대한 또 다른 억압으로 이어지거나(흑인 사회 내부의 젠더 불평등, 동성애 혐오, 아동 학대 등) 기존의 구조 안에서 파이 나누기에 급급해 억압 구조를 재생산하는 잘못을( 흑인 사회 내부의 계급 불평등 등)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 되고 싶은 인간, 우리가 소망하는 것들의 본성,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계속 탐구해가며 스스로 정의해 가야지만 저항이 치밀한 억압 구조에 포섭되지 않는다고 로드는 말한다. 

 

 

“전 지구적 페미니즘의 진정한 본질은 서로 간의 연관성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타자들과의 차이점을 긍정하면서 동시에 연결점을 찾아 연대하는 것이야말로 지식생산, 관점, 활동을 아우르는 페미니즘 전망의 전 지구적 지평이 나아갈 길이라고 로드는 이 책 전반을 통해 이야기한다. 억압과 반동은 국제적으로 연결된다. 25년 1.19 서부지법 폭동은 21년 1.16 미국 의회 난입 사건과 무관하지 않으며, 트럼프가 공표한 젠더 정책(명백한 반인권적 범죄가 정책이라는 중립적 언어에 가려진다.)은 앞으로의 동성애 혐오와 연결 될 것이다. 12.3 내란은 다른 국가에서 극우의 모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오드리 로드는 선언한다. 저항과 연대 또한 전 국가적으로 연결된다고. 이 책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책에 빼곡한 로드의 뜨겁고 생생한 성찰과 투쟁들이 시공간을 넘어 지금 우리에게 당도하지 않았는가. 두 달여간 누적된 분노와 피로로 마음에 냉소와 환멸이 스멀스멀 퍼질 기미라면, 이 책을 권한다. 예리한 성찰이 예리한 문장으로 흐릿해지는 정신에 저항의 언어들을 바짝 새겨준다. 지치지 말라고, 함께라면 갈 수 있다고. 

 

“함께, 우리의 차이를 의식적으로 인정하는 가운데 우리는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입니다. 투쟁은 계속됩니다.”p202, 



a*******e 2025.0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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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시만이, 오직 시만이.
" 오직 시만이, 오직 시만이." 내용보기
로드가 지나온 삶의 궤적을 한걸음 한걸음 함께 걸어본다. 그의 글에서 교차되는 고통과 사랑. 삶과 시가 분리될 수 없듯, 고통과 사랑도 얽히고 얽힌다. 사랑하고, 투쟁하고, 상처받고, 상처주고, 죽어가는 동시에 살아내는. 그렇게 사라지고, 살아지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어쩌면 로드는 그 모든 것들의 교차로에 서서 시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오직 시만이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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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가 지나온 삶의 궤적을 한걸음 한걸음 함께 걸어본다. 그의 글에서 교차되는 고통과 사랑. 삶과 시가 분리될 수 없듯, 고통과 사랑도 얽히고 얽힌다. 사랑하고, 투쟁하고, 상처받고, 상처주고, 죽어가는 동시에 살아내는. 그렇게 사라지고, 살아지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

어쩌면 로드는 그 모든 것들의 교차로에 서서 시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오직 시만이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여지를 주니까. 오직 시만이 그럼에도 불구한 것들을 만들어내니까. 오직 시만이 이름 없는 것들에게 이름을 부여하니까. 그렇게 우리를 존재하게 하니까. 

로드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신을 구성하는 모든 정체성을 불러온다. 흑인 여성이며, 엄마인 동시에 레즈비언. 이 생과 맞써 싸우는 투쟁자이자, 이 생의 친구이며, 이 생을 써내려가는 시인. 로드를 이루는 그 모든 정체성들은 누군가의 허락을 필요로, 잘못 명명되지도 않는다. 오직, 로드 자신만이, 자신을 규정할 수 있다. 그렇게 로드는 자신을 글로 쓰고, 쓰여진 글은 로드 자신이 된다. 그렇게 로드는 자신의 세계 속에서 계속 존재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로드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인다. 일순간 로드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교차된다. 나는 로드가 된다. 나는 나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느낀다. 그 세계 속에서 나는 잠시나마 자유롭다. 나는 손을 뻗는다. 

