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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서핑을 하다가 휴머니스트에서 '물음표로 찾아가는 한국단편소설'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 걸 알았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을 열고 엉뚱한 상상과 발랄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마중물을 붓기로'생각해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선정 도서의 기준은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단편 중에 오랫동안 널리 읽힌 작품으로 했는데 그만큼 검증이 됐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다음 단편을 읽은 학생들에게 소설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 그 중에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모은 뒤 현직 국어교사들이 보편적 답을 내놓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교사들이 수업에 활용하기 좋게 작품과 근접 관련 있는 내용을 넣어서 배우는 학생들이 읽는데 그치지 않고 소설을 디딤돌 삼아 사회, 문화, 역사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자전거 도둑>은 박완서 작가의 작품으로 물질만능을 추구하는 어른들 틈에서 자신을 지켜나가려고 애쓰는 어린 수남이의 성장 일기다.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주인 영감의 이중성을 사랑이라 생각하는 수남이가 주인 영감의 속셈을 알게 되면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짧은 이야기는 70년대 가난했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지만 지금 학생들이 이해하기는 좀 힘들다. 그래서 학생들의 질문은 좀 뜻밖이기도 하다. 가령 <수남이는 왜 학교에 안 다니나요?>, <야학이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은 그 당시 시대를 지나쳐온 세대는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고 있지만 요즘 청소년들에겐 생소하다는 걸 느끼게 한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핵심은 아무래도 <수남이가 한 행동은 도둑질인가요?>일 것이다. 어쨌든 남에게 피해를 입혀놓고 도망가는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고, 바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긴 일을 가난한 점원에게 고액으로 갚으라고 한 신사가 잘 못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마지막 질문인 <수남이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요?>로 뒷이야기를 쓴 학생들의 작품을 읽었을 때 깜짝 놀랐다. 중학생들이 어떻게 이렇게 잘 쓸 수있을까? 아무래도 교사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했겠지만 본 작품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간 내용은 이 책을 만든 취지인 '생각을 열고 엉뚱한 상상'에 꼭 들어맞아보였다. 나는 이 시리즈를 처음 봤지만 이 책이 3쇄본인 걸 보면 그동안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학생들이 스스로 이 시리즈의 재미를 느껴서 찾아읽었을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이 읽었을 것 같다. 자녀의 독서력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부모들이 먼저 읽고 아이와 함께 토론을 하기에도 좋아보인다. 중, 고교 교과서에는 수십년 전에 발표한 단편들이 수록된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문학작품에 빠지기 보다 반드시 학습해야하는 공부로 생각해서 재미있게 읽기는 힘들다. 또 교과서에는 지면 관계로 전문이 실리기 어렵기 때문에 작품을 온전히 즐기기에도 부족하다. 이런 것을 보충해줄 영양제 같은 이 시리즈가 계속 나와서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