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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명랑으로 빚어진 슬픔의 모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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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시집“소리는 허공인데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연인이 필요했을까”사랑과 상실을 손실 없이 끌어안는 투명한 농담의 시학#우리는왜그토록많은연인이필요했을까#이규리#문학동네시인선234#문학동네<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로 처음 만나게 된 이규리 시인. 내게 이규리 시인의 시집은 나오면 그냥 사는 시인 중에 한 명이다. 시인은 슬픔을 말한다. 우리에게 슬픔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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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시집



“소리는 허공인데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연인이 필요했을까”

사랑과 상실을 손실 없이 끌어안는 투명한 농담의 시학

#우리는왜그토록많은연인이필요했을까
#이규리
#문학동네시인선234
#문학동네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로 처음 만나게 된 이규리 시인. 내게 이규리 시인의 시집은 나오면 그냥 사는 시인 중에 한 명이다. 시인은 슬픔을 말한다. 우리에게 슬픔없는 감정은 있을 수 없고 슬픔을 숨길 수도 없고 오직 슬픔만으로 점철된 삶일 수도 없다.
▪︎잊으라는 건 잊을 수 없고요
슬프고요 (비유)

▪︎걱정하지 마
잊지 않으면 있는 거야(캔디)

▪︎슬픔은 늘 처음같이 온다(존경)

▪︎다시 사랑이 오면
잘 보내줄 텐데(호퍼 씨의 밤)

잊을 수 없으니까 슬픈 시간이 있다. 슬픔은 언제나 처음같이 오니까. 우리는 슬픔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다시 사랑이 온다면 잘 보내줄 수 있을텐데, 사랑을 잘 하게 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잘 보내게 되는 건가?

▪︎들고 나는 마음이 왜 이토록 세심한가 쓸쓸할 때
하찮음은 몸에 밴 나의 일(그늘 만드는 사람)

▪︎내가 사랑이라 정의한 것들 죄다 망했으니까

▪︎잊지 않을게
조용히 있을게
이제 위로가 되겠니

이 슬픔을 평가절하하지 말아줘
(옥루에선 아직 물이 떨어지고 있는데 은하는 벌써 한 바퀴를 돌았다)

▪︎오늘은 질 것 같아
상대가 누군데?
나 자신(그들은 꿈꾸던 곳으로 갔을까)

들고 나는 마음에 연연하고 늘 두고두고 되새기고 그래서 이토록 하찮은 마음에 좌절하고
역시 나의 사랑은 죄다 망해버렸고 별 볼 일 없었나? 아니지 이 슬픔을 평가절하 하지 말아줘. 
나는 늘 지니까. 누구에게? 나 자신에게? 별 수 없잖아. 그저 이 순간 이 감정에 충실할 뿐이야.

▪︎어떤 폭력이 다가와 연약함도 힘이 되느냐 묻는다면(일인칭)

▪︎약한 사람은 건드리지 마.
그게 골목의 룰이잖아(부추 생각)

읽다 보니 부추가 나오는 시들은 굉장히 독특하게 다가왔는데
왜 부추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약함도 폭력 앞에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약한 사람은 건드리지 말았으면

유머와 명랑으로 빚어진 슬픔의 모양들을 오롯이 다 이해하진 못했다. 
시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니.  










물속에서 하는 말처럼
물속에서도 할 수 없는 말처럼

모두가 피했던 질문이 있었다

붓꽃의 자리 가장자리에서
물의 소리를 지키려 한다

믿는다면

그 한 사람은 들었다
_「외연(外緣)」에서



나날은 사랑을 돌려주는 방법을 습득하려 했으나
장미가 장미를 모르고
전망이 전망을 모르기를

다시 돌아보던 어둑어둑한 자리

거기 누구 있습니까

뒤가 되어준 예의에게
뒤가 되어간 선의에게
_「101번」에서

사라지는 건 삶을 옮기는 거야

우린 배운 대로 해서 잃었으니까
이번엔 잃어버리는 걸 배우도록 하자
_「카디건」에서  접기

이것이 슬픔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어쩌면 마지막 통증인 듯 나무가 몸을 떨었고
이마에 작은 등불을 건 벌들이 하염없이 주변을 날고 있었다

얼핏 오래전 한 사람의 자리처럼
_「본래면목」에서




YES마니아 : 골드 y*******2 2025.08.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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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숲 속의 정령. 또는 천사. 또는 신. 또는 혼자가 아님을 실감하게 만드는 한 인간.나는 곧 숲 속 한 가운데 서 있다. 머리카락을 흔드는 산들바람이 불고, 여린 바람에 나무와 풀이 살랑 춤을 춘다. 환한 볕이 내려앉는다. 이파리들은 내려앉은 볕을 머금고 투명히 빛난다. 어여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볕뉘 위로 손을 뻗어 만져본다. 따스하다. 포근하다. 상냥하다. 다정하다.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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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숲 속의 정령. 또는 천사. 또는 신. 또는 혼자가 아님을 실감하게 만드는 한 인간.


나는 곧 숲 속 한 가운데 서 있다. 머리카락을 흔드는 산들바람이 불고, 여린 바람에 나무와 풀이 살랑 춤을 춘다. 환한 볕이 내려앉는다. 이파리들은 내려앉은 볕을 머금고 투명히 빛난다. 어여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볕뉘 위로 손을 뻗어 만져본다. 따스하다. 포근하다. 상냥하다. 다정하다. 안전하다. 나는 안전함을 느낀다. 


우리 상냥함과 안전함에만 눈물 흘려요. 언젠가 누군가 말해준 말을 떠올린다. 수 년이 지난 그 말의 뜻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실은 그저 좋다는 말을 길게 늘어트렸을 뿐. 아름다운 언어를 마주할 때의 좋음. 황홀한 감각. 

p*****4 2025.10.29. 신고 공감 0 댓글 0