나 역시 당신의 자매입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g***********s 2025.01.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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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싸우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싸우고 있는가" 내용보기
오드리 로드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는 과거 흑인 인권 운동의 슬로건인 ‘나는 당신의 형제입니다’를 갱신한 문장이다. 흑인 인권 운동에서도 배제되었던 흑인 여성의 목소리를 포함하며 퀴어-게이·레즈비언-운동의 초석을 마련한 오드리 로드의 정확하고 부드러운 문장들을 읽으며 글쓰기라는 예술에 대해, 그것이 변화시키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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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로드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는 과거 흑인 인권 운동의 슬로건인 ‘나는 당신의 형제입니다’를 갱신한 문장이다. 흑인 인권 운동에서도 배제되었던 흑인 여성의 목소리를 포함하며 퀴어-게이·레즈비언-운동의 초석을 마련한 오드리 로드의 정확하고 부드러운 문장들을 읽으며 글쓰기라는 예술에 대해, 그것이 변화시키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연설문과 강의, 산문이 수록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흑인 퀴어 페미니즘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2부는 오드리 로드의 글쓰기에 관한 단상을, 3부는 각종 수상과 연설을 포함해 차별의 경험을 담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특히, 1부의 ‘아파르트헤이트 미국’과 ‘사도마조히즘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글은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읽고 싶다. 미국의 인종차별과 남아공의 극심한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헤이트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투쟁하는 상황은 서로 다를지라도, 우리의 생존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모든 혐오의 뿌리가 같다는 것은 우리의 적이 돈과 권력을 쥔 존재라는 절망적인 사실을 시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약자 연대의 가능성이기도 하다는 것을.
사도 마조히즘에 관해 다루는 글에서는 이성애중심주의, 우월성과 열등함을 드러내며 섹슈얼리티의 문제가 결코 ‘침실에서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힌다. 백인 게이 남성 운동의 본질적인 문제인 아메리카 드림으로의 합류, 이성애와의 본질적인 투쟁의 부재 등을 고발하며 우리가 처한 상황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나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사도 마조히즘이 ‘권력을 사용하는 방식’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흑인이자 레즈비언, 이민자, 두 아이의 엄마, 시인,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온 오드리의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어쩌면 결국 이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는 시대는 어떠한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이곳에 서 있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싸우고 있나. 그런 질문들 속에서 이런 결론까지 다다른다. 애쓰고 살지 않으면 나는 이 세상에 폭력적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될 거라고. 우리는 언제든 타인을 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이가 대통령이 되고 장애인과 약자들을 추방하는 이가 강국의 지도자가 된 이 시대에, 오드리의 책을 펼친다. 과거로 역행하는 세계이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것. 우리는 생명 없이 살 수 없으며 이대로 살 수도 없다.

*오월의 봄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r********7 2025.0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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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퀴어 페미니즘이 전하는 초국가적 저항의 전략
"흑인 퀴어 페미니즘이 전하는 초국가적 저항의 전략" 내용보기
얼얼하다. 지난해 12월 3일 이후 정확히 매일, 강타하는 뉴스들에 정신이 얼얼하다. 현대 민주 공화정의 최소한의 합의와 최후의 마지노선이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무참히 무너지고 있다. 이 현장들을 실시간 생중계로 장장 50여일을, 미래마저 불확실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다. 분노와 냉정, 절망과 낙관으로 생채기 난 정신이 혼미하다.난타당한 정신은 냉소와 환멸로 쉬이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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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얼하다. 지난해 12월 3일 이후 정확히 매일, 강타하는 뉴스들에 정신이 얼얼하다. 현대 민주 공화정의 최소한의 합의와 최후의 마지노선이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무참히 무너지고 있다. 이 현장들을 실시간 생중계로 장장 50여일을, 미래마저 불확실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다. 분노와 냉정, 절망과 낙관으로 생채기 난 정신이 혼미하다.



난타당한 정신은 냉소와 환멸로 쉬이 기운다. 하지만 냉소와 환멸은 사치다. 우리에겐 퇴로가 없다. 지치지 않고, 인내하고, 계속 말하고 계속 경청해야 한다. 전면적인 전선이 드러났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전사가 되어야 한다.



예정된 듯 이런 우리에게 너무나 간곡한 전언이 도착했다. 편지 봉투에는 <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라는 묵직한 연대의 선언이 쓰여 있다. 발신인은 전사이자 시인, 흑인 퀴어 지식인 활동가 오드리 로드다. “내 침묵은 나를 지켜 준 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침묵도 당신을 지켜 주지 않을 것입니다.”, “주인의 도구로는 결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 강렬한 성찰의 언어로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에 맞서 급진적 사회 운동의 통찰과 전략을 갱신했던 전사, 오드리 로드다.



“전 지구적 페미니즘의 진정한 본질은 서로 간의 연관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해제에서 옮긴이는 로드가 이미 1980년대에 미국에 만연했던 각종 혐오 정치가 초국가적으로 연결된 문제임을 인식하고, 이에 대처할 실천들을 해온 점에 주목한다. 옮긴이의 말대로 2020년대에 우리가 치르고 있는 이 전쟁들, 여성혐오, 노동혐오, 장애인 혐오, 동성애 혐오, 빈곤 혐오, 디지털 성범죄, 난민 혐오 등은 국경을 넘어 전선이 구축되었다. 그 핵심에는 극우 파시즘이 있다. 지금, 우리가 겪는 내란이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극우 파시즘의 발화임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로드는 혐오 정치의 전 지구적 연결에 맞서기 위해 흑인 페미니즘의 지평을 전 지구적으로 확장했다. “로드는 미국의 흑인과 퀴어 시민은 세계 시민 사회에 책임이 있음을 역설했다.” 우리에게 너무도 절실한 성찰이다. 국경을 초월한 혐오 정치와 극우 파시즘에 저항해 싸우기 위해서 나를 포함한 시민 사회도 로드가 강조했던 사회 운동의 전지구적 지평 즉, 관점, 활동, 지식 생산이 모두 연결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 어떻게 서로를 구할 것인가? 어떻게 지치지 않을 것인가? 이 질문들 속을 헤매다 이 책의 옮긴이 해제를 읽었다. 해제가 조감해준 로드의 사유를 읽고, 이럴 때일수록 길고 깊은 호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복구와 재건은 생각보다 더 더디고 지리멸렬 할지도 모른다.


 “로드가 이 글에서 제시한 퀴어 비전은 우리가 노력하거나 기대한 만큼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인식한 채 꾸준히 계속 시도함으로써 미래를 만들어가는 정치다.” 목소리 내기, 경청하기, 조급해하지 않기, 혐오에 맞서다 혐오에 물들지 않기, 일상을 가꾸기. 내가 다짐할 수 있는 일이다.




<시스터 아웃사이더>, <자미>에서 이미 경험했듯 로드의 문장들에는 열정이라는 말에도 차마 담길 수 없는 힘이 넘실거린다. 그야말로 힘. 언제든 기꺼이 다시 일어나는 힘, 꿈틀거리는 생명의 힘, 유혹하고 잉태하고 살리는 성애의 힘. 나는 그 힘들의 수혈이 필요하다. 이 책이 절실한 이유다.




“이 여정을 통해 나는 내가 이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훌쩍 뛰어넘어 내 능력을 향상시키는 열매를 얻었다.” 로드의 말처럼, 우리도 이 여정을 함께 걷는 중에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열매들을 얻으리라 믿는다. 아, 이미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광화문에서 얻었고, 또 매주 얻고 있지 않는가.




a*******e 2025.0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